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9 화
질척한 속살이 그의 남성을 빨아들일 듯 움찔움찔 떨렸다. 파르르 떨리는 그 야릇함에 그의 인내심은 바닥이 나버렸다.
“너는 독약 같다.”
그의 더운 숨결이 귓불을 건드렸다. 이내 뜨겁고 축축한 혀가 귓불을 핥아오자, 턱이 들리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강한 힘으로 그의 남성이 키안의 내벽을 파고들었다.
“윽- 아하!”
아찔한 쾌락이 온몸을 관통했다. 단번에 내벽 끝까지 깊숙이 박혀 들어온 그 선연한 감각에 키안은 쾌락을 참아내지 못한 채 헐떡였다.
그가 허릴 움직여 아직 다 들어가지 못한 그의 남성을 뿌리 끝까지 밀어 넣었다.
“헉- 날 끝까지 삼키고 있군.”
한계까지 열린 내벽이 흠칫흠칫 떨며 그의 남성을 삼키곤 쥐어짜듯 천천히 조여왔다. 그 녹아버릴 것 같은 열기에 세이란이 몸을 떨었다.
“움직이면……. 안…… 하읏-”
움직이지 말라니, 불가능한 요구였다. 세이란은 허릴 움직여 천천히 진퇴를 거듭하기 시작했다. 그의 남성이 내벽을 긁어내리며 입구 끝까지 빠져나오자, 애액으로 젖은 내벽이 그를 붙잡으려는 듯 강하게 수축했다.
“안 돼- 멈추면…….”
안타까운 목소리에 세이란이 키안의 이마에 입술을 찍으며 살살 달랬다.
“걱정할 것 없다.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 그런 거니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가 강한 힘으로 젖은 내벽을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두 사람의 몸이 관능적으로 흔들렸다. 농밀하게 몸을 얽은 채, 흔들리는 나신이 숨이 막힐 정도로 아찔했다.
“흐흣-”
키안이 밭은 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그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을 찾더니 깊숙이 혀를 얽어왔다.
동시에 그의 남성이 깊숙이 안으로 들어와 박혔다. 그 아릿한 쾌락에 키안은 힘껏 그의 남성을 조였다. 흥분으로 인해 심장이 터질 것처럼 들썩였다.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두 사람의 몸은 땀으로 젖어 농밀하게 얽혀들었다.
찰박, 찰싹. 그가 허릴 움직여 젖은 내벽을 꿰뚫을 때마다 땀으로 젖은 두 사람의 몸이 하나처럼 녹아들었다.
“윽, 아아! 하읏- 제발 천천히……. 너무 깊어…….”
그래서 무서웠다. 발끝까지 저릿저릿한 감각에 온몸이 쾌락으로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이미 절정에 다다른 키안은 흐느낌을 삼키며 눈을 질끈 감았다. 몸이 경련하듯 바르르 떨렸다.
“하아, 그만…….”
키안이 견딜 수 없다는 듯 그의 팔을 붙잡곤 애원했다. 오늘은 이상했다.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일이 있어서인지, 평소보다 더 흥분했다.
키안이 몸을 바들바들 떨며, 숨을 삼키자 그가 달랬다.
“조금만 더 견뎌봐.”
세이란이 더욱 강한 힘으로 농밀하게 몸을 얽어왔다. 키안은 발끝을 오므리며 짙은 쾌락을 견뎠다.
이젠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다만 알 수 있는 건, 그가 지금까지 자신의 욕망을 무던히도 참아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날 단단히 붙잡아.”
키안이 다리를 들어 그의 허리에 감았다. 그러곤 떨어지지 않기 위해 두 팔로 힘껏 그를 끌어안았다. 다음 순간 두 사람의 몸이 하나처럼 뒤엉켰다. 젖은 밀부가 단단히 결합되어 야릇한 소리가 났다.
농익은 쾌락에 두 사람의 몸이 관능적으로 흔들렸다. 유연하게 허릴 움직여 키안의 내벽을 열고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그의 손이 관능적으로 흔들리는 키안의 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흣-”
순간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쾌락에 키안의 허리가 위험스럽게 비틀렸다. 그의 남성과 결합된 밀부가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 질탕하게 얽힌 그곳은 맞닿아 떨어질 때마다 더 깊게 서로를 빨아 당겼다.
“하윽- 하앙- 으읏!”
그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격정을 이기지 못한 듯 거칠게 허리짓을 하는 그의 움직임이 격렬했다.
“아앗, 으응- 하아, 제발…….”
그만해 달라는 것인지, 아니면 더 집요하게 움직여 달라는 것인지 키안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꼭 감긴 눈에 눈물이 맺혔다. 흐느낌을 닮은 교성이 연신 입술 새로 새어 나왔다. 아무리 참으려 해도 참아지지 않았다.
“하흑-”
“헙-”
두 사람의 입술 새로 동시에 나른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세이란이 몸을 떨며 강한 힘으로 내벽에 파고든 후 경련하듯 몸을 떨었다.
“아아, 으음-”
그의 몸이 키안의 몸을 내리눌렀다. 그러곤 그가 팔을 뻗어 키안을 끌어안고는 아무 데도 가지 못하게 팔 안에 가둬 버렸다.
쪽 하고 그가 자신의 이마에 입을 맞추는 게 느껴졌다. 키안이 그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버둥거리자, 세이란이 낮게 속삭였다.
“움직이지 마. 잠시만, 아주 잠시만 이렇게 있자.”
키안이 움직임을 멈췄다. 몸에 힘을 풀자, 온몸이 노곤했다. 처음 겪는 격렬한 정사에 지친 모양이었다.
키안이 눈을 감자, 세이란이 땀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었다. 그의 손이 키안이 쓰고 있는 가죽 가면에 닿았다. 당장에라도 가면을 벗겨내고 표정을 확인하고 싶었다.
“흣-”
키안이 무겁게 가라앉은 눈꺼풀을 어렵게 밀어 올렸다. 그러자 세이란이 열기로 젖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미안. 참으려 했는데…….”
그 순간 아직 키안의 내벽 안에 있던 그의 남성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커지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키안이 그를 밀어내기 위해 몸을 비틀었다. 그러자 세이란의 입술 새로 열에 들뜬 억눌린 신음이 새어 나왔다.
“윽!”
그리고 그의 남성이 더욱 크고 단단해졌다.
“말도 안 됩니다. 분명 조금 전까지…….”
“나도 예상 밖이다.”
세이란 역시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조금 전까지 쾌락에 몸을 떨며, 욕망을 채웠다. 갈증이 가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입술을 겹친 순간, 또다시 그의 몸에 확 열기가 일었다. 처음보다 더 짙은 쾌락의 열기였기에 더욱 당황했다.
“한 번만, 더 하고 싶은데……. 안 될까?”
어느새 가면 너머 보이던 그의 녹색 눈동자가 붉게 변해 있었다.
열기로 젖은 그의 눈동자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색스러웠다.
키안의 하늘빛 눈동자가 흔들리자, 세이란이 잔뜩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
“딱, 한 번이다.”
그의 뜨거운 입술이 키안의 예민한 귓불에 문질러졌다. 그곳이 키안이 가장 느끼는 부분이란 걸 알아서였다.
“으흣- 시, 싫습니다.”
순간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며, 단단히 일어선 남성을 꽉 조였다. 이미 키안의 몸 역시 쾌락에 반응하며 녹아내리고 있었다.
싫다는 말과는 달리 내벽이 욕심을 드러내며 조여오자, 그가 웃는 게 느껴졌다. 민망할 정도로 부끄러웠다.
“난 요부처럼 날 삼키는 널 좋아한다. 그러니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나 역시 그렇거든.”
세이란의 속삭임에 키안이 그의 입술에 혀를 얽었다. 순간 그가 거친 신음을 뱉어내며, 키안의 입술에 농밀하게 키스했다. 그의 손은 이미 단단하게 일어선 가슴을 주무르며 말캉한 감촉을 즐기고 있었다. 그가 허릴 움직이기 시작하자, 어느새 두 사람은 처음 몸을 섞는 것처럼 격렬하게 몸을 얽었다.
땀으로 젖은 몸이 들러붙어 떨어질 줄 몰랐다. 어두운 오두막 안에 남녀의 달뜬 신음 소리로 가득했다.
아찔하게 호를 그리며 휘어지는 여인의 몸짓과 격렬하게 쫀득한 속살을 파고드는 사내의 거친 몸짓이 한데 엉켜, 하나처럼 녹아내렸다.
밤이 가고 새벽이 올 때까지 남녀의 농밀한 몸짓은 끝날 줄을 몰랐다.
**
드디어 오늘이 1년에 한 번 열리는 황실 사냥 대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이른 새벽 셀서스 궁에 모인 황실 기사단의 기사들은 사냥 대회 준비를 위해 황제궁을 지킬 인원만 남겨둔 채, 황실 사냥터로 말을 달렸다.
3일간 치러지는 사냥 대회 동안, 기사단이 할 일은 귀족들에게 충분한 음식과 편안하게 잠을 잘 막사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레이디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 역시 기사단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기사단이 황실 사냥터에 도착하자, 이미 귀족가에서 보내온 하인들이 자신들의 주인이 사용할 막사를 꾸미고 있었다.
대충 보니, 올해도 귀족들의 막사는 황실의 방 하나를 옮겨온 것처럼 화려했다. 단 3일밖에 사용하지 않을 막사였지만, 그 안은 최고급 모피와 카펫으로 치장되어 있었다. 키안을 비롯한 황실 기사단의 기사들은 그 화려함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기사단은 황태자가 사용할 막사와 기사단이 사용할 막사를 만들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키안은 사냥 대회에 사용될 활과 화살의 상태를 점검하는 사이, 드레이크가 재빨리 키안에게 다가왔다.
“단장님,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전하께선 언제 도착하신다고 연락이 왔지?”
“30분 후입니다. 그리고 그전에 귀족들 역시 모두 도착할 겁니다. 아, 전하께서 보내온 전갈의 내용 중엔 아센 공작님을 비롯해 몇몇 귀족들이 사냥 대회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랬단 말이지?”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드레이크의 물음에 키안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전하께서 조치를 취하신 것 같다.”
분명 세이란은 에버콘 공작이나 렌스터 공작이 귀족들을 포섭할 계획이란 걸 알아챈 모양이었다.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드레이크는 키안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그런 게 있다. 지금부터 난 전하께서 사용할 막사를 마지막으로 점검할 테니, 경은 사냥터 주변을 살피도록 해. 날짐승들이 음식 냄새를 맡고 오면 큰일이니까.”
“알겠습니다, 단장님.”
키안이 세이란의 막사로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다리가 풀린 듯 휘청거렸다. 놀란 드레이크가 재빨리 키안을 향해 손을 뻗었다.
“괜찮으십니까?”
“아, 괜찮다. 다리에 쥐가 난 모양이야.”
“제가 봐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앉아보십시오.”
드레이크가 뭉친 근육을 풀어주려는 듯 키안에게 손을 뻗었다.
“그 정도는 아니니 걱정할 것 없다. 움직이다 보면, 곧 풀리겠지.”
키안이 그의 손을 밀어내고는 세이란의 막사로 향했다.
‘윽, 이제 곧 사냥 대회가 시작될 텐데 걱정이군.’
키안은 붉어지는 얼굴을 감추기 위해 고갤 푹 숙였다. 사실 쥐가 난 것이 아니라, 세이란과의 격렬한 정사로 다리에 힘이 풀린 것이었다. 지금도 걸을 때마다 허벅지 안쪽 근육이 쓸려 아릿했다. 그럴 때마다 아랫배 안쪽이 움찔거리며, 자꾸 다리에 힘이 풀리려 했다.
“하아, 미치겠군.”
한숨을 내쉬며 세이란의 막사 안으로 들어간 키안은 원형의 탁자 옆에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러곤 손을 뻗어 뭉쳐 있는 허벅지 안쪽 근육을 꾹꾹 눌렀다.
“이성을 잃을 정도로 몰두해 버리다니.”
새벽이 될 때까지 자신을 놓아주지 않고 집요하게 내벽을 파고들던 세이란을 떠올리자, 또다시 얼굴에 열이 올랐다.
‘미쳤군, 미쳤어. 이젠 시도 때도 없이 떠올리다니.’
순간 막사 안으로 들어오는 인기척에 키안은 허벅지에서 손을 뗐다. 아마 드레이크가 자신이 걱정돼 따라 들어온 모양이었다.
“드레이크, 난 괜찮……. 전하!”
고갤 들던 키안이 놀라 벌떡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황제의 독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