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4 5. 폭포에서.avi =========================================================================
“...”
명후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여인을 보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인의 모습은 참으로 매혹적이었다.
‘저 당당함은 몸매에서 나오나?’
거기다 부끄러운 기색 하나 없이 여인은 당당히 다가오고 있었다. 명후는 그 당당함이 왠지 몸매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찰박! 저벅!
여인은 물에서 나와 걸음을 멈추고 명후를 응시했다. 명후는 자신을 쳐다보는 여인의 얼굴을 마주 바라보았다.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깊고 맑은 눈, 오뚝한 코, 앵두 같은 입술, 새하얀 피부 등 여인은 참으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저...”
바로 그때였다. 여인의 입이 열렸다. 그리고 명후는 살짝 붉어진 여인의 볼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보시면 부끄러워요..”
곧 손으로 자신의 가슴과 여성을 가리며 부끄럽다는 듯 어쩔 줄 몰라 하는 여인의 모습은 정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타오른다!’
명후는 여인을 보며 무언가가 활활 타오르는 것을 느꼇다. 그리고 여인이 붉어진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다가 눈웃음을 지은 그 순간 명후는 여인에게서 자신에게 날아오는 하트를 볼 수 있었다.
‘하트가 날아온다!’
명후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하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가상현실이라고는 하지만 현실과 다를 바 없이 구현되어 있어서 그런지 여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음?”
그러나 명후는 곧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아아아악!
“뭐야?”
하트가 계속해서 자신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착각이 아니라 진짜 날아오고 있었다.
퍽!
하트가 명후에게 작렬했다. 그리고 명후는 볼 수 있었다.
[20초간 캐릭터를 통제 할 수 없습니다.]
[30초간 마법 방어력이 30% 감소합니다.]
[30초간 모든 저항이 30% 감소합니다.]
‘...’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여인에게 다가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 하고 당황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좋아!”
여인은 가슴과 여성을 가렸던 손을 내리고 명후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명후는 그런 여인의 모습을 보며 여인의 정체를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다.
‘구미호다! 구미호야! 이런 미친! 이런식으로 구현을 해놓다니 좋은 녀석들!’
여인은 구미호가 분명했다. 이런식으로 구미호가 구현되어 있을 줄은 몰랐던 명후는 속으로 밝게 미소를 지으며 여인의 몸을 빠르게 훑었다. 그리고 하트에 의해 생명력이 깎였는지 확인을 한 명후는 살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3만이나?’
하트 한번 맞았을 뿐인데 생명력이 3만이나 날아갔다. 아무리 방어력이 낮다고 해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하트에 의해 입은 데미지는 컸다.
“호호호호!”
그 순간 여인의 뒤에 새하얀 꼬리 9개가 나타났다.
‘저 꼬리는 어디서 튀어 나왔을까?’
아름답고 탐스럽던 여인의 뒤태가 생각난 명후는 그것이 상당히 궁금했다. 그러나 자신의 몸 하나 통제하지 못하는 명후는 그것을 확인 할 수 없었고 곧 여인에게서 자신에게 날아오는 여인의 가슴만한 흰 구슬을 볼 수 있었다.
수욱!
흰 구슬은 그대로 명후를 지나쳤다.
‘...!’
깎인 생명력을 확인한 명후는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미친! 4만?’
엄청난 데미지였다. 깎인 생명력에 당황하던 명후는 등 뒤에서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명후는 뒤로 돌 수 없었고 얼마 뒤 자신의 등을 지나 가슴을 통해 다시 여인에게 돌아가는 흰 구슬을 보았다.
‘... 합쳐서 8만..’
한 번에 공격에 8만의 생명력이 날아갔다. 하트에 의해 입은 데미지를 포함해 무려 11만의 생명력이 날아간 명후는 남은 생명력을 확인했다.
‘8만...’
자신의 남은 생명력을 확인한 명후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러나 아직 캐릭터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지나야 했다. 명후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고 그저 멍하니 구미호를 향해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슥슥슥슥슥!
바로 그때였다. 구미호의 꼬리 위로 9개의 하얀 불꽃, 백염이 나타났다.
‘끝장 날 것 같은데.’
명후는 자신의 주먹 만한 크기의 백염을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그리고 곧 구미호의 앞에 도착한 명후는 구미호의 얼굴을 보고 다시 한번 침을 꼴깍 삼킬 수밖에 없었다.
‘진짜 예쁘네.’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구미호의 얼굴은 그것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상하네?”
구미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명후를 바라보았다. 명후는 자신을 향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구미호를 보며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그리고 곧 이어진 구미호의 행동에 명후는 진짜 숨이 막혀왔다.
와락!
구미호가 자신의 가슴에 명후의 얼굴을 끌어당겼다.
‘...이곳이 천국인가?’
구미호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명후는 무언가 활활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움찔
그렇게 시간이 지나 명후는 다시 캐릭터를 통제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움직이고 싶지 않았던 명후는 그대로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구미호에게 안겨 있었고 구미호는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움직이지 않는 명후를 보며 중얼거렸다.
“이제 몸을 움직일 수 있는데 왜 안 움직이지?”
움찔
구미호의 말에 명후는 순간 움찔했다. 그리고는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다가 그냥 이대로 있기로 했다. 가상현실이라고는 해도 몬스터라고는 해도 이 상황이 너무나도 좋았다.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고 가만히 있는 건가?”
구미호의 말에 명후는 순간 위화감을 느꼈다. 그리고는 재빨리 남은 생명력을 확인했다.
‘헉!’
명후는 남은 생명력을 보고 빠르게 구미호를 밀쳐내며 가슴에서 빠져나왔다.
“그..그게 공격이었어?”
그저 가슴에 파묻혀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남아 있던 8만의 생명력이 현재 2만이 약간 넘게 남아 있었다.
“뭐야? 그냥 죽으려는거 아니었어?”
구미호는 자신을 밀쳐낸 명후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어차피 상관없지.”
9개의 백염중 1개가 명후를 향해 날아왔다.
펑!
백염에 적중당한 명후는 재빨리 남은 생명력을 확인했다. 죽지 않은 것으로 보아 백염의 데미지가 상당히 낮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시발.’
그러나 남은 생명력을 확인 한 명후는 절로 욕이 나왔다. 남은 생명력은 500이 채 되지 않았다. 2만에 달하는 생명력이 한번에 날아간 것이다. 하트나 흰 구슬에 비해 데미지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백염은 1개가 아닌 9개였다.
‘저걸 다 맞으면 18만이라는 건데...’
자신의 총 생명력이 19만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흰 구슬도 필요 없이 하트에 백염 9개면 끝장이었다.
“후..”
명후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공격 한번이면 자신은 죽을 것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명후는 구미호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후회는 없었다. 이렇게 죽는 것이라면 몇 번이고 죽어 줄 수 있었다.
“와라!”
명후는 구미호를 바라보며 외쳤다. 그런 명후의 외침에 구미호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명후에게 백염을 날렸다.
펑!
[사망하셨습니다.]
사망 메시지와 함께 명후의 시야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 * * *
“하.. 이렇게 죽다니.”
캡슐에서 나온 명후는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첫 죽음을 맞이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정말 엄청났어.”
명후는 자신에게 첫 죽음을 선사한 구미호를 떠올렸다. 사기적인 데미지는 둘째 치고 정말 숨막히는 몸매였다. 거기다 얼굴까지 아름다웠다.
“...하.”
그렇게 구미호에 대해 생각을 하던 명후는 가슴에 파묻힌 때를 떠올리고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 당시의 광경을 떠올리니 절로 몸이 후끈후끈해졌다.
“물이나 마시자.”
명후는 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시원하게 물을 한잔 마신 후 다시 방으로 걸어갔다. 바로 그때였다.
“후....”
안방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깊은 한숨소리에 명후는 걸음을 멈췄다.
“2억.. 갚아야지. 미안해.”
그리고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명후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명후는 무슨 일이냐고 묻기 위해 안방 문고리를 잡았다.
“후..”
그러나 어머니의 깊은 한숨에 명후는 그대로 문고리에서 손을 놓고 방으로 들어왔다.
“나 뭐하는거지...”
방으로 들어온 명후는 방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캡슐을 바라보았다. 전역 후 게임만 하고 있는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하게 느껴졌다.
“돈을 벌어야 되..”
그렇게 중얼거린 명후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템 다 팔면 20~30은 나오겠지? 그리고 알바를 찾자”
명후는 ‘전설’에 있는 아이템을 전부 처분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결심을 한 명후는 일단 ‘전설’의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 사측에서 직접 운영하는 거래 사이트를 들어갔다.
다다닥. 따닥.
“...어?”
거래 사이트에 들어가 ‘전설’의 구매 게시판에 들어간 명후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구매 게시판 제일 위에는 매직급 철검을 구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문제는 그 금액이었다.
“20만원?”
그 금액이 무려 20만원이었다. 다른 글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렉인가?”
명후는 홈페이지가 렉이 걸려 이러나 싶어 새로고침을 눌렀다. 새로고침을 누르자 20만원에 매직급 철검을 구매한다는 글이 사라졌다. 다른 글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역..어?”
역시나라고 생각을 했던 명후는 곧 그 글들이 새로운 글들에 묻혀 다음페이지로 넘어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을 깨달은 명후는 천천히 구매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구매 게시판의 올라와 있는 글들을 몇페이지 확인 한 명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말도 안 돼...”
이해가 가지 않았다. 구매 게시판에는 수십만원을 주고서라도 매직급 아이템을 산다는 글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면 판매 게시판에는...”
명후는 재빨리 마우스를 움직여 판매 게시판에 들어갔다. 그렇게 판매 게시판에 들어간 명후는 구매 게시판에서 놀란 것보다 더욱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구매 게시판에서 수십만원이었던 매직급 아이템들이 더욱 비싼 가격에 올라와 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이게 팔리기는 하는거야?”
이 믿기지 않는 상황에 마우스를 움직여 판매 완료 게시판을 눌러 들어갔다.
“...”
판매 완료 게시판을 확인한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판매 완료 게시판에는 팔릴 것 같지 않던 매직아이템들이 판매가 완료되었다는 글들로 가득 차 있었다.
딸칵
새로고침을 누른 명후는 새로고침을 누른 그 짧은 시간동안 거래가 완료되어 새롭게 올라온 5개의 판매글들을 보았다.
“노말급 몽둥이 5만원, 매직급 흑철검 90만원, 매직급 강철각반 30만원...?”
판매 완료 게시판에 올라왔다는 것은 이미 그 가격에 거래가 되었다는 것을 뜻했다. 명후는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레어나 유니크도 아닌 매직급 아이템이 이렇게 비싼 가격에 거래 된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하..”
명후는 짧게 숨을 내뱉고 서서히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매직급이 이정도라면 레어와 유니크의 가격은 엄청날 것이 분명했다.
“후!”
다시 한번 숨을 내뱉은 명후는 판매 완료 게시판과 구매 완료 게시판을 오가며 아이템들이 거래되는 가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구미호는 잠시 퇴장!
고무맛부동액 / 그렇습니다!
라무데 / 그래서 사망!
로젤란스 / 그렇죠?
도끼천사야 / 감사합니다! 최대한 노력해서 연재하겠습니다.
와룡선생a / 헉!
울퉁불퉁 / 흐흐..
기간트 / 다른 무기도 사용하기는 하지만 주무기는 너클입니다!
snew7002 / 추석부터 일일연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