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44 25. 10배vs3배 =========================================================================
명후는 메시지를 보고 레베니아를 보았다. 레베니아는 서서히 뒤로 쓰러지고 있었다. 보스라고 하기에는 정말 허무한 마지막이었다.
털썩
이내 레베니아가 쓰러지자 명후는 다시 시선을 돌려 지연을 바라보았다. 명후가 지연을 볼 즈음 지연도 명후를 바라보았다.
“...”
“...”
시선이 마주친 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살랑살랑
명후는 여전히 살랑살랑 거리는 꼬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침을 꿀꺽 삼켰다. 명후가 침을 삼키길 기다렸다는 듯 지연이 입을 열어 말했다.
“어떻게 된거야?”
“...응? 뭐..뭐가?”
지연의 말에 명후는 말을 더듬으며 되물었다. 그러자 지연이 다시 입을 열어 말했다.
“그.. 마..만지고 있다가 뿌리쳤잖아. 어떻게 그런 상황이 된거냐구..”
“아...”
얼굴을 붉힌 지연의 말을 듣고 명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될 지 지연은 처음부터 본 것이 아닌 듯 했다. 명후는 잠시 생각을 하고 이어 말했다.
“그게.. 나도 좀 당황스럽긴한데. 다가오면서 말을 걸더라고, 그러더니 다짜고짜 내 손을 잡아서 자기 가슴에...”
말을 하던 명후는 지연의 얼굴이 더욱 더 붉어지자 아차한 표정으로 헛기침을 내뱉으며 말했다.
“흠흠. 그 이후에는 네가 본 그대로야.”
“아..”
명후의 말에 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방금 전엔 뭘 보고 있던거야?”
고개를 끄덕인 지연이 이어 물었다.
“어?”
“방금 전에..”
말끝을 흐리는 지연은 슬쩍 고개를 돌려 살랑거리는 자신의 꼬리를 바라보았다. 그런 지연의 시선에 명후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그게. 꼬리가 어디서 나오는 건 지 궁금했거든.”
명후는 그렇게 말하며 지연의 꼬리가 나온 엉덩이를 힐끔 보았다. 그리고 다시 지연을 본 명후는 지연과 눈이 마주치자 다시 한 번 움찔 거렸다. 그때 지연이 입을 열어 말했다.
“가..가자. 13곳 남았지?”
지연이 말을 더듬으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런 지연을 보며 명후가 말했다.
“지연아 아이템은 챙겨야지!”
“아, 맞다. 고.고마워.”
명후의 말에 지연은 다시 뒤로 돌아 레베니아가 드랍한 아이템을 줍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템을 다 주운 지연이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명후는 그런 지연을 보며 미소를 지은 채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명후는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어서 말해야겠네.’
현재 지연과 자신의 관계는 친구였다. 그러나 이제 그 관계를 조금 바꿔야 할 때가 된 것 같았다.
‘3일 뒤에 옮긴다고 했지?’
명후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 * * *
오우카의 궁전에 있는 테무스의 집무실에선 현재 테무스와 그의 심복 라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뭐? 레베니아가 죽어?”
“예..”
라칸의 말에 테무스가 미간을 찌푸렸다.
쾅!
테무스가 자신의 책상을 내려쳤다. 그러자 엄청난 굉음이 울려퍼졌다. 라칸은 책상을 바라보았다. 굉음이 울려 퍼질 정도였지만 다행이도 책상에는 금 하나 가있지 않았다.
“누구지?”
테무스가 물었다. 레베니아는 유일하게 자신과 대립하는 존재였다. 실제로 이번 전쟁에서도 자신을 반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레베니아는 자신의 동생이기도 했다. 거기다 어차피 자신은 왕이 될 존재였고 레베니아가 자신과 대립하는 것은 도시를 생각하는 마음에서였다. 테무스는 그런 레베니아가 죽었다는 것에 분노했다.
“포로를 구출하고 있는 그 인간입니다.”
“그 인간..”
테무스가 말끝을 흐렸다. 그런 테무스를 보며 라칸이 죄송스런 표정을 지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레베니아님이 죽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인간을 죽이시는게....”
“알고 있어. 레베니아의 뜻대로 포로들을 구출하게 내비뒀다만 레베니아를 죽이다니.. 당장 준비하도록.”
“예. 바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라칸은 테무스의 말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조용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하...”
테무스는 라칸이 나가자 한숨을 내뱉었다.
“인간 녀석 죽여버리겠어.”
그리고는 눈을 번뜩이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중얼거린 테무스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끼이익
얼마 뒤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물론 테무스는 누가 들어온 것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의 방에 노크도 없이 들어올 사람은 단 둘, 그 중 하나인 레베니아는 죽었고 남은 것은 그 뿐이었다. 테무스는 눈을 떠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이를 바라보았다.
“미안하게 됐어. 그녀석 엄청 강하더라구.”
“아니네, 라디스 내가 오히려 미안하군.”
테무스는 라디스가 그 인간을 이기지 못할 것이란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라디스에게 그런 부탁을 한 것은 라디스를 통해 그 인간이 얼마나 강한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얼마나 강하던가?”
“3번 맞고 죽었어.”
“3번 말인가?”
라디스의 말에 테무스는 다시 한 번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나라도 15번은 쳐야되는데..’
그도 그럴 것이 테무스가 라디스를 죽이기 위해선 적어도 15번은 공격해야 했다. 그런데 그 인간은 단 3번, 3번만에 라디스를 죽였다. 그만큼 인간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된 테무스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아껴두었던 것을 떠올렸다.
‘뭐.. 그것이 있으니. 강하면 강할수록 좋겠지.’
바로 그때 라디스가 입을 열어 말했다.
“봉인의 서 있지?”
“봉인의 서 말인가?”
라디스의 말에 테무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라디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봉인의 서.”
“있긴 하네, 근데 그건 왜...?”
테무스의 물음에 라디스가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녀석의 무구가 엄청 좋은 거거든.”
“무구? 봉인의 서를 쓴다는 것은 마법 무구인 것인가?”
“응, 그래서 봉인의 서를 사용해서 무구를 봉인하면 더욱 수월하게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라디스의 말대로 명후의 아이템은 매우 훌륭한 옵션이 달려 있었다. 그러나 라디스는 명후가 그 훌륭한 옵션을 아직 사용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것을 모르는 라디스는 명후의 비정상적인 강함의 상당 부분이 아이템의 옵션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고맙네. 봉인의 서는 준비해 두도록 하지. 이제 녀석을 잡으러 갈 생각인데.. 같이 가겠나?”
테무스가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테무스의 말에 라디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흐흐, 녀석도 참 불쌍하네. 나야 퀘스트 때문이지만.. 쌍도끼 길드 녀석들 독기가 장난 아니던데..’
라디스는 쌍도끼 길드의 부길마인 순둥이와 나눈 대화를 떠올리고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근데 지금 당장 가는거야?”
“아, 곧 갈 생각이네. 내 동생이 녀석에게 죽었거든.”
“뭐? 레베니아가?”
“그렇다네...”
테무스의 말에 라디스는 살짝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레베니아는 분명 물리 면역 일텐데?’
자신이 평타 3번에 죽을 정도로 명후의 공격은 강했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 물리 공격이었고 레베니아는 물리 공격에 면역이었다. 아니, 면역 뿐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물리 공격을 할 경우 생명력이 회복된다.
‘어..어떻게 죽인거지?’
라디스는 명후가 레베니아를 어떻게 죽인 것인지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아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감이 넘치던 라디스의 얼굴에 불안함이 살짝 깃들었다.
* * * *
40평 정도의 하얀 방 안, 그곳에는 현재 두 존재가 살고 있었다.
“후.. 망할.”
두 존재 중 로브를 입고 있는 존재가 한숨과 함께 욕을 내뱉었다. 그러자 옆에서 명상을 하고 있던 갑옷을 입고 있는 존재가 눈을 뜨며 말했다.
“카로트, 왜 그러나?”
“미안, 명상을 방해해버렸네.”
갑옷을 입고 있는 존재, 프라미너스의 말에 카로트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네. 막 끝낸 상태였네. 뭐 고민이라도 있는가?”
“그게.. 내가 정말 약하다는 걸 알게 돼서..”
그런 카로트의 말에 프라미너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소환 될 때마다 죽는 그 기분을 아냐? 그 기분이란 건 정말...”
카로트가 말끝을 흐렸다.
“음...”
프라미너스는 카로트의 말을 듣고 침음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이어 말했다.
“미안하지만.. 소환 된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
“아.. 미안하다.”
카로트는 프라미너스의 침울해진 얼굴을 보며 당황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네.. 언젠가는 소환 해 주시겠지.”
“다..다음에 소환 될 때 말씀 드려 볼게.”
“고맙지만 마음만 받겠네.”
미소를 지은 프라미너스의 말에 카로트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입을 열어 말했다.
“근데 그때 보았다는 벽은 어떻게 됐어?”
카로트의 말에 프라미너스가 말없이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런 프라미너스의 반응에 카로트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은 채 말했다.
“설마 넘어선거야?”
“그렇다네.”
프라미너스의 말에 카로트가 부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좋겠다. 난 몬스터들을 잡지 않으면 강해질 수가 없는데..”
“허헛, 이렇게 강해져서 무엇하겠나. 정작 소환 되지를 않는데..”
카로트의 말에 활짝 미소를 짓고 있던 프라미너스의 표정이 침울해졌다. 침울해진 프라미너스의 표정을 보며 카로트가 다시 말했다.
“마..말씀 드려볼까?”
“하하, 고맙지만 마음만 받겠네.”
다시 미소를 지은 프라미너스의 말을 들은 카로트는 느낄 수 있었다.
‘바라고 있다..’
프라미너스는 마음만 받겠다고 하지만 분위기를 보니 자신이 말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았다. 카로트는 다음에 소환 될 때 프라미너스에 대해 말을 해주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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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58화의 떡밥을 회수 할 때가 되었네요.
오늘은 목요일 입니다.
내일이 금요일이죠!
그러니 다들 활기찬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추천, 쿠폰, 코멘트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