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46 40. 검은 손톱 기사단 =========================================================================
라피드의 대답을 듣고 명후는 로그아웃을 했다.
저벅저벅
로그아웃 후 캡슐에서 나온 명후는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는 컴퓨터를 부팅시키며 생각했다.
‘뭐라 쓴 거지?’
민형의 반응을 보니 기사에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 확실했다.
딸칵 딸칵
부팅이 완료 되자 명후는 곧장 ‘전설’의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기자들이 기사를 올리는 기자 게시판에 들어갔다.
스라락
기자 게시판에 들어가자 기자들이 올린 엄청난 수의 기사들이 나타났다. 명후는 쪼코의 기사를 찾기 위해 마우스를 움직였다.
“여기 있..”
마우스를 움직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쪼코가 올린 기사를 발견한 명후는 살짝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제목이 무언가 이상했다.
“퀘스트 독점?”
명후는 쪼코가 올린 ‘네임드의 퀘스트 독점,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클릭해 들어갔다.
제목 : 네임드의 퀘스트 독점, 이대로 괜찮은가?
글쓴이 : 쪼코
안녕하세요!
이곳저곳 쉴 새 없이 뛰어 다니는 성실한 기자 쪼코 입니다!
오늘 다룰 주제는 제목에 나와 있듯이 네임드들의 퀘스트 독점, 이대로 괜찮은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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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마 전 헬리오카 제국의 수도 넥서스에 있는 교환소에서 귀족 사냥꾼 명후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정중히 부탁드렸으나 비밀 퀘스트 때문에 인터뷰를 할 시간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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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를 독점하여 일반 유저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는 그들, 이대로 그들의 퀘스트 독점을 두고 봐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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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
다음에는 더욱 알찬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얼마 뒤 명후는 쪼코가 올린 기사를 전부 읽을 수 있었다. 기사를 전부 읽은 명후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뭐 이딴 식으로 써놨어?”
기사에는 명후 혼자 나온 것이 아니었다. 다른 유명한 유저들도 등장했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별 거 아닌 기사의 내용이 너무나도 공격적이라는 것이었다. 명후는 자신만 이렇게 느낀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기사를 본 유저들의 댓글을 확인했다.
-보보보 : 에이, 그러면 네임드는 퀘스트 깨면 안 됨?
-라구라구 : 기자님이 말씀을 좀 잘못 하셨네요. 부당한 방법으로 퀘스트 독점이 일어나면 문제가 되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퀘스트를 받았다면 전혀 문제가 안되죠. 결국 네임드들도 전설을 즐기는 유저들인데요
-양학하러왔슴 : 기자 말이 맞지 않냐? 솔직히 네임드들이 미리미리 퀘스트들을 다 깨버리니까 다른 유저들이 뭐 즐길 수가 없잖아.
-김코난 : 별것도 아닌 걸 뭐 있다는 듯 써놨네. 이거 기자 자리 유지하려고 올리는 뻘글 같은 느낌이 든다. 거기다 글 자체도 존나 공격적이야.
-라구라구 : 양학하러왔슴 / 그럼 네임드들은 퀘스트를 깨면 안 되는 건가요? 결국 그들도 유저인데요?
-양학하러왔슴 : 양심이 있다면 양보를 해야 되는게 정상 아니냐.
-라구라구 : 양학하러왔슴 / 물론 양보는 할 수 있죠. 그런데 양보해야 되는 게 당연한 건 아니잖아요. 양보 안했다고 양심이 없는 건 아니죠. 그리고 퀘스트 아니어도 즐길 컨텐츠는 많지 않나요? 전설이 퀘스트만 있는 게임도 아니고;
-짬찌 : 양학하러왔슴 개소리 작렬! 네 말대로라면 일반 유저도 문제가 되지. 일반 유저 하나가 퀘스트를 받으면 다른 일반 유저는 그 퀘스트를 못 깨는데? 이 기사는 그냥 네임드들 까고 싶어서 쓴 기사 같은데.
-양학하러왔슴 : 아니, 시발 내말이 그말이 아니잖아.
-짬찌 : 그럼 뭔데 병신아
“...흐음”
명후는 댓글을 보며 짧게 침음을 내뱉었다. 역시나 쪼코의 기사는 그다지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스윽
댓글을 보며 무언가를 생각하던 명후는 이내 컴퓨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캡슐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이거.. 확실히 해야겠네.’
예전 쪼코를 만났을 때 귀찮은 일에 휘말릴까 대충 대답하며 빠르게 자리에서 벗어났다. 다음부터 명후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하게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캡슐로 들어갔다.
스아악
캡슐로 들어온 명후는 곧장 전설에 접속했다. 어두웠던 배경이 로그아웃을 했던 발구라스 산맥의 공터로 변하기 시작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내 접속 완료 메시지가 나타났다. 명후는 메시지가 나타나자 라피드를 찾기 위해 재빨리 주위를 살폈다.
“...?”
그러나 주위에는 라피드가 보이지 않았고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명후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분명 오크들 잡고 있으라 했는데..”
로그아웃 전 명후는 라피드에게 분명 오크를 잡고 있으라 했다. 여태까지 라피드를 지켜본바 결코 명령을 어길 녀석이 아니었다.
“설마...”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명후는 당황스런 표정으로 공터 주변이 아닌 저 멀리 산맥들을 바라보았다. 생각해보니 오크들을 잡고 있으라 했지 범위를 지정해주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붉은 오크 부락을 개척하였습니다.]
[명후 백작가의 명성이 5만 상승하였습니다.]
[영지 아스렌의 명성이 10만 상승하였습니다.]
[영지 아스렌의 안정도가 10 상승하였습니다.]
갑작스레 메시지가 나타났다. 엄청난 수의 메시지에 명후는 당황스런 표정으로 메시지 하나하나를 살피기 시작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혹시나 했는데 진짜로 라피드는 산맥을 돌아다니며 오크를 잡고 있었다. 메시지를 보며 얼떨떨한 표정으로 중얼거린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발구라스 산맥의 오크들> [영지 퀘스트]
매년 영지로 쳐들어오는 발구라스 산맥의 오크들을 처치하라!
[붉은 오크 : 5089 / ???]
[녹색 오크 : 272 / ???]
[강철 오크 : 321 / ???]
난이도 : B
퀘스트 보상 : 헬리오카 공적도 ???, 영지 아스렌의 안정도 + ???
“...음.”
퀘스트를 확인 한 명후는 짧게 침음을 내뱉었다. 기사를 확인하기 위해 로그아웃을 하고 다시 접속을 하는데 몇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은 오크의 수가 수천이 증가해 있었다.
스윽
퀘스트 창을 닫은 명후는 다시 산맥으로 시선을 주었다.
“저기로 가면 있으려나?”
명후는 붉은 오크 부락이 어디에 있는지 알 지 못했다. 그러나 붉은 오크들이 달려오던 방향으로 가다보면 부락이 나올 것 같았다.
저벅저벅
라피드를 찾기 위해 명후는 붉은 오크들이 달려왔던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뒤 명후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대...와..
-말...안..
앞 쪽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멀어서 그런지 확실하게 들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부분부분 들려오는 말의 단어로 보아 몬스터는 아닌 것 같았다.
저벅저벅
말소리에 걸음을 멈췄던 명후는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부분부분 들렸던 말들이 확실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와, 그거 뭐였지?”
“NPC 인 것 같은데.. 개대박이네.”
‘유저?’
확실하게 들려오는 말에 명후는 앞쪽에 있는 이들이 유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어진 유저들의 말에 명후는 다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한순간에 쑥대밭을 만들어 버리네...”
“그 꼬마 특수 NPC겠지?”
“당연하지! 야, 혹시 동영상 찍었냐?”
“못 찍었어. 너는?”
“나도 못 찍었지.. 어디로 갔을까?”
“다른 부락으로 간 거 아니야? 이 근처에 부락 몇 개 더 있잖아.”
“한 번 찾아볼까? 이거 동영상 찍어서 올리면 베스트 뜰 것 같은데”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쑥대밭 만들고 사라질 것 같은데?”
유저들의 대화를 들어보니 라피드는 이미 자리를 벗어난 것 같았다. 그렇다면 굳이 유저들과 마주칠 필요가 없다 생각을 한 명후는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며 생각했다.
‘...공터로 돌아와 있으려나?’
공터로 돌아와 있을 수도 있고 유저들의 말대로 다른 부락으로 갔을 수도 있었다.
‘잠깐, 퀘스트 보면 되잖아?’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만약 다른 부락으로 간 것이라면 잡은 오크의 수가 상승해 있을 것이었다.
<발구라스 산맥의 오크들> [영지 퀘스트]
매년 영지로 쳐들어오는 발구라스 산맥의 오크들을 처치하라!
[붉은 오크 : 5089 / ???]
[녹색 오크 : 272 / ???]
[강철 오크 : 5324 / ???]
난이도 : B
퀘스트 보상 : 헬리오카 공적도 ???, 영지 아스렌의 안정도 + ???
“...어?”
퀘스트를 확인 한 명후는 당황스런 표정으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5...5천?”
300대였던 강철 오크가 어느새 5천대로 증가해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강철 오크 부락을 개척하였습니다.]
[명후 백작가의 명성이 5만 상승하였습니다.]
[영지 아스렌의 명성이 10만 상승하였습니다.]
[영지 아스렌의 안정도가 10 상승하였습니다.]
[기사단 창설 조건을 달성하였습니다.]
[기사단을 창설 할 수 있습니다.]
============================ 작품 후기 ============================
연참 하려 했는데 실패 했네요.
죄송합니다 ㅠㅠ
다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