00272 45. 아만 제국의 황녀 =========================================================================
“그럼 이만 난 가볼게.”
엘가브가 말했다.
“예.”
더 이상 엘가브와 대화를 나눌 이유도 목적도 없었다. 명후는 엘가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다음에 보자구.”
[엘가브의 축복을 받으셨습니다.]
[10일 동안 생명력 회복 속도가 200% 증가합니다.]
[10일 동안 마나 회복 속도가 200% 증가합니다.]
[10일 동안 이동 속도가 10% 증가합니다.]
엘가브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축복 메시지가 나타났다.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엘가브를 바라보았다.
스아악
바로 그 순간 엘가브의 주위를 맴돌던 파란 빛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끝나셨습니까?”
파란 빛이 완전히 사라지자 엘가브 아니, 오낙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명후는 오낙스의 물음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예. 다음에 뵙겠습니다.”
가보겠다는 명후의 말에 알겠다는 표정으로 오낙스가 답했다.
“그럼..”
명후는 뒤로 돌아 방에서 나왔다. 방에서 나온 명후는 신전 밖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이제 가볼까.’
퀘스트 완료도 했고 보상도 받았다. 신전에서의 일은 끝이 났다.
‘무슨 일이려나..’
알칸이 무슨 일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인지 명후는 궁금했다. 이제 그 궁금증을 해결 할 시간이 되었다.
웅성웅성
“하아, 뭐 퀘스트 안뜨나?”
“진짜 그걸로 끝인건가봐.”
“시발! 어떤 새끼야 도대체!”
“마계 입구는 어디에 있는거지?”
“그러게.. 진짜 구경이라도 한 번 해보고 싶다..”
신전에서 나와 황궁으로 걸음을 옮기던 명후는 여전히 붐비는 유저들의 대화를 듣고 급살을 떠올렸다.
‘그러고보니.. 그 사람도 참 대단해..’
어떻게 보면 참으로 대단한 유저였다. 어떻게 개방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마계의 문을 무려 2번이나 개방했다.
‘모르는 유저가 있으려나..’
문을 개방하며 메시지로 모든 유저에게 이름을 알렸다. 아마도 ‘전설’을 플레이하는 유저들 중 급살을 모르는 유저는 없을 것이었다.
‘오랜만이네..’
그렇게 여러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기던 명후는 곧 황궁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명후는 자연스레 입구를 지키던 병사의 인사를 받으며 황궁으로 들어왔다.
스윽
황궁 안으로 들어 온 명후는 대장간이 있는 곳을 힐끔 쳐다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 황제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똑똑
“폐하, 명후입니다.”
얼마 뒤, 집무실 앞에 도착 한 명후는 문을 두드리며 외쳤다.
“들어오게.”
안쪽에서 알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끼이익
명후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 온 명후는 책상에 앉아 서류를 확인하고 있는 알칸을 볼 수 있었다.
“잠시만 앉아서 기다려주게.”
서류를 보던 알칸이 명후를 보고 다시 서류를 확인하며 말했다. 알칸의 말에 명후는 일단 쇼파에 앉아 알칸의 일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인벤토리를 열어 보유중인 아이템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 시작했다.
스윽
“후우.”
아이템을 확인하던 명후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알칸의 한숨에 인벤토리를 닫고 알칸을 보았다.
“많이 기다리게 했군. 미안하네.”
알칸은 명후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그 분을 만났다고 들었는데.”
“...그분이요?”
이어진 알칸의 말에 명후는 반문 할 수밖에 없었다.
‘누굴 말하는거지?’
그도 그럴 것이 명후는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그 분이 누구인지 알 지 못했다.
‘황제가 그분이라 할 정도면..’
그러나 황제인 알칸이 그분이라 말할 정도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어마어마한 신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것은 분명했다.
‘그런 사람이 나랑 만났다고?’
명후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최근 만난 이들 중 알칸이 그분이라 칭할 정도로 엄청난 신분을 가진 사람이 있나 없나 기억을 더듬어갔다.
‘...없는데.’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최근에 만난 이들 중 알칸이 그분이라 말할 정도의 사람은 없었다.
“아.. 내가 말을 이상하게 했군.”
명후가 곰곰이 생각을 하던 중 알칸이 입을 열었다.
“황궁 보물 창고에서 만난 노인 기억하나?”
‘...노인?’
알칸의 말을 들은 순간 명후는 예전 황궁 보물 창고에서 만난 노인을 떠올릴 수 있었다. 괴팍한 성격의 노인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설마..’
명후는 문득 든 생각에 불안함을 느꼈다.
‘그 노인이 그분?’
분위기를 보니 아무래도 알칸이 말한 ‘그분’이 황궁 보물 창고에서 만난 괴팍한 노인인 것 같았다. 그런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들었다. 명후는 살짝 불안한 눈빛으로 알칸을 보며 말했다.
“말씀하신 그분이.. 그 노인입니까?”
끄덕
명후의 물음에 알칸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알칸의 끄덕임에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노인이?’
그저 작위가 있는 괴팍한 귀족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알칸이 ‘그분’이라 칭하는 걸로 보아 보통 신분이 아닌 듯 했다.
“보긴 했는데.. 어떤 사람인지..”
명후가 물었다.
“...?”
그러자 알칸이 의아한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았다. 알칸의 의아한 표정을 본 명후 또한 의아한 표정으로 알칸을 바라보았다. 명후까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알칸이 입을 열었다.
“자네.. 모르는건가?”
“네.”
명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고 알칸의 표정을 보며 생각했다.
‘알아야 되나?’
알칸은 상당히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표정을 보니 명후와 노인이 서로 알고 있는 사이라 생각 한 것 같았다.
“진짜 모르는건가?”
알칸이 재차 물었다.
“네.”
명후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되나 이걸...”
알칸이 미묘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
명후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알칸의 말에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알칸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 시크릿 나이츠 기억 나나?”
“예, 알고 있습니다.”
‘알 수밖에 없지.’
물론 알고 있었다.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게 시크릿 나이츠였다. 그도 그럴 것이 황제와의 인연은 시크릿 나이츠 덕분에 시작 됐다고 할 수 있었다. 거기다 마법 단장들 또한 여전히 자신을 시크릿 나이츠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는데 모를 리 없었다.
‘근데 왜?’
그러나 알칸이 갑자기 왜 시크릿 나이츠 이야기를 꺼낸 것인지 호기심이 들었다. 명후는 입을 열어 말했다.
“100년 전 사라진 제국의 비밀 기사단 이라는 것 정도....”
헬리오카 제국을 수호하는 기사단, 100년 전 일어난 ‘베르덱 전투’를 끝으로 자취를 감춘 기사단이 바로 시크릿 나이츠였다. 즉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기사단을 지금 왜 언급 한 것일까? 명후가 말끝을 흐리며 말을 마쳤다.
“자네가 본 노인이 현 시크릿 나이츠의 단장이네.”
“...!”
이어진 알칸의 말에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괴팍한 노인의 정체가 시크릿 나이츠의 단장이라니? 놀라웠다.
‘근데 이걸 말하려고 부른건가?’
문득 든 생각에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노인이 제국의 비밀 기사단인 시크릿 나이츠의 단장이라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었다. 그러나 단지 그뿐이었다. 노인이 시크릿 나이츠의 단장이든 아니든 상관 없었다.
“오라고 하신 이유가...”
어째서 자신을 부른 것일까? 시크릿 나이츠의 단장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시크릿 나이츠의 단장인 노인과 아는 사이인지 물어보기 위해서? 그것은 아닐 것이었다.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었다.
“아아, 그렇지. 여담이 길었군. 자네를 부른 것은..”
명후의 말에 알칸이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부탁 할 게 있네.”
‘역시 퀘스트구나.’
알칸의 말을 들은 명후는 퀘스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퀘스트 일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기에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번에 아만 제국에서 황녀의 생일과 성인식을 기념하여 파티를 연다네. 각국으로 초대장을 보낸 상태고 역시 우리 제국에도 초대장이 온 상태지.”
‘...설마.’
명후는 설마하는 표정으로 계속해서 알칸의 말을 들었다.
“그곳에 헬리오카 제국의 대표로 자네가 가주었으면 하네.”
<아만 제국으로의 출장>
아만 제국의 황녀는 이번 생일에 성인식을 한다. 생일과 성인식을 기념하여 아만 제국에서는 성대한 파티가 열린다. 각 국으로 초대장이 발송되었고 헬리오카 제국에도 초대장이 왔다. 알칸 헬리오카는 당신이 제국의 대표로 파티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제국의 대표로 파티에 참여하라!
퀘스트 난이도 : B
퀘스트 보상 : ???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퀘스트 거절 시 황제와의 친밀도 소폭 하락
알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퀘스트가 나타났다.
“...”
퀘스트를 본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 작품 후기 ============================
엘가브 관련해서는 차차 지켜봐주세요 ㅎㅎ
다들 즐거운 황금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