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7 8. 2억의 진실 =========================================================================
“뭐..뭐야.”
당황스러웠다. 이런 메시지가 뜰 줄은 예상치도 못했다. 명후는 다시 한 번 3억 3165만을 입력한 뒤 송금 버튼을 눌렀다.
[송금 불가! 등급을 넘어서는 금액입니다.]
[등급을 올리시거나 금액을 낮춰 주시길 바랍니다.]
[고객님의 등급은 9등급입니다. 하루 송금 한도는 50만원입니다.]
“...”
오류가 난 것은 아니었다. 명후는 침을 꼴깍 삼키며 인벤토리를 닫았다. 그리고는 재빨리 로그아웃을 했다.
* * * *
“...전설거래소?”
로그아웃을 하고 ‘전설’의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 들어간 명후는 ‘전설 거래소’라는 브랜드로 거창하게 이름이 바뀐 사이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기에 명후는 이내 등급에 관한 글을 찾기 시작했다.
“이건가?”
얼마 뒤 명후는 등급에 관한 글을 찾아냈다. 글의 내용에는 등급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었다. 명후는 글에 나와 있는 등급표를 보며 중얼거렸다.
“등급이.. 이 등급을 말한거였구나..”
9등급 : 1일 송금 한도 50만원, 거래 수수료 5%
8등급 : 1일 송금 한도 100만원, 거래 수수료 4.9%
7등급 : 1일 송금 한도 200만원, 거래 수수료 4.8%
6등급 : 1일 송금 한도 400만원, 거래 수수료 4.7%
5등급 : 거래 수수료 4.5%, 5등급 혜택 [자세히 보기]
4등급 : 거래 수수료 4%, 4등급 혜택 [자세히 보기]
3등급 : 거래 수수료 6%, 3등급 혜택 [자세히 보기]
2등급 : 거래 수수료 6.5%, 2등급 혜택 [자세히 보기]
1등급 : 거래 수수료 7%, 1등급 혜택 [자세히 보기]
프리미엄 : 거래 수수료 10%, 프리미엄 혜택 [자세히 보기]
“등급을 올릴 필요가 있겠는데..”
하루에 50만원씩 송금해서 언제 3억이 넘는 마일리지를 통장으로 보내겠는가? 등급을 올릴 필요가 있었다.
“음.. 조건이..”
그러나 등급을 올리고 싶다고 무작정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상위 등급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었다. 거기다 조건이 된다고 무조건 등급을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5등급 이상은 본사에 가야 가능하다니..”
6등급 까지는 조건만 맞으면 올릴 수 있엇지만 5등급 부터는 본사에 찾아가야만 올릴 수 있었다.
“조건만 보면 4등급 까지는 가능한데..”
4등급의 조건은 총 판매 금액 3억원 이상, 최근 한 달 판매 금액 8천만원 이상이었다.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3억원 이상이 있고 그 돈을 버는데 한달도 걸리지 않았다. 4등급으로 올라 갈 수 있는 조건은 충분히 충족했다. 그러나 문제는 본사를 찾아가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
명후는 고민했다. 본사는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스윽
“한번 갔다오자.”
명후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외출 준비를 햇다. 목적지는 전설 거래소의 본사였다.
끼이익 저벅저벅
밖으로 나온 명후는 얼마 뒤 11층 크기의 거대한 빌딩 앞에 도착했다.
“진짜 크네..”
‘전설’의 현금 거래에 관한 모든 것을 관리하는 ‘전설 거래소’는 11층이나 되는 빌딩을 전부 사용하고 있었다.
저벅저벅
명후는 전설 거래소 안으로 들어가 안내 데스크로 다가갔다.
“무엇을 도와드립니까?”
데스크로 다가가자 대기하고 있던 안내원이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명후에게 물었다.
“등급 올리러 왔습니다. 어디로 가야되나요?”
“5등급부터는 3등급은 4층, 2등급과 1등급은 5층, 프리미엄은 8층으로 가시면 됩니다.”
“아, 예. 수고하세요.”
안내원의 친절한 답변에 명후는 4층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저기로 가면 되는건가?’
4층에 도착한 명후는 바로 앞에 보이는 안내 데스크를 향해 걸어갔다.
“등급 올리러 왔는데, 어디로 가야되죠?”
“아, 몇등급으로 올리시려는 건지 알려주시겠습니까?”
“4등급입니다.”
“4등급은 이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명후의 물음에 안내원은 손을 들어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명후는 안내원이 가리킨 곳을 향해 걸어갔다.
저벅!
‘여긴가’
명후는 곧 문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문 위에는 ‘4등급 관리부’라는 부서 이름이 적혀 있었다.
스윽
명후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입구에 대기하고 있던 건장한 체구의 남성이 미소를 지은 채 명후에게 다가왔다.
“번호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여기있습니다. 대기자 수는 3명입니다.”
그리고는 번호표를 뽑아 명후에게 건네며 말했다.
스윽 저벅 털썩
‘은행 같은 느낌..’
번호표를 건네받은 명후는 의자에 앉고 내부를 둘러보며 생각했다. 꼭 은행 같은 느낌이 들었다.
“89번 고객님.”
스윽
‘내 차례네.’
고개를 내려 자신의 번호를 확인 한 명후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을 부른 직원에게 다가갔다.
“등급을 올리러 왔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명후의 말에 직원은 능숙하고 빠르게 손을 움직이더니 곧 4장의 서류를 꺼내 명후에게 건네며 말했다.
“작성해주시고 신분증과 함께 주시면 됩니다.”
“...”
명후는 직원의 말에 4장의 서류를 꼼꼼히 읽기 시작했다.
스윽스윽
서류를 다 읽은 명후는 서류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가져온 신분증을 꺼내 작성한 서류와 함께 직원에게 건넸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서류와 신분증을 받은 직원은 서류와 신분증을 보며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이윽고 입력을 마친 직원은 서랍에서 펜과 도장을 꺼내 펜으로 서류 어딘가를 체크하고 도장을 찍은 뒤 준비 되어 있던 봉투에 서류 4장을 넣었다. 그리고는 서랍을 열어 서류가 담긴 봉투를 넣었다.
스윽
“방금 내가 너희 쪽으로 올린거 있는데, 그거 확인 해주고 전화좀 줘. 응 수고해.”
그리고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말을 한 뒤 전화를 끊은 직원은 명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재 고객님의 등급을 확인 한 결과 9등급 이신데 저희 시스템 상 바로 4등급으로 올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
“판매금액 3억, 최근 한달 판매 금액 8천만원 이상이 되셔서 조건은 충분히 되시는데 저희 시스템 상 9등급에서 6등급은 한 번에 되지만 6등급부터는 각 등급 관리부를 통해 차례대로 올려야 됩니다. 현재 고객님의 등급은 6등급으로 올린 상태이고 5등급 관리부에 요청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5등급 관리부에서 확인이 되면 바로 4등급으로 올려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아..”
직원의 말을 끝까지 들은 명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까 직원이 했던 전화가 바로 그 전화라는 것을 깨달았다.
“저기 궁금한 게 있는데..”
전화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했다. 이왕 기다리는 것 그 사이 궁금한 것이나 물어보기로 결정한 명후는 직원에게 말했다.
“네, 어떤 것이 궁금하십니까?”
“제가 4등급으로 올라간 뒤 한 달 이내에 다시 8천만원 이상을 판매 하지 못하면 4등급에서 다시 등급이 떨어지나요?”
명후의 물음에 직원은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어 말했다.
“아닙니다. 4등급으로 올라가시면 한 달에 8천만원 이상 판매를 하지 않으셔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단, 6개월 이내에 1억 5천만원 이상을 판매 하지 못하시면 5등급으로 떨어지십니다.”
“아..”
명후는 직원의 답변에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시스템이 참.. 등급 유지하려면 고정적으로 수수료를 바쳐야 되는거네.’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기간 내에 정해진 금액 이상을 판매해야 했다. 판매를 하면 기본적으로 수수료가 붙는다. 즉,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회사에 꼬박꼬박 수수료를 바쳐야 했다.
띠리리링
바로 그때였다.
“응, 어. 응. 수고해.”
전화가 울리고 전화를 받은 직원은 컴퓨터를 보며 통화를 하더니 이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명후를 보고 밝은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어 말했다.
“현재 4등급으로 등급이 올라가셨습니다.”
“아. 예. 수고하세요.”
등급이 올라갔다는 말에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대답을 한 뒤 직원에게 신분증을 받고 자리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부서 내 고객 전용으로 설치한 컴퓨터 앞으로 다가갔다.
스윽스윽
그리고 빠르게 전설 거래소 페이지로 들어가 로그인을 한 뒤 남아있는 마일리지를 전액 통장으로 송금했다.
저벅저벅
볼 일을 마친 명후는 문을 열고 4등급 관리부에서 복도로 나왔다. 그리고는 빠르게 1층으로 걸어갔다.
“저기있다.”
1층으로 내려온 명후는 한쪽에 위치해 있는 ATM 기기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가져온 통장을 넣어 제대로 송금이 됐는지 확인을 했다.
“...”
명후는 3억이 넘는 금액이 찍혀있는 자신의 통장을 보며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명후는 침을 꼴깍 삼키고 통장을 가슴 깊숙이 넣은 뒤 빌딩 밖으로 나와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 * * *
“왔어?”
집으로 들어온 명후는 자신을 반겨주는 엄마의 목소리에 깊숙이 넣어둔 통장을 한 번 만지고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응, 왔어.”
“커피 마실래?”
“응.”
명후는 부엌으로 걸어가 자신의 커피를 타고 있는 엄마를 보며 다시 한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엄마, 근데 있잖아...”
한참 수다를 떨던 명후는 이야기를 꺼낼 때가 됐다는 생각에 운을 띄었다.
“응.”
“그 예전에 내가 물 마시고 방으로 들어가다가 빚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 2억?”
“..어? 어.”
물어보자마자 대답을 해주는 엄마의 반응에 명후는 살짝 당황했다.
“그거 다 갚았지!”
“...?”
그리고 이어진 말에 명후는 고개를 갸웃 거릴 수밖에 없었다. 2만원도 아니고 2억이었다. 그런데 무슨 돈이 있다고 2억을 벌써 다 갚았단 말인가?
‘걱정 할까봐 그러는건가?’
명후는 엄마가 자신이 걱정을 할까봐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야? 사실대로 말해줘.”
명후는 재차 물었다. 그러자 엄마가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명후를 보며 말했다.
“진짜야. 다 갚았어.”
“진짜...?”
명후는 믿기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재차 물었다. 그러자 엄마는 얘가 왜이러지? 라는 듯한 눈빛으로 명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응, 현질했다.”
“아..어?”
“2만원으로 아이템을 사서 파니까 7억 주더라. 그래서 민서 엄마한테 이자까지 넉넉히 쳐서 갚았지.”
“...”
2억의 빚은 현금이 아니었다.
‘게..게임 머니.’
2억의 빚, 그것은 바로 게임 머니였다.
============================ 작품 후기 ============================
-龍- / ㄷㄷ
자하천 / 감사합니다~~
발록 /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칼데라린 / ㅎㅎ
마린더스 / 쿠폰 감사합니다! 연참은.. 18일부터?
호랭이가죽 / 연재량을 늘리고 싶..지만 18일부터!
bod안경 / 앜ㅋ
쿠레미 / ㅎㅎㅎㅎ
기간트 / 감사합니다!!
snew7002 / 그러셨나요!?
추락한날개 / 저도 많이 올리고 싶지만.. 18일부터!?
스캐빈저로드 / 정확한 오류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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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빈저로드님이 광전사는 천과 가죽류만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해주셔서! 37화 뚫리지 않는 강철갑옷 부분 수정했습니다!
보이는 오타, 오류 지적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18일부터는 꾸준히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