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제의 독사과-113화 (113/139)

제 113 화

“긴장할 것 없어. 캐슬리스 후작가의 파티에서 보니까, 레이디 플로라가 너에게 호감이 있는 눈치였어. 그러니 터무니없는 말이나 행동으로 널 난처하게 만드는 일은 없을 거야, 릴리스.”

벨라는 렌스터 공작가의 집사를 따라가며, 안심하라는 듯 낮게 속삭였다.

“그래, 알았어.”

하지만 대답과는 달리 손바닥에 식은땀이 배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느새 티룸 앞에 도착한 집사가 두 사람을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

“레이디들께선 지금 정원을 구경 중이십니다. 파티 시간이 다 되었으니, 곧 티룸으로 들어오실 겁니다.”

두 사람이 티룸 안으로 들어가자, 집사가 문을 닫았다.

“다들 저기에 있는 모양이야.”

벨라가 티룸의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정원을 가리켰다.

“어쩔래? 여기서 기다리는 것보단, 나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야.”

벨라의 제안에 키안이 고갤 끄덕였다.

“곤란한 질문을 받으면, 얼버무리며 화제를 전환하면 돼. 덥다든지, 아니면 두통 때문에 힘들다고 하면 대부분 그냥 넘어갈 거야. 그 말은 레이디들 사이에서 대답하기 싫다는 다른 표현이거든.”

“알았어. 그렇게 할게.”

티룸의 유리문을 열고 정원으로 나갔다. 그러자 야외 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는 레이디들이 보였다.

“공작부인, 이쪽입니다. 아직 레이디 베로니카께선 내려오시지 않으셨습니다. 준비하시는 데 시간이 걸리는 모양입니다.”

플로라 헤링턴이 벨라와 키안을 발견하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두 사람을 맞았다.

“레이디 플로라, 드레스가 굉장히 아름답군요. 혹시 그 드레스 도린 부인의 신작인가요?”

벨라의 말에 플로라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어머, 단번에 알아보시네요. 역시 아키텐 공작부인의 눈썰미는 따라갈 수가 없다니까요.”

벨라의 안목을 칭찬하며, 플로라가 키안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레이디 릴리스, 다시 뵈어서 반가워요. 그땐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창피를 면할 수 있었답니다.”

플로라가 캐슬리스 후작가의 파티장에서 있었던 일을 끄집어냈다. 그녀의 의도는 다른 레이디들에게 릴리스와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 분명했다.

“당연한 일을 한 것뿐입니다.”

키안의 대답에 플로라의 미소가 깊어졌다. 그러곤 키안에게 다가오더니, 다정하게 팔을 붙잡았다.

“레이디 릴리스, 앞으로 난처한 일이 생기시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친구끼린 당연히 도와야죠.”

친구라는 표현이 너무도 급작스러워 키안은 조금 당황했다. 사내들끼리 친구가 되는 방법과는 전혀 달랐다. 치고받는 진흙탕 싸움도 없었고, 밤새도록 검술 연습을 하며 땀을 흘리지도 않았다. 동질감이 전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단 한 번 도와준 것뿐이었는데 친구가 되다니.

“아, 네. 레이디 플로라께서도 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성심성의껏 돕겠습니다.”

“여기 앉으세요.”

키안이 도움을 청하듯 벨라를 보았다. 그러자 벨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해? 앉지 않고. 레이디들께서 기다리잖아.”

키안이 자리에 앉자, 그녀의 주위로 레이디들이 모여들었다. 그 순간 키안은 자신이 사교계에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들 여기에 계셨네요.”

그때 레이디 베로니카가 정원으로 나왔다. 베로니카의 등장에 정원에 있던 레이디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예를 갖췄다.

‘뭐지? 이 분위기는? 마치 여왕의 등장 같잖아.’

키안 역시 자리에 일어나 고갤 숙였다. 그러다 베로니카와 시선이 마주쳤다.

“두 분 다 티 파티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레이디 베로니카.”

형식적인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베로니카는 키안 옆에 딱 달라붙어 있는 플로라 헤링턴을 경계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레이디 플로라, 레이디 릴리스와 친해지신 모양이군요.”

“사실 지난번 캐슬리스 후작가의 파티에서 레이디 릴리스께서 절 도와주셨거든요. 그래서 친구가 되었답니다.”

플로라의 말에 베로니카의 눈매가 살짝 날카로워졌다.

‘설마 내 부탁을 받고, 말을 걸었다가 친해졌다는 건가?’

베로니카는 불쾌감과 함께 질투심을 느꼈다.

“그랬군요. 저 역시 황실 사냥터에서 레이디 릴리스께 큰 신세를 졌답니다. 목숨을 구해주셨거든요. 레이디 릴리스, 저도 친구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순간 베로니카는 물론 플로라의 시선이 키안에게 향했다.

“어, 그게…….”

난처함에 키안이 벨라에게 시선을 주었다. 하지만 벨라는 이 상황이 굉장히 재미있는지 웃음을 참으며 지켜볼 뿐이었다.

“레이디 베로니카와 친구가 된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키안의 대답으로 베로니카의 입가엔 미소가 떠올랐다. 반면 플로라는 조금 실망한 표정이었다.

“레이디 릴리스, 제가 티룸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오늘 티 파티는 릴리스를 위해 준비했거든요.”

베로니카가 손을 뻗어 키안의 팔을 붙잡곤, 소유권을 주장하듯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감사합니다, 레이디 베로니카.”

“혹시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요리사에게 바로 만들게 하겠습니다.”

“가리는 음식은 없습니다.”

“단 음식도 좋아하시나요?”

“네, 좋아합니다.”

“어머, 다행이네요. 싫어하지 않으실까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뭘 좋아하세요? 전 꿀에 잰 사과를 넣어 만든 파이를 좋아한답니다.”

플로라가 재빨리 대화에 끼어들었다.

“전 뭐든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황태자 전하께서는 단 음식은 질색하십니다. 제가 파이를 먹을 때면, 미간을 잔뜩 찌푸리곤 하시거든요.”

황태자란 말에 레이디들의 눈빛이 순식간에 호기심으로 빛났다.

“황태자 전하에 대해 잘 아시는 모양이군요.”

“네? 어, 잘 안 다기보단, 우연히 알게 된 사실입니다.”

그제야 키안은 레이디들의 시선을 눈치챘다.

‘이런 무의식중에 전하의 얘길 꺼내다니.’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 그때 플로라가 키안의 눈치를 살피며, 슬쩍 질문했다.

“이건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레이디 릴리스께선 전하가 무섭지 않으신가요? 저희 대부분은 전하와 눈만 마주쳐도 손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두렵거든요.”

플로라의 말에 대부분 공감하는 듯 고갤 끄덕였다. 그 모습에 키안은 안타까웠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열정적으로 변호하기 시작했다.

“사실 황태자 전하께선 겉으론 냉정해 보이시지만, 굉장히 따뜻한 분이십니다. 배려를 많이 해주시고요.”

또다시 레이디들의 표정이 오묘하게 변했다.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

사실 유스타나 제국의 황태자가 따뜻하고 배려를 많이 해주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백이면 백 다 거짓말하지 말라며 툴툴거릴 게 뻔했다.

“혹시 우리가 같은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것 맞나요? 전혀 상상이 되질 않아서요. 호호, 호호호!”

플로라가 재미있는 농담이라도 하듯 웃었다. 그러자 레이디들 역시 따라 웃기 시작했다.

“진짠데…….”

“황태자 전하께선 레이디 릴리스와 있을 때만 다른 분이 되는 모양이군요.”

레이디 베로니카가 상황을 수습하듯 말했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레이디들 역시 수긍하듯 고갤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키안을 바라보는 레이디들의 시선엔 질투의 감정은 없었다. 그저 수긍하며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그러고 보면 전하께서도 레이디 릴리스와 함께 계실 때면 웃기도 하시더군요. 첫 황실 무도회에서 전하께서 두 번이나 웃으셔서 무도회에 참석했던 귀족들이 너무 놀라 졸도할 뻔했잖아요.”

“그랬죠. 마치 유령이라도 본 표정이었다니까요.”

이내 레이디들의 수다가 이어졌다. 키안은 이런 분위기가 무척이나 어색했다. 하지만 벨라가 알려준 대로 적당히 고갤 끄덕였다.

티룸으로 자릴 옮긴 레이디들은 본격적으로 수다를 떨며 차를 마셨다. 수다의 대부분은 귀족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누가 잘생겼고, 누가 얼마나 멋졌다는 이야기가 다였다. 하지만 그 얘길 하는 동안 마치 정치 얘기라도 하듯 열정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그러고 보면, 기사들이 모이면 여인들에 대해 얘길 하는 것과 같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레녹스 공작님, 정말 잘생기지 않았나요? 냉미남이신 황태자 전하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니까요.”

한 레이디의 말에 베로니카와 벨라의 시선이 키안에게 향했다. 키안은 자신의 얘기를 면전에서 듣자 민망해 얼굴이 살짝 붉어지려 했다.

“전 리치문트 공작님이 더 멋진 것 같더군요. 안경 너머 지적인 갈색 눈동자가 마치 제 심장을 꿰뚫는 느낌이었어요.”

“저도 최근에 리치문트 공작님께 자꾸 관심이 가더라구요. 대체 유스타나 최고의 지성은 어떤 연애를 하는지 말이에요. 키스는 분명, 서툴겠죠? 책만 읽으신 분이니까요.”

“정말 엉큼하다니까요.”

“왜요? 다들 그런 상상을 하시는 것 아니셨나요?”

순간 키스하는 상상이라도 하는 듯 레이디들의 얼굴이 붉어졌다. 키안은 고지식한 에드윈이 레이디들 사이에서 키스가 서툰 남자로 평가되어진다는 걸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졌다.

그 순간, 벨라가 눈에 들어왔다. 표정을 굳힌 채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었다. 왠지 그 모습에서 키안은 벨라 역시 에드윈 리치문트를 마음에 담기 시작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쉬운 길을 두고, 어려운 길을 선택하다니.’

키안은 그런 벨라가 안타까웠다. 하지만 자신 역시 감정을 억지로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때 렌스터가의 하녀들이 음식이 가득 담긴 접시를 들고 들어왔다. 달콤한 향기가 티룸 안을 가득 채웠다.

키안은 한순간이었지만 모든 걱정을 잊은 채, 레이디들의 간지러운 수다와 달콤한 음식들로 가득 채워진 오후를 보냈다.

**

사무엘 스텐호프는 이 자리가 불편해 미칠 것 같았다. 형인 알렉스 스텐호프 백작의 부탁으로 렌스터 공작가에 오긴 했지만, 렌스터 공작이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명백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황실 기사단에 있다지? 단장인 레녹스 공작은 잘해주나? 워낙 말수가 없는 성격이라,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군.”

헤링턴 백작이 마치 키안 레녹스 공작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듯 말했다.

“기사단에 입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세히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레녹스 공작님은 기사단 안에서 평판이 매우 좋습니다. 워낙 검술 실력이 출중한 분이시라, 기사들 사이에서 신뢰 역시 탄탄하고요.”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답변에 헤링턴 백작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기사단 생활이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군.”

“기사로서 황실 기사단에 몸담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명예로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대답 하나로 상황은 종료되었다. 사무엘 스텐호프는 렌스터 공작과 뜻을 함께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실히 한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이상하게도 황태자 전하의 주변엔 사람들이 많았었지. 그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는 냉정하고 까칠한 성격이었는데도 말이야.”

차분히 앉아 얘길 듣고 있던 렌스터 공작이 입을 열었다.

“아마 그것은 전하께선 쉽게 곁을 내주시지 않지만, 한 번 신뢰하게 되면 끝까지 자신의 사람을 버리지 않는 성격 때문일 겁니다.”

사무엘은 그동안 자신이 느꼈던 것을 솔직히 얘기했다.

“그 짧은 시간에 황태자 전하의 성격을 파악하다니, 대단하군. 스텐호프 백작, 그댄 좋은 동생을 두었군. 좀 더 일찍 나에게 데려오지 않은 게 안타까울 정도야.”

“어렸을 때부터 심지가 굳은 녀석이었습니다. 용병을 하겠다고 집을 나가지 않았다면, 벌써 데려왔을 겁니다.”

렌스터 공작이 사무엘을 마음에 들어 하자, 알렉산더가 아쉬운 듯 말했다.

“어쩔 수 없지. 인연은 따로 있는 법이니까. 사무엘 스텐호프, 그댄 이제 돌아가 봐도 좋다. 앞으론 이런 일로 그대를 부를 일은 없을 테니, 안심해도 될 것이다.”

렌스터 공작의 말에 사무엘은 안도했다.

“그럼 먼저 일어서겠습니다. 지금 기사단은 검술 대회 준비로 바쁜 상태라 궁으로 들어가 봐야 합니다.”

사무엘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곤 렌스터 공작을 비롯해 헤링턴 백작과 형인 알렉산더에게 예를 갖춘 후, 서재를 나갔다.

“공작님,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스텐호프 백작, 그대 동생이니 어떻게든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황태자 전하와 기사단의 동태를 파악해 알려준다면,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겁니다.”

헤링턴 백작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그만하게, 헤링턴 백작. 어쩔 수 없지. 억지로 시킨다고 될 일은 아니니까.”

“하지만 이렇게 있다간 지난번 황실 사냥터에서 있었던 일을 우리가 모두 덮어쓰게 생겼습니다. 제길, 에버콘 공작이 그런 더러운 술수를 쓸 줄은 몰랐습니다. 순순히 나올 때부터 의심했어야 했는데.”

헤링턴 백작이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황실 사냥터를 떠나기 직전, 기사단의 드레이크가 경고했었다.

누군가 일부러 황태자 전하를 죽이기 위해 사냥터의 숲에 독을 풀었다고.

황태자를 죽이기 위해 독을 풀었다니. 그 말은 명백히 반란을 뜻했다. 그리고 그 반란의 배후로 숲에 남아 있는 독의 출처인 렌스터 공작가를 지목했다.

“이러다가 저희가 황태자 전하는 물론이고, 황제 폐하의 독살의 배후로 지목될 것입니다.”

헤링턴 백작이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진저리를 쳤다. 생각만 해도 두려웠다. 잔혹한 황태자 세이란의 적이 된다는 게.

그래서 잠을 이룰 수도 없었다. 잠을 자는 사이 세이란의 검이 자신의 목을 관통할까 봐.

“우린 아니니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에버콘 쪽에서 움직인 것이라고 말하면…….”

“참 답답한 소리를 하는군요, 스텐호프 백작. 만약 우리가 함정이 빠졌고, 이 모든 게 에버콘 공작이 꾸민 일이라고 주장한다고 해도 누가 믿어주겠습니까? 당사자인 에버콘 공작 역시도 아니라고 발뺌할 게 뻔한데 말입니다. 결국 황태자 전하 쪽에서는 숲에서 찾아낸 증거로…….”

헤링턴 백작이 렌스터 공작의 눈치를 보며 말을 멈췄다. 차마 사냥터에서 발견된 독이 렌스터 공작가에서만 제조되는 것이란 사실을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거기까진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렌스터 공작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곤 창가로 걸어갔다.

“제임스 에버콘을 다시 만나야겠군.”

렌스터 공작의 말에 헤링턴 백작의 표정이 굳어졌다.

“혹시 정략혼을 허락하실 생각입니까?”

순간 렌스터 공작의 얼굴이 굳어졌다. 헤링턴 백작의 말처럼 제임스 에버콘은 손을 잡는 대신, 정략혼을 요구할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렌스터 공작은 마음을 굳혔다.

“아니, 베로니카를 줄 생각은 없다.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지.”

그때 렌스터 공작의 눈에 말을 탄 낯익은 사내의 모습이 들어왔다.

‘황태자 전하께서 왜 여길?’

순간 렌스터 공작의 눈빛이 반짝였다.

“내려가 봐야겠다. 뜻밖의 손님이 찾아오신 것 같거든.”

황제의 독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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