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71 15. 최종 승자 =========================================================================
[흑철 갑옷 제작에 성공하셨습니다.]
[스트롱 - 무구제작의 레벨이 6으로 상승하였습니다.]
“새로운 걸 만드니까 빠르긴 하네.”
기다리던 스킬 레벨 상승메시지에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중얼거렸다. 만들어보지 않은 새로운 종류의 아이템을 제작하니 숙련도가 확실히 빠르게 상승했다.
스윽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제작한 흑철 갑옷을 넣었다. 그리고 골드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다.
“100만 골드...”
인벤토리에는 무려 100만 골드가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현금으로 치면 100억에 달하는 돈이다. 수수료를 제외해도 96억.
‘정말 놀고 먹어도 될 것 같네.’
정말 놀고 먹어도 될 만한 돈이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이 돈을 너무 단기간에 벌어 그런지 기묘한 느낌과 꿈만 같다는 느낌이 들 뿐 이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고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날 한 번 잡아서 정리하고 생각해봐야겠어.’
이 돈이 어디로 도망가는 것은 아니었다. 명후는 나중에 차차 생각하기로 결정하고 다시 흑철 갑옷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쾅!
[흑철 갑옷 제작에 성공하셨습니다.]
쾅!
[흑철 갑옷 제작에 성공하셨습니다.]
그렇게 흑철 갑옷 몇 개를 추가로 제작한 명후는 이내 작업을 멈췄다. 재료가 다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이제 팔러 가볼까.”
명후는 인벤토리에 있는 골드를 한 번 더 쳐다보고 스크롤을 꺼내 데메스로 이동했다.
웅성웅성
“90궁수가 쓸 만한 단검, 활 구합니다.”
“각종 이동 스크롤 팝니다.”
“파란불꽃 길드에서 길드원 모집합니다!”
중앙 광장에는 여전히 많은 유저들이 있었고 명후는 유저들을 지나쳐 주위를 돌아다니며 골드바의 장사꾼들을 찾기 시작했다.
“급처 아이템 삽니다.”
“급처 템사요!”
“급처 아이템 최대한 쳐드립니다!”
그러나 골드바의 장사꾼들은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급처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은 전부 일반 유저들이었다.
‘다 어디간거지.. 한 번 더 돌아보자.’
명후는 다시 한 번 중앙광장을 돌며 찾아보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그 사람 때문인가?’
명후는 얼마 전 자신에게 아이템을 구매해간 한 유저를 떠올렸다. 그 유저도 골드바의 장사꾼이었다. 그러나 그는 무언가 달랐다. 그는 자신이 골드바의 장사꾼들에게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알면서도 그는 아이템을 사갔다. 그것도 수백개를 사갔다.
아이템을 사가며 그는 물었다. ‘처음 장비를 구매한 유저가 누구인지 기억하시나요?’ 그의 물음에 명후는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길드원과 이야기하면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굳이 자신에게 물어본 다는 것은 무언가 다른 목적이 있다는 뜻이었다.
명후는 이것을 말해줘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고민했다. 그러나 그런 명후의 모습을 보고 그가 이어 물었다. ‘혹시, 머리는 금발에 조금 얍삽하게 생겼고, 키는 저만하고 조금 말라보이는 사람이 처음인가요?’ 그에 물음에 명후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가 말하는 유저는 바로 골킹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자신이 판매하는 것을 보았다.
맞다고 말을 할까 말까 고민을 하던 명후는 결국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그는 미소를 지은 채 수고하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지금 보이지 않는다는 건.’
그런데 지금 골드바의 장사꾼들이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에는 그가 말해 모두가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렇다면..’
명후는 계획대로 일반 장사꾼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골드바 보다 더 쳐주겠지?’
막연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 좋네요! 110골드 가능한가요?”
“우와, 105골드 가능한가요?”
‘더 후려치네.’
그러나 명후의 생각과는 달리 일반 장사꾼 대부분이 골드바의 장사꾼들보다 가격을 더 후려쳤다. 거대 길드 소속이든 아니든 장사꾼은 역시 장사꾼이었다.
“아.. 더 사고 싶은데. 이제 돈이 없네요!”
“자본이 바닥 났네요! 죄송해요!”
거기다 골드바 장사꾼들과는 달리 자본도 많지 않아 명후는 정말 많은 유저들을 찾아 돌아다니며 아이템을 팔아야 했다.
* * * *
골드바의 길드 하우스 소회의실.
그곳에선 지금 골드바의 길드 마스터 레닌을 포함한 수뇌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말도 안 돼!”
“그게 진짜냐?”
수뇌부들은 하나같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명후가 처분한 아이템 때문이었다.
“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아이템을 팔았다고?”
“그래.”
“에이, 농담이지? 일개 유저가 아이템 수천 개를 어디서 가져와?”
“농담 아니야.”
“다른 길드가 개입한 거 아니냐?”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레베르 연합 소속 인걸 알면서도 건들 길드는 없다고 확신해.”
“정말 확신해? 길드가 개입한 게 아니라면 일개 개인이 그만한 장비를 어디서 구할 수 있겠어?”
“그래, 100% 확신 할 수는 없어. 그런데 길드가 개입 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야..”
“그럼 넌 그 유저가 어디서 그 많은 장비를 구해왔다고 생각하는데?”
“가장 확률이 높은 건 대장장이들이 동원되지 않고 유저들도 잘 모르는 외진 마을의 무구점에서 공수해 오는 것.”
“뭐? 그런 곳이 아직도 있냐?”
“있기야 하겠지. 분명 우리가 모르는 마을이 있을 거다. 포탈을 타고 어딘가를 계속 왔다갔다 했다니 다른 나라에 있는 마을일 수도 있고.”
그 말에 여태 입을 다물고 있던 수뇌부 둘이 입을 열어 말했다.
“그러면.. 문제 될 거 있나? 언젠가는 한계를 드러내겠지.”
“맞아, 지금 길드원들이 가지고 있는 장비들을 전부 구매하고. 조금씩조금씩 처분하면 되잖아?”
그 말에 레닌이 미소를 짓고 말했다.
“그 돈이 전부 내 것이 아니니까. 함부로 쓸 수가 있나. 너희들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
“에이, 뭐야.”
“까짓거 얼마나 된다고.”
“모자라면 말해라!”
수뇌부들의 말에 레닌이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한다.”
그렇게 회의가 끝나고 레닌은 팔리지 않아 넘쳐나는 물량에 고민하고 있는 길드원들을 소집했다. 길드원들은 무슨 대책이 나왔나 싶어 빠르게 모였고 소집한 길드원들이 전부 모이자 레닌이 입을 열었다.
“희망하시는 분들에 한해 구매하신 검들 자루당 100골드에 전부 매입해드리겠습니다.”
레닌의 말에 길드원들은 순간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대책이 나왔나 희망을 가지고 왔는데 구매했던 것을 재구매해준다고 한다. 자신들이 구매한 가격 그대로도 아니고 좀 더 낮은 가격에 구매를 해준다는 레닌의 말은 길드원들을 고민에 빠트렸다.
당연히 길드원들은 고민 할 수밖에 없었다. 물량이 넘쳐나 팔리지가 않는 상황이다. 언젠가는 다 처분 할 수 있겠지만 그 언젠가를 기다리다가는 시세가 내려갈 수도 있고 최악의 상황으로 더 많은 물량이 풀릴 수도 있다.
“팔겠습니다.”
“팔게요.”
길드원들은 눈물을 머금고 구매했던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아이템을 팔기 시작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내건 잘 팔리고 있는데.’
‘바보들, 알아서 물량을 줄여주네.’
‘어휴 바보 같은 놈들, 간부새끼들이 아이템을 계속 통제 할 생각인 것 같은데 뭣하러 싸게 팔아? 나중에 팔면 되지.’
각기 다른 이유로 판매를 하지 않은 길드원들도 있었다. 그들은 상황을 지켜보다 각자의 일을 보러 떠났다.
* * * *
펑!
연기화 함께 간이 대장간이 사라지고 파란 구슬이 나타났다.
스윽
명후는 땅에 떨어진 파란 구슬을 집어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 쌓인 장비를 보며 중얼거렸다.
“요즘엔 만드는 것보다 파는게 더 힘드네..”
예전 골드바 장사꾼들에게 팔았을 때는 정말 파는것이 간편했다. 그러나 요즘 일반 유저들에게 팔며 명후는 파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어서 마스터를 찍던가 해야지.”
지금은 무구를 만들고 파는데 모든 시간을 쏟아 붓고 있다. 그러나 무구제작을 마스터하면 이렇게 시간을 쏟아 붓지는 않을 것이다.
“에휴. 가볼까.”
명후는 인벤토리에서 스크롤을 꺼냈다. 그리고 한숨과 함께 스크롤을 사용해 데메스의 중앙광장으로 이동했다.
저벅저벅
광장에 도착한 명후는 바로 장사꾼들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장사꾼을 찾아 움직이던 명후는 곧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급처 아이템 삽니다.”
‘...골드바?’
급처 아이템을 구매하는 유저 위에 금괴 마크가 떡하니 보이고 있었다. 명후는 자신이 잘못 봤나 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그러나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유저의 머리 위에는 금괴 마크가 여전히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됐다.’
갑자기 왜 나타난 것인지 그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유저는 급처 아이템을 구매한다고 외치고 있었고 자신은 급처 할 아이템이 있었다.
‘오늘은 빨리 판매 할 수 있겠군.’
오늘 만큼은 유저들을 찾아다니며 아이템을 팔 필요가 없다.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유저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네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은 유저는 곧 당황함을 감추고 웃는 얼굴로 명후에게 말했다. 명후는 바로 유저에게 거래를 걸었다.
“오늘도 물품이 많으신가요?”
유저가 말했다. 유저의 말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판매할 아이템을 8개 올렸다. 곧 만족할 만한 가격이 올라왔다. 확인을 눌러 거래를 완료한 명후는 다시 유저에게 거래를 걸었다.
“아, 죄송합니다. 이제 한번에 많은 양은 안 사기로 해서요.”
그러나 유저는 거래를 받지 않았고 이어진 유저의 말에 명후는 살짝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명후는 경매장쪽으로 향하는 유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하긴, 그렇게 또 살 수는 없겠지.’
다시 나타났을때 좋게 해결이 됐나 싶었는데 역시나 좋게 해결이 된 것은 아닌 듯 했다. 명후는 아쉬운 표정을 지은 채 주위를 돌아다녔다. 사라졌던 골드바의 장사꾼들이 다시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똑같네.’
오랜 시간을 돌아다니며 제작한 아이템을 전부 판매한 명후는 아쉬운 표정을 지은 채 경매장으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제 가장 큰 문제는 연재 속도가 느린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여드리고 싶은데 늘어질까봐 잘라버리고.. 그래서 그런지 좀 더 완성된 글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연재 주기를 바꿔. 한편한편 쓰이는대로 바로바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답답하시더라도 참고 봐주세요 ㅠㅠ.
설정에 구멍도 많고 많이 모자란 작품이지만 열심히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답변의 시간]
1. 리리플 해주기 귀찮나요?
전 리리플을 독자님들과의 소통의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귀찮다니요 ㅋ 지금 리리플을 멈춘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본편보다 리리플이 더 신경쓰여 잠시 본편에 집중하기 위해 멈춘 것입니다.
물론 독자님들의 코멘을 안보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에 몇번씩 되새기며 연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