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조의 장(8)
13.
통상, 인간이 맨손으로 활시위를 당길 때 작용하는 장력은 약 100파운드.
전장에서 쓰이는 대인 살상용 쇠뇌의 경우, 지렛대를 사용할 시 그의 다섯 배 이상인 500파운드의 힘이 실린다.
리저드맨은 딱 그 절반인 250파운드의 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성인 남자의 두 배에 달해.
그것은 어지간한 활대를 한계까지 휘어질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이었다.
그럼에도 리저드 맨이 사람의 목을 이토록 가볍게 으스러뜨릴 수 있는가?
정신이 혼미해지는 와중에, 알데카의 머릿속은 그러한 고찰에 빠져있었다.
“윽!”
급격하게 숨통이 조여 온다.
미청년의 얼굴에 고통의 형상이 나타났다.
청년은 시시각각 자신의 목이 망가져가고 있음을 느꼈다.
빅터가 손가락 힘만으로 얇은 피부를 찢고, 그 안의 혈관을 뭉개버린 것이다.
‘어, 어떻게 인간이 이런 힘을···.’
가공할 악력.
단순히 세기만으로 본다면, 이것은 알데카가 지휘하는 리저드맨 보다 훨씬 강할 지도 몰라.
그 증거로 가까이서 대기하던 용인두 마리가 빅터의 팔을 붙잡고 때어놓으려 했음에도, 그는 조금의 움츠림조차 없었다.
“방해된다.”
퍼억!
빅터는 도끼로 성가시게 구는 마물들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알데카는 목이 졸리는 와중에도 경악했다.
일격.
그저 털어내는 듯 가벼운 동작만으로···.
쇠사슬 갑옷에 준하는 내구도를 가진 리저드맨의 두상이 이렇게나 가볍게 쪼개지다니?
하지만 청년의 놀라움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으득!
곧 어디선가 기분 나쁠 정도로 둔탁한 울림이 퍼졌다.
알데카의 목뼈가 부러지는 소리였다.
미청년은 입에 거품을 물고 눈깔이 뒤집어 지고 나서야 겨우 빅터에게서 풀려났다.
으깨진 경추와 터진 경동맥의 상대를 미루어볼 때···.
알데카는 즉사한 것이 틀림없었다.
“···와아, 과연 빅터 사부님! 완전 압도적이시라니까!”
상황을 지켜보던 니엘이 멀리서부터 달려온다.
그녀는 빅터가 거대화한 팔로 적들을 날려버리자 싸움이 끝났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이어서 니엘은 장난스럽게 빅터의 등을 찰싹 때리며 야단을 떨어댔다.
“이번에도 혼자서 참 고생 많으셨네요. 어쩜, 섭섭하게 제 몫도 하나 안남기고 죄다 처리하시··· 어?”
뒤늦게 니엘의 눈동자에 청년의 시신이 비춰졌다.
무자비한 응징의 결과물.
니엘은 평소와 다르게 사뭇 동요했다.
“이거 사부님이 죽인 거예요? 사, 사람을?”
“이놈은 인간이 아니다.”
“괜찮은 건가요? 아까 말하는 걸 들어보니, 이 기생오라비는 어디 높은 귀족가문의 도련님이라면서요?”
“그딴 건 아무래도 좋다.”
“예? 마녀 사냥꾼은 권력이 무섭지도 않나요? 후환이 두렵지 않냐고요?”
빅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답할 가치조차 없는 질문이었기 때문에.
“아, 진짜! 성국의 기사들이랑 싸우겠다던 대스승 영감님도 그렇고··· 사냥꾼 형씨들은 죄다 사부처럼 대책 없는 인간들뿐인가?”
상대가 침묵하자 니엘은 머리를 거칠게 긁었다.
반면, 빅터는 시체를 뒤지며, 청년의 품속에서 마몬의 적석을 모두 끌어낼 뿐이었다.
“어? 그거 어떻게 하려고요?”
“파괴한다.”
“저, 전부 다 요?”
“그래.”
“앗, 그래도 기왕이면요. 저한테 기념으로 몇 개만 남겨주시면···.”
헤헤, 하고 웃으며 니엘이 기웃거린다.
그녀는 청년이 읊었던 마정석의 가치에 대해서 잘 기억하고 있었다.
하나, 빅터는 행동을 망설이지 않았다.
빠직!
니엘의 탐욕을 부정하기라도 하듯, 빅터는 땅 아래에 쌓인 붉은 돌을 도끼로 깨부쉈다.
“으으, 아까워라···.”
“너는 모른다. 이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불행이 담겨 있는 지.”
“그렇게 해탈한 도인처럼 말씀하셔도 말이죠. 하나 쯤 빼돌린다고 어디가 덧나나, 뭐.”
“이것은 존재해선 안 된다. 마의 흔적은 찾는 족족 없애야 해.”
빅터가 팔을 휘두를 때마다, 연달아 니엘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그는 제자의 철없는 욕심을 꾸짖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또한 사람의 본성.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이었기에.
‘어긋나 있는 건 내 쪽인가?’
마지막으로 물욕을 느낀 것이 언제였는지 떠오르질 않아.
타인을 통해서가 아니면 그조차도 자각할 수 없다.
빅터는 니엘을 통해서 자신이 과거에 잃어버린 본연의 모습을 겹쳐보고 있었다.
‘아니, 이제 와서 예전의 감상을 떠올려봐야 무의미하지.’
그는 잡념을 지우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나무가 드리운 숲 위로 검은 아지랑이가 퍼져나가는 게 보인다.
평범한 사람의 눈에는 비춰지지 않는 어둠의 물질이 산산 조각난 적석으로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로써 더 이상 이 마을에 기현상은 일어나지 않아.
어떤 의미론 저주에서 해방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지도 몰랐다.
“이제··· 댁들은 어떻게 할 거요?”
사태가 마무리되자, 피에트로라는 남자가 바깥까지 따라와 살갑게 말을 걸어왔다.
“고맙소. 나와 동료들을 협박하던 공국 놈들을 처리해줘서···.”
이 지경이 되고도 빅터 일행에게 바라는 게 있는가?
비록 꿍꿍이는 느껴지지 않지만···.
마물의 시체로 가득한 마당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게 친절한 말투였다.
“당신들, 이대로 용의 행적을 추적할 셈이오? 동쪽으로 계속 나아가서?”
“네놈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매정하시구려. 이래 뵈도 댁이 내 목숨을 살려준 건 감사하고 있으니···. 그래서 가능하면 은인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것뿐이오.”
“내 알바 아니라고 했을 텐데.”
“그러지 말고 뭐든 돕게 해주시게.”
외면해도 남자가 자꾸만 끈덕지게 들이 붙는다.
하지만 그러든 말든, 빅터는 상대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미 붉은 돌을 회수한 시점에서 그들의 볼 일은 끝이 났기에.
“멍하지 있지 마라, 니엘. 지금 바로 마차를 찾아서 떠날 준비를 해라.”
“어? 나만? 사부님은 어쩌시게요?”
“나는 혼자 따로 처리할 일이 있다.”
“뭐에요? 기왕이면 두 사람이 처리하는 게 빠르잖아요. 도와줄 테니 말해 봐요.”
“너는 못한다.”
“치,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자자, 왜들 그리 서두르는가? 곧 해가 질지도 모르는데 하루 정도는 묵고 가도 좋지 않나? 응? 내 딸을 봐서라도···.”
“아, 그렇지! 저 아저씨한텐 애가 있다고 했잖아요? 모처럼 우리가 구해준 아이 얼굴 정도는 보고 가도 좋지 않을까?”
그때였다.
남자가 딸을 입에 올리는 순간 빅터의 안색이 미묘하게 변했다.
“···그만둬라.”
“네?”
“그만두라고 했다.”
“이보게, 진정하라고. 혹시 아이를 싫어하나? 그런 거라면 내가 사과하···.”
빠각!
상대가 접근해오자, 빅터는 남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갈겼다.
앞니 여러 개가 나가고 코가 내려앉았어.
사내는 기절해버렸다.
“사, 사부님?! 이건 너무 심하잖···.”
“잔말 말고 마을에서 나가라. 정 안되겠으면 입구에서 대기하도록.”
빅터도 썩 유쾌한 표정이 아니었다.
그는 어떤 중요한 것을 고민하고 있는 듯 보였다.
“이제 와서 뭘 숨기고 있는 거예요?”
“때론 모르는 편이 좋은 일도 있다.”
“참 너무하시네! 그렇게 말하면 괜히 더 궁금해지잖아요.”
“니엘. 이건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다. 지금이라면 넘어갈 수 있다. 쓸데없이 가혹하고 불편한 현실과 마주보기에, 너는 아직 어려. 지나치게 감정적이다. 아직 그런 경험은 불필요하다.”
“하! 언제는 다 컸다면서요? 자기 행동에 책임질 나이가 되었다더니, 사내가 한 입으로 두 말 하기야?
“정 알고 싶은가?”
“당연하죠! 가혹한 현실? 불편하다고요? 얕보지 마시죠, 사부님. 나름대로 평생 거친 용병이랑 선원들 사이에서 살아온 나라고요.”
“후회하지 마라.”
“물론이죠.”
결국 빅터는 숨겨진 진실을 폭로하기로 했다.
“···우선 저길 봐라.”
스승의 손가락 끝이 향하는 장소로 니엘이 고개를 든다.
그곳에는 고목과 수풀로 가져진 그늘이 있었다.
육안으론 잘 보이지 않아.
니엘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다음에야 빅터가 가리킨 게 무엇인지 알아챌 수 있었다.
나무에 기대어 쓰러진 희생자가 있다.
화살에 벌집이 된 시신, 바로 마차에서 맨 먼저 달아난 젊은 남자였다.
마을로 향하던 중 리저드맨들에게 당한 것인가?
니엘은 그렇게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저 자 뿐만이 아니다. 틀림없이 마차를 덮친 나머지 녀석들도 처리 됐을 테지.”
“그걸 어떻게 알죠?”
“저 계집애 같은 놈의 머리에서 읽었다.”
빅터는 엄지를 등 뒤로 향하며 미청년의 시신을 가리켰다.
니엘은 대략적인 전말을 이해했다.
하지만··· 이게 전부?
분명 강도들의 최후는 불쌍하다.
그렇다고 고작 이 정도 비극에 빅터는 호들갑을 피운 것인가?
“아직 놀랄 게 더 남아있나요?”
의기양양한 척 어깨를 들썩이는 니엘.
한편, 빅터는 이미 먼발치까지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바로 피에르트의 현관 앞에···.
“여기다.”
니엘이 빅터의 뒤를 따른다.
두 사람은 거침없이 건물 안까지 들어섰다.
그러자 그들의 앞에 수상한 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손잡이와 벽 사이의 두꺼운 나무판자는 그렇다 치자.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격쇠가 설명이 되지 않아.
니엘은 본능적으로 그 너머에 위험한 것이 도사리고 있음을 느꼈다.
“이 안에 있다.”
“뭐, 뭐가요?”
“그 자의 딸 아이였던 것.”
그렇게 말하며 빅터는 당장 문의 손잡이를 집어 뜯었다.
남자가 공을 들여 막아뒀을 못과 잠금장치는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되어 허망하게 아래로 떨어졌다.
“아뱌.”
싸늘한 어둠 속에서 기이한 발음이 새어나왔다.
니엘은 숨을 참아야만 했다.
내실에서 고기 썩는 고약한 악취가 진동했기 때문이었다.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어째서 세계는 이토록 추악한 존재가 태어나는 걸 용납했지?
그녀는 이 세상을 창조한 조물주의 뜻에 악의가 있다고 확신했다.
목 아래는 평범한 다섯 살짜리 유아의 것.
양 다리에 묵직한 사슬 족쇄를 달고 있단 사실만 빼면 멀쩡해 보인다.
하지만 두상이 갈라진 상태다.
아이의 얼굴은 반으로 쪼개져있었다.
그 내부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것은 끔찍한 이형이었다.
‘이건, 이건 마치···.’
바다에 익숙한 니엘은 자연스레 어떤 생물의 구조부터 떠올렸다.
바로 뒤집어진 불가사리의 입.
가시와 촉각으로 가득한 그 흉물스런 아가리의 형태를···.
“···어떻소? 아주 귀여운 아이지?”
어느새 집주인인 사내가 나타났다.
그는 빅터의 주먹에 묵사발이 된 안면을 부여잡은 채, 한층 더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딸의 이름은 노에미Noemi. 그 의미처럼 소중한 내 보물이지. 아, 이렇게 말하면 너무 팔불출 같나? 하지만 어쩔 수 없소. 늦게 얻은 자식이라 그런지, 내겐 눈에 들어가도 아프지 않은 사랑스런 외동딸이란 말이오.”
“···.”
“분명 크면 마누라를 닮아서 미인이 될 거야.”
“아, 아저씨···.”
“이리온, 우리 딸. 잠간 못 본 사이에 더 커진 것 같구나.”
“아브, 아뱌아브.”
“그래. 옳지. 얼른···.”
콰직.
고립된 방안에 피에르트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껴안으러 다가간 사내의 목덜미를, 마물이 물어뜯었기 때문이었다.
“읏···.”
돌발 상황에 니엘이 고개를 급히 숙였다.
하지만 빅터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눈을 돌리지 마라, 니엘. 이게 마의 실체다.”
“그, 그만!”
“그래. 이게 바로 나 혼자서 처리했어야 할 일이었다.”
빅터가 땅을 박차며 달려들었다.
그리곤 니엘이 보는 앞에서 도끼를 휘둘렀다.
왜곡된 부성애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또한 살점을 탐하는 어린 마물의 목숨을 끊기 위해서.
벽면에 검붉은 난장판을 만들고 난 뒤, 빅터는 다시금 설명을 이었다.
“···종종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한다. 뻔히 눈앞의 현실마저 부정한 채로 달콤한 환상에 취하곤 하지.”
마을이 산사태로 휩쓸린 그 날, 남자가 잃은 것은 아내뿐만이 아니었다.
수 세기 동안 땅 아래 잠들어 있던 원한이 깨어난 순간···.
기이한 현상은 가장 여리고 자아가 옅은 아이들에게 맨 먼저 마수를 뻗쳤던 것이다.
동족에게 잡아먹힌 자의 깊은 원한 때문이었을까?
고대의 망령들이 죽어가는 순간까지 갈망한 저주의 영향 때문인가?
어느 쪽이든 결과는 공교롭게도 인육을 탐하는 마물을 낳았다.
그리하여 어느덧 피에르트의 딸은 어둠의 존재로 탈바꿈되었다.
“암시에 걸렸을 때도, 놈은 정작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숨겼지. 무의식 중에 딸에 대해서 설명하길 피한 거다.”
“그럼··· 그러면 우리는 대체 무얼 위해 이곳에?”
“아무 것도 기대하지 마라. 우리의 싸움에는 보상도, 명예도 없다. 앞으로 너는 몇 번이고 이런 꼴을 보게 될 거다. 그게 바로 어둠과의 싸움이니까.”
니엘은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유쾌한 모험일거란 기대가 크게 배신당했어.
사실은 바닥없는 시궁창으로 향하고 있음을 지금 막 자각했기에.
“니엘, 너는 스스로 충분히 철이 들었다고 여기는 모양이지만, 내가 보기엔 그저 조숙한 아가씨일 뿐이다.”
“···.”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도록. 네가 앞으로 사냥꾼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니엘이 의기소침했지만 빅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강제로 그녀의 팔을 잡은 채 밖으로 잡아끈다.
부글.
니엘은 미련이 남은 눈동자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 사이, 빅터가 토막 낸 괴물의 일부와 남자의 사체가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 때문에 니엘은 실로 오랜만에 토악질을 해야만 했다.
···수 분 뒤, 두 사람은 마을을 떠났다.
남은 것은 비극뿐이었다.
14.
빅터와 니엘이 숲에서 벗어난 지 반나절이 지날 무렵···.
또 다시 세계에 적막의 밤이 도래했다.
그 자연의 법칙은 노상강도와 인신매매로 얼룩진 이 죄악의 땅에서도 마찬가지야.
오늘도 은은한 월광이 대지에 비추고 있었다.
하나,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아직 이 자리에 불길한 이변의 씨앗이 남아있음을···.
꿈틀.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잔해들 사이에서 무엇인가가 경련한다.
그것은 비교적 온전한 모습을 가진 시체···.
빅터에게 목이 부러져 죽었던 알데카 하이네의 몸이었다.
팟!
갑자기 알데카의 주검이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뒤늦은 사후경직인가?
아니,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나 간절한 움직임이었다.
마치 살아있는 것만 같은···.
으득, 으드득!
이어서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누가 손을 대지 않았음에도 어긋난 경추가 저절로 제자리를 찾아가.
단 수 초 만에 원상복구 되었다.
이윽고 말라붙은 알데카의 입술이 실룩인다.
파괴된 성대와 기도까지 재생되었는지, 그는 생전 그대로의 목소리를 읊조렸다.
“아, 아··· 누님.”
또 다시 저를 되살려주셨군요.
···라고 환희에 찬 말을 달에게 건네며, 알데카는 왼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쓸어 올렸다.
그때, 지금껏 가려져있던 흉측한 면이 드러났다.
알데카의 좌측 안면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아.
눈은커녕 형태조차 없다.
흡사 무언가에서 강제로 뜯어낸 것처럼···.
그 자리는 문드러진 채 공허하게 비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