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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리저드맨은 햄버거가 먹고 싶다-70화 (71/78)

제 70화

전갈꼬리 늑대 전골

그런 이유로 정해진 장거리 여행.

바다의 도시 리일라에 갈 때도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엘프의 마을까지 가는 길은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리일라와 같은 대도시를 몇 개를 지나는 것은 물론, 나중에는 아예 국경까지 넘어야 했으니까.

한 번에 가는 것이 아닌 중간에 다른 여러 도시를 경유해서 지나가야 한다.

그러므로 곧바로 출발하지는 않았다.

여러 가지 준비도 해야 했고, 또 기다려야 하는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상행의 호위 임무.

그대로 걸어서 나가기에는 엘프의 마을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었던 탓이었다.

같은 유스티아 왕국 안에 있는 바닷가의 도시 리일라에 갈 때도 호위 임무라는 이름으로 마차를 얻어서 타고 다녔는데 유스티아 왕국의 밖에 있는 엘프의 영역이라면 더욱더 그러했다.

설령 세계수 쪽으로 출발하는 호위 의뢰가 나올 때까지 며칠 정도 기다리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그렇게 해서 며칠 뒤, 우리는 세계수로 직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중간쯤에 존재하는 도시로 향하는 행상의 호위로 지원할 수 있었다.

“짐 다 챙겼으면 이제 그만 출발하지.”

“흑……. 지금 출발하면 언제쯤에나 돌아올지……. 정말 그리울 거예요.”

출발할 준비를 모두 끝마치고 모험가 길드 앞에 모인 우리 네 사람에게 마중을 나온 웬디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리일라에 갈 때 만해도 이렇게 슬퍼하지는 않았는데.

어느새 장거리 원정을 한다고 슬퍼해 주는 사람도 있고.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나도 어느새 이 아스트람이라는 도시의 주민이 된 것인가.

나는 새삼스레 감회에 젖어서 웬디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우리가 떠나는 것이 서운한 것인가.

“흑……. 감자튀김……. 멧돼지 등갈비……. 훈제 삼족계……. 흑흑…….”

아. 그건 아닌가 보네.

그녀는 길드의 접수원 일을 하며 가끔 여러 가지 편의를 봐주었는데, 그때마다 그 보답으로 같이 밥을 먹고는 했다.

설마 여기서 우리가 떠나는 게 슬픈 게 아니라 내가 만든 밥을 못 먹는 게 슬픈 것일 줄은 몰랐는데.

방향성은 달랐지만 어쨌든 슬퍼해 주는 웬디의 배웅을 받으며 우리는 상행의 호위 임무를 하기 위해 그 상행이 있는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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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참여한 상행은 제법 크기가 큰 것이어서 우리 네 명을 제외하고도 네 명으로 구성된 또 다른 파티가 하나 더 참여해 있었다.

파티의 리더 역할을 맡으면서 모험가치고는 흔치 않게 커다란 방패를 사용하는 키가 큰 쾌활한 청년 로그윈.

주근깨가 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본다면 매력적인 얼굴상인 붉은 머리의 여궁수, 마틸다.

제국 출신의 방랑 마법사로 여러 곳을 돌아다닌다고 하는 깐깐해 보이는 인상의 청년, 제리.

단검 두 자루라는 단출한 복장을 한, 만나고 난 뒤부터 줄곧 싱글벙글하며 웃는 얼굴을 하는 고양이 수인 미냐.

전위 둘과 후위 둘로 구성된 전투 관련 임무를 주력으로 하는 모험가 파티의 정석 같은 일행들이었다.

그렇게 우리 넷과 로그윈 일행은 서로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고는 그대로 출발하였다.

상행이 출발하고 짐마차 뒤에 탑승한 우리는 각자 한가하게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겉보기에도 붙임성이 좋을 것 같은 청년인 로그윈은 마리가 하프 엘프라는 소개를 듣고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 마리시아 씨는 하프 엘프였습니까? 그러면 우리 일행인 마틸다와 똑같네요. 마틸다도 마침 하프 엘프거든요.”

“진짜요? 귀가 하나도 길지 않아서 몰랐어요.”

“야! 야아! 그걸 왜 말해!”

로그윈의 말을 들은 마리는 반갑다는 듯 마틸다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마틸다는 오히려 얼굴을 붉히면서 로그윈의 어깨를 흔들며 소리쳤다.

“왜? 너 맨날 뭐만 하면 항상 너희 할머니가 하프 엘프라서 자기도 하프 하프 하프 엘프라고 자랑하고 다녔잖아.”

“야! 너 진짜!”

그 말에 마틸다는 더이상 얼굴이 빨개질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로그윈의 목을 조르려 했고 그런 그녀의 손길을 그는 익숙하다는 듯 좁은 짐마차의 공간 임에도 불구하고 요리조리 잽싸게 피해 다녔다.

“이런, 가만히 좀 있어라.”

“냐하하. 내버려 둬. 어차피 쟤네들은 맨날 싸우니까.”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이 소란 피우는 모습을 이마를 찡그리며 노려보는 마법사 제리와 생글생글 웃으면서 구경만 하는 미냐.

보아하니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 듯 익숙한 모양새였다.

파티원들끼리 사이도 좋아 보이고.

괜찮은 길동무를 만난 것 같아서 다행이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고양이 수인이면서도 시종일관 여우 눈을 하며 생글거리던 미냐가 내게 말을 건넸다.

“그보다 리저드맨은 처음 봐.”

미냐의 말에 제리는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가? 같은 수인인데도?”

“냐하하. 수인이라고 뭉뚱그려서 표현하기는 하지만 따지고 보면 종족마다 전부 다 다른 종족이니까.”

“하기는……. 수인 자체가 자기들끼리만 모여 사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가 살던 마을을 떠올렸다.

내가 살던 고향도 베르데 밀림 근처의 숲에 몸을 숨기듯이 숨겨져 있어서 리저드맨들끼리 모여 살았으니까.

이런 성향은 수인들 사이에서는 흔하게 퍼져있는 성향이라 할 수 있었다.

수인이라는 카테고리에 한데 묶어놓으면 그 수는 꽤 되지만, 반대로 각각의 종족으로 나눈다면 이 세계의 인구비율에서는 정말 한 줌밖에 되지 않으니.

일례로 인간에게 수인을 만난 적이 있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인간이 그렇다고 답하겠지만, 특정한 종족의 수인을 꼽아서 만난 적이 있냐고 묻는다면 그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겠지.

그렇게 수인들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동족들이 얼마 없는 소수 민족 같은 신세여서 자연스럽게 다른 인간종들에게 밀려서 인적이 드는 장소에 자기들만의 사회를 꾸리며 살아가는 게 대부분인 것이다.

“냐하하. 사실은 리저드맨만이 아니라 아예 스킨 계열의 수인은 처음 봐. 옵션 계열의 수인들과는 달리 스킨 계열의 수인은 인간 사회에는 별로 진출을 하지 않으니까.”

“옵션 계열이 많이 진출하는 거지. 귀나 꼬리를 제외하면 인간과 별 차이가 없으니까.”

“그것도 그렇네. 냐하하.”

그리고 수인은 크게 세 종류로 나누어지는데 옵션, 스킨, 시프트로 나뉜다고 할 수 있었다.

옵션은 나의 눈앞에 있는 미냐와 같이 평범한 인간의 형상에 귀나 꼬리 같은 신체 말단의 특정 부분만이 동물의 형상을 한 종류의 수인을 의미한다.

이런 종류의 수인들은 외형도 인간과 거의 차이가 없지만, 대신 신체적 능력 또한 마찬가지로 거의 인간에 가까우며 동물의 특성을 거의 지니지 않는다.

두 번째는 바로 내가 해당하는 분류인 스킨, 이름 그대로 평범한 인간의 골격에다 동물의 가죽을 뒤집어씌운 듯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인간의 형상에서 많이 벗어난 만큼, 신체적으로도 동물의 특성을 가장 크게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평범한 인간보다 근력이 높은 것은 물론이고 그 종족에 따라서 동물의 고유한 신체 기관을 가지고 있다.

당장 내 종족인 리저드맨만 해도 매년 주기적으로 탈피를 하고 있고 뱀 계열의 수인은 피트 기관을 가지고 있어서 열을 감지하는 능력도 있다고.

사실 옵션과 스킨이라는 두 분류로 나누고는 있지만, 수인 중에서도 옵션과 스킨 그사이에 속하는 분류하기 애매한 수인 종족도 있어서 명확하게 나누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은 가장 이질적인 수인인 시프트 계열, 혹은 셰이프 시프터, 웨어 비스트라고도 불리는 수인.

이름에서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이 이쪽 계열의 수인은 평상시에는 평범한 인간과 똑같은 외견을 가지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 수인의 모습을 오가는 것이다.

어떤 때는 인간의 형상이었다가, 옵션 계열 수인의 형상으로 거기에 스킨 계열의 형상으로.

소문에 따르면 완전히 동물의 형상으로 변신하는 때도 있다고.

당연히 이 시프트 계열 수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늑대인간인 웨어 울프다.

그 능력만 본다면 옵션과 스킨 두 수인의 장점을 합친 것만 같지만 그 수는 다른 수인들에 비해서도 월등히 적어서 제대로 된 목격담조차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부 인간종들 사이에서는 단지 동물로 변신하는 마법을 쓴 드루이드들에 대한 소문이 와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돌고 있으니.

당연히 나 또한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어쩌면 사실은 시프트 계열의 수인들은 이미 평범한 인간인 척 위장하여 인간 사회에 숨어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보다 예전부터 든 생각인데 인간의 모습에 실존하는 동물의 형태가 덧붙은 인간종이라니.

상당히 이상하지 않나?

이 세계의 사람들은 처음부터 그랬기에, 그리고 또 생물학 같은 학문이 크게 발전하지 않았기에 별생각이 없는 듯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수인이라는 종족 자체가 꽤 이상하지 않나 싶다.

그나마 포유류 동물의 수인이라면 이상하지는 않지만, 명백하게 포유류면서 파충류나 조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 싶다.

무슨 키메라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면서 우리는 상행을 계속했다.

일반적인 상행이라면 마수들의 습격에 대비해야 했지만, 아직 도시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된 초입이고, 또 내가 마나를 넓게 퍼트려서 은근히 주변의 다른 마수들에게 경고를 하고 있으니 이번 상행 중에 마수들에게 습격받을 일은 없겠지.

날씨는 화창했고,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평화로운 여행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게 따사로운 바람을 맞으며 잠시 눈이라도 붙일까 생각하던 순간이었다.

“습격이다! 모험가 양반들 습격이요!”

뭐?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화에 이어서 이번화또한 요리와는 다소 동떨어진 세계관 설명에 대한 부분이 주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될 수 있으면 연참을 할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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