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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리저드맨은 햄버거가 먹고 싶다-62화 (63/78)

제 62화

데리야끼 공룡 구이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애초에 마리 일행이 의뢰를 받게 된 계기는 마수들의 이상 행동.

그리고 검은 먹물 늑대가 생태계의 정상에 군림하고 있을 때도 아무 문제가 없었던 마수들이 이상 행동을 보인다는 것은 그 먹물 늑대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포식자가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었으니.

그 아룡이야 말로 이 일대에 발생한 이상 사태의 원인인 존재였다.

“엄청나게 큰 쿠르트 씨다!”

“진정하세요! 마리시아 양! 저건 쿠르트 씨가 아니라 아룡입니다!”

“아룡!? 저 녀석이 어째서 여기에!?”

그건 제국의 기사단조차도 예측하지 못했던 순수한 우연의 산물이었다.

크허어엉!

크아아앙!

갑작스럽게 난입한 아룡의 모습에 두 마리의 헬 하운드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목표를 마리 일행에게서 아룡으로 바꾸었다.

두 마리의 헬 하운드는 재빠른 속도로 좌우로 나뉘어서 그 아룡이 대항하기 곤란하게 양측에서 각각 달려들었다.

그것은 오랜 세월 합을 맞춰온 연인 같은 행동이었고, 어느 쪽이든 위협적인 그 협공에 한 쪽에만 대응했다가는 다른 한쪽에 공격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적절한 것이었다.

그러나 헬 하운드들에게 있어서 예측하지 못한 것은 아룡과 그들 사이에는 협공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격차가 존재했으니.

크롸아아아아아!

아룡은 자신의 왼쪽에서 들이 받아오는 헬 하운드는 신경도 쓰지 않고 오른쪽에서 돌격해오는 헬 하운드를 주둥이를 크게 열어서 깨물었다.

깨애앵!

설마 그 아룡이 자신 반대편의 헬 하운드는 신경도 쓰지 않고 곧바로 자신을 깨물 줄 몰랐던 듯 그 헬 하운드는 구슬픈 비명을 지르며 속절없이 낚아챘다.

그러자 아직 자유로운 쪽의 헬 하운드는 자신의 파트너가 붙잡힌 것에 분노하며 사납게 울부짖으며 돌격했다.

헬 하운드의 감정이 더욱 거세짐에 따라서 더욱 격렬하게 그 마수의 몸을 감싸는 화염.

그 화염의 색은 점점 짙어지다 못해 마침내 그 마수의 털빛과 같은 칠흑의 불길한 빛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그 헬 하운드의 돌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아룡은 그저 발을 들어 올려 자신에게 돌격하는 그 마수를 가볍게 짓밟아 버렸다.

캐애앵!

그리고는 자신의 발밑에 깔려서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며 화염을 내뿜는 헬 하운드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이 입에 물고 있는 헬 하운드를 향해서 마나를 순환시키기 시작했다.

그 아룡의 모습에 입에 물린 헬 하운드 또한 필사적으로 화염을 증폭시키면서 발악을 했지만 아무리 화염의 온도를 높게 올려도 그 아룡은 화상을 입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당연한 이야기였다.

진짜 용의 입장에서는 불쾌한 일이지만 아룡이 그나마 아(亞)가 들어가는 유사 용종이라 불릴 수 있는 이유.

이윽고 아룡의 몸에서 순환이 된 마나가 그 아룡 내부의 화염 주머니에 모이기 시작했고, 충분한 마나가 응축된 화염 주머니는 그 마나를 고열의 에너지로 변환하여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아룡의 입안에서 붉은색의 빛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아룡의 몸속에 있는 화염 주머니가 열리면서 초고온의 화염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화아아아아아!

깨애앵! 깨애애…….

그 화염은 자신의 화염 갈기를 최대한으로 올린 헬 하운드라도 버틸 수가 없는 고온이었다.

애초에 그 마수가 입안에 물린 채로 발버둥을 쳤음에도 아룡은 화상조차 입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처음부터 두 마수의 격차를 말해주고 있었으니.

아룡의 입에 물린 채로 그 마수가 쏘아낸 브레스를 지근거리에서 직격한 헬 하운드는 한참을 발버둥을 치다가 이내 비명조차 내지 못하고 축 늘어지고 말았다.

브레스를 모두 뿜어내고 자신의 입에 물린 마수가 더는 반항하지 않는 것을 깨달은 아룡은 거칠게 목을 한 번 흔들며 그 헬 하운드를 내팽개쳤고 이내 자신의 발밑에 깔린 헬 하운드마저도 짓밟고 있던 발에 체중을 실었다.

뿌득

깨애앵…!

그것으로 끝이었다.

아룡의 발에 깔려서 화염을 내뿜으며 저항하던 헬 하운드는 뼈가 부서지는 불길한 소리와 함께 애처로운 비명을 단말마로 내지르고는 추욱 늘어진 것이었으니.

두 마리의 헬 하운드가 곧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아룡은 자신이야말로 이 숲의 지배자라고 선언하듯 숲속을 뒤흔드는 굉음을 토해냈다.

크롸아아아아아!

아룡과는 제법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헬 하운드가 순식간에…….”

“아룡은 진짜 용에 비하면 지성도, 날개도 없는 반쪽짜리라 들었는데……. 그 아룡마저도 이 정도의 무력을 가진 것인가…….”

“어째서 드워프와 페어리의 영역에나 존재하는 녀석이 이곳에 나타난 거야!”

세 사람은 각자 아룡의 전투력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경계 자세를 더욱 견고하게 유지하였다.

헬 하운드나 먹물 늑대와 아룡 그 셋은 모두 토벌 등급 은에 해당하는 마수들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위험도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었다.

은 등급 중에서도 중하위권 정도에 속하는 다른 두 마수와 달리 아룡은 그 전투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은 등급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마수.

은 등급 둘에 철 등급 한 명의 모험가로 구성된 마리 일행으로서 정면에서 맞붙기는 어려운 마수인 것이다.

헬 하운드를 쓰러트린 아룡이 그대로 만족하고 자리를 떠난다면 좋았겠지만, 숲을 뒤흔드는 한참 승리의 포효를 내뱉던 아룡은 곧 자신의 시야에 들어온 세 명의 방해물을 보고는 포효를 멈추었다.

“이대로 못 본 척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역시 그렇게는 안 되네요.”

“전투를 각오하도록.”

“아이씨……. 고향도 아닌데 이런 곳에서 아룡을 만나다니 운도 없지.”

아직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아룡이 세로로 길게 찢어진 눈동자를 번뜩이며 세 사람을 마주 보았고, 그렇게 세 사람과 한 마리의 마수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

.

.

촤악!

오러를 실어서 힘껏 내지른 배틀 엑스임에도 카리나의 일격은 아룡의 피부와 그 안의 살을 얕게 베었을 뿐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어중간한 공격으로 인해서 그 아룡은 성질을 자극받은 것인지 더욱더 거칠게 날뛰게 만들뿐이었다.

“야! 오히려 성질만 돋우면 어떻게 해!”

“큭! 나라고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그러나 카리나의 말을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는데 갑작스럽게 휘두른 아룡의 꼬리를 배틀 엑스로 방어하기 위해서 자세를 취해야 했기 때문이다.

배틀 엑스의 옆면으로 아룡의 공격을 받아냈음에도 그 충격을 완전히 상쇄하지 못하고 크게 날아간 카리나.

“괜찮아요!?”

“큭. 무기로 막아내서 큰 피해는 없다. 하지만 녀석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카리나의 오러로도 깊은 상처를 낼 수 없는 데다 세레나가 최대 화력을 낼 수 있는 화염 마법 또한 불을 내뿜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화염의 저항력이 높은 아룡에게는 그 위력이 반감된다.

유일하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은 눈동자 같은 급소를 노리는 마리의 화살뿐이었지만, 그조차도 처음 눈동자를 꿰뚫릴 뻔한 아룡이 마리의 화살을 한껏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에 좀처럼 빈틈을 노릴 수가 없었다.

그 아룡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불을 뿜을 뿐인 단순한 능력뿐이었지만, 진정으로 위협적인 것은 그 능력이 아닌 신장이 4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체구와 그 체급에 걸맞은 힘과 내구성이었다.

웬만한 공격으로는 아룡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가할 수도 없었고 반대로 아룡의 공격에 직격당한다면 그 한방 한방이 치명상이 될 수도 있는 불합리한 난이도.

그럼에도 그녀들이 아직 전투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순전히 아룡의 앞발이 매우 작게 퇴화해서 단순한 공격밖에 할 수 없는 덕이었다.

그렇기에 한 방 한방이 큰 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고, 공격의 전조를 파악하는 즉시 몸을 피하는 것으로 직격만은 피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는 전투.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전황은 마리 일행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그나마 카리나는 아직 배틀 엑스를 쥐고서 분전을 하고 있었지만, 계속된 마법의 영창으로 세레나의 마나는 어느새 그 끝을 보이고 있었고 마리 또한 화살이 얼마 남지 않아 신중하게 공격의 틈새를 노려야만 했다.

끈질기게 버티는 세 사람에게 짜증이 난 아룡은 곧 일격으로 마무리를 짓겠다는 듯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와 동시에 그 마수의 체내의 마나들이 움직이며 화염 주머니를 달구기 시작했다.

그것은 처음 헬 하운드를 상대로 선보였던 브레스의 전조.

“브레스다! 피해!”

화아아아아!

세 사람은 곧 나무의 뒤편으로 몸을 던졌지만 곧이어서 쏟아진 아룡의 브레스는 그녀들이 숨은 나무를 그대로 불태우고도 멈추지 않았다.

나무에 이어서 자신들마저 삼킬 기세로 타오르는 아룡의 숨결에 카리나는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을 감싸며 배틀 엑스를 세워 오러를 최대한 방사형으로 펼쳤다.

“제가 막겠습니다!”

“카리나 씨! 위험해요!”

“이 바보가! 나도 힘을 보탤게! 솟아나라! 물의 장벽!”

그리고 다른 두 사람을 감싸는 카리나의 앞에 솟아오르는 물로 이루어진 투명한 방벽.

아룡의 숨결은 세 사람이 몸을 숨긴 나무는 가볍게 불태워 없애며 화염의 파도를 그리며 전진했지만 카리나의 오러와 세레나의 마법이라는 두 가지 장벽에는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크, 크으윽…!”

“조금만 더 버텨봐!”

“카리나 씨…! 레나 씨…!”

화아아아아아!

이윽고 아룡의 숨결과 카리나, 세레나 두 사람 중 어느 쪽이 먼저 쓰러지는지 맞붙는 힘의 줄다리기

끊임없이 쏟아지는 화염의 파도와 물의 장벽이 만남으로써 순식간의 그 물의 장벽은 수증기가 되어서 실시간으로 깎여나갔고, 곧 배틀 엑스뿐만이 아니라 전신의 오러를 두른 카리나가 인간 방패가 되어서 다른 두 사람의 방패가 되어주었다.

그렇게 마침내 아룡의 숨결이 멎은 자리에는 세 사람의 인영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따름이었다.

“두 사람 다 괜찮아요!?”

마리의 걱정 섞인 그 말에 카리나는 거의 탈진하다 싶은 모습으로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아아……. 저는 괜찮습니다……. 마리시…….”

털썩

“카, 카리나 양!? 레나 씨! 카리나 씨가 쓰러졌어요!?”

마리는 세레나를 돌아보고는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지만 돌아본 방향에도 마찬가지로 세레나가 온몸에 힘이 빠진 것인지 힘없이 쓰러진 모습 그대로였다.

“레, 레나 씨!”

“후, 후우……. 미안해. 마나가 다 떨어졌다. 더는 몸이 움직이지 않아.”

“두, 두 사람 모두…!”

그 말을 끝으로 세레나 또한 탈진 현상을 버티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그르르르르…….

그렇게 정신을 잃은 두 사람을 당황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마리는 아룡의 낮은 울음소리에 고개를 돌며 그 마수를 바라보았다.

그 마수는 두 번이나 브레스를 쏜 것으로 명백하게 지친 듯 다소 헉헉거렸으나 그 두 눈만은 승기를 붙잡은 희열에 흉흉한 빛으로 세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문득 모험가 길드의 밖을 바라본 나는 심상치 않은 날씨를 보고는 중얼거렸다.

“으음……. 비가 올 거 같은데…….”

모험가 길드의 뒷마당에 말려놓은 고기나 버섯 같은 것들을 안으로 들여놓아야겠네.

이제 와서 비에 젖으면 큰일이니.

콰르릉!

그 순간 번개가 번쩍이며 본격적으로 비가 내릴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런, 빨리 움직여야겠다.

왠지 기분이 좋지 않은 찝찝한 날씨에 나는 곧장 밖에 내놓은 식재료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침까지 맑았던 하늘은 곧 비가 올 듯한 흐린 날씨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서인웅 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연참분 연재가 늦어서 이렇게 다음날 새벽에 감사인사를 하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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