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조의 장(3)
5.
이른 아침.
출발은 순조롭지 못했다.
니엘이 욕실 문을 틀어 잠근 채, 숙녀의 수치라는 명목 하에 의미 없는 농성을 시도했기 때문이었다.
화장실을 핑계 삼아 시간만 끌려는 계획.
그러나 빅터의 개입에 그 시도는 무의미한 실패로 돌아갔으니···.
그는 힘도 거의 들이지 않고 문을 뜯어내버렸다.
그리곤 식겁하는 니엘의 몸을 어깨에 들쳐멧다.
“허튼 짓이다. 잠자코 따라와라.”
“놔! 이거 놓으라고!”
“사냥꾼이 되고 싶다고 먼저 말을 꺼낸 건 너였다. 그렇다면 조직의 방식에 순응하도록.”
“그, 그치만 이스트 클라인East Clein으로 간다는 소린 방금 처음 들었단 말이야!”
“이젠 알았지 않나?”
“말하는 게 너무 늦었잖아!”
그녀는 어째서인지 동부 전선으로 가길 꺼려하는 눈치였다.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
마주치고 싶지 않은 지인이 그 지방 쪽에 살고 있는 모양이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빅터는 그 불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네 사정 따윈 알 바 아니다.”
“뭐, 뭐얏?!”
“임무를 가려 받을 생각이라면 당장이라도 때려 쳐라.”
“아니, 그건··· 꺅!”
찰싹!
빅터가 손바닥으로 니엘의 볼기짝을 때렸다.
애꾸눈의 여인은 화들짝 놀라더니.
“이, 이게 무슨 짓이야! 덩치 형씨 미쳤어?!”
“사부라고 제대로 호칭해라.”
짝!
그리고 다시 한 대 더.
반사적으로 니엘은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댔다.
“이, 이게 또 때렸겠다! 어디서 다 큰 숙녀의 둔부를···.”
“계속 애처럼 군다면 몇 번이고 꽁무니에 불이 나게 해주지.”
“이건 횡포야! 성희롱이라고!”
“멋대로 떠들어라.”
니엘이 버둥거렸지만 그녀를 짊어진 빅터의 팔은 미동도 없었다.
그는 그저 출입구로 향하는 홀 쪽으로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채비는 완비되어 있다.
테이블이 늘어선 가운데, 식량을 채운 봇짐 하나가 놓인 상태였다.
빅터가 다른 한 손으로 그것을 집어 들려는 찰나···.
“잠깐만요, 빅터 사부!”
동양의 언어와 함께 작은 그림자가 달려든다.
정돈된 머리를 사냥모 안에 눌러쓴 소녀.
빅터의 첫 제자 리리 리였다.
“오늘은 웬일로 일찍부터 일어나 있었나?”
“그야 당연하죠! 오랜만의 출전일이잖아요!”
“리리 리, 나는 이번 임무에 너를 데려간다고 한 적이 없을 텐데.”
“후후, 그러실 줄 알고···.”
짠, 하고 소리치더니.
리리 리는 카운터 아래에 숨어있던 아랑을 끌고 나왔다.
“자, 아랑! 이리 나오렴!”
“아니··· 왜 이럴 때만 누나는 부지런한 건데?”
“아이, 참! 잔말 말고 얼른!”
활기가 넘치는 소녀에 비해, 소년은 막 깨어난 모양인지 손으로 눈 주변을 문지르고 있었다.
“히히, 이러면 같이 동행시켜주시겠죠?”
“리리 누나··· 날 팔아먹어봐야 소용없을 거 같은데.”
“쉿! 잠자코 있어! 빅터 사부는 너한테 약하니까 이건 통할 거란 말이야!”
그러나 리리 리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빅터가 이 둘에게 통보를 하지 않았던 까닭이 따로 존재했단 사실을···.
“리리 리, 아랑. 미안하지만, 당분간 너희 둘은 집결지에서 대기다.”
“네? 왜요? 평소라면 항상 수련 때문에 억지로라도 끌고 가셨을 거면서!”
“···아무래도 너는 여기가 서양대륙이라는 걸 잊어버린 모양이군.”
“아?”
빅터는 한손으로 리리 리의 어깨를 토닥이더니.
“네가 의욕을 보인 건 좋은 일이지만, 정 바깥에서 활보하고 싶다면 하루 빨리 이쪽 말을 익히도록 해라.”
“치이, 그런 건 손짓 발짓하면 해결되는 거 아닌가요?”
“잔꾀 부리지 마라.”
“공부하기 싫은데에에···.”
언제까지고 로이드와 마르의 도움을 받을 순 없다.
빅터는 리리 리가 번역 장치의 편리함에 의지하길 바라지 않았다.
또한 아랑이 좀 더 이곳에서 안전한 훈련을 받았으면 했다.
“아랑, 너는 영리하니까 알아듣겠지. 지금 이 순간부터 너는 심의 유파의 소속이다. 내가 자리를 비운 동안, 이 집결지의 선배들에게서 차근차근 기초부터 배우도록.”
“하지만 빅터 사부, 저는···.”
“현장에서 싸우는 것만이 경험은 아니다. 그리고 이곳엔 나보다 우수한 스승이 있으니.”
“···.”
“언제나 같은 말을 하지만, 이번에도 리리 리를 부탁한다.”
빅터가 등을 돌리자, 리리 리는 날뛰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두고 봐요! 사부가 돌아오셨을 땐 이 나라 토박이만큼 유창하게 말할 수 있게 될 테니까!”
“저, 저도요! 엽총도, 말도··· 모두 빅터 사부께서 놀랄 만큼 분발해보겠습니다!”
“그래. 몇 주 후를 기대해보마.”
지난 밤, 빅터는 레이에게 리리 리와 아랑의 맡겼다.
외견은 험상 굳지만, 아이들을 엄격하게 대하지 못하는 자신의 약점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리 리는 예절과 상식이 부족하다.
아랑에겐 먼 훗날 빛을 발할 재능이 있다.
하지만 빅터는 그것을 채워줄 수 없어.
그에겐 남은 시간이 부족했다.
예정된 운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나도 가능하면 보고 싶군. 이 아이들이 성장해서 내 뒤를 잇는 모습을···.’
예지는 작동하지 않는다.
아직 미래로 이어지는 길은 흐린 안개가 뿌옇게 낀 상태.
그것은 직면하기 전까진 알 수 없는··· 수많은 위기의 존재를 의미했다.
“이봐요, 덩치 큰 형씨··· 아, 아니 빅터 사부님?”
그런 빅터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그의 어깨 위에 매달린 니엘이 말을 걸어왔다.
“이쯤에서 나 좀 풀어주라! 몸종이 필요하면 싫어하는 나 말고, 가고 싶어 하는 이 애들을 데려가면 그만이잖아? 응? 안 그래?”
“결정은 변하지 않는다.”
“아, 진짜아아!”
“어른답게 책임을 져라, 니엘. 애꿋은 리리 리나 아랑과 비교할 생각은 그만 하고.”
“어, 어른이라고?”
“그래. 열일곱이면 내 고향에선 벌써 결혼할 나이지. 아이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아. 너는 네 말처럼 다 큰 처녀다. 안 그런가?”
“그건··· 음, 그렇지.”
순간 니엘이 얌전해졌다.
아이 취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묘한 기분이야.
빅터의 대우는 배에서 지낼 때 사내들이 보내는 음흉한 시선과는 사뭇 달랐다.
그가 니엘에게 바라는 기대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책임감이었다.
“이제야 얌전해졌군. 그럼 내려주지.”
“어, 어어?”
“진정했으면 이제 옷부터 갈아입어라. 네가 준비를 마치는 대로 바로 길을 나설 테니.”
“옷? 무슨 옷?”
“그건 레이가 곧 가져올 거다.”
끼익.
빅터가 말하기 무섭게, 레이가 문을 열고 술집 홀로 들어왔다.
그녀는 빅터가 앞서 언급한대로 말끔히 손질된 검은 색 코트를 들고 있었다.
“뭐야? 날 기다리고 있었어? 그새 이야기가 잘 풀린 모양이네.”
“우와! 새 코트! 반짝 거려! 완전 새 거잖아!”
“한 눈에 알아보는 구나, 리리 리?”
“누구? 그거 누가 쓸 거예요?”
레이의 시선은 니엘 쪽을 향해있었다.
“어, 어라? 나? 레이 언니야, 그거 설마 내꺼···?”
“다행히 내가 예전에 입던 옷이 남았거든. 키가 대충 비슷해 보이길래 조금 손질을 좀 해봤어.”
레이는 능청스럽게 곁눈질을 하더니.
“흐음, 그래도 이건 흉부가 좀 낄지 모르겠는 걸?”
“아?”
“정 안되면 아쉬운 대로 압박붕대를 쓸 수밖에.”
“어, 언니야? 지금 뭘 하는···.”
“자, 멍하니 있지 말고 양팔 들어. 그 넝마 같은 윗옷부터 벗기게.”
“아, 아니아니아니! 내가 할게!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어! 괜찮으니까!”
“어머, 그러니?”
획!
수치를 느꼈는지, 니엘은 급히 지금까지 훤히 드러내고 있었던 자신의 가슴골을 가렸다.
“부끄러워하기엔 너무 늦은 감이 있지 않나?”
찌릿.
이어서 매서운 눈빛이 빅터를 노려본다.
니엘은 무언으로 위협하고 있었다.
어이가 없어, 빅터는 이마를 짚었다.
“거기 남자들, 언제까지 지켜보고 있을 거야?”
“오냐. 이만 자리를 비켜주지. 자가꾸나, 아랑.”
“네, 네!”
빅터는 아랑과 함께 내실로 들어갔다.
어차피 늦어진 마당에 이 이상 재촉해봐야 의미가 없다.
빅터는 차라리 니엘이 순순해지길 기다리는 편이 나을 거라 판단했다.
그리고 십 수 분 뒤···.
슬쩍 니엘이 얼굴을 내밀며 출입구를 열었다.
“치장이 겨우 끝났나?”
그러자 새로운 사냥꾼의 모습이 드러났다.
빅터의 것과 같은 디자인의 삼각모자.
견고한 가죽 재질의 코트.
그리고 몸매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는 셔츠와 금속 벨트가 장식된 바지가 보였다.
“어. 어때?”
“나쁘지 않군. 잘 어울린다.”
“헤, 헤헤···.”
여기까지만 보면 빅터에게 있어서 누구보다 익숙한 복장이었으나, 의외의 변화는 옷을 입은 인물에게 나타났다.
과연, 몸에 걸린 것이 사람의 됨됨이를 만드는가?
이제 안대만 빼면 나이에 어울리는 소녀 같아.
니엘에게선 이전에 보여주던 경박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6.
겉모습이나마 사냥꾼의 위용을 갖춘 니엘은 한동안 들뜬 기분으로 빅터를 따랐다.
그가 명시한 대로 꼬박꼬박 사부라는 존칭을 붙여준 것은 물론, 성가신 허드렛일까지 자진해서 나설 정도로.
하지만 그런 니엘의 의욕이 바닥나기 시작한 것은···.
두 사람의 목적지인 이스트 클라인으로 향한 지 꼬박 일주일이 지날 무렵이었다.
“으하아아암···.”
해가 중천에 뜬 시각, 마차에서 니엘이 하품을 뿜었다.
그녀는 딱딱한 빵에 나무 열매 몇 개를 곁들인 식사를 막 끝마친 상태였다.
“빅터 사부님, 도착하려면 멀었습니까아아?”
“아직 절반이다.”
“뭐어어어? 진짜?”
“앞으로 마을 세 개는 더 지나야 한다.”
마부석에서 빅터가 담담하게 말하자 니엘은 객석에 그대로 퍼져버렸다.
“너무하네··· 이건 멀어도 너무 멀잖아.”
“구시렁대지 마라, 니엘. 배 위에선 몇 주나 견뎠으면서 무슨 불평이지?”
“그치만 육지 길은 지루하기만 한 걸.”
니엘은 바다 생활에 익숙해, 그녀가 따분함을 느끼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발아래가 변함이 없다.
풍랑조차 덮쳐들지 않는 여행길이란 마냥 졸리기만 할 뿐이기에.
빅터는 그것을 이해하면서도, 배부른 소리만 늘어놓는 니엘에게 일침을 가해야만 했다.
“불평하지 마라. 마차를 제공해준 아이라와 크로이 상단에게 감사하진 못할망정···.”
“아, 그건 그래. 그 언니야는 역시 통이 크다니까.”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게 불만이라면, 다음 마을에서부턴 길조차 없는 산속으로 들어가 주도록 하마. 산짐승과 날벌레가 가득한 야영이 어지간히도 즐겁겠군.”
“아니이이, 왜 이리 극단적이실까요. 우리 빅터 사부님은···.”
난색을 표하는 니엘의 반응에 빅터는 한숨을 쉬었다.
이식을 받지 못한 동행인을 배려해주느라 알게 모르게 진행이 느려졌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지연되는군. 나 혼자였다면 지금쯤 도착했을 지도 모르는데···.’
에일론의 북동쪽은 산지가 많고 길이 험준하다.
도르프하임을 시작으로 이스트 클라인까지 이어지는 거의 모든 구간이 산맥으로 뒤덮여 있어.
최단거리를 노린다면 등산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단련된 육체를 가진 빅터라면 몰라도, 이 여행길에 니엘이 동반된 이상 선택지는 제한되기 마련···.
결국 그들은 포장된 교역로로 우회하는 수밖에 없었다.
‘설마, 대스승께서도 이걸 노리고 내게 니엘을 부탁한 거였나?’
그는 의심이 들었다.
자신을 가능한 오래도록 집결지에서 떨어뜨려놓긴 계획에 보기 좋게 걸려든 것이 아닐까 하고···.
‘사실 대스승 크레이그는 내가 싸우길 바라지 않지. 가능한 최후의 순간까지 이 힘을 온전히 아껴두기 원할 테니.’
다시 말해, 일종의 보호조치라고 할 수 있었다.
도착하는 것만도 시간이 한참 걸리는 지방···.
하물며 전투가 없는 조사 임무에 빅터를 파견한 까닭에는 이러한 배경이 깔려있었던 것이리라.
그러나, 그 나름의 지혜에도 불구하고···.
지금 빅터는 자신이 향하는 땅으로부터 기이하고도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쩌면 이것은 대스승의 상상을 훨씬 넘어서는 거대한 재앙일지도 몰랐다.
‘처음 느껴보는 무거운 감각이다. 하지만 예지는 좀 더 가까이 접근한 다음에서야 발현될 것 같군.’
빅터가 수많은 가능성의 세계에 빠진 가운데.
니엘은 멍하니 마차의 창밖을 바라보던 중 무엇인가를 발견했다.
“음? 저거··· 사람 아냐?”
약간 경사가 진 오르막.
바위와 언덕으로 둘러싸인 길목에 서넛 명쯤 되는 사내들이 서 있다.
얼추 모두가 허름한 복장 일색···.
그들은 하나같이 진흙과 땀으로 범벅된 지저분한 윗옷과 여기저기가 찢겨진 천 바지를 입고 있었다.
하나, 동시에 장창으로 무장한 상태이기도 했으니.
“이봐, 멈춰. 거기 딱 멈추라고.”
빅터가 모는 마차가 가까이 접근하자, 얼굴에 지저분한 수염이 난 남자가 곧장 앞을 가로막았다.
“검문인가?”
“뭐, 그런 셈이지.”
“이런 외딴 산골에 무슨 일인가?”
“입 다물어. 묻는 건 우리가 먼저다.”
그러면서 다른 세 남자가 주변을 포위한다.
그들은 창끝을 당장이라도 찌를 수 있게 자세를 잡았다.
“댁은 누구지? 어디서 오는 길이고?”
사내는 인사를 생략하고 다짜고짜 질문부터 해왔다.
격식을 차리지 않는 그 태도에, 빅터는 사뭇 날카롭게 대꾸했다.
“···도르프하임. 크로이 상단이다.”
“크로이? 그 이름난 장사치 가문의?”
“그 외에 달리 있나?”
“이 문장은··· 음, 가짜는 아닌 모양인데?”
수염 난 사내는 마차의 측면과 바퀴에 새겨진 십자 문양을 확인했다.
은박이 씌어져 있어, 이는 장인이 조각한 것으로 어지간해선 조작할 수 없는 증명이었다.
“이제 길을 비켜주겠나?”
“그런데 이상하군. 그 몸집하며 복장··· 아무리 봐도 상인 같진 않는데?”
그래도 상대는 아직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하지만,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는 것은 눈앞의 수염 사내만이 아니었다.
빅터는 매서운 눈길로 아래를 내려다보더니.
“그쪽도 치안관이나 정규군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대체 무슨 자격으로 여길 점거하고 있나?”
“하, 외지인 주제에 별 걸 다 묻는군. 어차피 곧 죽을 놈이.”
남자가 본색을 드러냈다.
어느새 그의 동료들은 각자 마차 바퀴에 돌부리를 끼워, 도망갈 길을 차단하고 있었다.
“노상강도인가?”
“하하, 그걸 이제 눈치 채셨나? 근데 이걸 어째? 도망치긴 너무 늦었거든.”
“···어이, 아티! 이거 대박인데?”
“넌 또 왜 흥분하고 자빠졌냐, 보리스?”
“마차 안에 여자가 있어! 그것도 아주 상등품이!”
“오! 그것 참 좋은 소식이군!”
떠들기 시작하는 무리의 대화는 저급하기 그지없었다.
그들에게선 검은 욕망의 파동만이 뿜어져 나올 뿐이야.
빅터는 그만 혀를 차고 말았다.
“···쯧, 운이 나쁘군.”
“운? 아, 그렇고말고! 하필 우리에게 걸렸으니 불운하지! 너흰 이제 큰일 났···.”
“착각하지 마라.”
“엉?”
“내가 운이 나쁘다고 했던 건, 다름 아닌 네놈들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니까.”
스륵.
빅터가 고삐를 놓고 마부석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의 오른손에는 은은한 푸른빛을 내는 도끼가 쥐여진 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