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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리저드맨은 햄버거가 먹고 싶다-58화 (59/78)

제 58화

닭가슴살 버섯 완자탕

쿠르트가 정우와 함께 평화롭게 햄버그를 먹고 있었을 무렵, 마리 일행은 숲속을 거닐며 탐색을 계속하고 있었다.

원래 받았던 의뢰는 검은 먹물 늑대를 사냥하는 것뿐이었지만, 야행성인 그 마수를 찾아다니는 데 한참 걸릴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그 마수들이 먼저 달려든 덕에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토벌이 끝난 덕에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물론, 이 일은 아무런 돈이 되지 않는 일이니만큼 일반적인 모험가라면 마수의 토벌이 끝난 순간 더이상 볼일은 없다며 바로 돌아갔을 것이었다.

이대로 모험가 길드로 돌아가도 보수를 받는 데는 문제 없었을 테니.

하지만 호기심과 모험심이 충만한 하프 엘프인 마리는 이 수상쩍은 사태에 대해서 알아보기를 희망했고, 마찬가지로 의구심을 느끼고 있던 카리나와 세레나 또한 그녀의 의견에 찬성하며 위험해지면 언제든지 철수를 한다는 조건으로 수색을 하는 것이다.

거기에다 그래서는 당초 목표로 했던 다이어트에는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기껏해야 이제 겨우 점심시간이라 부를 정도의 시간, 아직 몇 시간 정도는 더 시간적 여유가 있음을 확인한 그녀들은 곧바로 이 이상 사태의 원인에 대해서 찾아보자며 의견을 통일한 것이다.

그렇게 세 사람은 다 같이 뭉쳐서 주변 지역을 돌아다녔는데, 그중에서 검은 먹물 늑대가 나타난 방향을 중점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들의 주된 활동시간이 아닌 낮인데도 불구하고 무리로 모습을 드러내고, 곧이어서 벌어진 전투에서도 자신들의 무리 대부분이 토벌되었음에도 도망치지 않은 그 모습은 마치 무언가에 대해서 더이상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막연히 검은 먹물 늑대들이 습격해온 방향을 수색하기를 한참.

어쩌면 사실 이번 사건은 무슨 외적인 다른 요인이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단순히 우연에 불과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질 무렵이었다.

애초부터 두 사람의 의견에 동의했을 뿐, 원래부터 탐색에 별 의욕이 없었던 세레나는 챙겨왔던 증류주로 입술을 적시며 말했다.

“후우……. 그런데 뭘 찾아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수색을 한다니. 이거 의미 없는 거 아니야?”

“차라리 쿠르트 씨라도 같이 왔었다면 큰 도움이 되었을 텐데…….”

“야! 쿠르트가 같이 왔으면 우리가 다이어트를 한다는 사실이 들켜버리잖아!”

물론 쿠르트는 처음 그녀들이 자기들끼리만 의뢰를 나가겠다고 했을 때, 이미 모든 것을 눈치챘지만 세레나는 아직도 쿠르트가 자신들끼리만 의뢰를 나선 이유를 눈치채지 못했다고 믿으며 말했다.

“흠. 그것도 그렇군……. 하지만 이렇게 성과도 없이 계속해서 수색을 하는 게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지……. 마리시아 양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마리시아 양?”

“....”

그러나 마리는 카리나의 말에도 반응하지 않고 눈을 감고 조용히 무언가를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는 카리나가 뭐라 하기도 전에 곧바로 무언가를 느낀 장소를 향해서 이동했다.

“마, 마리시아 양!”

“야! 같이 가!”

갑작스럽게 얼굴을 굳히고 이동하는 마리의 행동에 두 사람은 급하게 마리를 따라 이동했다.

그렇게 이동하는 와중에 마리뿐만 아니라 두 사람에게도 느껴지는 이질적인 향기.

매우 지독한 악취처럼 불쾌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정신없이 냄새를 맡고 싶어지는 향기.

그 향기를 따라서 간 곳에 존재한 것은 검은 먹물 늑대의 소굴로 보이는 장소였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서 눈에 띄는 색을 하고서 냄새를 풍기고 있었던 것.

그것은 몽글몽글한 분홍색 거품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상하게 생긴 물건이었다.

가까이 갈수록 진해지는 그 머리가 어지러운 향기.

“여기서 그 마수들의 소굴……. 그보다 저기 보이는 거 물건은 도대체 뭐죠?”

“뭐, 뭔가 기억이 날 것도 같은데……. 냄새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워서 잘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그보다 계속 향을 맡고 있으니 점점 편해지는 것도 같은데 잠시 쉬지 않겠습니까?”

“헤헤……. 그렇게 할까요?”

그렇게 마수 소굴의 진동하는 정체불명의 향기에 두 사람이 점점 긴장을 풀고 정신을 놓으려 할 때였다.

“몰아쳐라! 폭풍의 조각!”

휘이이잉!

갑작스럽게 주문을 영창한 세레나가 그 마수의 소굴 안에 가득 차 있던 냄새를 모두 밖으로 날려 버렸다.

“뭐 하는 거야! 이 바보들아! 정신 차려!”

세레나가 호통을 치며 소굴을 가득 채운 그 냄새를 밖으로 날려버리자, 두 사람은 서서히 정신을 되찾고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으, 으으……. 뭐죠? 조금 전까지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에요.”

“아! 기억났다! 저건 분홍 환각 양의 양털입니다!”

“뭐라고요!?”

분홍 환각 양은 이름 그대로 분홍색의 털을 가진 양의 마수이다.

그 마수는 공격성이 매우 낮고, 그 공격성만큼 전투력도 낮아서 토벌 자체는 철 등급의 모험가도 할 수 있을 정도의 마수였는데, 그런 물리적인 무해함에도 불구하고 그 마수는 특급 해수종으로 지정되어서 보이는 즉시 토벌해야 하는 마수였다.

그 이유는 그 마수의 몸에서 자라는 털.

그 마수의 마수화가 되면서 자신의 천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신의 털을 특별한 성질을 띠도록 변화시켰다.

그 분홍색 솜사탕 같은 형태의 그 털이 가지는 효능은 바로 강력한 환각제 작용을 하는 향기를 내뿜는 것.

위기감을 느낀 분홍 환각 양은 자신의 털에서 강렬한 환각 향을 내뿜는데, 이 향기를 맡으면 처음에는 긴장이 이완되고 무기력해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계속해서 그 향기를 맡으면 끝내 환각을 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암시장에서는 분홍 환각 양의 털을 가공해서 상시 환각 향을 내뿜게 만든 것을, 일종의 환각제로서 거래하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천연의 마약이나 다름없는 그 양털로 분홍 환각 양은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환각 향을 내뿜은 것으로 인해서 보이는 족족 최우선으로 토벌해야 하는 특급 해수종으로 지정이 된 것이다.

거기에 한 가지 더, 그 마수의 양털이 가지고 있는 작용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그 향을 맡는 중에는 공격성을 오히려 줄이고, 행복감을 느끼게 되지만 그 향기에는 강한 중독성이 있어서 한 번 그 향기에 빠지게 되면, 금단증상으로서 지능의 저하, 성격의 흉포화 등의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그 부작용으로 인해서 유스티아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검투사나 노예들을 흉포하게 만들려고 일부러 그 양털에 중독시킨다고도 하니.

그 향기로 인한 효능이던, 아니면 향기를 맡지 않아서 생기는 부작용이든 어느 쪽이든 악용되기 좋은 효과를 가진 그 양털은 어째서 그 초식종의 마수가 보이는 즉시 토벌되어야 하는 특급 해수종으로 지정된 것인지 알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것을 깨달은 카리나는 아직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으며 말했다.

“그렇군. 그 먹물 늑대들은 이 양털의 향기에 중독되어서 공격성을 보인 것이었군.”

“하지만 이런 곳에 누가 양털을 가지고 온 걸까요?”

“그거야 도시로 양털을 밀반입하던 밀수꾼이 습격당하면서 강탈당한 거겠지. 밀수꾼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로는 거닐 수 없을 테니 몰래 산길을 타면서 이동하다 재수 없게 이 마수들에게 습격당한 것이겠지. 뭐.”

“아, 과연 일리가 있네요.”

“그치? 그러면 이제 좀 떨어져 줄래? 저 양털을 불태워야 하니까.”

세레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마법으로 불을 피워서 늑대 마수의 소굴에 있던 양털을 전부 불태워서 없애버렸다.

그렇게 양털을 모두 불태운 세 사람은 남아있는 불씨가 없는지 한 번 확인하고는 발길을 돌려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보다 환각 양털의 밀수꾼이라니 흉흉한 이야기네요.”

“역시 그렇죠? 가는 길에 위병소에 들려서 한 번 이야기 해주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미 도시 내에 양털이 유통되고 있다면 그것도 큰 문제일 테니까.”

“그보다 점심도 안 먹어서 피곤하네.”

“레나 씨……. 그렇게 빈속에 증류주를 마시면 속 쓰리지 않나요?”

그녀들의 얼굴은 자신들이 품고 있었던 의문이 풀린 것으로 인해 개운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정작 그 검은 먹물 늑대의 소굴에는 그 양털 이외에는 사람이 소지하고 있던 물건 따위는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며.

.

.

.

그리고 그 늑대 마수 소굴에서 조금 더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비밀스러운 장소.

그곳에서 세 사람의 행동을 감시하던 무리가 있었다.

성질이 사나워보이는 붉은색의 머리를 한 남자와 그와는 정 반대로 웨이브진 금발이 인상적인 귀족적인 인상을 한 실눈의 사내였다.

그들은 곧 세 사람이 완전히 등을 돌려서 도시로 돌아가자 감시하는 것을 거두고는 비로소 입을 열기 시작했다.

“단장님.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는 것 같은데요?”

“아, 그렇습니까? 그것 참 다행이군요.”

“다행은 무슨. 기껏 그 늑대 놈들 양털에 절여서 겨우 문지기로 만들어 놨는데 허무하게 다 죽어버리고 말았잖아요.”

“그래도 애초에 그 마수들을 문지기로 심어둔 것은 저희의 위치를 숨기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까. 그러니 비록 죽어버리기는 했지만, 미끼가 되어서 저희의 위치까지는 도달하지 않았으니 그것으로 다행 아닙니까.”

그 자상한 목소리를 한 남자의 말에 다소 거친 말투를 한 사내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혀를 차며 말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찾아왔다면 모처럼 힘들게 길들인 마수들을 죽인 보답을 해주려고 했는데.”

“그래도 죽이지 않고 끝났다면 그것으로 다행이지 않습니까. 어차피 저들을 해쳤다면 그것을 수상하게 여긴 모험가 길드에서 추가적인 수색을 하려 했을 수도 있었으니. 그보다 탐색은 얼마나 진행되었습니까?”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제 며칠이면 곧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멍청한 왕국 녀석들. 아스트람의 주변에 잊혀진 역사의 실마리를 풀 열쇠가 잠들어있다는 사실도 모르다니.”

"그래도 덕분에 방해받지 않고 여유롭게 작업을 할 수 있지 않았습니까. 자, 조금만 더 힘내서 빨리 일을 끝마치고 돌아가죠.”

"알겠습니다. 하루 빨리 돌아가고 싶네요. 제국으로. ”

그렇게 세 사람을 지켜보던 두 사람은 곧 자신들의 할 일을 하기 위해서 돌아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화부터는 정상적으로 요리 파트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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