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제의 독사과-58화 (58/139)

제 58 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사람의 입술이 서로를 탐했다. 젖은 입술이 맞닿았다 떨어질 때마다 안타까운 신음이 새어 나왔다.

“하아-”

젖은 숨결이 하나처럼 녹아들며 점점 농밀해졌다. 진득하게 들러붙은 입술이 한 치의 틈도 없이 겹쳐졌다.

“너와 있을 때면, 왜 이렇게 인내심이 바닥이 나는지 모르겠다.”

그건 키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와 키스를 하고 몸을 섞을 때마다, 애가 타 미칠 것 같았다. 참을성과 인내심 하나는 끝내주는 황실 기사단의 단장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쾌락에 몸을 떠는 여인일 뿐이었다.

세이란이 입술을 떼지 않은 채로 키안의 드레스 자락을 위로 밀어 올렸다. 그러곤 거친 손길로 입고 있는 여성용 속옷을 단숨에 끌어 내렸다.

“흣- 시, 싫습니다.”

그가 손가락으로 밀부의 수풀을 쓸어내렸다. 키안이 놀라 다리를 오므리며, 그의 손가락을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말과는 달리 애액으로 젖은 속살이 움찔움찔 떨며 손가락을 삼켰다.

“거짓말쟁이였군, 이렇게 욕심껏 삼키고 있으면서.”

세이란의 말에 키안이 얼굴을 붉혔다. 가면을 쓰고 있어 그가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의 손가락이 울컥울컥 애액을 토해내는 밀부의 입구를 꾹꾹 찌르며 들락거렸다. 질척질척 젖은 소리가 나며, 그의 손가락이 젖어들었다.

순간, 세이란은 등줄기에 뜨거운 열감이 일었다. 다리 사이의 남성이 뻐근해지며, 욱신거렸다.

“젖었어. 날 원하는 모양이군.”

세이란이 키안의 귓불을 핥으며 낮게 속삭였다. 키안은 귓속을 파고드는 그의 나른한 목소리에 움찔 몸을 떨었다.

“하아, 하읏- 너무 깊…….”

순간 키안이 숨을 삼켰다. 밀부의 입구를 문지르던 그의 손가락이 안으로 깊숙이 들어와 박히더니 안쪽으로 여린 속살을 건드렸던 것이다.

“하아, 젠장.”

세이란 역시 뜨겁고 촉촉한 속살이 자신의 손가락을 감싸자, 짙은 열감에 밭은 숨을 내쉬었다.

또다시 다리 안쪽의 남성이 한계치에 다다른 듯 부풀어 올랐다. 세이란은 분출 욕구를 삼키듯 숨을 골랐다. 그사이 움찔움찔 떨리던 키안의 밀부가 그의 손가락을 꽉 조이더니 그를 내벽 안쪽으로 깊숙이 빨아 당겼다.

“하읏-”

날 선 그 느낌에 키안이 신음을 뱉어냈다. 평소의 서늘한 분위기와는 달리 요부처럼 허릴 비틀며, 그의 손가락을 삼키는 키안의 모습은 너무도 요염했다.

“하아, 제길. 너무 예뻐.”

세이란이 애액으로 젖은 촉촉한 내벽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그곳에서 질척질척 농밀한 소리가 났다. 내벽을 타고 밀부 입구로 흘러나온 애액이 키안의 수풀은 물론 세이란의 손까지 흠뻑 적셨다.

“하아, 으읏-”

키안이 허벅지를 비틀어 그의 손을 꽉 조였다. 세이란은 평소보다 더 야릇한 신음 소리에 밀부에서 손을 빼냈다. 그 역시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세이란이 깨끗한 타월을 찾아 손에 묻은 애액을 닦아냈다. 그러곤 바지의 끈을 풀어 침대 아래로 벗어 던지곤, 키안의 몸 위로 몸을 겹쳤다.

“시, 싫습니다.”

키안이 놀라 가슴 앞섶을 끌어 내리려는 그의 손을 밀어냈다. 두려웠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가슴을 보이는 건. 이건 그와 가장 은밀한 부위를 공유하며, 몸을 섞는 것과는 다른 감정이었다.

자신이 여인이라는 가장 또렷한 증거이자, 태어난 순간부터 숨겨야 할 비밀 같은 것이었다. 그 누구에게도 들켜서는 안 될, 역린과도 같은 것이었다.

“보고 싶어.”

그의 간절한 눈빛에 키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잠시 망설이던 키안이 천천히 고갤 끄덕였다.

세이란은 키안의 드레스를 벗기는 대신 드레스의 앞섶을 끌어내렸다. 그러자 드레스와 속옷 속에 숨겨져 있던 아름다운 가슴이 드러났다.

티 하나 없는 상앗빛 가슴과 그 위에 뾰족하게 솟아 있는 붉은 유두가 세이란의 눈을 사로잡았다.

“예뻐. 정말, 예뻐.”

양손으로 키안의 가슴을 욕심껏 쥐고는 손끝으로 붉은 유두를 비틀었다.

“흣-”

아릿한 아픔에 키안이 신음을 뱉어내며 어깨를 떨었다. 그러자 이번엔 그의 입술이 키안의 가슴을 한껏 베어 물더니, 욕심껏 빨기 시작했다.

“하흣-”

가슴을 핥고 빨아 당기는 애무에 키안이 눈을 질끈 감았다. 키스하는 것과는 달랐다. 가슴을 핥고 빨리는 것뿐이었는데, 키안은 마치 몸을 섞은 것처럼 아랫배가 아릿했다. 이미 그의 손에 의해 잔뜩 헤집어진 내벽에선 미지근한 액이 흘러내려 다리를 적셨다.

키안이 몸을 떨며,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읏, 제발…….”

키안의 떨리는 목소리에 세이란이 가슴에서 입술을 뗐다. 그러곤 욕망으로 잔뜩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

“제발, 뭐지?”

세이란의 물음에 키안이 눈을 질끈 감았다. 너무도 짓궂은 질문이었다. 뻔히 뭘 원하고 있는지 다 알면서, 세이란은 키안의 입을 통해 그 말이 듣고 싶은 모양이었다.

“하흣-”

그가 다시 입술을 핥고 빨았다. 그러자 키안은 고갤 흔들며, 나른한 쾌락을 참아보려 했다. 하지만 허리가 비틀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세이란 역시 더는 참을 수 없는 듯 키안의 다리를 붙잡곤 넓게 벌렸다. 그러자 애액으로 젖은 속살이 움찔움찔 떨리며 그의 남성을 기다리고 있는 게 보였다.

세이란이 움찔거리던 밀부의 입구로 그의 남성을 깊숙이 밀어 넣었다.

“하흣-”

“헉!”

결합한 순간, 두 사람의 입술 새로 농밀한 신음이 동시에 새어 나왔다. 자신의 남성을 조이는 촉촉하고 뜨거운 감촉에 세이란은 아랫배에 피가 몰리는 느낌이었다. 그저 뿌리 끝까지 넣었을 뿐인데도 저릿저릿한 열감이 온몸으로 퍼지고 있었다. 세이란이 허릴 움직였다. 그의 움직임이 계속될수록 두 사람의 밀부가 단단히 결합되며, 나른한 열기에 녹아내렸다.

“하흑-”

키안이 뿌리 끝까지 그의 남성을 삼키며, 밭은 숨을 내쉬었다. 그의 크기가 너무 버거웠다. 몇 번이나 그와 몸을 섞었지만, 처음 진입할 땐 여전히 힘들었다. 키안이 거친 숨을 뱉어내자, 세이란이 입술을 겹쳐 왔다.

“힘들면, 참지 말고 말해.”

키안이 고갤 가로저었다. 그러자 세이란이 키안의 다리를 자신의 허리에 감더니, 내벽 끝까지 자신의 남성을 깊숙이 밀어 넣었다.

“흣-”

한계까지 열린 키안의 안이 그의 남성을 삼키기 위해 움찔움찔 수축을 거듭했다. 버거운 열기에 키안의 여린 속살이 바들바들 떨려왔다. 키안은 그의 목에 팔을 감고는 온몸을 흔드는 쾌락을 견뎠다.

“하흑- 하아-”

그가 허릴 움직일 때마다 애액으로 젖은 내벽이 열렸다 닫히길 반복했다. 하나처럼 녹아내린 밀부에선 연신 질척질척 젖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키안은 농밀한 쾌락을 삼키기 위해 입술을 깨물었다. 온몸이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다. 감당할 수 없는 정도로 온몸을 관통한 감각에 키안의 입술에서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

내벽을 오가던 그의 단단한 남성이 키안의 매끄러운 내벽을 꾹꾹 찌르며 긁어내렸다. 여린 속살이 거칠게 문질러지자, 등줄기를 타고 전율이 흘렀다. 폭발할 것 같은 쾌락을 삼키며 키안은 위험스럽게 허릴 비틀었다, 애액으로 젖은 내벽이 경련하듯 떨리며 그의 남성을 있는 힘껏 조였다.

“하앙-”

느릿느릿 움직이는 그로 인해 키안은 채워지지 않는 갈증에 자꾸만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느낌이었다.

발끝까지 쩌릿쩌릿한 열감이 전달돼 미칠 것 같았다.

그의 침입에 키안의 허리가 위험스럽게 비틀렸다. 그의 남성은 키안의 내벽 깊숙이 들어왔다가 한순간 밀물처럼 밀려 나갔다. 그러곤 더 강한 힘으로 내벽을 열고 안으로 들어와 박혔다.

“하흣-”

한번 시작된 열감은 거친 파도처럼 키안을 집어삼켰다. 그의 손이 자신의 허리를 단단히 붙잡고는 내벽 깊숙이 파고들었다. 순간 짙은 열감에 허리가 야릇하게 비틀렸다.

“하아, 하읏-”

키안의 입술에선 연신 젖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지독한 쾌락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가죽으로 된 가면이 눈물에 젖어 축축했다. 격정을 이기지 못한 흐느낌이 입술 새로 흘러나왔다.

“하아, 하읏- 하앙-”

“하아, 미칠 것 같아.”

세이란의 혀가 키안의 귓불을 핥았다. 욕망으로 젖은 목소리 역시 잔뜩 쉬어 있었다. 잔뜩 예민해진 몸이 세이란의 속삭임에 덜덜 떨렸다.

“하흣-”

키안이 격정으로 몸을 떨며, 세이란에게 미친 듯이 매달렸다. 애액으로 젖은 밀부가 서로 맞물려 녹아내릴 때마다, 질척한 소릴 내며 뜨겁게 달라붙었다.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맞물린 그곳은 떨어질 줄 몰랐다.

어두운 오두막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남녀의 젖은 신음 소리와 함께 땀과 애액으로 젖은 몸이 부딪힐 때마다 얼굴이 붉어질 만큼 농밀한 소리가 났다.

“너무 깊어……. 하흑-”

키안은 무서워졌다. 온몸을 뒤흔드는 쾌락에 머리가 어떻게 되어버릴 것 같았다.

“제길, 너무 조여…….”

쾌락의 정점에 다다른 키안은 본능적으로 그의 남성을 꽉 조이며, 몸을 떨었다. 한 번 시작된 떨림은 쉽게 멈출 줄을 몰랐다. 내벽을 가득 채운 남성을 욕심껏 물고는 다신 놓아주지 않을 것처럼 허릴 비틀었다.

세이란은 격정으로 몸을 떠는 키안의 내벽에 자신의 남성을 깊숙이 찔러 넣었다.

한 번, 두 번…….

거칠게 삽입하던 그는 등줄기를 관통하는 진한 쾌락에 경련하듯 몸을 떨었다. 세이란은 격정으로 몸을 떨며, 키안을 꼭 끌어안았다.

열기가 쉽게 가시지 않는지 두 사람은 가슴을 들썩이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키안 역시 눈을 꼭 감고는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키안을 품에 안고 있던 세이란의 숨소리가 규칙적으로 변했다. 지친 그가 격정적인 행위로 잠이 든 모양이었다.

키안 역시 그의 품에 안겨 잠을 청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른한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정말 깊이 잠들었는지, 키안의 움직임에도 세이란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키안은 손을 뻗어, 헝클어진 세이란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차갑고 매끄러운 감촉에 키안의 손이 멈칫하고, 멈췄다.

‘두려워. 나의 불행이 그에게까지 영향을 미칠까 봐. 내 오빠와 내 부모님께서 그랬던 것처럼, 그가 죽게 될까 봐 너무도 무서워.’

키안은 재빨리 자신의 손을 거둬들였다. 그러곤 자신의 불행이 그에게 전염될까 두려워, 침대 아래로 내려왔다.

“윽-”

다리가 후들거렸다. 한계 끝까지 벌어진 채로 그를 받아들여서인지, 허벅지 안쪽 근육이 바들바들 떨렸다. 다시 생각해 봐도 평범한 레이디였다면, 그를 감당하지 못했을 것 같았다.

그는 굉장히 집요했고, 열정적인 연인이었다. 마음먹고 그가 욕망을 채우려 한다면, 수년간의 훈련으로 다져진 키안조차도 그를 감당하기 버거울 것 같았다.

키안은 손을 뻗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속옷을 집어 들었다. 그의 거친 동작에 레이스로 된 속옷이 찢어져 다시 입기는 힘들 것 같았다.

“하아, 어쩌지?”

속옷을 입지 않은 채 돌아가야 할 것 같았다. 그나마 드레스를 입고 있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 것 같았다. 키안이 서둘러 드레스를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키안의 눈은 세이란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그를 바라보는 키안의 하늘빛 눈동자가 어두웠다. 아픔을 삼키며 서 있는 그녀에게 처연함이 느껴졌다.

‘나는 황실 기사단의 단장인 레녹스 공작이야. 약해져선 안 돼.’

레녹스 공작은 강했다.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강했고, 유스타나 제국 최고의 기사였다. 감정을 뚝뚝 흘리는 모습은 자신답지 않았다.

키안의 입매가 고집스럽게 변했다. 흔들리던 눈빛 역시 어느새 평소 서늘하고 담담한 모습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침대 앞에 서 있던 키안이 허릴 숙였다. 그러곤 마지막으로 세이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러곤 외투의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재빨리 오두막을 빠져나갔다.

키안이 오두막을 떠나자, 세이란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손을 뻗어 조금 전 키안의 입술이 닿았던 자신의 입술을 손끝으로 더듬었다.

이상했다. 입을 맞춘 것보다 더 농밀하게 키스를 했고, 몸을 섞었다. 지독한 쾌락에 몸을 떨며, 키안의 모든 걸 집어삼켰다.

하지만 조금 전 살짝 닿았다 떨어지는 입맞춤에 심장이 타버릴 듯 뜨거워졌다.

“하아, 키안.”

세이란은 열기로 젖은 목소리로 안타까운 듯 키안의 이름을 속삭였다.

“그러고 보니, 다음 약속 날짜를 잡지 못했군.”

하지만 세이란은 걱정하지 않았다. 조금 전 자신에게 입을 맞추던 키안의 행동에서 더는 도망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이렇게 기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보다 더 벅찬 기쁨으로 온몸이 떨리자 스스로도 놀랐다.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그는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일주일 후, 자정이 되겠군. 다음 만날 날짜는.”

황제의 독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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