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69 29. 해안도시 라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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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이 닫히자 명후는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프라미너스를 보며 생각했다.
‘각성 메시지.. 뭐가 바뀐거지?’
프라미너스를 소환했을 때 각성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각성했다는 게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 좋은 의미일 것이었다. 명후는 펫 창을 열어 프라미너스의 정보를 확인했다.
“...어?”
정보를 확인 한 명후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
-...?
명후가 걸음을 멈추자 뒤를 따라 오던 카로트와 프라미너스가 따라 걸음을 멈추고 의아한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았다.
스윽
걸음을 멈춘 명후가 뒤로 돌아 프라미너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프라미너스의 정보를 확인했다.
이름 : 프라미너스
레벨 : 1
힘 : 3000
민첩 : 3000
체력 : 3000
지력 : 3000
지혜 : 3000
통솔 : 1000
프라미너스의 정보는 크게 바뀌어 있었다.
‘영약도 안먹였는데.. 10배가 됐어?’
명후는 프라미너스에게 영약을 단 한 번도 먹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라미너스의 스텟은 전과 비교해 10배나 증가해 있었다.
‘레벨은.. 그대로인데..’
문제는 레벨이 그대로 1이라는 것이었다. 명후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정보창에서 시선을 돌려 프라미너스를 바라보았다.
-왜 그러십니까, 주군?
프라미너스는 명후가 자신을 바라보자 물었다. 명후는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으로 프라미너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어떻게 쎄졌냐?”
자신은 프라미너스를 소환한 적이 없었다. 지금 처음 소환이었다.
-아..
명후의 물음에 프라미너스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어 말했다.
-역시 주군은 알아보시는군요.
스텟이 이렇게 변했는데 모를 레야 모를 수 없었다.
-아공간에서 수련을 했습니다.
“..수련?”
-예.
수련이라니? 프라미너스의 대답에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퀘스트 ‘포악해진 슬라임을 처치하라!’가 취소되었습니다.]
“...?”
나타난 메시지에 명후는 의아한 표정으로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퀘스트가 왜 취소된단 말인가?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어 진짜 퀘스트가 취소 되었는지 확인했다.
“진짜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퀘스트 창에 나타나 있던 ‘포악해진 슬라임을 처치하라!’가 사라져 있었다. 퀘스트가 취소되는 경우는 2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로 누군가가 퀘스트를 먼저 클리어 해버릴 경우 취소가 되고, 두 번째로 퀘스트를 준 NPC가 죽었을 때 취소가 된다.
“이상하네..”
이 퀘스트는 분명 자신이 처음으로 그것도 방금 받았다. 누군가가 이 퀘스트를 먼저 클리어 했을 리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경우는 한 가지, 퀘스트를 준 사내가 죽은 것인데 그것 또한 이상했다. 사내가 갑자기 왜 죽는단 말인가?
“놓친 슬라임이 있었나?”
명후는 혹시나 자신이 놓친 슬라임이 있었나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슬라임 잡는데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던 명후는 놓친 슬라임이 있는지 없는지 확신 할 수 없었다.
-주군, 혹시 무슨 일이라도?
그때 프라미너스가 물었다.
“아니다. 가자.”
어차피 취소 된 퀘스트였다. 프라미너스의 말에 명후는 퀘스트에 대해 신경을 끄기로 하고 다시 제 2 건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주군.
“어?”
명후는 프라미너스가 자신을 부르자 반문했다. 그러자 프라미너스가 검을 빼들며 이어 말했다.
-전방에서 다수의 몬스터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멈칫!
프라미너스의 말에 명후는 걸음을 멈췄다. 걸음을 멈춘 명후는 프라미너스를 힐끔 보고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명후의 눈에는 어두운 통로만이 보이고 있을 뿐이었다.
스윽
명후는 다시 프라미너스를 쳐다보았다. 장난인 것 같지는 않았다. 장난을 칠 성격도 아니고 프라미너스의 표정은 너무나도 진지했다. 명후는 프라미너스를 보며 말했다.
“전방이라는게 어느 정도인데?”
-500M입니다.
“...”
프라미너스의 말에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이 어두운 통로에서 500M나 떨어져 있는 적을 감지한다는 것이 쉽게 믿기지 않았다.
“고맙다. 가자.”
-아닙니다. 주군.
명후와 카로트, 프라미너스는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때 프라미너스가 다시 입을 열어 말했다.
-주군, 몬스터들을 제가 처리해도 되겠습니까.
누가 잡든 상관없었기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였고 프라미너스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명후는 프라미너스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벅..저벅..
앞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발소리의 주인공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죽...인....다
-인...간.
발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인간 슬라임들이었다. 명후는 조금 놀란 표정으로 프라미너스를 쳐다보았다. 마침 프라미너스는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들려오는 소리에 명후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휘익
펑! 펑! 펑! 펑! 펑!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
명후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멍하니 프라미너스를 보다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
“...”
다가오고 있던 인간 슬라임들이 전부 사라져 있었다. 놀라운 것은 핵까지 깔끔하게 박살나 있었다.
-끝났습니다. 주군.
프라미너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명후에게 말했다.
“어...어, 잘했어. 가자.”
-예, 주군.
명후와 카로트, 프라미너스는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사내가 말한 제 2 건물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사내가 말한대로 제 2 건물에는 인간 슬라임들이 돌아다니고 있었고 명후는 다시 한 번 프라미너스의 공격을 볼 수 있었다.
휘익!
펑! 펑! 펑! 펑! 펑!
순식간에 사라진 인간 슬라임들에게서 프라미너스에게로 시선을 돌린 명후는 생각했다.
‘이렇게 강한 놈이였나..’
예전 자신이 프라미너스와 싸울 때는 이렇게 강하지 않았다.
‘각성.. 때문인가?’
아마도 각성과 관련 있는 것이 분명했다.
-주군, 위쪽에 인간이 있는데.. 로튼 백작 같습니다.
프라미너스의 말에 명후는 프라미너스를 앞세워 로튼 백작이 감금되어 있는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곳입니다.
이내 명후는 굳게 닫혀있는 문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명후는 열려 있을까 싶어 문고리를 잡고 돌려보았다. 역시나 잠겨 있었다.
“문이랑 많이 떨어져 있나?”
명후는 프라미너스를 보며 물었다.
-문쪽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프라미너스가 말했다.
“누..누구시오?”
바로 그때 안쪽에서 중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튼 백작님이십니까?”
“그..그렇소! 혹시 날 구하러 온 것이오?”
“예, 문 좀 열어주시겠습니까.”
“그것이.. 안쪽에는 잠금 장치가 없소.”
로튼의 말에 명후는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어 말했다.
“문쪽에서 떨어지세요.”
“...알았소.”
명후의 귓가에 문 쪽에서 물러나는 로튼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명후는 프라미너스를 보며 말했다.
“부숴.”
서걱!
프라미너스는 명후의 말에 곧장 검으로 문을 그었다. 그러자 문이 반쪽이 나며 부서졌다.
저벅저벅
명후는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멀리 떨어진 곳에 황제와 친구라고 하기엔 상당히 늙어 보이는 사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명후는 로튼 백작을 보며 말했다.
“가시죠.”
“알았소.”
멀리 떨어져 있던 로튼은 명후의 말에 빠르게 명후에게 다가왔다. 명후는 로튼과 함께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혹시.. 알칸 그 친구가 보낸 겁니까?”
로튼은 카로트와 프라미너스를 힐끔 쳐다보며 명후에게 물었다.
“예, 자세한 건 베가스라는 분한테 들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아, 역시 아우는 내가 사라진 것을 알고 있었구려..”
‘형제였나?’
명후는 로튼의 말을 듣고 베가스가 로튼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로 그때 프라미너스가 입을 열어 말했다.
-주군, 400m 정도 앞에서 인간이 한 명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사내인가?’
프라미너스의 말에 명후는 자신에게 퀘스트를 주었지만 취소가 되어 죽었다고 생각한 그 사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카로트와 비슷한 기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까 보았던 그 사내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어진 프라미너스의 말에 명후는 고개를 갸웃 거릴 수밖에 없었다. 아까 그 사내가 아니라면 누가 이곳에 온단 말인가? 그것도 카로트와 비슷한 기운을 가진 이가 말이다.
스윽
명후는 묵묵히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카로트를 바라보았다. 카로트 또한 프라미너스의 말에 앞쪽을 바라보고 명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주인님, 적인 것 같은데.. 만약 죽여야 된다면 제가 죽여도 되겠습니까?
카로트의 말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얼마 뒤, 프라미너스가 말한 인간이 명후의 앞에 나타났다. 참으로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사내였다.
“하핫, 로튼 백작 아직 죽지 않았군. 마침 죽이러 가는 길이었는데 잘 되었...리치?”
로튼 백작을 보며 미소를 지은 채 말하던 사내는 카로트를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명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녀석은 뭐지?”
그러나 명후는 사내의 물음에 답해 줄 생각이 없었다. 말하는 것으로 보아 적이 분명했고 명후는 입을 열어 말했다.
“카로트, 죽여라.”
-예.
카로트는 명후의 말에 지팡이를 들어 사내를 가리켰다.
스악 펑!
그와 동시에 사내의 주위에 검은 구슬이 나타나 폭발했다. 사내는 검은 구슬이 나타나자 재빨리 실드를 시전했지만 폭발은 실드를 가뿐하게 부시고 사내를 강타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털썩
사내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사내의 몸에서 검은색 기운이 뿜어져 나오더니 이내 카로트를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카로트가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50 상승하였습니다.]
============================ 작품 후기 ============================
조금 늘어지는 에피소드라 순위가 금방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정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추천, 쿠폰, 코멘트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