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58 43. 7 마계 =========================================================================
“...!”
주위를 울리는 목소리에 명후는 놀란 표정으로 말타리오를 바라보았다.
‘대화를 원한다고?’
메시지에는 분명 말타리오가 대화를 원한다 적혀 있었다. 대화를 원한다니?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나는 말타리오라고 한다.
말타리오가 자신을 소개했다.
‘이게 무슨..’
자신을 소개하는 말타리오의 목소리에 명후는 당황스런 눈빛으로 말타리오를 응시했다. 그러자 말타리오가 이어 말했다.
-엘가브와는 무슨 관계인가. 인간이여.
“...!?”
당황스런 눈빛으로 말타리오를 응시하던 명후는 이어진 말타리오의 말에 살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엘가브라는 단어가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설마.. 축복 때문인가?’
현재 명후는 엘가브의 축복을 받고 있었다. 확실한 것은 아니었지만 축복 때문에 엘가브라는 단어가 나온 것 같았다.
-답하라.
명후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말타리오가 재차 말했다. 평온했던 목소리에 한기가 살짝 깃들어 있었다. 무어라 답을 해야 될까 고민을 하던 명후는 이내 입을 열었다.
“그걸 왜 묻는 거지?”
생각해보니 이상했다. 엘가브와 자신이 무슨 관계인지 왜 묻는 것일까?
-...
말타리오는 잠시 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말타리오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대답에 따라 너의 삶과 죽음이 결정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엘가브와는 무슨 관계인가. 인간이여.
꾸구궁
말이 끝나며 주위 땅이 크게 흔들렸다. 위협을 주기 위한 말타리오의 짓이 분명했다. 그런 말타리오의 행동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어차피 잡을 녀석인데.’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에 잠시 잊고 있었다. 어차피 말타리오는 잡아야 될 몬스터였다. 명후는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말타리오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무엇을 하자는 거지 인간?
답을 하지 않고 다가오는 명후를 보며 말타리오가 물었다. 물론 명후는 말타리오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그저 미소를 지은 채 말타리오를 향해 다가갈 뿐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결국 죽음을 택하였구나. 인간이여. 너의 선택으로 인해 너의 동료들 또한 죽음을 맞이하리라.
[말타리오가 당신을 적대합니다.]
꾸구구구궁
[땅의 흔들림으로 인해 이동속도가 30% 감소합니다.]
말타리오의 말과 함께 메시지가 나타나며 주위 땅이 다시 지진이라도 난 듯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들 조심해! 카로트! 넌 골드의정석 좀 챙겨줘!”
명후는 즉시 뒤에 대기하고 있던 일행에게 외쳤다.
“네, 아빠!”
“...흥, 지렁이 따위에게 당할 내가 아니야!”
-알겠습니다. 주인님.
-주군, 보필하겠습니다.
외침을 들은 명후는 말타리오를 주시하며 빠르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말타리오와의 거리를 빠르게 좁혀가던 명후는 그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쩌저적 쩌저적 쩌저적
-퀴아악!
-퀴아아아악!
-퀴아아악!
땅이 갈라지며 지렁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당연하게도 보통 지렁이는 아니었다.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었고 드러난 부분만 4m가 넘어가고 있었다. 땅 밑에 가려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생각하면 적어도 8m이상은 될 것 같았다.
-주군, 이곳은 제가 맡겠습니다.
지렁이를 먼저 처리해야 될 까 고민하던 명후는 어느새 자신을 지나쳐 지렁이를 향해 달려가는 프라미너스의 말에 다시 속도를 높여 말타리오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스걱 스걱 스걱
-퀴에엑...
-퀴에에에엑...
-퀴에에엑..
프라미너스가 휘두른 검에 의해 지렁이들은 토막이 나며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었다. 역시나 지렁이는 지렁이었다. 토막이 났음에도 지렁이들은 꿈틀꿈틀 거리고 있었다. 물론 지렁이에게 관심이 없던 명후는 신경을 끄고 곧장 토막이난 지렁이들을 지나쳐 말타리오와의 거리를 좁혀 나갔다.
-발악을 하는구나!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명후를 보며 말타리오가 외쳤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말타리오의 머리가 명후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와아아악!
크기도 크기였지만 말타리오의 머리가 움직이는 속도는 매우 빨랐다. 눈 깜짝할 새에 말타리오의 머리는 명후에게 근접했다.
“...”
명후는 엄청난 속도로 자신에게 날아오는 말타리오의 머리를 보며 어떻게 할 지 잠시 고민했다.
‘...망할.’
그러나 아무리 고민을 해 보아도 날아오는 머리를 피할 방법이 없었다. 명후가 고민을 하던 사이 말타리오의 머리가 작렬했다.
콰아아앙!
굉음이 울려 퍼졌다. 말타리오의 공격에 땅에 처박힌 명후는 다시 허공으로 떠오르는 말타리오의 머리를 보며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깎인 생명력을 확인했다.
‘이런 미친!’
자리에서 일어나 생명력을 확인 한 명후는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50만이나 달았어?’
깎인 생명력은 무려 50만이었다. 총 생명력이 1800만이 넘는다고 해도 50만은 조금 부담되는 수치였다.
‘몸통을 노린다.’
생명력에서 시선을 돌린 명후는 몸통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머리와 달리 움직이지 않고 타격 범위도 넓은 몸통을 공격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선 최상의 선택이었다.
-인간, 제법이구나!
명후가 달려오자 말타리오가 외치며 다시 머리를 움직였다. 명후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머리를 보며 이를 악물고 타이밍을 맞추어 머리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퍽! 콰아아앙!
다시 한 번 굉음이 울려 퍼졌다. 이번에도 명후는 땅에 처박히고 말았다. 명후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몸통을 향해 달려가며 말타리오의 머리를 주시했다.
‘전혀 데미지를 안 입은 건가?’
이번에는 처음과 달리 땅에 처박히기만 한 게 아니었다. 분명 주먹으로 말타리오의 머리를 가격했다. 그러나 말타리오를 보니 데미지를 입은 것 같지 않았다.
‘...머리가 좀 단단해 보이네.’
자세히 보니 머리의 색깔이 몸통이나 다른 부분과는 조금 달랐다. 아무래도 머리가 다른 부위에 비해 특별히 단단한 것 같았다. 명후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다시 말타리오의 머리가 움직였다.
‘...조금만 더 가면 되겠네.’
몸통까지의 거리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명후는 몸통에서 시선을 돌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머리를 향해 재차 주먹을 날렸다.
퍽! 콰아아아앙!
이번에도 역시 굉음이 울려퍼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굉음만 울려 퍼진 것이 아니었다.
-큭!
‘...어?’
말타리오에게서 짧은 침음이 흘러 나왔다.
‘효과가 있어?’
공격이 전혀 효과가 없는 줄 알았는데 침음을 내뱉은 것으로 보아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인간.. 무슨 짓을!
말타리오가 당황스러움이 조금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바로 머리를 움직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참으로 다행이었다. 명후는 말타리오의 외침을 들으며 빠르게 몸통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 지금이 무난하게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기회였다.
-감히..
명후가 답하지 않자 말타리오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몸통과의 거리는 명후가 원했던 만큼 좁혀져 있었다.
“이동 타격!”
이동 타격을 통해 명후는 몸통 앞으로 이동해 곧장 몸통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퍽!
-큭!
머리를 움직이던 말타리오가 침음을 내뱉으며 순간적으로 행동을 멈췄다. 그런 말타리오의 반응에 명후는 미소를 지었다.
‘머리보다 효과가 좋다!’
말타리오는 머리를 공격했을 때보다 몸통을 공격한 지금 더욱 데미지를 입은 것 같았다. 행동을 멈춘 것으로 보아 확실했다.
“피웅덩이! 생명 폭발! 원펀치!”
명후는 말타리오의 몸통을 향해 스킬을 쏟아 부으며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아악!
여태까지 들어보지 못한 엄청난 비명이 주위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말타리오의 비명에 명후는 더욱 빠르게 몸통을 후려치기 시작했다.
퍽! 퍽! 퍽! 퍽!
고통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말타리오는 더 이상 머리를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크억, 이, 인간! 큭! 그, 그만!
말타리오가 외쳤다. 그러나 명후는 말타리오의 외침을 무시했다. 몰아 붙일 수 있을 때 끝장을 봐야했다.
퍽! 퍽! 퍽! 퍽!
명후는 계속해서 주먹을 휘둘렀고 말타리오의 비명은 계속 되었다.
바로 그때였다.
-크아아아악! 인간!!!!!
말타리오의 비명에 명후는 순간 흠칫 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비명은 비명인데 여태까지와는 느낌이 달랐다. 무언가 불안했다.
-골드의정석 : 저 녀석 머리 앞에 검은 구슬 떠 있어!
불안함을 느낀 명후는 민형의 귓속말에 계속해서 주먹을 휘두르며 고개를 들어 말타리오의 머리를 바라보았다.
스아아아악!
민형의 말대로 말타리오의 머리 앞에는 검은 구슬이 떠 있었다. 문제는 검은 구슬이 크기를 점점 불려나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
점점 커져가는 검은 구슬은 매우 위험 해 보였다. 기본 공격이라 할 수 있는 박치기에 50만의 생명력이 깎여 나갔는데 이번 공격은 얼마나 많은 생명력을 깎을 지 도무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스윽
검은 구슬을 바라보던 명후는 이내 고개를 내렸다.
퍽! 퍽! 퍽!
그리고는 더욱 빠르게 말타리오의 몸통을 후려치기 시작했다.
-크윽, 죽음을 맞이하라! 인간!
이내 말타리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명후는 검은 구슬이 자신을 향해 내려온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검은 구슬이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것을 알았음에도 명후의 표정은 너무나도 평온했다. 마치 검은 구슬은 자신과 상관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콰아아아앙!
이내 검은 구슬이 명후에게 도착했고 폭발했다. 폭발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명후는 몸통을 후려치며 깎여나가는 생명력을 확인했다.
‘이야... 죽겠는데’
폭발 한 번에 200만의 생명력이 깎여 나가고 있었다. 1800만이 넘는 명후의 생명력도 폭발 몇 번에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후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다.
[사망하셨습니다.]
‘죽었네.’
이내 사망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이어서 메시지가 나타났다.
[부활 스크롤을 사용하여 부활 하시겠습니까?]
명후의 표정이 평온했던 이유, 바로 부활 스크롤 때문이었다. 어차피 말타리오는 유저가 아닌 몬스터였다. 몬스터에게 죽을 경우 부활 스크롤을 이용해 언제든지 부활을 할 수 있었다. 명후는 폭발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정하며 생각했다.
‘얼마나 더 쳐야 죽으려나...’
말타리오는 참으로 질겼다. 비명을 들어보면 분명 엄청난 데미지를 입고 있는 것 같은데 죽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쾅! 쾅! 쾅...
이내 폭발이 끝이 났다. 명후는 부활 스크롤을 사용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부활 스크롤을 사용했다.
[부활 스크롤을 사용하셨습니다.]
[부활 합니다.]
-크하하하! 인간이여, 드디어 죽었구..어?
============================ 작품 후기 ============================
오늘 올리긴 했지만..
목요일 거라 생각해주세요ㅠㅠ
오늘 거는 오늘 안에 올릴 수 있도록 노력 해보겠습니다.
가시는 길에 추천 한 방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