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화, 이 미친놈이
“어라, 이상하네. 왜 없지? 분명 복사본인데….”
내 지시로 최근 1년간, 제국으로 군사지원을 나간 보고서만 간추려서 가져온 릴리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보고서를 하나둘 넘겼다.
릴리가 말한 ‘부족한’ 보고서 한 장. 그게 바로 마법이 걸려있었던 바로 그 보고서였다.
베논 제국으로 군사 지원을 나갔다고 작성된 보고서의 날짜는 9월 15일. 하지만 복사본에는 9월 15일에 작성된 보고서가 없었다. 9월 13일에 헤리이스 왕국으로 출전을 나간 이후, 곧바로 10월 2일에 사절단으로 파견된 보고서가 있었다.
아무리 서재를 뒤져봐도 페르소나의 집무실에서 빼돌린 그 보고서는 없었다.
“분명 로웬님이 군사권에 개입하지도 않고, 발언권조차 없는 것은 너무 불리한 거지…같은 조항이라고 기사보고서라도 따로 복사본을 만들어놓겠다고 그러셨는데, 뭔가 이상해요.”
망할 오라버니 같으니. 들키면 반역죄라고!
나는 속으로 욕을 읊조리며 의자에 앉았다. 보고서는 없다. 이게 무슨 뜻일까. 기억을 잊게 만들어버리는 마법이 걸린 보고서. 하필 그 보고서의 복사본은 존재하지 않고. 로웬은 통증에 미처 날뛴다. 심지어 지원 기억도 없다. 그럼 분명 타국의 마법사, 베논 제국의 마법사와 관련이 있다는 뜻인데….
‘베논 제국은 분명 건국제에 참가하겠지. 마법사도 분명 데려올 거야. 세력 과시하는 것을 좋아하는 자들이니. 내가 대공이니 그들을 맞이할 테고….’
접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호위가 제지할 수도 있는데. 호위가….
‘응? 잠깐만.’
외국 귀빈에게는 언제나 레이몬드 제국의 기사들을 호위로 붙였어. 그때마다 베논 제국의 대표를 호위한 사람이….
‘로웬이잖아.’
놀라 그대로 의자에 주저앉듯 앉았다. 그래, 로웬이였어. 지난 몇 년간 계속 로웬이 베논 제국의 마법사들을 호위했어. 그것도 페르소나가 배치한 게 아니라 베논 제국 측에서 먼저 지목하지 않았나?
“릴리.”
“네, 로젤리아님.”
“건국제 때마다 로웬이 어느 제국의 호위를 맡았지? 어느 제국인지 아니? 로웬이 얘기해준 적이 있니?”
“네, 베논 제국이에요. 아무래도 로웬님은 레이몬드 제국의 기사단장이다보니 적대국인 베논 제국의 호위를 맡는 게 불편한 데 꼭 자기를 지목한다고 불평을 늘여놓은 적이 있으셨어요.”
“로웬과 자주 만났었구나?”
“아, 그, 그건 아니에요! 그냥, 가끔…. 지금은 못 만나지만…다 나으셔도 이제는 만나지 못할 것 같지만….”
“응?”
“아. 아니에요!”
릴리의 얼굴이 붉어졌다가 창백해지기를 반복했다. 농담으로 건넨 말이었지만 지금이 농담을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베논 제국이 중요행사 때마다 로웬을 지목했다. 로웬을 호위로 데리고 다녔다. 이게 기사 보고서와 관련이 있을까. 로웬이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는 게 이것과 관련이 있을까.
“…그런데 정말 외국 귀빈으로 참석할 때마다 베논 제국의 호위를 맡았네요.”
릴리도 한참을 부끄러워하다 문득 이상함을 느꼈는지 고개를 기울였다.
“물론 로웬님이 기사단장이라지만 왜 로웬님만 꼭 집어서….”
기사 보고서에는 기억을 억지로 삭제하는 마법이 걸려있었다. 누군가 잊어버린 것에 대해 언급하기 전까지는 까맣게 잊고 산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기사 보고서의 존재를 지우기 위함이었을까.
로웬이 베논 제국으로 군사 지원을 나간 것을 알지 못하게 하려고?
그리고 로웬은 헬리오도르 가문 사람들을 모두….
‘그 생각은 하지 말자.’
욱신거리는 심장을 애써 무시했다. 어쨌든 로웬은 이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역시 베논 제국이 이 일에 대한 실마리를 쥐고 있을 가능성이 거의 반쯤은 확실해졌다.
그럼 문제는 베논 제국에게 어떻게 접근 하느냐 인데….
“로젤리아님.”
“무슨 일이지?”
“황궁에서 서신이 왔습니다.”
황궁에서 서신이 왔다고? 시종이 가져온 서신을 건네받으며 종이를 감싸고 있는 끈의 끝을 매만졌다. 금줄이다. 이건 황제가 황궁의 관리들에게 큰 행사에 관해서 각각 맡을 업무를 지시할 때만 쓰는 표식이었다. 마력 검진은 못 해도 내년이고, 건국제는 아직 한두 달이 남았을 텐데, 왜 벌써 서신이 온 거지?
“릴리. 이곳의 정리를 부탁해도 될까?”
“네, 제가 할게요. 로젤리아님은 어서 가보세요.”
나는 금줄을 풀어 서신을 확인하며 집무실로 향했다. 하지만 그 걸음은 복도 한가운데에서 우뚝 멈춰 섰다.
“……이게 무슨.”
잘못 보았나 싶어 손등으로 눈을 문질렀다. 하지만 달라진 내용은 없었다.
내 손에 들려있던 서신은 점점 분노와 경멸로 인해 떨리더니 이내 처참하게 구겨졌다. 나를 뒤쫓아 오던 시종이 그 모습을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내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마력연구관 칼라일 헬리오도르 백작과 대공 로젤리아 가넷은 베논 제국과의 마력동맹국 협정 논의에 참여하라…… 」
페르소나는 칼라일이 어느 제국의 출신인지를 이미 알고 있다. 아니지, 이제는 황궁에 소속된 사람과 더불어 제국민들도 칼라일이 어느 제국 출신의 마법사인지 알 것이다. 그런데, 뭐? 베논 제국과의 협정 논의에 참여하라고? 분명 관리들과 베논 제국에서 보내온 사절단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일 텐데?
‘……아니야, 마력연구관이니까. 마력동맹국 협정 논의라면 참여하는 게 맞아. 그래, 맞는 거야.’
하지만 패전국의 마법사와 승전국의 마법사를 한자리에 둔다니. 정말, 배려라고는 전혀 없는 그런 지시였다. 애초에 페르소나에게 칼라일에 대한 배려를 바란 적이 없으니 그렇다 치지만, 이게 과연 사사로운 감정 없이 이 지시를 내린 게 맞을까? 정말로 협정을 맺기 위해, 그 자리에 칼라일을 마력연구관으로서 참여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일까?
‘아닌 것 같은데.’
맞든 틀리든 기분이 나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더 기분 나쁜 것은 바로 밑에 작성된 논의에 참여할 사람들의 명단이었다.
‘바르셀민 백작이 없어.’
마력연구관이 칼라일 혼자인 것도 아니고, 바르세민 백작은 협정 때 사용할 자료의 보조를 맡는다고? 바르셀민 백작이 연구관으로서의 경험이 더 많을 텐데 협정에 참여시키지 않는다? 기분이 나쁘다 못해 오물로 더렵혀진 기분이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리 봐도 개인적인 감정이 선을 넘을 정도로 개입되어 있었다.
칼라일도 이 서신을 받았을까.
빠르게 칼라일의 서재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그의 집무실로 들어서자 함께 서신을 보고 있는 루치아노와 칼라일이 보였다.
루치아노는 서신의 내용을 눈으로 훑더니 이내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에 반해 칼라일은 내 생각과 달리 얼굴이 평온했다. 말없이 금빛 속눈썹을 두어 번 깜빡일 뿐이었다. 그래서 혹시 이런 상황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나 싶었다.
“이 미친놈이.”
아니었나보다.
***
꺼내 놓았던 보고서들을 다시 제자리에 넣어놓던 릴리는 욱신거리는 눈의 통증을 참지 못하고 의자에 몸을 앉혔다.
붕대로 감은 눈을 만져보니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몇 시간 간격으로 새 붕대로 갈아야 하는 것은 꽤나 불편한 일었지만, 더 불편한 것은 그날 이후 로웬을 보지 못한 것이었다.
로웬이 검으로 자신의 눈가를 베어버렸을 때, 릴리는 한순간 공포를 느꼈다. 그렇다고 그 공포로 인해 로웬을 보면 떨리거나 무서워하지는 않았다. 다만, 눈을 다치기 전 그의 셔츠 사이로 보이던 상처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마치 불로 지진 듯한 커다란 상처. 종종 심장 부근을 꾹 누른 채 아파하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상을 입었겠거니 하면서 넘겼다. 자주 있었던 일이니까.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갑자기 아파하기 시작했다. 그래, 그것도 칼라일과 만난 이후부터.
‘이상하네요. 베논 제국으로 군사 지원을 나간 적이 없는데, 왜 자꾸….’
‘다른 사람과 착각한 게 아닐까요?’
‘하지만 그 정부 놈, 아니 칼라일과 이상한 귀족 손님…이 아니라 아메 영식이 똑같은 소리를 하는 게 마음에 걸리네요.’
‘하지만 제 기억에는 없는 걸요. 로웬님께서 군사 지원을 나간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로젤리아님이 황후로 막 즉위했을 당시, 두 번뿐이었잖아요.’
분명 그것과 관련이 있는데, 기사 보고서랑도….
하지만 로젤리아가 말하는 것을 꺼려하는 듯 보여서 제대로 물어볼 수도 없었다.
대충 붕대를 교체한 릴리는 피가 묻은 붕대를 주머니에 욱여넣은 채 서재를 빠져나왔다. 그러다 무언가 단단한 것에 이마를 부딪쳐 뒷걸음질을 쳤다. 이마를 부딪친 통증이 눈 쪽으로 퍼진 탓에 욱신거렸다. 이마를 문지르며 고개를 들자 로웬이 보였다. 로웬……로웬?
“리, 릴리 양.”
“로웬님, 왜 여기에….”
더 쉬어야 할 사람이 왜 여기에!
어버버 거리며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로웬을 올려다보던 릴리는 문득 그의 눈가가 붉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낯빛도 창백하고, 입술이 다 갈라진 모습이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릴리는 로웬이 자신을 공격했다는 것도 잊은 채 로웬의 뺨을 감싸며 그의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하지만 로웬의 얼굴은 더 일그러지고 있었다.
혹시 어디 아픈 건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로웬의 눈동자가 자신의 다친 눈 쪽을 향하고 있음을 알아차린 릴리는 그제야 머쓱함을 느끼며 그의 뺨을 감쌌던 손을 거두었다.
“릴리 양께서는.”
“네?”
“제가 원망스럽지 않으십니까.”
원망스럽다니? 사실상 로웬은 그때 제정신이 아니었고, 그를 말리기 위해 나서다 다친 것뿐이었다. 분명 로젤리아가 위험하니 뒤로 물러나 있으라 말했지만, 그 경고를 무시하고 검 앞으로 몸을 날렸으니 사실상 로웬이 다치게 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원망한다니, 흉터가 남을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들었을 때도 로웬을 원망하지는 않았다.
“원망한 적 없어요. 로젤리아님이 뒤로 물러나라 하셨고, 기사들도 몸을 피해있으라 했지만 제 의지로 나서다가 다친 거니까요.”
“….”
“상처는 괜찮으신가요? 더 쉬어야 합니다. 움직이지 마시고, 다시 침실로….”
분명 괜찮다고 말했는데도 로웬의 얼굴은 처참했다. 그 순간 로웬의 무릎이 천천히 굽혀지더니 이내 땅에 닿았다. 두 무릎을 완전히 꿇은 로웬은 릴리의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 모습에 릴리는 놀라 덩달아 함께 무릎을 꿇으려 했지만 흐릿하게 들려오는 앓는 소리에 그대로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죄송합니다.”
“로웬님!”
“죄송합니다. 정말로, 정말로 죄송, 합니다….”
로웬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제, 제가 뭘 해드려야 할지. 치료는 당연히 돕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뭘 해드려야……뭘 해드려야 용서를 받을 수 있을까요. 말해주세요, 원하시는 것은 모든 지 들어드리겠습니다.”
“저는 괜찮아요. 시력에는 문제가 없고, 아까도 말했지만, 주의를 무시하고 나서다가 다친 사람은 저에요.”
“하지만 그 상황의 원흉은 저입니다. 부디, 제가 책임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채, 책임이라니.”
“릴리 양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저를 마음대로 해주셔도 좋습니다. 무릎을 꿇으라면 꿇고, 얼굴에 흉터가 남는다고 하셨지요. 똑같이 상처 내라면 내겠습니다. 릴리 양께서 원하시는 대로 해주십시오.”
로웬은 어쩔 줄 몰라 하는 릴리의 손을 잡고는 그녀의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느릿하게 올려다보는 시선 속 붉은 눈동자가 죄책감과 열기로 짙게 빛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진심으로 하는 말 같은데. 하지만 그렇게 되면 루치아노는? 그는 남색을 하지 않았나. 마차에서 이미 그렇고 그런 상황까지 간 것으로 보면 꽤나 열렬히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렇게 무릎을 꿇고 손에 입을 맞추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이, 일어나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루치아노가 이 모습을 보면 어쩌려고……!”
릴리는 다급하게 외쳤다.
“…네?”
“네?”
로웬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릴리를 바라보자 이내 와락 얼굴을 구겼다. 그리고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에요.”
“네?”
“그런 거 아니에요. 눈에 먼지를 빼주려고 그랬습니다. 정말 아니에요.”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둘이 그런 사이가, 연인 관계가 아니시라는….”
“아닙니다! 제가 연인으로 맞이하고 싶은 사람은 오로지 릴리…양…….”
다급하게 릴리가 가진 오해를 풀려고 하던 로웬은 이내 얼굴이 그의 붉은 머리카락과 똑같은 색으로 변해버렸다. 로웬은 입술을 파르르 떨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푹 숙였다.
릴리도 마찬가지였다. 연인으로 맞이하고 싶은 사람이 나라고? 잘못 들은 것인지, 아니면 맞게 들은 것인지……후자였으면 좋겠는데.
“……눈을 다 치료하면, 그때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
“젠장, 이렇게 고백하고 싶지 않았는데….”
얼굴을 한껏 붉힌 로웬은 자신의 손목을 경멸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정말로 자신의 손목을 부러트릴 것 같아, 릴리는 조심스레 로웬의 손목을 감싸 쥐었다.
“어찌 되었든 저는 릴리 양을 다치게 한 사람이고, 손목을 잘라 바쳐도 모자란 상황에 이런 고백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방금 그 말은 못 들은 척 해주시고, 저를 마음대로 하셔도 좋단 말은 정말입니다.”
로웬은 자신의 손목을 감싸고 있는 작고 가느다란 손을 보며 입술을 꾹 물었다. 칼라일을 공격했다고는 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 유일하게 기억나는 것은 이 손이 눈앞으로 뻗어진 것과, 눈에 상처를 입은 순간에도 자신의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그 보랏빛 눈동자였다.
그러니 고백은 옳지 않다. 머리를 박고 빌어도 모자랄 판에 고백은 무슨.
하지만 로웬이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릴리의 얼굴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반짝반짝 눈을 빛내는 릴리를 보며 로웬은 숨을 참았다.
“정말 마음대로 해도 되나요?”
“네?”
“기사는 한번 한 말 꼭 지켜야 한다던데.”
악동같은 미소를 짓는 것을 보며 로웬은 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하는 그의 심장소리가, 릴리의 귀에 닿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랬다. 릴리가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든, 마음대로 사용하라는 것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상단주는 아무래도 경제나 무역학에 능통해야 하니, 그래도 후계자 교육을 받았던 본인이라면 도움을 줄 수도 있고, 눈을 다쳤으니 사람들 앞에 나서거나, 업무 처리. 또는 상단을 직접 둘러보는 그런 잡일을 모두 자신에게 시키라는 소리였다.
그런데 릴리의 말은 무척 의미심장했다. 무, 무엇을 하려고, 이러는 거지?
아니야, 이런 분위기면 안 되는데, 잘못을 빌어야 하는 상황인데.
하지만 로웬의 머릿속과 달리 몸은 전혀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그랬으니까. 정말로 마음대로 할 거예요.”
“!”
“약속 지켜야 해요.”
자신의 뺨을 쓰다듬는 손길에 로웬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