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18 36. 내부 감사(1) =========================================================================
아펜 자작가와 검은 손톱이 무슨 관계일 지 참으로 궁금했다.
‘공생 관계는 아니겠지만..’
예전 검은 손톱은 검은 달에 의해 와해 될 위기에 쳐했었다. 만약 아펜 자작가와 검은 손톱 두 집단이 공생 관계였다면 그런 위기는 오지도 않았을 테니 일단 공생 관계는 아닐 것이었다.
‘만에 하나 그런 관계라면..’
그러나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두 집단은 공생 관계 또는 그와 비슷한 아주 긴밀한 관계일 가능성이 있었다.
‘이용 못 하는 한이 있어도 박살을 내버려야지.’
검은 손톱의 증표가 있어 언제든지 검은 손톱을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는 명후였다. 그러나 두 집단이 긴밀한 관계라면 명후는 증표를 포기 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며 걸어가던 명후는 곧 마그너스 남작가의 저택 앞에 도착했다. 저택 앞에 도착한 명후는 바로 정문으로 다가갔다.
스윽 스윽
“멈추시오!”
정문으로 다가가자 정문을 지키고 있던 두 병사가 창을 내밀었고 오른쪽에 서 있던 선임 병사가 외쳤다. 선임 병사의 외침에 명후는 걸음을 멈춘 뒤 선임 병사를 바라보았다. 명후가 걸음을 멈추자 선임 병사는 명후의 외관을 한 번 훑어보고는 입을 열어 외쳤다.
“이곳은 마그너스 남작가입니다. 누구신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선임 병사의 외침에 명후는 무어라 답을 할 까 곰곰이 생각했다.
‘증표를 알아보려나?’
명후에게는 황제의 증표가 있었다. 그러나 귀족가의 병사가 황제의 증표를 알아 볼 것 같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황제의 증표를 꺼내 선임 병사가 볼 수 있도록 내밀었다.
반짝
“...!”
그 순간 황제의 증표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선임 병사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알아 본 건가?’
선임 병사가 놀란 것이 증표에서 빛이 나와 그런 것인지 아니면 증표를 알아 봐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명후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놀란 표정의 선임 병사가 증표에서 시선을 돌려 명후를 보며 외쳤다.
“자..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금방 전하겠습니다!”
선임 병사는 그렇게 외치며 살짝 문을 열어 안쪽으로 뛰어갔다. 명후는 안쪽으로 뛰어가는 선임 병사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알아 봤나 보네.’
황제의 증표를 알아 본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빠르게 안으로 뛰어갈 이유가 없었다. 명후는 다시 정문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
그러자 정문에 남아 있던 병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았다. 원래라면 막아야 했겠지만 선임 병사의 반응과 행동을 보니 그렇게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문 앞에 도착 한 명후는 걸음을 멈췄다. 그러자 난감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하던 병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명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병사의 모습에 피식 웃고는 다시 정문 안쪽을 바라보았다.
다다다닥!
저 멀리서 두 사람이 달려오고 있었다. 한 사람은 안으로 뛰쳐들어간 선임 병사였고 한 사람은 희끗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늙은 노인이었다.
“헉..헉..”
이내 정문에 도착 한 선임 병사는 숨을 고르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선임 병사와 함께 온 노인은 빠르게 숨을 고르고 명후에게 다가왔다.
“마그너스 남작가의 총집사 라셀이라고 합니다. 황제 폐하의 증표를 가지고 계시다고..”
라셀이 말끝을 흐리며 명후를 바라보았다. 증표를 보여 달라는 듯 한 뉘앙스에 명후는 들고 있던 황제의 증표를 보여주었다.
반짝
그러자 다시 한 번 증표에서 빛이 반짝였다. 그와 동시에 라셀이 움찔 거리며 당황스런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안으로 드시지요.”
라셀은 그렇게 말하며 앞장 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명후는 라셀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설마.. 빛이 반짝이면 NPC들이 알아보게 되는 건가?’
선임 병사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증표가 괜히 반짝이는 것이 아닐 것이었다.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증표를 넣은 뒤 라셀을 보며 말했다.
“남작의 방을 보고 싶은데요.”
움찔.
명후의 말에 라셀이 크게 움찔 거렸다. 그리고는 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 살짝 난감함이 보이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남작의 방.. 말입니까?”
“네,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아스렌이 아주 살기 좋은 도시라며 베론 남작을 칭찬 하더라구요. 그래서 베론 남작이 어떤 곳에서 일을 하는 지 보러왔습니다. 물론 베론 남작에게 전할 말도 있구요.”
물론 방에 들어가 조사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그렇게 말 할 수는 없었다. 명후는 자신의 말에 라셀이 미소를 지으며 방으로 안내 할 것이라 생각했다.
“아, 그러시군요..”
그러나 라셀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았다. 밝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한층 더 어두워졌다.
‘설마... 지금 뭔가 하고 있는 건가?’
괜히 어두워 진 것이 아닐 것이었다. 라셀의 표정을 본 명후는 지금 바로 남작의 방을 가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가죠.”
“아.. 예.”
명후의 말에 라셀이 답하며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방금 전까지와 비교해 라셀의 걸음속도는 현저히 느려져 있었다. 라셀의 걸음속도를 보며 명후는 생각했다.
‘확실히.. 뭔가 있나 보네.’
걸음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보아 확실했다. 현재 남작의 방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거나 또는 보여서 안 될 무언가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이러다.. 놓치는거 아니야?’
저택 안으로 들어온 명후는 라셀의 걸음 속도를 보며 이대로 가다가는 라셀이 느리게 걷는 이유를 놓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명후는 여전히 느리게 걷는 라셀을 보며 말했다.
“남작의 방이 어디에 있죠?”
“아, 그것이..”
명후의 말에 라셀은 말끝을 흐리며 왼쪽 복도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명후를 보며 이어 말했다.
“왼쪽 복도의 끝에 있는 방이 남작의 방입니다.”
라셀의 말에 명후는 라셀이 쳐다보았던 왼쪽 복도를 바라보았다.
“먼저 가서 구경하고 있겠습니다.”
“아, 그것은..”
명후의 말에 라셀이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황제의 증표를 꺼내 보여주며 말했다
“뭘 가져가거나 하지는 않을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알겠습니다.”
황제의 증표를 보여주며 말하자 라셀은 난감한 기색을 내비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명후는 라셀의 대답을 듣고 왼쪽 복도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음?’
왼쪽 복도를 따라 걷던 명후는 뒤쪽에서 들려야 할 라셀의 발소리가 들리지 않자 의아해 하며 뒤를 바라보았다.
“...?”
따라 올 것이라 생각한 라셀이 보이지 않았다.
“설마..”
명후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왠지 왼쪽 복도의 끝에 도착 한다고 해서 남작의 방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스윽 스윽 스윽
앞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명후는 앞을 바라보았다. 노예로 보이는 어린 아이가 빗자루질을 하며 다가오고 있었다.
“저기, 꼬마야.”
“...넵!”
명후의 물음에 잠시 의아해 하던 어린 아이는 재빨리 명후의 앞으로 달려왔다.
“남작님을 뵈러 왔는데.. 도중에 길을 잃어버려서 말이야. 혹시 남작님의 방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니?”
“남작님의 방이라면...”
아이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이내 명후가 걸어왔던 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쪽으로 쭉 가시면 중앙 홀이 나오는데 반대쪽 복도로 쭉 가시면 끝에 남작님의 방이 있습니다.”
예상대로였다. 명후는 어째서 라셀이 따라오지 않은 것인지 깨달았다. 라셀이 말한 왼쪽 복도의 끝에는 남작의 방이 존재하지 않았다.
“고맙다!”
명후는 아이에게 말하며 다시 왔던 길을 돌아 달려가기 시작했다. 얼마 뒤 라셀과 헤어졌던 중앙 홀에 도착 한 명후는 곧장 반대쪽 복도를 따라 달렸다. 그렇게 복도를 따라 달리던 명후는 이내 복도의 끝에 도착 할 수 있었고 거대한 크기의 문을 발견했다.
스윽 끼이익
문 앞에 도착 한 명후는 재빨리 문고리를 잡아 문을 열었다. 문을 연 명후는 안쪽 광경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어..어떻게 벌써.”
라셀이 당황스런 표정으로 명후를 보며 말했다. 그런 라셀의 옆에는 피범벅이 된 옷을 입고 있는 사내, 베론 남작이 서 있었다.
저벅저벅
안으로 들어온 명후는 당황스런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베론 남작과 라셀을 보며 그 뒤를 바라보았다. 베론 남작과 라셀의 뒤에는 어딘가로 이어져 있는 것이 분명한 통로가 하나 나타나 있었다.
‘저기인가..’
아무래도 저 통로의 끝에 사라진 아이들과 남작의 옷이 피범벅이 된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명후는 통로에서 시선을 돌려 베론 남작을 보며 말했다.
“저기지? 아이들이 들어간 곳이?”
“...!”
“...!”
명후의 말에 베론 남작과 라셀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둘의 표정을 본 명후는 확신 할 수 있었다.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황제의 증표를 꺼내 보여주며 말했다.
“저 통로로 같이 들어가줘야겠는데?”
반짝
황제의 증표에서 다시 한 번 빛이 뿜어져 나오며 반짝였다. 증표가 반짝인 직 후 메시지가 나타났다.
[베론 남작이 거부하였습니다.]
‘...?’
처음 보는 메시지에 명후는 의아한 표정으로 메시지를 보고 베론 남작을 쳐다보았다. 어느새 베론 남작의 손에는 장검이 들려 있었다.
‘이런 기능도 있을 줄이야..’
황제의 증표에 새로운 기능을 알게 된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베론 남작을 응시했다. 베론 남작의 얼굴에는 더 이상 놀람과 당황함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싸늘함과 살기가 깃들어 있을 뿐이었다.
“그것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혼자오지는 말았어야지. 큭큭, 증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니깐. 큭큭.”
베론 남작이 명후를 향해 검을 겨누며 말했다. 남작의 말에 명후는 피식 웃으며 느긋하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간덩이가 부었군!”
그런 명후의 행동에 화가 났는지 베론 남작은 미간을 찌푸리며 명후에게 달려들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팅! 팅! 팅! 팅!
이내 남작의 검이 명후의 몸에 작렬하기 시작했다. 남작의 검은 매서울 정도로 빨랐다. 그러나 단지 그 뿐이었다. 검을 휘두르는 속도는 빨랐지만 명후의 생명력에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
스윽
명후는 자신을 향해 열심히 검을 휘두르는 남작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옷깃을 붙잡아 들어올렸다.
“엇!”
검에 베이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명후의 모습에 살짝 당황해하던 베론 남작은 명후가 자신을 들어 올리자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당신도 가지?”
베론 남작을 들어 올린 명후는 라셀을 보며 말했다.
“...”
물론 라셀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안타까운 표정으로 명후의 손에 들린 베론 남작을 쳐다볼 뿐이었다. 명후는 라셀에게서 시선을 돌려 통로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흡.. 피 냄새?”
통로로 들어온 명후는 들어오자마자 느껴지는 피냄새에 미간을 찌푸린 채 베론 남작을 쳐다보았다. 베론 남작은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베론 남작에게서 시선을 돌린 명후는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곧 통로의 끝에 도착 할 수 있었다. 통로의 끝에 도착 한 바로 그때 메시지가 나타났다.
[마그너스 남작가의 기록 수정구를 획득하셨습니다.]
[퀘스트 ‘첫 번째 내부 단속’, 마그너스 남작가의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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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입니다! 다들 활기찬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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