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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리저드맨은 햄버거가 먹고 싶다-67화 (68/78)

제 67화

용가리 공룡 너겟

어째서 음식을 내줄 수 없는지 설명을 끝마친 웬디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고 테이블에 앉은 두 사람은 마리 일행을 쳐다보았다.

“저 녀석들은…….”

“아는 일행입니까?”

“기억 안 나십니까? 저번에 먹물 늑대들을 해치우고 며칠 뒤에 또다시 저희가 있는 곳에 찾아온 그 모험가 일행들이지 않습니까.”

“아. 저들이 바로 그…….”

루이의 말에 알베르는 새삼스러운 눈으로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상당한 우연이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유적 발굴 작업을 하면서도 방해만 하더니 이런 곳에서까지……. 아!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뭡니까? 그 좋은 생각이라는 게.”

“지금 만드는 음식이 저 모험가들이 만드는 음식이라 모험가 길드에서 팔지 못한다면 우리가 저 모험가들에게 웃돈을 주고 음식을 사면 되는 것 아닙니까!”

“뭐라고요?”

루이의 말을 들은 알베르는 기가 찬다는 듯 그를 한 번 흘겨보았다.

스파인 제국의 기사단이라는 인물씩이나 되어서 일개 모험가가 만든 음식이 먹고 싶어서 웃돈까지 줘가며 구매한다니.

그 눈빛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마치 그 자체로 제정신이냐고 되묻는 것만 같았다.

‘당신은 기사로서 자존심도 없습니까?’

그렇게 어이없는 표정을 지은 알베르가 루이에게 타박하는 말을 내뱉으려 할 때였다.

치이이익

또다시 들리는 고기가 튀겨지는 소리와 당연하다는 듯 그 뒤를 따라서 풍겨오는 튀김 음식 특유의 마성의 향기

꿀꺽

“당신은…….”

알베르는 계속해서 말을 내뱉으려 했지만, 그를 제지하기에는 너무나 매혹적인 향기였다.

결국, 그는 루이를 타박하는 대신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그의 행동을 허가하였다.

.

.

.

한편 그 순간, 마리는 세레나를 향해서 자신이 먹었던 요리에 대해서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 중이었다.

“그래서 그때 먹은 바다 골렘 요리가 엄청 맛이 있었거든요!”

“으에에……. 바다 골렘이면 사실상 벌레잖아. 그런걸 먹는 거야?”

“훗. 벌레라고 편견을 가지다니 한심하군! 그런 하찮은 편견이 새로운 맛의 경험을 가로막는 것이다!”

카리나는 자신 또한 바다 골렘 요리가 먹기 싫다고 난리를 쳤던 것은 다 잊었는지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세레나는 카리나의 그 말에 오히려 으엑하는 표정을 지으며 질색하며 말했다.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벌레는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데…….”

“후우……. 어쩔 수 없네요! 다음에 바퀴벌레라도 잡아서 쿠르트 씨에게 요리해달라고 하는 수밖에!”

“뭐!? 야! 하지 마!”

그렇게 세 사람은 쿠르트가 들었다면 어처구니없어하며 마리의 정수리에 꿀밤을 날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떠드는 세 사람에게 어느새 접근한 성검 기사단의 부 단장 루이는 껄렁한 말투로 말을 건넸다.

“어이.”

“어……. 카리나 씨. 누가 부르는 데 아는 사람이에요?”

“아니요. 전혀 모르는 사람입니다만……. 세레나. 네가 아는 사람이냐?”

“나도 모르는 사람인데? 야. 넌 뭐야?”

셋 다 모르는 사람이라는 결론이 나자 세레나는 자연스럽게 날이 선 말투로 루이에게 말했다.

그것은 애초에 루이가 먼저 껄렁한 말투로 말을 걸어왔기에 마찬가지의 태도로 받아친 것뿐이었지만, 루이는 자신의 태도는 생각하지도 않고 말했다.

“뭐야? 하! 요 녀석 말하는 것 좀 봐라! 됐고, 지금 주방에서 만드는 음식 너희 거라며?”

“그래. 우리 것인데 뭐 불만 있냐?”

“그거 우리한테 팔아라. 돈은 충분히 얹어줄 테니.”

“....”

“....”

“....”

루이의 그 다짜고짜 본론부터 갖다 박는 무례한 명령조의 말.

그것은 딱히 악의를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인간 지상주의 사상이 깊게 박힌 제국민으로서 20년 동안 몸에 밴 습관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야 상대는 드워프와 엘프가 섞인 무리였으니.

오히려 그의 입장에서는 세레나가 까칠하게 말하는 것도 무시하고 웃돈을 얹어준다고 한 시점에서 충분히 신사적으로 대응했다고 생각할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가 있는 곳은 스파인 제국이 아니라 유스티아 왕국이었고, 유스티아 왕국에서 그의 이러한 행동은 무례하기 그지없는 짓이었으니.

루이의 그 행동에 세 사람은 잠시 할 말을 잃었고, 곧 세 사람 중 대표로 세레나가 사납게 인상을 쓰며 말했다.

“미쳤냐? 꺼져.”

“뭐, 뭐라고!? 안 그래도 예전부터 네 녀석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마침 잘 됐다.”

루이와 세레나 둘 다 유순한 성격은 아니었고 그런 두 사람이 만났으니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은 필연에 가까운 것이었다.

루이는 인상을 팍 찡그리며 슬그머니 손을 허리춤에 있는 검으로 가져갔고, 세레나 또한 사나운 얼굴로 맥주를 들이켜며 마나를 순환시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점점 두 사람의 분위기가 흉흉해지며 긴장감이 극에 달하기 시작했을 때 그 사이에 끼어든 사람이 있었다.

“그만, 저 사람의 말이 무례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다짜고짜 싸울 정도의 일은 아니지 않은가.”

“카리나…!”

“루이. 당신도 그만하십시오. 요리를 구매해오겠다고 큰소리를 치더니 결국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것입니까? 당신은 지금 스스로의 처지를 잊어버린 것입니까?”

“다, 단장님…! 그게 아니라…….”

두 사람을 말린 것은 카리나와 알베르였다.

카리나는 세레나의 행동부터 나가는 성격을 타박하였고, 알베르 또한 루이를 타박하였다.

특히, 단순히 세레나의 경솔한 성격을 타박하는 카리나와 달리 알베르는 진심으로 루이의 행동에 대해서 불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 있게 요리를 사 오겠다고 장담을 하며 나가더니 결국 간 지 1분도 되지 않아서 순식간에 험상궂은 분위기를 만들다니.

만약 자신이 말리지 않았다면 정말로 싸움이 일어났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자신들이 제국의 기사단원이라는 것이 밝혀질 수도 있는 위험한 행동이었던 것이었다.

그것은 임무를 거의 다 끝내고 돌아가는 것만 남았는데 마지막에 초를 치는 행동을 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알베르는 그런 마음을 담아서 다른 사람들 몰래 루이를 사납게 쏘아보았고 그 눈빛에 뒤늦게 정신을 차린 루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곤혹스러워할 뿐이었다.

그렇게 루이가 정신을 차린 것을 확인한 알베르는 곧바로 태도를 바꾸어서 마리 일행에게 기품있는 태도로 사과하였다.

“죄송합니다. 제 일행이 성미가 급해서……. 대신 사죄하도록 하겠습니다.”

“뭐, 뭐어……. 사과를 한다면 못 받아줄 것도 없지.”

알베르의 사과에 카리나가 말리는 순간 이미 흥이 깨져서 감정이 식기 시작한 세레나는 오히려 민망하다는 듯 눈을 피하며 그의 사과를 받아주었고, 그렇게 격렬해지려던 테이블의 분위기는 일단락이 되었다.

그렇게 분위기가 진정된 것을 확인하고 알베르는 루이를 대신하여 본론을 꺼냈다.

“사실은 저희가 이 건물의 밖에서 음식의 향기를 맡고 식욕이 동해서 들어왔는데 길드의 종업원 양이 이르길 이 향기를 내뿜는 요리는 길드에서 파는 음식이 아니라 모험가분들이 직접 요리를 한 음식이라서 판매할 수 없는 음식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혹시 그 음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여쭤보는 것입니다. 아, 물론 요리의 대금에 관한 부분은 부족하지 않게 치르겠습니다.”

알베르가 뱉은 말은 본질적으로는 루이와 같은 말이었으나 세 사람이 느끼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자신이 행동하는 이유에 대해서 먼저 설명하고 예의를 차려서 부탁하는 태도는 알베르의 귀족적인 외모와 예의 바른 태도와 합쳐져서 루이의 건방진 태도와는 달리 세 사람이 마음을 풀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 그런 일이라면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지만…….”

“음. 이 일에 관해서는 우리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맞아요. 일단 쿠르트 씨에게 허락을 구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쿠르트 씨?”

“네. 지금 이 요리를 만들고 있는 분이에요!”

그 말에 알베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과연……. 알겠습니다. 그럼 그 쿠르트 씨라는 분과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쳇. 무슨 고급 식당도 아니고 밥 한 끼 먹기 더럽게 힘드네.”

“루이.”

그 말에 루이는 끝까지 불손한 태도로 투덜거렸지만, 곧 알베르가 눈치를 주자 말없이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알베르가 눈치를 주었기 때문에 마지 못해서 입을 다문 것이지 결코 그의 불만이 사라졌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리고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했던가.

마침 쿠르트에 대한 주제가 나오는 것을 알기라도 한 것처럼 쿠르트는 커다란 접시에 기름이 번들거리는 황금색으로 빛나는 여러 가지 모양의 아룡 고기 튀김을 들고 테이블로 돌아왔다.

“뭐야? 못 보던 사람들이 있네. 아는 사람들이야?”

테이블 위에 데포르메 된 아룡 모양의 너겟을 올려놓은 쿠르트는 마리 일행을 돌아보며 물었다.

“아. 쿠르트 씨. 이 자들은 사실…….”

그의 물음에 카리나가 무언가 설명을 하려 할 때, 그 사이에 루이가 끼어들며 소리쳤다.

“하! 세 명이 눈치를 보길래 뭐 대단한 사람이 나오나 싶었는데 고작 리저드맨이었어?”

알베르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끼어들며 큰소리를 친 루이.

그의 고향인 스파인 제국에서 리저드맨을 비롯한 수인들은 드워프나 엘프보다도 한 등급이 낮은 3등급의 종족으로 취급받았다.

그리고 3등급이란 준시민으로 인정받는 2등급과는 달리 그보다 한 단계가 낮은 등급.

즉, 노예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토록 자신들을 번거롭게 만들었던 인물의 정체가 겨우 자신의 나라였으면 노예 생활이나 했을 리저드맨 따위라니.

그 사실에 루이는 알베르의 경고도 잊고 또다시 제 성질을 주체 못 하고 시비조로 외쳤다.

그 루이의 예의 없는 말에 쿠르트의 동공이 세로로 길게 찢어지고 마리 일행들마저도 분노를 참지 못하게 되려는 순간.

따악!

순간 하나의 손바닥이 그의 뒤통수를 가격했고, 갑작스러운 그 충격에 그는 자신의 뒤통수를 부여잡으며 그 손바닥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아야야……. 단장…! 어째서!”

그러나 알베르는 오히려 뒤통수를 부여잡으며 항의하는 루이의 뒷머리를 잡고 다시 강제로 고개를 숙이게 했다.

그리고 그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들려오는 알베르의 목소리.

“닥쳐. 이 새끼야.”

그것은 평소의 언제나 점잖고 기품있던 귀족다운 태도가 아닌 긴장과 공포가 확연히 묻어나오는 필사적인 목소리였다.

알베르는 그렇게 루이의 고개를 강제로 숙이고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쿠르트를 바라보았다.

어느덧 그의 뺨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로 공모전의 본선 마지막 날입니다.

물론 심사일까지 포함한다면 아질 일주일의 시간이 더욱 남았지만

그럼에도 공모전의 마지막날은 마지막날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본선에 오른 다른 분들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좋은 글을 쓸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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