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헥센야크트-102화 (102/186)

망각의 장(2)

3.

로이드는 탄식한다.

왜 하필 그것인가?

어째서 그러한 대가를 치루어야만 하는가?

“젠장, 이해할 수 없구만. 너는 그··· 리리 리란 아이를 구해낼 수 있었잖냐? 그 망할 차원의 짐승에게서 격리하는데 성공했잖아?”

“그렇지.”

“그런데 왜 굳이···?”

“···로이드, 너는 아스트랄이란 게 뭐라고 생각하나?”

“뻔하지. 응집된 악의, 그 자체 아니냐?”

“그런 판에 박힌 이야기 말고.”

“허?”

그럼 뭐가 따로 있단 말인가?

적어도 대스승과 다른 사냥꾼들은 그것을 정설로 가르친다.

그러니 당연히 로이드도 그렇게 알고 있을 수밖에.

그러나 빅터가 말하는 것은 좀 더 구체적인 것이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대스승들은 이 정보를 최대한 숨기려 한다. 나도 스승의 자격을 얻고 나서야 겨우 언질이나마 들을 수 있었지.”

“대체 뭐 길래 그래?”

“들을 준비는 됐나?”

“아, 물론···.”

“가볍게 넘기지 마라. 충분히 생각한 다음 대답해다오. 이건 그만한 각오가 필요하다.”

로이드로선 짐작이 가질 않는다.

아스트랄.

별 세계, 차원 너머의 존재.

엄밀히 파고 들면 그 정체를 알 수 없어.

수 세기 넘게 그것과 맞서 싸워왔음에도 그들에겐 주어진 정보가 너무나 부족했기에.

애시 당초, 차원 사이에서 모습을 감춘 뭔가가 존재하기는 한단 말인가?

마치 거짓말 같아.

사정을 모르는 보통 사람이라면 의심할만하다.

어쩌면 지어낸 것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고 넘겨짚을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사냥꾼들조차 적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그 진정한 의문의 중심에는 아스트랄이 있었다.

그리고 빅터는 말하려 한다.

사악한 계약의 본질···.

차마 대스승들조차 공공연히 설명할 수 없는 세계의 어떤 일면을.

“빅터, 너 설마···.”

“그래. 나는 직접 보았다.”

그의 왼쪽 눈은 어느새 검게 물들어 있었다.

“표류자에게 물려받은 이 눈이··· 아스트랄의 진짜 목적을 알려주었으니까.”

“···.”

“알겠나? 그 망할 놈들이 발정난 개새끼처럼 가임기의 처녀에게만 집착하는 망할 이유를 말이다.”

“그만 분위기 잡고 얼른 불어! 그래서 대체 뭔 소릴 하려는 건데?”

“놈들의 목적은 항상 일관적이지. 바로 이 세계로의 현신이다.”

“뭐?”

“그리고 그 육신을 만들어내기 위해 권속의 몸을 빌리는 거다.”

그런 게 가능할 리 없다.

로이드는 반사적으로 그렇게 말할 뻔 했다.

하지만 빅터가 괜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제자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더욱 장난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아니, 잠깐만? 그 말인 즉···.”

“그래, 로이드. 아스트랄이 바라는 건 마녀의 뱃속을 빌려 태어나는 것이다. 무수한 제물은 그걸 위한 양분, 육체를 이루기 위한 재료에 불과하지.”

로이드는 자신의 상상력을 탓했다.

저절로 역한 장면이 떠올라.

동시에 끔찍한 불안감이 몰려들었다.

“그럼 네가 그 아이의 배를 찢은 이유는?”

“놈과 이어진 마 차원의 결속을 끊어내기 위해서였다.”

“···이제 알겠어. 제길, 듣기만 해도 기분이 엿 같아지는군.”

하지만 이 사실을 왜 대스승이 숨기는가?

그건 또 별개의 문제였다.

로이드가 묻자, 빅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대스승 베누다를 통해서 전해들은 지식을 그대로 전했다.

“과거에··· 몇 번인가 아스트랄이 이 세계에 출현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어미이자 권속의 자궁을 통로로 삼아.

물리법칙의 벽을 찢어발기며.

세계를 좀 먹어가는 마신이 잉태된다.

그것은 재앙을 의미해.

아스트랄 출현이란, 종말에 한 없이 가까운 현상이었다.

“그때마다 전 세계의 모든 사냥꾼들이 한 자리에 집결했지.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괴멸에 가까운 싸움 끝에 겨우 아스트랄을 잠시나마 격퇴시킬 수 있었다.”

“잠깐, 말이 좀 이상한 걸? 잠시···라고? 격퇴? 쓰러뜨리는 게 아니라?”

“너는 대스승 크레이그로부터 들어본 적이 없나? 우리는 결코 놈들을 이길 수 없다는 걸.”

“금시초문인데.”

아뿔싸.

이마저도 공개되지 않은 지식이란 말인가?

빅터는 대스승 크레이그가 자신을 특별 취급하고 있었단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 와서 내뱉을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어, 빅터는 모든 걸 밝히기로 했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알아둬라. 인류 역사상, 아스트랄을 죽인 사냥꾼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

“우리가 전원의 목숨을 걸고 할 수 있는 최선은··· 불완전하게마나 태어난 분신을 되돌려 보내는 정도뿐이야.”

이븐 가지의 가루조차 통하지 않는다.

독을 독으로 제압하는 수단조차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왜냐하면, 아스트랄이야말로 진정한 마기의 근원이기에···.

“그러니 우리의 미래에는 오로지 절망적인 소모전 밖에 없다. 이 시대에 아무리 많은 마녀들을 토벌한다 해도, 언젠가 한 번은 아스트랄이 깨어나고 말테지. 그럼 그때가 모두 죽는 날이다.”

이 시점에서 로이드는 입을 닫았다.

막연한 공포인가?

아니면 망설임인가?

그의 편린 속에서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정이 교차했다.

느긋한 성미의 로이드였지만, 빅터의 이야기에는 그만한 무게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후배, 너 이 자식. 혹시 날 얕보고 있었던 거냐?”

겨우 입을 연 로이드는 웃고 있었다.

그것은 알기 쉬운 오기.

알량한 의지의 표출에 불과해.

억지로 입 꼬리를 올린 채였지만, 어디까지나 틀림없는 미소였다.

여기서 로이드는 한 발자국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곤 빅터의 멱살을 잡더니.

“까불지 마라. 이 몸은 마술사 로이님이시라고!”

“로이드···.”

“중동의 대도시, 문토아에서 쫓겨난 이후로 별 개 같은 고생은 다 해본 나야. 무찌르는 게 불가능한 악신? 성스러운 여신님의 눈치도 안보는 내가 그런 뜬구름 잡는 놈한테 쫄 거 같아?”

“흠.”

“무서움 따위, 그 미친년··· 아, 아니 도리스 누님에게 이식을 받는 순간 다 내다버린 지 오래다. 너도 알잖아? 이 세상에 그 이상으로 끔찍한 게 대체 어디 있냐고?”

웃기려던 것이 아니다.

로이드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게 너무나 진지했기에, 빅터는 그만 자기도 모르게 실소하고 말았다.

“웃지 마, 임마! 이 타이밍에 네가 쪼개면 내가 뭐가 되냐!?”

“그래, 미안하군. 내가 무신경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의 사과였다.

평소 미덥지 못한 인상의 로이드였으나, 그도 5년간의 싸움에서 살아남은 사냥꾼이자 전사였다.

그 용기와 신념은 몽마의 눈을 자의로 받아낸 것 자체가 증명한다.

“야, 후배. 넌 여전히 일을 복잡하게 처리하는구나.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었잖아? 나한테 한 마디만 하라고. 비밀을 지켜 달라. 사나이간의 약속이라 걸면서 말이야. 내가 그런 거에 아주 약하거든?”

또한 그는 이미 빅터가 지금껏 이 이야기를 감추려던 이유도 짐작하고 있었으니···.

“네가 지키고 싶은 건, 가능한 나도 지키고 싶어. 의리를 빼면 나는 시체나 다름없으니까.”

“음.”

“애들이 걱정되는 거지? 특히 꼬마 아가씨가? 만에 하나 아스트랄의 계약에서 벗어난 사례랍시고, 대스승 알베르트가 납치해서 해부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아니, 거기까지는···.”

“암, 그 양반이라면 그러고도 남지. 네가 여태 본토에 소식을 알리지 않은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 애를 가져본 적 없는 나조차도 아버지의 심정이 될 정도로 말이야. 거기다 무엇보다··· 과격파 놈들도 문제지.”

사실 빅터는 리리 리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만 알려줄 작정이었다.

로이드가 지금 막 언급했던 것처럼···.

지금까지 그가 만나본 사냥꾼 중에는, ‘참살원리주의’에 가까운 사고방식을 가진 자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놈들은 리리 리에게 마녀였던 과거 있단 것만으로도 망설임 없이 총칼을 들이밀지.’

그들이 가진 마에 대한 증오와 혐오는 대상을 막론한다.

빅터가 알고 있는 작자 중에서 최소 서넛 이상이 그런 성향을 가졌다.

하나같이 포악한 자식들.

만에 하나, 그들의 귀에 소문이 들어간다면···.

빅터나 대스승 베누다가 변호한다고 해도 막을 수 없어.

끝내 리리 리의 처우가 위험해질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안심해. 내가 동방에 파견된 이유는 널 보조하는 일이니까. 그러니 네 제자들에게 문제될 짓은 절대 없을 거야. 약속하지. 이 로이 삼촌의 이름을 걸고.”

“···언제부터 네가 삼촌이었냐?”

“오늘부터 그러기로 했다. 후배인 너의 제자라면, 그건 동시에 나의 제자이기도 하니까.”

그건 또 무슨 궤변.

빅터가 미간을 찌푸리자 로이드는 능청스레 덧붙였다.

“문토아 출신의 정이라는 거지.”

어느새 분위기는 다시 누그러졌다.

이런 교묘한 대화와 처세술만큼은, 빅터는 로이드에게 당할 재간이 없었다.

“아차차, 나는 오래 전에 쫒겨났었지. 그럼 정정해서 ‘전’ 문토아 출신의···.”

“···관두지. 어찌되었든 네 기분은 이제 충분히 알았다.”

“뭣? 설마 또 멋대로 내 마음을 읽은 거냐?!”

이때, 빅터는 확신을 가진다.

로이드가 친구여서 다행이라고.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는 진중한 대화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진심만 있다면···.

그것에는 딱히 모든 걸 꿰뚫은 검은 눈이나,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정신감응능력조차도 불필요한 것이다.

빅터는 로이드에게 깊은 감사를 느꼈다.

그러나 차마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엔 묘하게 부끄러워.

빅터는 이쯤에서 대화를 멈추려했다.

“···밤이 늦었다. 내일부터는 또 먼 길을 떠나야하니 너도 이쯤에서 눈을 좀 붙이는 게 어떻겠나?”

“하루 묵고 바로 출발한다고?”

“쉴 틈이 어디 있나?”

“애들이 실망하겠구만.”

“어쩔 수 없다. 그게 우리 일이니까.”

남쪽 지방에서 떠도는 불길한 소문에 대해 빅터는 설명했다.

미래와 천재지변을 예언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여자가 나타났어.

정황상 마녀일 가능성이 높았기에. 지령을 통해 탐색 명령이 내려온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위치는 가까운 곳이 아니야.

서둘러 가도 나흘을 걸리는 거리였다.

“그래도 네가 있어 든든하다, 로이드. 모쪼록 다음 임무에서 활약을 기대하지.”

“어쭈, 네가 아부도 할 줄 알아? 갑자기 날 띄워봐야 아무 것도 안 나오거든?”

“어떻게 받아들이던가는 네 자유다. 아, 그리고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나만 더···.”

특히 아랑에 대해서, 빅터는 로이드에게 어떤 것을 부탁했다.

“엉? 그 흉터 소년이 왜?”

“손재주가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물건을 던져서 맞추는 눈썰미가 보통이 아니야. 배우기에 따라선 명사수가 될 지도 모르지. 시간이 나면 네가 그 아이에게 사격술을 좀 가르쳐주지 않겠나?”

안타깝게도 그것만큼은 빅터의 영역이 아니었다.

그가 다루는 화승총은 어디까지나 지근거리 사격용.

거기다 빅터는 빠르게 움직이거나 멀리 떨어진 표적을 맞추는 데에 재능이 없었다.

“알만하군. 그래서 나한테···.”

“부탁한다. 마침 네가 와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갑자기 날 띄워주시는데, 속셈이 뻔하게 다 보인다, 임마.”

“부정은 못하겠군.”

“···글쎄올시다. 나도 누굴 가르치는 건 자신이 없어서. 빅터, 그 꼬마가 그렇게 마음에 든다면 네가 자랑하는 무식한 도끼질이나 가르쳐주지 그래?”

“아니. 그건 무리다.”

“왜?”

“아랑은 마음이 여려. 날붙이를 쓰면 역효과만 날거다.”

그는 불과 몇 시간 전의 일을 떠올렸다.

아랑이 리리 리에게서 건네받은 단검을 휘둘렸던 그 순간을···.

“원혼을 찌르고 난 직후에 손이 떨리고 있더군.”

“아아, 내 칼을 훔쳐서 쓴 그때 말이지? 하지만 첫 경험은 다 그런 거 아니냐?”

“마음가짐의 문제다.”

사람이 아닌 것을 베는 것조차 망설임이 있다.

마지못해 저지른 일임에도 불안함이 떠나질 않아.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금방 잠이 든 리리 리와 다르게, 아랑은 한참이나 뜬눈으로 천장을 보고 있었다.

빅터가 가루를 사용해 암시를 걸지 않았다면, 아마 소년은 쭉 깨어있었을 지도 몰랐다.

“로이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이 드는 무기의 사정거리가 시대가 지날수록 점점 길어지는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고.”

“그건 나도 알아. 리치가 길어지는 게 전술전략적으로 훨씬 우위에 서니까 그렇지.”

“물론 그것도 있다. 하지만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해. 거기엔 무의식에서부터 어떤 작용이 있을 거라고.”

“오랜만에 위대한 철학가 빅터님의 부활이시구만.”

“로이드.”

“알았어, 알았다고. 들어주면 될 거 아냐? 그럼 그 잘난 고찰이나 읊어봐.”

“···우리는 누구나 죽음에서 멀어지고 싶어 한다.”

“으, 응?”

“죽인다는 행위에 말로는 표현 못할 거부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야.”

살기위해 죽인다는 개념···.

어쩔 수 없이 다른 것의 생명을 취해 자신의 목숨을 연명한다.

과거부터 사냥꾼이었던 빅터는 그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뭔가를 죽이는 건 필연적인 행위다. 그래도 맨손을 써서 찢어발기는 건 끔찍한 일이지. 생명이 뭔지 이해한 자는 벌레조차 맨손으로 뭉개고 싶지 않아해. 그래서 도구를 쓴다. 가능한 손에 감촉이 닿지 않게 노력하지.”

처음에는 검이나 도끼, 주로 손잡이가 달린 날붙이를 쓴다.

다음은 그보다 훨씬 창대가 긴 장병기를.

이윽고는 투척이 가능한 것에서 활··· 총에 이르기까지 점차 더욱 거리를 늘려간다.

그것은 인류가 거쳐 온 전쟁의 발전사이기도 했다.

“···그 결과, 직접 죽인다는 실감에서 점차 멀어지게 된 거다. 어찌 보면 한심하지만, 인간은 단지 그것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 거다.”

“음, 그거 은근히 그럴싸한데? 그러니까 네 말은··· 우리는 사실 뭔가를 죽이는 걸 싫어하는 동물이란 건가?”

“모른다. 어쩌면 내가 그렇게 믿고 싶은 건지도 모르지.”

하나, 적어도 빅터는 아랑에게 칼을 쥐여 줄 생각이 없었다.

어디까지나 검보단 총이 안전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무기의 사정거리란, 몸은 물론 마음까지 지켜준다.”

빅터는 수많은 싸움을 거쳐 온 끝에, 이윽고 그런 철학을 품기 시작했던 것이다.

“뭐, 좋아. 네가 주장하는 가설이 살짝 어설프긴 하지만 말이야. 정 부탁이라면 맘씨 좋은 내가 들어줄 수밖에 없지.”

“그거 고맙군.”

“이러다 그 꼬마가 날 더 따른다고 나중에 질투나 하지 마라?”

“그러면 더 바랄 게 없지.”

“어쭈, 애들을 인솔하다보니 말재주가 조금 늘어난 거 같다?”

“너만 하겠나.”

순간, 빅터는 다시금 로이드의 대화에 휘둘렸다는 걸 깨달았다.

수다를 떠는 것이 이토록 즐거운 일이었던가?

그는 최근 몇 주보다 오늘 하루 사이에 입에 올린 말이 더 많을 지경이었다.

“···흠, 아무튼 너랑 이야기 하면 쓸데없이 시간만 빨리 간다.”

“짜식, 부끄러워하긴···. 그보다 떠나기 전에 레이가 나더러 전해달라고 하더라. 제발 부탁이니, 혼자서 짊어지려고만 하지 말라고. 그땐 무슨 소린가 했더니··· 이젠 그 의미를 잘 알겠다. 이 답답한 자식아.”

“닥쳐.”

술이라면 아래층에 얼마든지 있다.

멋쩍은 기분을 애써 숨기며···.

빅터는 그 말을 끝으로 걸음을 옮겼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