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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리저드맨은 햄버거가 먹고 싶다-57화 (58/78)

제 57화

닭가슴살 버섯 완자탕

그 순간 검은 먹물 늑대가 그 이름 그대로 카리나의 그림자 속에서 튀어나왔다.

크허엉!

그것은 배틀액스를 크게 휘두르며 눈앞의 다른 검은 먹물 늑대를 상대하는 카리나에게는 방어할 수 없는 완벽한 기습으로 보였다.

하지만 카리나가 그 검은 먹물 늑대에게 눈길도 안 주고 허리춤에서 손도끼를 뽑아서 검은 먹물 늑대의 머리를 부수기도 전에 하나의 화살이 마치 검은 먹물 늑대가 튀어나오기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 마수의 머리를 꿰뚫었다.

“후방은 저에게 맡겨주세요!”

“감사합니다! 마리시아 양!”

“영창 준비됐어! 모두 눈 조심해!”

그리고 곧이어서 준비가 끝난 세레나의 마법.

비록 숲속이어서 그녀의 장기 마법인 화염 마법은 사용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 해도 소규모 전투에서 마법사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비대칭 전력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존재였다.

“준비됐어!”

“바로 날려버리세요!”

“간다! 솟아오르는 섬광!”

번쩍!

마법의 준비가 끝나자마자 격발한 세레나의 마법은 아무 파괴력을 지니지 않은 마법이었다.

그저 일정 시간 동안 그녀의 주위 일정 영역, 대지에서 엄청난 빛이 뿜어져 나올 뿐인 게 전부인 마법.

하지만 이 전투에 한해서 그 효과는 매우 뛰어났다.

그것은 그녀들이 상대하는 마수가 바로 검은 먹물 늑대 무리였기 때문이다.

이 마수들이 바로 이번 의뢰에서 그녀들이 토벌해야 하는 대상인 마수들이었다.

그 마수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털이 검은 짐승이었는데 보통의 생물이라면 아무리 털이 검은색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빛을 받으면 그 빛을 반사하기 마련인데도 불구하고 그 마수만은 빛을 완전히 흡수하는 것 같은 검은 털을 가지고 있었다.

검은 먹물 늑대란 자신의 신체의 성질을 물질보다는 어둠이라는 개념 사이 어딘가로 변질시킨 마수다.

그로 인해서 검은 먹물 늑대는 자신의 신체를 짧은 시간 동안 그림자와 일체화시킬 수 있었는데 그로 인해서 자신의 신체를 마치 그림자 속에 녹아드는 물감처럼 변화시킬 수 있는 까다로운 마수였다.

거기에 그림자가 이어지기만 한다면 자신의 그림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그림자로 이동할 수도 있으므로 자신의 등 뒤에서 아무런 전조도 없이 솟아나는 검은 먹물 늑대는 그 일대의 동물들에게는 공포로 군림하는 존재이었다.

또한, 문자 그대로 신체 구조가 그림자에 한 발 걸쳐 있는 탓인지 죽은 뒤에는 마석을 제외한 부위는 시간에 따라서 저절로 녹아내리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므로 당연히 요리 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그에 따라 자연스레 쿠르트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세레나의 마법이 격발하자 대지를 중심으로 뿜어져 나오는 섬광에 검은 먹물 늑대의 그림자가 흐릿하게 흩어졌다.

그리고 그림자가 흐릿해지는 것으로 당연히 그림자에 숨어드는 방법을 주요 전략으로 삼는 검은 먹물 늑대의 가장 유효한 전략이 붕괴하였고, 그림자 속으로 숨어서 이동할 수 없다면 평범한 늑대보다도 약한 신체를 가지고 있는 그 마수들은 더이상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했다.

그 뒤로 벌어진 것은 일방적인 사냥이었다.

그나마 처음에는 영창중인 세레나를 보호하며 싸워야 했기 때문에 마리 일행이 조금 불리했지만, 세레나의 영창이 끝나고 검은 먹물 늑대의 가장 큰 장기가 봉인 당한 지금에서는 그 마수들의 개별적인 전투력은 철 등급과 동 등급의 사이라고 보아도 무방했기 때문이다.

검은 먹물 늑대들은 당황하며 어떻게든 그림자를 찾아서 그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이미 대지 자체가 빛을 내뿜고 있는 상황에서는 모든 그림자가 옅어져서 검은 먹물 늑대가 마땅히 숨을 공간이 없었고, 그렇게 당황하는 마수들의 몸뚱어리에 하나씩 카리나의 손도끼와 마리의 화살이 박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레나의 마법의 효과를 받으며 전투를 이어나간 결과 자신만만하게 그녀들을 기습했던 검은 먹물 늑대의 무리는 어느새 반의반도 남지 않게 된 것이다.

크르르르르

“하아……. 하아……. 이쯤이면 포기할 법도 한데 이상하군.”

“확실히 이 마수들은 뭔가 이상해요.”

크아아아!

그 순간, 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던 눈부신 빛이 모두 꺼지며 마법의 효과가 끝이 나자 먹은 먹물 늑대는 곧바로 자신의 그림자 속으로 녹아들었다.

그것이야말로 검은 먹물 늑대 무리를 토벌등급 은 등급에 측정될 수 있게 하여준 기술인 그림자 숨기였다.

하지만 처음 전투가 시작했을 때와 달리 자신의 그림자 속으로 숨은 마수를 보고도 카리나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검은 먹물 늑대가 그림자에 녹아들 수 있는 시간은 겨우 몇 초뿐.

그리고 그뿐만이 아니다.

그림자에 녹아든 마수를 우리가 인지할 수 없는 것처럼 그림자의 녹아든 마수 또한 완전히 물질세계와 분리된 상태가 되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외부에서 검은 먹물 늑대를 인식할 수 없는 것처럼 검은 먹물 늑대 또한 외부의 환경을 인지할 수 없다.

따라서 마수가 그림자 속으로 이동할 때에는 주변의 상황을 보고 능동적인 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자 속에 녹아들기 전에 이동할 곳을 미리 정해두고 그곳에서 튀어나오는 수동적인 이동을 할 뿐이다.

그리고 혼잡한 난전 속이라면 모를까.

이미 몇 번이나 당해서 눈에 익을 대로 익은 그 기술을 대치 상황에서 정정당당하게 눈앞에서 마주하게 된다면, 그것은 카리나가 쿠르트 정도의 숙련된 사냥꾼이 아니라 하더라도 눈치챌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 녀석들이 어디로 튀어나올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렇게 검은 먹물 마수가 사라지고 나서 몇 초 뒤, 카리나는 망설이지 않고 세레나를 향해서 손도끼를 투척했다.

“뭐, 뭐하는……. 꺄악!”

퍼억!

퍼억!

그러나 세레나를 향해서 던졌음에도 세레나는 하나도 상처를 입지 않았는데, 그것은 마침 타이밍 좋게 그녀의 그림자에서 튀어나온 검은 먹물 늑대가 마치 그녀를 지키듯이 대신해서 그 손도끼를 몸으로 받아냈기 때문이다.

검은 먹물 늑대들의 생각은 읽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전까지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처럼 보였던 전투의 전황을 뒤집은 것은 세레나의 마법.

그렇다면 세레나만 쓰러트린다면 다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전장이 돌아갈 것이라는 어리석은 믿음.

그러나 그 어리석은 판단마저도 이미 카리나에게 읽혀서 무참히 분쇄되고 만 것이었다.

이어서 마지막으로 튀어나온 마수마저도 배틀 액스를 들고 있는 카리나의 손에 쓰러진 것으로 비로소 그녀들을 습격했던 검은 먹물 늑대 무리가 전멸한 것이었다.

.

.

.

그렇게 전투를 끝낸 마리 일행은 전투의 뒷정리를 하며 휴식을 취했다.

“야! 마지막에 손도끼를 그렇게 위험하게 던지면 어떻게 해! 하마터면 맞을 뻔했잖아!”

“그래도 안 맞았지 않나. 거기에 오히려 내가 손도끼를 던지지 않았으면 네가 위험했을 텐데?”

“으으으……. 그건 그렇지만……. 던질 거면 던지기 전에 미리 말이라도 하란 말이야!”

“다음부터는 참고하도록 하지.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야! 너 지금 말 돌리는 거지!”

카리나의 말에 세레나는 그 말이 단순히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말을 돌린다 여겼지만, 의외로 마리는 카리나의 의견에 동의하며 말했다.

“맞아요. 이 의외를 받았을 때도 뭔가 석연찮은 느낌이 있었는데, 이 마수들을 토벌하고 나서 확실해 졌어요. 이건 뭔가 이상해요.”

“마리, 너까지……. 잠깐, 그런데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마리의 말에 세레나는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화내기를 멈추고 순식간에 진지한 표정이 되어서 물었다.

“내가 알기로 검은 먹물 늑대는 야행성의 마수다. 그림자에 몸을 숨길 수 있는 특성을 가졌기에 그 능력을 100%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필연적으로 밤이기 때문이지.”

“그뿐만이 아니에요. 늑대라는 생물은 제법 지능이 높은 생물이에요. 그건 마수화된 검은 먹물 늑대 또한 다르지 않아요. 교활하고 집요하게 사냥감의 약점을 찾아서 그림자 속에서 습격하는 것. 그것이 이 마수들의 습성이에요.”

그 말에 세레나는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를 깨닫고 얼굴을 굳혔다.

“하지만 이 녀석들이 습격한 것은 환한 대낮, 녀석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최악의 시간대. 그리고 우리의 빈틈을 노리는 게 아니라 노골적으로 기척을 내뿜으며 정면에서 습격하는 것은 이 마수의 특성이 아니라는 거네?”

“맞아요. 거기에 마지막 한 개체가 남을 때까지 전투를 계속한다니 명백하게 자연적인 모습이 아니에요.”

“그렇다면 무언가 이 녀석들을 이상하게 만든 요인이라는 게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겠지.”

두 사람의 말을 들은 세레나는 무겁게 결론을 내렸다.

“검은 먹물 늑대가 이상 행동을 벌일 정도로 강력한 마수가 자리를 잡았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이 마수들을 폭주시켰다…….”

다이어트를 할 생각으로 가볍게 나온 의뢰에 그녀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의 무언가가 얽혀있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먹는 것도 좋지만 모험도 좋아!

모험도 좋지만 먹는 것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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