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로테가 정부로 들어온 이후, 내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내 사람이라 생각했던 이들이 떠나고 8년 만에 생긴 아이를 잃었다. 한때 내가 사랑했던 페르소나는 아이가 생긴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래도 황후니까, 황후라는 이름 하나로 참아왔다. “지금 나와 장난이라도 하자는 건가, 이혼 서류를 보냈다고?” “그러게, 왜 릴리를 내보내셨습니까? 샤를로테의 말만을 듣고 제가 괴롭혔다 판단하셨죠. 그때, 왜 제 시녀들의 손톱을 모두 뽑아 내보내신 거죠? 왜 제 사람을 건드리십니까? 왜!” 페르소나가 또다시 내 사람을 내쳤다. “제가 샤를로테를 괴롭힌 적이 있습니까, 화를 낸 적이 있습니까? 차분히 생각해보시지요. 제 사람을 상처 입혀가며 이뤄낸 사랑, 즐거우십니까?” “너무 흥분한 것 같군, 일단 진정부터 하고.” “진정이요? 제가 왜 진정해야 합니까. 저는 이제 황후도 뭣도 아닌, 로젤리아 가넷일 뿐인데 말입니다.” 황후의 자리는 이제 지긋지긋했다. 더 이상 그의 옆에 남아있고 싶지 않았다. * 페르소나는 내가 끌어안고 있는 남자가 샤를로테를 위협했다고 말했다. 남자는 피투성이였다. 복부에는 커다란 상처를 입은 그는 금방이라도 죽을 것처럼 창백했고, 떨고 있었다. 그리고 떠는 남자를 보며 샤를로테는 웃고 있었다. 그 순간 직감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위협을 한 건 이 남자가 아니라, 샤를로테라는 걸. 문득 샤를로테로 인해 괴로웠던 날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나도 모르게 남자에게 향해진 검을 쳐냈다. 그리고 입술을 움직여서 말했다. 이 남자가 나의 정부라고. 글 : 노아N 그림: 하르모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