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제의 독사과-75화 (75/139)

제 75 화

9장. 황실 사냥 대회.

“흐음-”

샤론 에버콘이 야릇한 신음을 뱉어내며, 눈을 떴다. 밤새 욕정을 채웠더니, 온몸이 기분 좋게 나른했다.

그런데 몸이 잠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또다시 밀부를 파고드는 단단한 남성으로 인해 온몸이 날카로운 쾌락에 떨리기 시작했다.

“흐음, 앤톤. 지금 뭐하는…….”

“드디어 깨어났군. 일어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거든.”

앤톤 데칸이 단단하게 일어선 자신의 남성을 쫀득한 내벽 안으로 밀어 넣으며 낮게 속삭였다.

“뻔뻔하기도 하셔라. 이미 이렇게 잔뜩 흥분해 놓고는 흣-”

샤론이 허릴 위험스럽게 비틀며, 젖은 신음을 뱉어냈다. 벌써 아침이라 앤톤 데칸을 돌려보내야 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쾌락에 젖어 그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내가 뻔뻔한 게 아니라, 그대가 욕심이 많은 거지. 지금도 날 단단히 붙잡고 있는 건, 그대의 여기니까.”

앤톤 데칸이 손을 뻗어 자신이 남성을 꽉 조이고 있는 그녀의 밀부를 손끝으로 건드렸다.

“하흣-”

이미 그녀의 밀부는 밤새 그의 혀와 남성으로 범해진 터라, 손끝이 스치기만 해도 파르르 떨렸다. 그녀의 예민한 반응에 앤톤 데칸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샤론이 아름다운 눈썹을 위로 치켜올리며 나른하게 속삭였다.

“앤톤, 애태우지 말고 얼른 움직여요. 하녀가 곧……. 흐흠-”

그를 조르듯 샤론이 그의 허리에 다릴 감았다. 두 다리가 벌어지자 투명한 애액으로 젖은 밀부가 그의 거친 체모에 비벼졌다. 그러자 샤론은 참을 수 없다는 듯 허릴 비틀었다.

“헉- 샤론.”

예고도 없이 샤론의 촉촉한 속살이 그의 남성을 꽉 조이는 통해 앤톤 데칸은 질끈 눈을 감고 몸을 떨었다. 등골을 가로지르는 지독한 쾌락이었다. 자신의 남성을 감싼 샤론의 내벽은 너무도 뜨거웠다. 드나들기 편할 정도로 매끄러웠고, 허리가 비틀릴 정도로 쫀득했다. 그 눅진하게 감겨오는 감각에 어느새 앤톤 데칸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짧게 끝내려 했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군.”

앤톤 데칸이 샤론의 골반을 꽉 붙들었다. 그러곤 강한 힘으로 힘껏 안을 파고들었다. 샤론은 날카롭게 파고드는 쾌락을 참지 못하고 그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하아, 아흣-”

샤론이 신음을 참기 위해 앤톤의 어깨를 물었다. 날카로운 이가 근육질의 어깨에 박히자, 앤톤 데칸은 몸을 떨며 더욱 깊숙이 내벽을 파고들었다.

“하흑, 천천히…….”

그의 움직임에 따라가지 못한 샤론이 애원했다. 하지만 이미 이성의 통제를 잃은 앤톤 데칸은 미친 듯이 허릴 움직였다. 애액으로 젖은 내벽을 푹 찔렀다. 그러곤 단단하게 일어선 남성을 샤론의 내벽에 집요하게 문질렀다.

“아, 앗! 아앙-”

샤론의 속살이 움찔움찔 떨리더니, 그의 남성을 끊어놓을 듯 꽉 조였다.

“크윽, 샤론. 죽을 것 같……. 윽!”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쾌락에 앤톤 데칸이 몸을 떨었다. 사정 욕을 간신히 참아낸 그가 질퍽하게 젖은 내벽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애액으로 끈적끈적하게 들러붙은 남녀의 밀지가 한 치의 틈도 없이 맞닿아 비벼졌다. 질척하게 젖은 그곳이 쾌락으로 녹아내렸다.

“흣- 아읏!”

그의 움직임에 샤론의 입술에선 연신 헐떡이는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욕망을 숨기려 하지도 않았다. 샤론은 그의 남성을 욕심껏 품고는 움찔움찔 조였다.

그 야릇한 감각에 앤톤 데칸이 쉴 새 없이 허리 짓을 했다. 강하게 쳐올리듯 파고들던 그의 남성이 언제 그랬냐는 듯 입구의 끝까지 빠져나갔다.

샤론이 안타까움에 다시 허릴 비틀자, 이번엔 더욱 강한 힘으로 속살을 파고들었다. 이미 두 사람의 몸은 통제를 벗어나 있었다. 본능이 시키는 대로, 두 사람은 몸을 얽으며 야릇하게 흔들렸다.

쾌락으로 젖은 여인의 신음 소리와 남녀의 젖은 밀지가 맞물렸다 떨어질 때마다 나는 농밀한 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하아- 아하, 앤톤. 하흑-”

너무 깊었다. 아니, 매 순간 그는 너무 깊게 그녀의 안으로 들어와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강하게 그녀의 갈증을 채워주었다.

샤론의 몸이 경련하듯 떨리기 시작했다. 이미 쾌락의 정점에 다다른 그녀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헉, 헉-”

밀부의 입구를 집요하게 파고들던 그의 남성 역시 경련하듯 더욱 단단해졌다. 마치 불구덩이에 빠진 느낌이었다. 지독한 독이었고, 또 중독이었다.

“샤론, 샤론.”

그가 샤론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퍼부었다. 두 사람은 지독한 열기에 몸을 떨며 서로를 꽉 끌어안았다.

“하아, 앤톤.”

샤론이 아직 쾌락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자야겠어. 밤새 움직였더니 손 하나 까딱이지 못하겠군.”

앤톤 데칸이 지친 듯 눈을 감더니, 이내 잠속으로 빠져드는 게 보였다. 잠시 후면 하녀가 자신의 방으로 세숫물과 옷을 가지고 들어올 시각이었다. 샤론은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내 잠든 앤톤 데칸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오늘 한 번만 허락해 줄게요.”

샤론은 그를 돌려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니, 사실은 그를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그가 잠에서 깨어난 순간, 또다시 몸을 얽고 진한 쾌락에 몸을 떨고 싶었다.

똑똑.

아니나 다를까, 하녀가 문을 두드렸다.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하루 종일 앤톤 데칸의 품에 안겨 침대에서 나오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간절했다.

“정말 이상한 일이야. 게으름을 피우고 싶다고 생각하다니.”

샤론은 나른함을 떨쳐 내며 침대에서 내려섰다. 그러곤 탁자 위에 놓아두었던 실크 가운을 몸에 걸쳤다. 쾌락으로 예민해진 몸 위에 차갑고 매끄러운 천이 닿자, 등줄기에 짙은 열기가 흘렀다.

“읏-”

샤론은 천천히 더운 숨을 삼키곤, 문으로 걸어갔다. 문을 열자, 하녀가 대야를 들고 서 있었다.

“이리 줘. 내가 들고 갈 테니까.”

“네? 하지만…….”

“괜찮으니까, 이리 줘.”

샤론이 하녀의 손에서 대야를 받아 들었다. 그러곤 문을 닫으려는 순간, 하녀가 다급하게 문을 붙잡았다.

“지금 뭐 하는 거지? 그 손 당장 놓지 못해!”

날카로운 목소리에 하녀가 재빨리 고갤 숙이며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마님. 사실 조금 전 편지가 도착해 가져왔습니다.”

편지라고? 그 순간 찌푸려졌던 샤론의 미간이 펴졌다.

“초대장이라면, 집사에게 가져다줘. 어차피 당분간은 사교계에 나갈 생각 같은 건 없으니까.”

“그게, 초대장이 아닙니다. 보낸 사람의 이름은 없지만, 분명히 마님의 이름이 적혀 있어 가져왔습니다.”

하녀의 말에 샤론이 대야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하녀가 들고 있는 편지봉투를 받아 들었다.

“가져온 사람은 봤느냐?”

“아니요. 사실,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 이걸 주고 가는 바람에 보지 못했습니다.”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네. 그리고 그자가 하는 말이 꼭 편지봉투에 적혀 있는 사람에게 편지를 전해 드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녀의 말에 샤론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 알았으니 가봐.”

“아침 식사는 어떻게 할까요, 마님?”

“내가 부를 때까지, 이곳엔 올 필요 없다.”

하녀가 문을 닫자, 샤론은 침대에 잠들어 있는 앤톤 데칸을 바라보았다. 몸을 뒤척였는지 몸을 덮고 있던 시트가 흘러내려 근육으로 다져진 아름다운 몸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사실 하녀를 방으로 들이지 않은 이유는 그 누구에게도 그를 보이고 싶지 않아서였다.

자신 외에 다른 여인이 그의 벗은 모습을 보거나, 소유한다고 생각하면 피가 싸늘하게 식을 정도로 질투가 났다.

샤론은 침대로 다가가 시트로 그의 몸을 덮어주었다. 그러곤 나이프로 편지봉투를 잘라낸 다음, 종이를 펼쳤다.

편지지의 끝엔 검을 든 검은 고양이의 무늬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

“이렇게 밖에 나와도 되는 거야? 정말 기사단에 가지 않아도 돼?”

키안의 팔을 잡고 걷던 벨라가 눈을 빛내며 물어왔다.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쁜 모양이었다.

“아침에 다녀왔어. 약속했던 훈련도 끝났고, 이틀 후가 황실 사냥 대회라 내가 없어도 되거든. 그리고 지금 난, 로베르트의 대장간으로 내 검을 찾으러 가는 중이지.”

“사냥 대회에 드레이크 경께서도 참석하시겠지?”

벨라가 들뜬 목소리로 말하자, 키안이 그녀를 돌아보았다.

“당연하지. 그런데 두 사람, 만나고 있어?”

“아니. 그날 이후 만나지 못했어. 하지만 괜찮아. 황실 사냥 대회에서 볼 수 있을 테니까.”

“어디가 좋아?”

벨라가 키안 쪽으로 고갤 돌렸다. 드레이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지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무뚝뚝하지만, 진중한 점? 그리고 단단한 몸도 한몫한다면, 내가 너무 밝히는 건가?”

벨라의 말에 키안이 피식 웃었다. 만약 벨라가 연애에 능숙했다면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최근 들어 키안은 벨라가 아키텐 공작과 첫날밤도 제대로 치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의 몸에 있던 키스 마크를 벌레가 물었다고 말하는 걸 보면, 그쪽으론 경험이 없는 게 분명했다.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벨라 너는 충분히 누릴 자격이 있거든.”

키안의 말에 벨라가 살짝 얼굴을 붉혔다. 로체 거리를 지나던 사람들이 두 사람을 돌아보았다.

그렇지 않아도 로체 거리를 걷는 두 사람의 외모는 눈에 띄었다. 기사단 제복 차림의 잘생긴 귀족과 붉은 머리카락에 화려하고 아름다운 외모의 귀부인.

지나는 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아마 내일 아침이면, 귀족들의 사교지인 로열페이퍼에 두 사람이 연인 사이란 소문이 진짜였다는 기사가 뜰 터였다.

“한동안 소문이 돌겠어. 너와 내가 대낮에 로체 거리를 걸었다고 말이야.”

“그렇다면 소문에 하나를 더 해야겠군.”

벨라가 그게 뭐냐고 묻기도 전에 키안이 그녀를 데리고 키엘체에서 가장 큰 보석상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레녹스 공작님. 그리고 아키텐 공작 부인.”

보석 가게의 주인이 정중한 태도로 두 사람을 맞았다. 벨라가 키안을 돌아보며, 입술만 움직여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어왔다.

“붉은 머리카락과 잘 어울리는 루비가 좋겠군. 가져와 주겠나?”

키안의 요구에 주인이 재빨리 안으로 사라졌다.

“정말 왜 그러는 건데?”

“지금 생각해 보니 너에게 아무것도 사 준 게 없는 것 같아서. 그러니 가장 비싸고 아름다운 것으로 골라봐.”

보석을 선물해 주겠다는 키안의 말이 기쁘지 않았다. 왠지 가슴이 먹먹했다. 이상하게도 이별 선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싫어. 나중에 사 줘.”

“뭐?”

“나가자. 지금 당장 나가.”

벨라가 키안의 팔을 붙잡곤 문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때 주인이 품 안 가득 상자를 안고 진열대로 돌아왔다.

“미안하지만, 다음에 들러야겠군. 갑자기 급한 용무가 생각나서.”

보석상을 나온 벨라는 키안의 팔을 놓고는 앞서 걷기 시작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키안은 서둘러 그녀의 뒤를 따랐다.

“대체 왜 그래? 무슨 일인데?”

키안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하지만 벨라는 어두운 표정으로 다시 앞서 걷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에 키안은 벨라에게 더는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

“아악!”

그때 앞서 걷던 벨라가 걸음을 멈추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비명을 질렀다.

“벨라, 무슨 일이야?”

키안이 재빨리 뛰어가 벨라의 팔을 붙잡곤 자신이 서 있는 쪽으로 끌어당겼다.

“죽었어. 피가…….”

키안이 손을 뻗어 벨라의 눈을 가렸다. 그러곤 붉은 피가 흥건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여인이었다. 그것도 아이를 품에 안은 여인.

“벨라, 가자.”

키안은 벨라를 끌어안은 채, 로체 거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벨라의 비명 소릴 듣고 뛰어온 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사람이 죽었다, 컨스터블(유스타나 제국의 치안제도)에게 연락해. 아니, 황실의 법무 대신에게 연락하는 게 좋겠다.”

“알겠습니다.”

사내가 자릴 뜨자, 키안은 부들부들 떨고 있는 벨라를 꼭 끌어당겼다. 자신은 전쟁터에서 시신을 질리도록 봐서인지,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평범한 여인과 아이의 시체를 본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붉은 피가 아이의 등을…….

“여인이었어. 그리고 아이도 있었고. 대체 무슨 일일까, 키안?”

벨라의 목소리가 두려움에 떨리고 있었다.

“내가 가서 알아볼게.”

벨라는 키안이 자신을 놓아둔 채 시신이 있던 곳으로 가려 하자 팔을 붙잡곤 강하게 고갤 가로저었다.

“그냥 가자, 키안. 느낌이 좋지 않아. 어서 돌아가자. 나 너무 무서워.”

창백해진 얼굴로 눈물을 흘리는 벨라를 보며, 키안은 어쩔 수 없이 고갤 끄덕였다.

어차피 컨스터블이 출동했으니, 치안 감독관과 조사원이 파견될 터였다. 그때 알아봐도 늦지 않았다.

“알았어. 집까지 데려다줄게.”

벨라가 안심한 듯 고갤 끄덕였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키안의 손끝이 차갑게 식었다. 키안은 아이의 시신을 본 순간 시작된, 오래된 기억을 떨쳐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그곳을 벗어났다.

황제의 독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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