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0화
프롤로그
추방된 사악한 마법사 크루아.
연구 윤리를 운운하며 자신의 재능을 시기한 동료 마법사들에 의해서 마탑에서 쫒겨난 지도 10년이 흘렀다.
그동안 크루아는 자신을 추방한 마법사 놈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그리고 왕국의 머저리들에게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기 위해서 복수를 꿈꿔왔다.
그리고 그 결과.
합성 마도 생물 키메라.
황금 가죽을 가진 사자의 몸통에 그리폰의 날개, 꼬리는 맹독을 가진 씨 서펜트.
하나하나가 작은 마을 하나쯤은 가뿐하게 없애버릴 수 있는 토벌등급 은에 해당하는 마수들의 장점만을 조합하여 탄생시킨 생물병기.
10년이라는 노력 끝에 완성된 자신의 걸작품.
이 녀석이라면 복수할 수 있다.
자신을 무시해온…….
하찮은 연구 윤리를 들먹이며 연구를 방해해온 마탑의 머저리들도…….
자신을 추방한 왕국의 관리들과 시민들도…….
모두 피로써 그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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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웬 모험가 파티 하나가 갑작스럽게 자신의 연구실에 쳐들어오더니 ‘도모. 크루아=상. 리저드맨입니다.’ 같은 괴상한 인사를 하며 자신의 키메라를 한 방에 때려죽이기 전까지는.
10년간의 자신의 꿈이 한순간에 허사가 되었다.
물론 어쩌면 자신이 만든 키메라가 토벌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그 죽음은 적어도 왕국에서 경각심을 가지고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토벌대를 구축해서 수많은 모험가와 병사들의 희생 끝에 마침내 역사서에 이름이 남을 만큼의 신화적인 전투 끝에 토벌될 거라 의심치 않았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적어도 자신의 복수는 실패하더라도 그런 전설적인 마수를 만들어낸 자신의 이름은 오래도록 역사서에 이름을 남길 것이고 나를 추방한 어리석은 인간들은 이토록 뛰어난 능력을 갖춘 나를 추방했다는 것에 크게 후회할 것이라 믿었다.
결코, 자신의 키메라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야만인이나 다름없는 리저드맨 한 명에게 고블린이 토벌되듯이 손쉽게 토벌되리라고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크루아가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육류에 조류, 해산물까지, 혼자서 삼합 조리가 가능하다니 완전 사기잖아.”
“스테이크! 나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
“아니. 이 정도로 귀중한 소재를 단순하게 굽기만 하는 것은 소재의 맛을 살리지 못할 것이다. 차라리 국물에 재료 특유의 맛이 우러나올 수 있는 스튜는 어떠한가?”
“저, 저는 튀김도 좋다고 생각해요…….”
“고작 그딴 이유로……. 그딴 하찮은 이유로 나의 키메라를 토벌한 것이냐아아아아!!”
그 리저드맨의 파티는 자신이 토벌한 키메라의 시체를 보며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작으로 ‘무림에서 카드로 살아남기’를 연재했던 과일바구니입니다.
이번 작품은 보시다시피 이세계 이종족 환생 요리 먹방 여행물입니다.
당초에는 본 작품을 쓰기에 앞서 여러 가지 장르나 소재를 고민했었습니다.
예를 들어 게이트를 타고 넘어온 오크 대전사가 TS 돼서 인방을 하는 작품이나,
헌터물 + 카드물을 합친 작품이나,
스킬트리를 잘못 짜서 방어구를 입지 못하는 패널티를 가진 알몸 수도승에 빙의해버린 게임 빙의물이나,
또는 판타지 세계에서 강령술을 사용하는 검사와 그런 검사들을 농락하며 살인사건의 현장을 조작하는 범죄자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아무 특별한 능력 없이 과학적 접근법과 프로파일링만으로 진범을 밝혀내는 변호사가 주인공인 판타지 법정 배틀물,
아니면 사령술사가 언데드 히로인을 수집하면서 여행을 다니는 같은 작품 말이죠!
하지만 아무래도 첫 장편 연재를 끝마쳤으니 가볍게 쓸 수 있는 작품을 쓰면서 기분전환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싶어서 본 작품을 쓰게 되었습니다.
독자 분들도 ‘환생 리저드맨은 햄버거가 먹고 싶다.’ 줄여서 환버거를 재밋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카살이 완결나면서 더 이상 신규 회차 등록이 안되어서 감사인사를 못드렸는데 잉가 님 240코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