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04 21. 또 한사람 =========================================================================
응접실에 들어온 것은 어린 꼬마 아이였다. 꼬마는 명후를 바라보며 입을 열어 말했다.
“너 뭐야?”
꼬마의 물음에 명후는 피식 웃었다.
‘백작가 자식인가?’
반말 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웠다. 꼬마는 백작가의 자식이 분명했다.
“너 뭐냐니까?”
명후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꼬마가 큰 소리로 외쳤다. 바로 그때였다. 응접실로 꼬마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소년이 들어왔다.
“이 녀석이!”
꽁!
“아야!”
응접실에 들어온 소년은 꼬마의 머리에 꿀밤을 때리며 이어 말했다.
“어른께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라고 몇 번 말했어?”
“히잉.. 그게.”
소년의 말에 꼬마는 울상을 지었다. 그러나 소년의 표정은 단호했고 꼬마는 이내 명후를 보고 배꼽 인사를 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명후는 꼬마의 행동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소년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어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펜시 드레멘이라고 합니다. 아직 동생이 철이 덜 들어 실수를 했습니다.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그래.”
펜시의 말에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명후의 답에 펜시는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가자.”
“응!”
꼬마는 펜시가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활짝 미소를 지으며 펜시를 따라 응접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얼마 뒤 루인이 응접실로 왔다. 루인의 손에는 작은 상자가 들려 있었는데 명후는 그것이 자신에게 줄 사례라는 것을 직감했다.
“편지를 가져다 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드립니다.”
루인은 들고 있던 상자를 명후에게 건네며 이어 말했다.
“이건, 편지를 가져다주신 것에 대한 사례입니다.”
“아휴, 뭘 이런걸 다.”
명후는 루인에게 상자를 받아 인벤토리에 넣었다.
‘뭐가 들었으려나..’
상자에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했다. 어서 밖으로 나가 확인을 하고 싶었다.
“식사는 곧 나올 겁니다.”
그러나 이어진 루인의 말에 명후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식사라니 그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저벅저벅
루인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 하인들이 응접실로 음식을 가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인들이 들어오자 루인은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여기에 놓도록.”
“예.”
스윽 스윽 스윽
하인들은 가지고 온 음식을 탁자 위에 내려놓기 시작했다.
“서 계시면, 제가 조금 민망합니다. 앉으시죠. 하하.”
명후가 여전히 서있자 루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예.”
루인의 말에 명후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음식이 나오는 것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와.. 식욕 자극은 최고네.’
나오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식욕을 자극했다. 명후는 탁자 위를 가득 채운 음식들을 보며 생각했다.
“드시죠.”
그리고 얼마 뒤 음식이 다 나왔는지 루인이 입을 열어 말했다.
“잘 먹겠습니다.”
루인의 말에 명후는 스테이크를 썰어 입안에 넣었다.
‘어?’
스테이크를 먹은 명후는 잠시 멈칫 거리더니 다시 한 번 스테이크를 썰어 입안에 넣었다.
“...”
명후는 스테이크를 먹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는 재빨리 수저를 들어 스프를 떠서 먹었다.
‘말도 안 돼!’
명후는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맛이 날 수 있는거지?’
여태까지 명후는 게임을 하며 음식다운 음식을 먹은 적이 없었다. 포만감을 채우기 위해 먹었던 푸석푸석한 빵이 먹은 음식의 전부였다.
‘맛을 이렇게 구현 하진 못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맛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다. 그러나 이곳은 게임이다. 명후는 아무리 현실같이 구현 했다고 해도 음식의 맛까지 똑같이 구현하지는 못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허.. 이런 맛을 느낄 수 있다니.’
그러나 그것은 잘못 된 생각이었다. 명후는 이것저것 맛을 보기 시작했다. 루인은 그런 명후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입맛에 맞으신가 보군요. 다행입니다. 그런데..”
루인이 말끝을 흐리자 명후는 잠시 맛보는 것을 멈추고 루인을 바라보았다. 명후가 자신을 보자 루인이 입을 열어 말했다.
“형님의 편지를 어디서 발견하셨는지 어떻게 발견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명후는 루인의 말에 스테이크를 썰며 말했다.
“울창한 녹지에서 발견했습니다.”
“수도 근처에 있는 그 곳을 말씀하시는겁니까?”
“네, 레드 코볼트를 잡으러 갔다가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말이 끝나자 명후를 바라보는 루인의 표정이 살짝 달라졌다. 물론 나쁜 쪽으로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레드 코볼트는 상당히 강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꽤나 강하시군요!”
루인의 말에 명후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루인이 이어 말했다.
“초면에 죄송하지만..”
명후는 루인이 말끝을 흐리자 스테이크에서 다시 루인을 바라보았다.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부탁이요?”
루인의 말에 명후는 퀘스트라는 것을 느꼈다.
“예,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희 영지는 오프라니아 산맥과 거의 근접해있습니다. 산맥에는 강철 오크 부락등 여러 오크 부락들이 있구요. 요즘 들어 오크들이 내려와 근처 마을들을 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수가 늘어나 그런 것 같은데.. 현재 토벌을 할 수 있는 기사단이 개척지로 떠나있는 상태라.. 그래서 그런데 오크들의 수를 줄여 주실 수 있으십니까?”
<오크를 토벌하라!>
드레멘 백작가는 기사단을 동원해 주기적으로 오크들을 토벌했다. 그러나 현재 오크들을 토벌했던 기사단은 개척지로 떠난 상태, 그 사이 오크들은 수를 불렸고 산맥에서 내려와 주위 마을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사단이 없는 지금 오크들을 토벌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남은 병사로 방어 하는 것이 전부인 상태다. 드레멘 백작가의 가주 루인 드레멘은 레드 코볼트도 잡는 당신의 강함을 알고 당신이 오크들의 수를 줄여주기를 원하고 있다. 오프라니아 산맥으로 가 오크들을 토벌하라!
[강철 오크 : 0 / ?]
[붉은 오크 : 0 / ?]
남은 시간 : 24일
난이도 : C
퀘스트 보상 : 드레멘 백작가와의 우호도 상승, 헬리오카 공적도 ??? (잡은 수에 따라 달라진다.)
역시나 느낌은 들어맞았다. 명후는 퀘스트를 내용을 보고 보상을 보았다.
‘물음표가 많네.’
여태껏 받아본 퀘스트 중 가장 물음표가 많은 퀘스트였다.
‘기간도 충분하니까.. 퀘스트 없을 때 대비해서 받아둬야겠다.’
퀘스트 완료까지 남은 기간은 무려 24일이었다. 오늘같이 대장간에서 퀘스트가 없는 날 오크들을 잡으면 될 것 같았다.
“예, 그렇게 하죠.”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자 루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명후와 루인은 다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식사가 끝나고 명후는 루인을 보며 말했다.
“잘 먹었습니다.”
스윽
명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어 말했다.
“이제 가보겠습니다.”
“아, 예. 다음에 뵙겠습니다.”
루인은 그렇게 말을 하며 저택 입구까지 배웅해주었다.
‘저런 귀족도 있구나..’
그런 루인의 모습을 보며 명후는 귀족에 대한 생각이 살짝 바뀌었다.
저벅저벅
저택에서 나온 명후는 곧장 워프게이트로 걸어갔다.
“어디로 가십니까?”
“수도 넥서스로 갑니다.”
“5골드입니다.”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명후는 마법사 NPC를 통해 넥서스로 이동했다. 넥서스에 도착한 명후는 바로 대장간으로 걸음을 옮기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는 루인에게 받은 작은 상자를 꺼냈다.
‘뭐가 들어있으려나.’
기대가 됐다.
스윽
명후는 기대에 가득 찬 표정으로 상자를 열었다. 그리고 미소를 지은 채 상자 안을 확인했다.
‘...어?’
그리고 상자 안을 확인 한 명후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잘못 본 것은 아닌가 눈을 껌뻑이고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그러나 상자 안 내용물은 바뀌지 않았다. 명후는 멍하니 상자 안 내용물을 바라보았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상자에는 보석 다섯 개가 들어있었다. 그것이 끝이었다. 보석이 비싸긴 하지만 상자 안 보석은 한 개의 수백, 수천골드에 거래가 되는 그런 보석들이 아니었다. 상태를 보아 다섯 개 전부 팔아도 50골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하긴.. 편지 가져다 준 것 치고는 많이 줬네.’
생각해보니 자신은 그저 편지를 전달해 줬을 뿐이다. 그런데 그것으로 엄청난 보상을 기대했다니 멍청했다.
스윽
그렇게 상자 안 보석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걷던 명후는 누군가가 앞에 서있는 것을 느끼고 방향을 살짝 틀어 걸음을 옮겼다.
저벅 스윽
그러나 길을 막고 있던 누군가는 명후의 걸음에 맞추어 걸음을 옮겨 앞을 막아섰다. 명후는 다시 한 번 방향을 바꿨다. 그러나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뭐야?’
명후는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상자를 닫으며 고개를 들어 자신의 앞을 막아선 누군가를 바라보았다.
“어?”
자신의 앞길을 막은 누군가를 본 명후는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안녕!”
명후의 앞길을 막은 누군가가 명후를 향해 활짝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 작품 후기 ============================
벌써 수요일입니다. 평일의 절반이 지났네요.
남은 한주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