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02 화
“그러니까 널 여기에 남게 하는 거야. 네가 걱정할 일 같은 건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이상했다. 낮게 속삭이는 세이란의 목소리에 불안으로 떨리던 키안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를 키엘체로 혼자 보내는 건 내키지 않았다.
“네가 불안해하니 재미있는 얘길 하나 해줘야겠군.”
“재미있는 얘기요?”
“오늘 내가 죽인 테란 국의 기사가 그러더군. 내가 황제가 될 것이라고.”
“그건 당연한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걱정 말라는 뜻이다. 나에겐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적어도 내가 황제가 되기 전까진.”
세이란의 손가락이 키안의 미간을 꾹꾹 눌렀다.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던 모양이었다.
“이제 걱정하지 않습니다.”
키안이 그의 손을 밀어냈다. 하지만 이번엔 세이란의 손끝이 자신의 미간이 아니라, 조각달을 닮은 눈썹에 가 닿았다.
“전하.”
화들짝 놀란 키안이 고갤 돌리려 하자, 그가 자신의 턱을 단단히 붙잡았다. 그러곤 반대쪽 손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 넘겨주었다.
귓가에 닿는 그의 손이 무척이나 뜨거웠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 역시 평소와 달라서 키안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숨을 죽인 채 서 있는 것밖엔 할 수 없었다.
“난 죽지 않아.”
“죽게 두지 않습니다, 제가 곁에 있는 한.”
키안의 한마디에 미동도 없었던 그의 녹색 눈동자가 처음으로 흔들렸다.
“키안.”
낮게 울리는 그의 목소리가 평소와 달랐다.
지금까지 건조하게만 들리던 그의 목소리가 달라져 있었다. 뭔가 물기를 머금은 듯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그래, 감정이 담겨 있어. 간절하고, 뭔가 애틋한 감정이.’
그래서인지 키안의 심장이 울렁거렸다. 평온하던 심장이 처음으로 뛰기 시작하는 것처럼, 키안은 숨이 턱 막혔다.
뭐지? 이 변화는? 당황한 키안이 세이란에게서 떨어지기 위해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손목을 단단히 붙잡고는,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노, 놓아주십시오.”
당황한 키안이 그에게 붙잡힌 손을 빼내려 했다. 그러자 이번엔 키안을 힘껏 잡아당기더니, 그의 품 안에 가둬 버렸다.
‘자, 잠깐.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전하께서 날…….’
키안은 너무도 혼란스러워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자 그의 품에 안긴 것도 모자라,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키안은 어서 심장이 잠잠해지길 기다렸다. 이렇게 심장이 뛰는 걸, 그가 눈치챌 것 같아 걱정이 됐다.
‘제발, 멈춰. 전하께서 오해하실 거야.’
잠시 후 심장이 어느 정도 진정될 즈음, 놀랍게도 그의 뜨거운 숨결이 뺨에 닿았다.
불에 덴 듯 화들짝 놀란 키안이 번쩍 눈을 떴다. 그러자 달빛에 비친 세이란의 녹색 눈동자가 그윽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위험해.’
처음이었다. 세이란의 눈동자가 위험하다고 느낀 건. 키안은 입안이 바짝 타들어갈 정도로 긴장해 있었지만, 겉으로 보기에 그는 평소와 다름없는 냉정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키안은 자신이 느끼는 이 감정이 더 당혹스러웠다.
“키안, 네가 날 걱정하고 있다는 건 충분히 알고 있다.”
“…….”
말해야 했다. 자신도 함께 가서 돕겠다고. 하지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입을 열면 냉정함을 잃은 자신의 목소리에 감정이 넘쳐흐를 것 같아, 두려웠다.
“그래서 넌, 여기에 남는다.”
키안이 대답하지 않자, 세이란은 키안의 턱을 붙잡곤 다시 한 번 말했다.
“키안, 날 믿지? 믿는다면, 넌 여기서 내 기사들을 데리고 안전하게 키엘체로 돌아와.”
세이란의 말에 키안이 고갤 끄덕였다. 그러곤 최대한 짧게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행이었다. 걱정과는 달리 자신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담담했다. 세이란 역시 안심한 듯 천천히 숨을 내쉬는 게 보였다.
“만약에 말이야. 정말 만약에 내가 널 향해 검을 든다 해도, 너는 날 믿을 수 있겠어?”
세이란이 나에게 검을 든다고?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었다.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내가 먼저 내 심장에 검을 꽂을 테니까.
“네. 전하께선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 이익을 위해 널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은 모양이군.”
“한 번도 없습니다.”
키안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그 모습에 세이란의 입가가 비틀렸다.
“재미없군.”
“그럼 전하께선 있으십니까?”
순간 세이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처음으로 미래를 보았을 때가 떠올랐던 것이다.
모든 것이 그가 꿈꿔왔던 대로 완벽하게 이뤄진 미래였다. 자신 역시 유스타나 제국에서 이상적인 황제의 모습으로 권좌에 앉아 있었다. 그 벅차고 영광스러운 감정은 지금도 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미래 속에 키안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하지만 놀랍게도 처음엔 그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키안이 없어도 괜찮았다.
“있으셨습니까?”
세이란이 말이 없자, 키안이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러자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널 희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키안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의 시간은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모든 것이 무료했고, 즐겁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본 순간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흐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멈추려 해도 멈춰지지 않았다. 그 순간 세이란은 깨달았다. 자신에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걸.
이미 자신의 마음속에 슬픔과 절망이란 감정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있다는 사실 역시도 알게 되었다. 모든 걸 가졌지만, 그는 텅 빈 껍데기였다.
그래서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잃고 난 후에야, 키안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깨닫게 된 것이다. 심장이 찢기고 찢겨 너덜너덜해진다는 느낌이 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되찾으려 했다. 하지만 키안은 없었다. 이미 늦어버린 후였다.
“정말이십니까?”
“그래.”
세이란의 대답에 키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의 말을 들었는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위해 죽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를 지키는 기사로써 영광스러운 일일 것 같았다.
“기쁠 것도 같습니다. 전하를 위해 죽는 것 말입니다.”
“안 돼.”
순간 강한 힘이 키안의 손목을 붙잡았다. 손목을 부러뜨릴 만큼 강한 힘이었다. 키안은 아프니 놓아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무섭도록 단호한 표정의 세이란을 보자 차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이상해. 내가 모르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
자신을 바라보는 절박한 눈빛의 세이란을 보며 키안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키안, 절대 안 돼. 만약 네가 그런 어이없는 행동을 한다면, 난 절대 널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저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이란의 기세에 눌려, 키안은 얼떨결에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세이란은 만족하지 못한 듯 키안의 손을 아프게 꽉 쥐었다.
“약속해. 절대 그런 선택은 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키안이 세이란을 보며 다시 고갤 끄덕였다. 그제야 세이란은 안심한 듯 키안을 놓아주었다.
키안은 욱신거리는 아픔에 그에게 붙잡혔던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얼마나 힘껏 쥐었는지 손목이 새파랗게 변해 있었다.
“이런, 제길.”
세이란도 키안의 손목에 생긴 멍을 보았는지 욕설을 뱉어냈다.
“이리 내봐. 내가 봐야겠다.”
세이란이 손을 뻗더니, 키안의 손목을 살피기 시작했다.
“약을 발라야겠다.”
“아닙니다. 멍쯤이야, 금방 사라질 겁니다.”
키안이 별것 아니라는 듯 어깰 으쓱했다. 하지만 세이란은 주머니에서 약을 꺼내더니, 키안의 손목에 바르기 시작했다.
‘전하께서 이상해. 자꾸만 내가 사라질 것처럼 행동하고 있어.’
키안은 세심한 손길로 자신의 손목에 약을 바르는 그를 조심스럽게 살피기 시작했다. 반듯한 이마 위에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있었다. 그리고 약을 바르느라 반쯤 감겨 있는 그의 아름다운 녹색 눈동자는 안타까운 듯 흔들리고 있었다.
키안은 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 같아 혀로 마른 입술을 축이려는 순간,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의 시선이 자신의 입술에 닿자, 키안은 입술 사이로 삐죽 나와 있던 붉은 혀를 재빨리 입술 안으로 숨겼다.
‘대체 내가 왜 이러는 거지? 왜 자꾸 세이란 님을 의식하는 거지?’
키안은 재빨리 시선을 피했다.
“뭐야? 내 얼굴에 반한 건 아니겠지?”
세이란이 놀리듯 말했다. 키안이 천천히 고갤 들어 그를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녹색 눈동자에 장난스러운 빛이 떠올라 있었다.
왜였을까? 키안은 평소처럼 부정하는 대신 고갤 끄덕였다.
“반한 건 아니지만, 잘생겼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그렇게 레이디들이 전하를 보며 꺅꺅대는지도 알 것도 같고요.”
세이란은 키안이 자신의 외모를 마음에 들어 한다는 사실이 왠지 기분 좋았다. 하지만 여전히 무도회장이나, 파티장에서 호들갑을 떨어대던 레이들은 질색이었다.
“흥, 난 그런 것 질색이다. 귀찮고 시끄럽기만 하거든.”
“그 말을 키엘체에 있는 레이디들이 듣는다면, 모두 실망할 겁니다.”
“실망해도 상관없다. 나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니까. 자, 다 됐다.”
세이란이 약을 다 발랐는지 키안의 손목을 놓아주었다. 그러곤 약병의 뚜껑을 닫으려다, 이번엔 입술을 빤히 쳐다보았다.
“뭐야, 입술에도 상처가 났잖아. 턱을 내밀어봐.”
세이란이 키안의 턱을 단단히 붙잡고 약을 바르기 위해 고갤 숙여왔다.
“아니, 여긴 제가 하겠습니다.”
당황한 키안이 재빨리 고갤 돌렸다.
“가만있어. 상처가 어딘지도 모르잖아.”
세이란이 다시 고갤 숙여왔다. 키안은 그의 숨결이 턱에 닿자 이상하게 긴장이 됐다. 바로 눈앞에 그의 반듯한 이마가 보였다.
잘생긴 이마 위로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와 있었다. 머리카락을 치워주기 위해 손을 뻗는 순간, 키안의 입술에 약을 바르던 그의 손가락이 움찔 떨리더니 힘이 들어갔다.
“윽-”
상처를 건드린 아픔에 키안이 어깰 움츠렸다.
“아, 미안. 조심한다고 했는데.”
세이란은 당황했다. 키안의 손끝이 머리카락에 닿은 것뿐이었는데, 손에 힘이 들어가 버리다니.
“아닙니다, 조금 놀라서.”
세이란이 고갤 끄덕인 후 다시 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키안은 그의 시선을 피해 조심스럽게 그의 표정을 살폈다. 조금 전 자신의 손이 머리카락에 닿는 순간,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었다.
마치…….
‘좋아하는 소녀 앞에 선 소년처럼.’
키안은 머릿속에 떠오른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재빨리 지워냈다. 정말 가당찮은 비유였다.
‘그런데 왜 이렇게 덥지? 왜 이렇게 내가 다 부끄러운 거냐고?’
키안은 조금 전 본 그의 표정에 귓불이 뜨거워졌다.
“이제 다 되었다.”
“감사합니다, 전하.”
세이란이 입술에서 손을 떼자, 키안이 뒤로 물러섰다. 다행히 그는 붙잡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복잡한 감정을 담은 채, 여전히 자신의 입술에 닿아 있었다.
키안은 따가울 정도로 강력한 그의 눈빛에 입술이 바짝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혀를 내밀어 마른 입술을 축이자, 그의 눈동자가 더욱 짙어졌다.
‘하아, 미치겠군. 입술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니.’
세이란은 키안의 입술에서 가까스로 시선을 뗐다. 그러곤 의도한 것보다 더 퉁명스럽게 말했다.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도록 해. 넌, 네 자신을 너무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거든.”
“레이디도 아니고. 이런 일엔 익숙합니다. 사실 이런 상처는 제 등에 있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별것 아니거든요.”
순간 키안은 자신의 혀를 깨물고 싶었다. 아무리 세이란의 행동에 당황했다고 해도, 스스로 자신의 해묵은 상처까지 끄집어내다니. 전혀 자신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상처의 크기에 상관없이 네가 다치는 게 싫다고 한다면, 대답이 될까? 키안, 넌 내게 소중한 존재임을 잊지 마.”
그의 말에 키안은 버석하던 심장이 물기로 젖어드는 걸 느꼈다. 평소엔 자신의 감정을 절대 드러내지 않는 세이란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자신을 소중한 존재라고 말하고 있었다. 순간 키안은 감격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명심하겠습니다, 전하.”
“키안, 네가 키엘체에 돌아오면 많은 것이 바뀌어 있을 것이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말 그대로야. 모든 게 변할 거야. 나도, 그리고 너도.”
키안은 고갤 끄덕였다. 세이란이 정확히 키엘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주진 않았지만, 그의 분위기며 태도에서 위험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걱정 마십시오. 전하께선 잘 헤쳐 나가실 겁니다.”
“키안, 내가 없는 동안 다치지 마. 무모한 행동 역시, 금지다.”
“전하께서도 조심하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키안이 걱정스러운 마음에 세이란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자 이번에도 그가 자신의 손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의 시선에 당황한 키안이 재빨리 그의 팔을 놓았다.
“엇, 죄송합니다. 걱정돼서 그만.”
그러자 이번엔 그가 키안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물끄러미 키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끝내 세이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평소와 다른 그의 행동에 키안은 또다시 불안해졌다.
“전하.”
키안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세이란을 부르자, 그제야 정신이 든 그가 키안의 손을 놓아주었다.
“내 걱정은 할 필요 없다. 지금 당장은 그들도 날 어쩌진 못할 테니까.”
키안이 고갤 끄덕이자, 세이란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서둘러 말에 오른 그는 고삐를 당겨 키안에게 다가왔다. 그러곤 모포를 꺼내 키안의 어깨 위로 툭 떨어뜨렸다.
“아닙니다. 전하께 더 필요할 테니, 가져가십시오.”
“지금은 나보다 네가 더 필요한 것 같으니, 하고 있어.”
세이란의 시선이 자신의 가슴에 닿자, 당황한 키안이 고갤 숙였다. 그러자 새끼 늑대가 찢어놓은 셔츠가 어느새 벌어져 있었다.
“이건 숲에 갔을 때 찢어진 모양입니다.”
키안은 재빨리 모포를 끌어당겨 찢어진 부분을 가렸다. 하지만 얼굴이 붉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앞으론 주의하는 게 좋겠다. 다른 사람이 보기라도 하면, 큰일일 테니까.”
“네. 네에?”
“이럇!”
키안이 무슨 뜻이냐고 반문하려는 순간, 세이란은 어둠을 뚫고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키안 역시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전 머릿속에 떠올랐던 의문은 까맣게 잊어버렸다.
“제발 아무 일 없어야 하는데.”
키안은 갑자기 느껴지는 한기에 몸을 떨었다. 서둘러 세이란이 건넨 모포를 끌어당겨 몸을 감쌌지만, 추위는 사라지지 않았다. 키안은 재빨리 막사로 향했다. 이미 키안의 머릿속엔 최대한 빨리 키엘체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황제의 독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