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헥센야크트-54화 (54/186)

재회의 장(5)

10.

클라르테의 인망은 기대할만 한 것이었다.

노골적으로 사소한 것을 꼬투리 잡으려던 경비단장조차 그녀의 고집에 당해내지 못할 정도로.

그의 고용주 중 한 놈이 클라르테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던가?

“결국 금화에게 혼을 바친 놈들도, 물주의 은인한테까지 손을 대진 못하는구만?”

로이드는 뭐가 그리도 신이 났는지 연신 낄낄 거렸다.

“그게 그렇게 기분이 좋나?”

“너 설마 못 봤냐? 그 유쾌한 꼴을? 그때 그 자식 얼굴이 난처하다 못해서 찌푸려지는 걸?”

녀석은 은근히 부자나 권력에 대해 적개심 비슷한 걸 보였다.

그러고 보니, 일전에 이 녀석도 자신의 출신이 빈민가라고 했던가?

돈에 묘한 탐욕을 보이는 것이나, 야외 진료소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측은한 눈길에도 다 이유가 있었나보군.

그러나 이게 일이 잘 풀린 건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순간을 잘 넘긴 건 괜찮다고 치자.

그러면 이대로 말을 타고 집결지로 돌아가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우린 아직 이 경유지 마을에 머물고 있었다.

해가 저물어서 하룻밤을 보내려던 게 아니야, 로이드 자식이 클라르테의 초대를 순순히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거의 억지나 다름없이···.

지금, 나는 클라르테에게 인도당해 빈민가 중심에 있는 자그마한 집에 들어온 상태였다.

“···로이드,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경솔한 짓이다. 이제 이곳에 볼일은 없어. 우리는 당장이라도 귀환해야 한다.”

“야야, 뭐가 걱정이냐? 가끔은 이렇게 지붕 있는 집에서도 자줘야지? 모처럼 예쁜 여자에게 초대도 받았으니.”

“네놈에겐 걱정이란 것도 없나? 마을을 감독하는 놈에게 척을 진 상태로 편하게 잠들 수 있겠냔 말이다.”

“뭐, 좋게 잘 넘어갔잖아? 우리의 클라르테 선생님께서 고용해주셨고.”

“뻔한 거짓말이다. 그 경비단장이란 남자가 눈치 채지 못했을 리 없어.”

“그야 그렇겠지. 근데 선뜻 나서지 못하는 걸 보라고. 다 알면서도 넘어가 준거야. 척 봐도 수상한 덩치인 너를!”

진지한 구석이 없다.

아니, 걱정을 하지 않는건가?

“그건 너도 포함해서지. 아까 시튼이 한 말 못 들었나? 우린 둘 다 눈에 띈다.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지내기엔 더더욱···.”

마물과 싸우기 위해 이식 받은 이 눈은, 기이하게도 밤만 되면 월광을 빨아들여 오싹한 빛을 낸다.

가히 소름이 끼칠 정도의 안광이지.

어둠의 세계를 모르는 이에게 그것은 전율을 느끼게끔 만든다.

나도 대스승과 레이와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지.

“글쎄올시다? 나는 너랑은 달리 넉살이 좋걸랑? 어지간해선 누구 랑도 잘 어울리지. 아직까진 사람들이랑 대면하면서 첫인상에 원한부터 산 기억은 없네. 그건 내가 마녀 사냥꾼이 된 뒤에도 마찬가지야.”

“아, 그러냐?”

“그래. 너도 나를 본 받아서 인상 좀 풀고 살란 말이다. 이 요령 없는 자식아. 하여간 애교가 부족해. 요즘 시대는 말이야, 사내라고 마냥 무뚝뚝하게 어깨에 힘주는 걸로 부족하다고. 그런 식이면 어떤 아가씨의 마음도 제대로 끌 수 없어.”

이 자식은 대체 뭔 소릴 늘어놓는 걸까?

설마하니 내가 여자에게 아양 부리는 방법이라도 알길 바라는 건가?

나는 단호히 거부의사를 표했다.

“입 닥쳐라, 로이드. 이제 와서 난 그딴 데 관심 없으니까.”

“아니, 임마! 선배가 가르쳐주면 좀 들어! 가끔은 상대 비위도 살피면서 간을 보는 거야. 자고로 남자와 여자, 인간관계란 말이지···.”

이런 미치광이 자식을 보았나?

아무래도 이놈은 내가 과거에 결혼을 했고, 아이도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모양이다.

“어머, 그건 저도 궁금하네요.”

마침 잘 됐군.

방으로 들어온 클라리테 덕에 놈이 겨우 입을 닥쳤다.

그녀는 쟁반에서 찻잔을 내려놓으며 싱긋 웃었다.

“남자와 여자가 어쨌는데요?”

“어, 음··· 아니, 뭐··· 그런 게 다 있어.”

“빅터 씨?”

“아아, 여심을 사로잡는 방법에 대해 설파 중이셨지. 아주 자신만만하게.”

“야, 후배. 너···!”

“무슨 문제라도 있나? 로이드 선배.”

우후훗, 갑자기 앙증맞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우리의 대화가 만담처럼 들렸던가?

고개를 들자 클라르테가 소매로 입가를 가리고 있었다.

“요마를 사냥하는 분들이라기에 얼마나 심각한 이야기를 하시나 했더니.”

“···기대를 깨서 미안하군.”

괜히 멋쩍은 기분이다.

로이드 녀석도 가능한 시선을 피하며 모자를 눌러썼다.

과감한 척 수다를 떨더니, 생긴 것처럼 심장도 뱀만한 모양이다.

“후후, 아니에요. 오히려 저는 안심한 걸요. 두 분에게 인간다운 면이 보여서.”

“우리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나?”

“시튼 씨가 말씀해주신 이야기에 의하면 그렇죠. 하지만 역시 소문은 소문이었나 보네요.”

“그가 무슨 말을 하던가?”

“별거 아니에요. 전부 뜬구름 잡는 소리들이었어요. 댁들의 머리칼이 새하얗게 질린 건, 모두 피가 얼음처럼 차갑기 때문이라나? 그 눈은 봐선 안 될 것을 너무 본 나머지 빛을 잃어버렸다고요?”

나는 그만 실소를 했다.

“그거 재미있군.”

“어디까지가 사실일까요?”

“전부 틀렸다. 보다시피 나와 로이드는 냉혈한이 아니야. 눈동자는 이래도 멀쩡히 잘 보이지.”

“신기하네요. 백내장이나 녹내장이 의심되는데··· 시력은 그대로라니. 보통 그 정도로 백화가 진행되면 눈앞이 뿌옇게 보여야만 하거든요. 으음, 왼쪽의 눈동자는 푸른빛 그대로인 걸 보면 선천적인 증상은 아닐 테고···.”

“그건 의사의 소견인가?”

“그렇죠. 하지만 동시에 학자의 호기심이기도 해요. 저는 처음 경험하는 일이나 궁금한 건 끝까지 알아내야만 직성이 풀리거든요.”

“뭐가 궁금한가?”

“당신들에 대해서. 그리고 아까 전의 그 괴물··· 도플갱어의 정체 같은 거요.”

학자를 자처한다, 라···.

싫어도 자꾸만 클라리스가 떠오르는군.

하지만 말해줄 것은 많지 않다.

내가 아는 건 놈들이 어둠에 숨어가는 괴물이라는 사실이나···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차원이 있다는 정도 뿐이니까.

거기다 이걸 어디까지 그녀에게 말해줘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클라르테는 평범한 여자다.

그녀에겐 지금처럼 의사의 삶이 가장 어울릴 지도 모른다.

“아참, 말씀드리는 게 늦었지만.”

클라르테는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코너 씨의 원수를 갚아주셔서. 그리고 마을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구해주신 것에 대해.”

이건, 솔직히 말해 쑥스럽다.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은 격이랄까?

별로 의도치도 않았는데 남에게 도움을 준 것이기에.

하지만 그녀는 진심이었다.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감정의 공유’가 하필 이럴 때 클라르테의 깊은 마음을 내게로 전내오고 있었다.

나는 표정을 관리해야만 했다.

“그게 우리의 일이다.”

역시 거짓은 아니다.

마의 존재를 처단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이유이니까.

하지만 클라르테는 내가 아무리 무뚝뚝하게 나와도 여전히 호의를 보내왔다.

“아깐 정말 놀랐어요. 사실 저는 여태 도플갱어를 믿지 않았거든요. 아무리 사람들이 떠들어도, 요괴 같은 게 아니라 그저 낯선 사람이 아닐까 의심했어요.”

“···그게 옳다. 그걸로 충분해.”

“네? 하지만 괴물은 있었던 거잖아요? 저는 이번에 많은 걸 느꼈다구요. 역시 사람의 하찮고 좁은 식견으로는 세상의 본질을 파악하기 어려운 거구나, 하고···.”

“···.”

“아, 죄송해요. 온갖 괴물들과 싸워 오신 베테랑 앞에서 제가 너무 주제넘었죠?”

베테랑, 그 단어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로이드가 풉 하고 웃음보를 터뜨렸다.

“야야, 베테랑이시란다.”

“아니, 나는···.”

“그렇네요. 저도 좀 더 신적인 존재나 전설의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겠어요. 역시 좀 더 세계를 보는 관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순간,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역시 이 여자는 클라리스가 아니다, 라고 안심이 드는 한편···.

동시에 클라리스와는 다른 관념을 가졌다는 사실이 불쾌해졌다.

그래서 그만··· 나는 쓸데없는 소릴 입에 올리고 말았다.

“그게 본질을 추구하는 자의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빅터 씨, 갑자기 왜 그러시···.”

“계속 의심해. 네가 스스로를 학자라 말하고 싶다면··· 끝없이 만사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절대 신비나 미지에 안주하지 말란 말이다.”

아뿔싸.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클라리스는 내 돌발 발언에 얼어붙은 채 말문을 잃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입을 닫을 순 없다.

나는 어떻게든 내 의사를 전달하려고 애를 썼다.

“혹시 무지개란 현상을 아나?”

묘하게도, 당장 내가 떠올린 것은 과거에 클라리스에게 내가 받은 가르침이었다.

“소나기 뒤에 하늘에 피어나는 그거요?

내가 끄덕이자,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왜요?”

“그건···.”

···제길, 갑자기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원리가 생각나질 않아, 적어도 이 이치를 간단히 설명하려면··· 햇빛이 비추는 날 유리 조각을 통해서 보여주어야 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이해를 했지.

언변이 부족한 나로서는, 이렇게 바로 말해주기 힘들다.

하지만 의외로 구원의 손길은 다른 곳에서 찾아왔다.

“후배, 접근은 좋았는데 말이야. 당장은 그것보다 이 비유가 나을 걸?”

로이드였다.

녀석은 방금 클라르테가 내온 찻잔을 집어 들더니.

“이봐, 아가씨. 내가 신기한 걸 보여주지.”

자신의 무릎 위에 뒤집어엎었다.

이 멍청이가···!

“로이드!”

“세상에, 무슨 짓이에요?!”

그 안에는 아직 김이 피어오르는 뜨거운 물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쨘! 어때? 놀랍지 않아?”

녀석의 말 그대로였다.

신묘한 광경이다.

분명 찻잔은 완전히 거꾸로 뒤집힌 채였음에도, 그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로이드는 그것을 위 아래로 흔들어 보이기까지 했다.

“이게 바로 내가 마술사 로이라고 불리는 이유지.”

그렇군.

성치도 않은 손가락으로 이런 장난질을 할 수 있을 정도라면 자신감을 가질 법도 하다.

내가 보아도 놀라운 모습이야, 하물며 한창 젊은 여자가 보기엔 얼마나 희한했을까?

클라르테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호들갑을 떨었다.

“어, 어떻게 한 거죠?”

“간단한 속임수지. 한 번 맞춰보겠어?”

“으음··· 짐작도 안 되는데요.”

“안 알려줘.”

“네에?”

“마술사에게 트릭은 생명이지. 그걸 막 알려줄 수야 있나?”

“그럼··· 안의 물을 다른 곳에 버린 건가요?”

“틀렸어. 다시 보여주지.”

컵을 다시 뒤집자, 내용물은 그대로였다.

“후배, 네 생각은 어떠냐?”

“처음부터 컵에 장치가 되어 있나?”

“캬, 아깝구만! 하지만 이건 내 컵이 아니야. 저 아가씨가 내온 물건이지.”

즉, 조작할 여지가 없다는 거군.

“그래서 뭘 어떻게 했나?”

슬슬 답답해져서 해답을 구하자, 로이드는 일부러 기분나쁜 목소리를 냈다.

“안알랴줌.”

“···뭐?”

“말했잖아? 난 마술사라고. 속임수의 진실은 내가 죽기 직전에나 들려주도록 하지.”

“그럼 뭐 하러 여태 이딴 장난질을 보여준 건가?”

“그거야, 바로 그거지. 장난이라고. 이건 어디까지나 재미있는 거짓말인거고. 알겠어, 아가씨?”

“모르···겠는데요?”

“이런, 내 비유가 너무 고급스러웠나?”

로이드는 한숨을 쉬어 보였다.

“보라고. 너희는 내 마술을 보면서 별별 생각을 다 했을 거야. 이게 물이 아닌 다른 물질은 아닐까? 그 사이에 내가 얼려버린 건 아니었을까? 이렇게 온갖 가능성을 떠올렸겠지. 안 그래?”

“아, 그러긴 했죠.”

“그럼에도 아직 속임수에 도달하진 못했어. 뭔진 몰라도 달리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하면서 말이야. 그게 중요해.”

“뭐가 말인가?”

“의심이라고. 있을 법한, 설명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의심.”

나는 그제야 녀석의 의도를 파악했다.

제법이군.

조금만 생각해보면 꽤 알기 쉬운 이야기였다.

로이드는 실실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설마 이 마술을 보면서 ‘마법’이라든지, 아니면 ‘신의 기적’ 이라느니 이상한 소릴 하는 놈은 거의 없을 거야. 아무리 신기하다고 해도 그렇게 받아들이는 바보들은 드물다고. 왜냐면 엄청 수상하거든? 나란 놈이 대놓고 뻥이라고 광고하기도 하니까.”

그때, 클라르테의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 찼다.

그녀도 겨우 깨달았는지···.

“와··· 그, 정말이에요. 그러니까 당신의 말은, 놀라운 전설이나 신화도··· 이것과 같다는?”

“옳지. 아무리 터무니없고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라도 결국은 이유가 다 있어. 그러니까 저 덩치가 하고 싶은 말은 ‘의심’을 멈추지 말란 거지. 그게 탐구하는 자세란 말이야.”

로이드 녀석은 매번 나를 놀라게끔 만든다.

확실히 놈의 말에는 설득력이 있어, 나는 오래도록 잊고 있던 나의 관념을 보다 튼튼히 할 계기가 되었다.

비록 내 손으로 로이드와 같은 묘기를 부릴 순 없지만···.

그래, 세상의 모든 일은 일어날 법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것만은 틀림없는 것이다.

“정말로, 당신들을 만나서 다행이에요.”

클라르테는 감격한 눈치였다.

나와 로이드의 손까지 잡아 보이며, 자신이 모르던 세계를 접한 것에 순수한 기쁨을 내보였다.

얼떨떨한 기분이군.

세상에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이만큼이나 묘한 일은 없지 않을까?

클라리스가 정립해준 나의 세계관을, 클라리스와 닮은 여자에게 그대로 전해주다니···.

“···이거이거이거이거이거, 좋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였다.

소리도, 인기척도 없이··· 누군가가 방의 모서리에서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연미복의 노신사였다.

외눈 안경··· 고풍스러운 옷감에 모자, 심지어 한손에는 지팡이까지 든 채로 한껏 멋을 부리고 있다.

얼굴은 점잖고 깔끔하게 정돈된 수염을 가지고 있지만, 눈동자도 없이 흰자만이 드러나 있었다.

한 눈에도 보통 사람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그렇게 놀라지 마시지요. 이러면 제가 굳이 이 모습으로 나타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것은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들 곁으로 다가오더니···.

“처음 뵙습니다. 부디 양해해주시길. 이쪽 세계의 지적 생물체들과 이렇게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라, 이게 맞는 인사인지는 모르겠군요.”

기이하게 거슬리고 탁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말투는 예의를 차리고 있지만,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보다 이쪽 세계라고?

지적 생물?

무슨 소릴 지껄이는 거지?

“네놈은 누구지?”

놈은 입가를 기분 나쁘게 씩 비틀더니, 태어나서 처음 웃어보기라도 하듯··· 광대뼈가 튀어나올 만큼 과장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까는 우리 동포가 신세를 졌습니다.”

“동포라고?”

“그 있잖습니까? 아까 당신이 손으로 짓뭉개버린 그 친구··· 뭐라고 부르나요? 이쪽의 언어체계는 어려워서 말입니다. 그 뭐냐, 도플··· 갱어?”

나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로이드도 어느새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거이거이거이거, 놀라지 마시라니까?”

그러나 노신사의 형상을 한 놈은 천연덕스럽게도···.

“이래 봐도 저는 당신들과 우호적인 교섭을 위해 온 것입니다.”

대뜸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제안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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