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만의 장(8)
10.
내 몸에 닿은 모든 것이 검은 신기루로 뒤덮어갔다.
들어 올린 팔의 형체가 변한다.
입고 있던 코트의 끝자락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젠장! 그 대량의 가루를 전신에 퍼뜨리다니···!”
“후우우···.”
“당장 대답해, 후배! 어서! 여기까지 와서 네가 가루에 먹히면··· 나는 무슨 낯짝으로 누님을 봐야하냐고!”
“···진정해라, 로이드.”
“너··· 너, 임마··· 정신이 멀쩡했으면 진즉 말을 하라고!”
“처음 해보는 거라 적응이 늦은 것뿐이다.”
그것을 뜻하는 단어는 여럿 있다.
의식.
자아.
생각.
감정.
엄밀히 파고 들면 결이 다르지만, 그것들은 오직 머릿속에만 존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인간의 마음이란 형태를 띄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볼 수 없어.
어쩌면 실제로 존재하는 지조차 의심스럽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내 눈앞에 그것은 모습을 드러냈다.
나의 정안이··· 비현실의 세계를 비추고 있었다.
‘엄청나군. 온몸에 힘이 넘쳐흐르고 있다.’
어쩌면 그날 이후부터 나는 눈치 채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레이스와 아델이 죽는 모습을 보았을 때, 내 가슴 속을 비집고 들어온 뭔가가 있었다는 걸.
처음에는 바늘만한 정도였다.
뚫려있는 지도 모를 만큼 작은 구멍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시···.
이윽고는 말뚝만한 크기만큼 벌어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보다 훨씬 거대하다.
이건 내가 격한 감정을 느낄 때마다 더욱 확장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럴수록, 균열 속에서 시커먼 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달리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조금 전에 그걸 칠흑의 아지랑이라 칭했다.
누군가는 음지의 조각이라 불렀지.
또 어떤 이는 어둠 입자라고도 했다.
그밖에 흑빛 신기루.
때론, 그늘에서 불어오는 바람.
가루.
그리고···.
‘이것이 이븐 가지의 분말.’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마녀 사냥꾼들이 사용하는 비전의 기술, 가루의 원천은··· 바로 마음의 힘이었던 것이다.
“빅터··· 아니, 늑대야. 자신을 마녀 사냥꾼이라 칭하는 가증스런 자여. 당신의 꼴을 봐. 추악하기 그지없어. 그야말로 마기의 덩어리야.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 너희가 감히 우리를 벌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그렇지.
본질적으로는 마녀들이 다루는 마기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것은 정제되어 있지 않다.
보다 찌꺼기가 많아.
온갖 것들이 뒤섞여서 절묘한 혼돈과 불협화음의 조화를 이루지.
하지만 그게 사람의 감정이란 것이다.
인간은 기쁠 때도 눈물을 흘리지.
분노의 이면에는 부조리에 대한 슬픔이 스며있다.
증오하면서도 어떻게든 그 자체에 삶의 목적을 찾아내고 말아, 때론 동력으로 삼기도 한다.
애증이란 단어가 있는 것도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당연히, 지금 내가 라비나에게 향하고 있는 마음도···.
“···너를 구해주겠다.”
대스승의 가르침과 레이가 해준 말이 깊게 와 닿는다.
마녀에겐 구원이란, 오직 죽음뿐이란 것을···.
“모든 고통해서 해방시켜 주마.”
나는 양손에 각각 화승총과 도끼를 들었다.
상태가 엉망이군.
자루는 금이 가있고, 화승총의 탄환은 한 발 밖에 없다.
거기다 이 그림자···.
내가 익숙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그렇게 오래도록 유지할 수 없을 것 같다.
이제 나에게 남은 선택지는 속전속결뿐이었다.
다행히 그걸 원하는 게 나만은 아니었다.
“구해줘? 나를 해방시킨다고?”
내 선언을 도발이라 받아들였는지, 라비나의 미간이 실룩였다.
그녀는 자신의 수호신에게 남은 모든 기력을 담아 명령했다.
“어디 할 수 있으면··· 해봐!”
중합체가 앞발 두 개를 들어올린다.
그러자 내가 선 자리에 넓은 그늘이 만들어졌다.
“후배!”
“로이드, 너는 물러나 있어라.”
“웃기는 소리! 나도 누님의 복수를 ··· 크악!”
라비나는 영악했다.
확실히 쓰러뜨릴 수 있는 상대를 먼저 노렸어, 로이드는 중합체가 휘두르는 다리에 맞고 저 멀리까지 날아갔다.
이어서 다음 공격이 온다.
피하긴 늦었군.
이번엔 8개가 동시에 날아온다.
상하좌우, 어디로도 피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반응하기도 전에··· 잔혹한 기둥이 내 머리 위를 깔아뭉갰다.
쿠웅, 쿠과아앙!
“짓뭉개져라! 형체도 남기지 말고 피떡이나 되서 죽어버려! 라리네의··· 부족민들의 원수! 절대, 절대로 용서 못해!”
사방에 먼지가 일어난다.
언덕을 이루던 묘목과 바위들이 통째로 으스러졌다.
주변의 지형이 변할 정도의 무지막지한 난타···.
나는 부디 로이드가 저 멀리 안전한 곳에서 머물길 바랐다.
내 안위 따윈 아무래도 좋았다.
왜냐하면···.
“소용없는 짓이다.”
아무리 강력한 망치라 해도, 땅에 비친 그림자까지 부술 수는 없으니까.
“아, 아아··· 아아아아!”
라비나가 성질을 못 이겨 비명을 질러댔다.
그럴 만도 하지.
이만한 파괴력, 압도적인 폭력을 가지고도 나를 물리치지 못하다니··· 화가 나는 게 당연할 것이다.
나도 적지 않게 놀라고 있다.
하지만 슬슬 끝을 내야할 때지.
‘대충 이렇게 하는 건가?’
자욱하게 눈앞을 가리는 먼지 속에서, 나는 기억 속의 도리스가 보여준 움직임을 떠올렸다.
우선은 그림자에 녹아든다.
그리고 적이 선 등 뒤의 그늘을 통해 이동하는 것이다.
공간을 초월하는 초고속 이동의 정체는 바로 이것이었다.
어둠이 내리쬐는 한, 우리는 한 없이 무적에 가까웠다.
“아라크노아!”
내 모습이 사라진 것을 보고 급히 라비나가 지시했지만, 내 쪽이 훨씬 빨랐다.
나는 도약과 동시에 배분을 시도했다.
그림자를 유지한 상태에서, 도끼를 쥔 오른팔만을 실체화한다.
그리하면 공방 일체의 효과를 낼 수 있지.
나는 이 방법을 기억 속의 선배에게서 배웠다.
‘제리온, 이것은 당신의 은혜다!’
콰지지지지직!
나의 참격이 중합체의 다리를 날려버렸다.
허나, 이 기술은 그저 안다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크으윽!”
그림자를 벗겨낸 부위에 부하가 걸렸다.
이게 부작용인가?
마치 신경이 비명을 지르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정신이 흐트러지면, 가루가 이내 전신에 격통을 흘리는 것이다.
‘아직··· 아직 멀었다!’
다리를 하나 잃은 것에 불과해, 당장 중합체는 건재하다.
“죽어어어!”
내가 잠깐 머뭇거린 사이, 라비나는 거미의 모든 다리가 나를 노리도록 유도했다.
쉬고 있을 틈이 없군.
나는 다시 한 번 놈과 맞대응을 해야만 했다.
“하아아아앗!”
챙강! 콰지직! 투콰앙!
나는 전력으로 도끼를 휘둘렀다.
자리에 멈춘 채로 괴물의 연타 하나하나를 쳐냈다.
믿기지가 않는군.
나 스스로도 놀랍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어느 것 하나 우연은 없다.
산을 타며 오래도록 이어진 단련···.
이식을 통해 손에 넣은 육체.
그리고 이븐가지의 분말을 통해 더욱 증폭된 힘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한 가지는···.
내가 라비나의 정신 감응을 통해 전해 받은 이 모든 감정을, 오직 그림자의 강화에만 쏟아부었단 사실이었다.
지지 않는다.
물러날 수 없다.
근육이 터져나가고 뼈에 균열이 일어났지만, 나는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
보람이 있다.
그만큼 중합체의 다리도 너덜너덜해졌어, 꼴좋게 비틀거리기 시작했으니까.
하지만···.
‘젠장, 도끼가···!’
내 몸이 중합체와 힘겨루기를 할 수 있다고 해도, 무기의 내구도에는 한계가 있었다.
날이 깨졌다.
이어서 자루가 부러졌다.
최악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순간 공격 수단을 잃었다는 동요가 정신에 영향을 미친 까닭이었을까?
그림자와의 일체화까지 풀려버렸다.
그러나 이런 내 사정을, 거대한 마물은 신경 쓰지 않았다.
부웅.
중합체는 육중한 몸을 날려 왔다.
손상된 다리들의 구조를 재결합 시키는 건가?
놈은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전신을 여덟 개 다리분의 부피를 가진 기둥으로 만들었다.
보나마나 이대로 나를 깔아뭉개서 끝장낼 생각이군.
하지만 나는 웃어버렸다.
놈이 타격점을 좁힌다면, 오히려 내 쪽에서 환영이었기에.
“후우우우···.”
호흡을 가다듬고 정신을 집중한다.
나는 다시 그림자를 두르고, 어떤 자세를 잡았다.
몇 번이고 반복했던 동작.
연습에선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지만···.
어째서인지 이번만큼은 다르리란 확신이 든다.
그런 용기가 끓어올랐다.
나는 땅을 박차 온몸의 무게를 싣고, 지면과 수직이 된 힘을 바깥으로 분출했다.
그것은···.
“흠!”
투과아아아아아아앙!
내지른 주먹이 맞닿은 표면으로부터 중합체의 몸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모든 힘을 일점 집중시키며, 적의 마기까지 이용하는 레이의 기술···.
파쇄권이 폭발했다.
그것은 선명한 소용돌이의 나선을 그리며 내부로 파고들고 있었다.
중합체 내부에 흐르던 마기가 역류해, 이윽고 사방에 살점을 터트리며 산산조각이 났다.
하늘에 역겨운 향취를 퍼뜨리는 붉은 비가 내렸다.
“···모두 끝났다, 라비나.”
나는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이젠 그림자를 유지할 수 없어,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검은 입자가 먼지처럼 사라졌다.
파쇄권을 쓴 오른팔이 욱신거린다.
주제에 맞지 않는 힘의 대가였다.
어깨부터 상완과 하완이 움직이질 않아, 지나치게 무리한 모양이었다.
“잘 봤어. 내 기대에 맞은 건 딱 하나 뿐이었네. 빅터, 당신은 괴물이야. 우리 부족의 어느 누구보다, 심지어 수호신보다 더 강해.”
라비나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았다.
그 자리에 힘없이 주저앉은 채, 나를 올려다볼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그 힘으로 우릴 지켜주길 바랐어.”
“그래···.”
“우리의 상처를 보듬어 주었으면 했지.”
나는 그 이상 라비나의 하소연을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지금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다.
동생을 잃고, 부족을 빼앗기고··· 마지막의 수단이었던 중합체마저 허망하게 찢겨졌다.
나다.
전부 내가 했다.
그러니 마무리는 내가 해야만 한다.
라비나를 아픔 없는 세계로 인도하는 것도···.
“우리의 혈통은 이걸로 끝나버리고 마는 거구나. 허무한 걸. 그래도 이젠 미련이고 뭐고 없어. 당신에게 라리네가 죽은 순간부터 그딴 건 아무래도 좋아졌지.”
“···.”
“복수란 허무하구나···. 모든 것을 되갚아줄 힘을 손에 넣은 줄 알았더니, 그보다 더 강한 힘에 짓눌려질 뿐이었어. 있지, 우릴 파멸시키는 자로서 하나만 대답해 줄래? 우리는 어떻게 했으면 좋았던 걸까?”
내가 대답할 필요는 없었다.
라비나는 처음부터 자신의 말로를 알고 있었다.
아스트랄에게 영혼을 바친 그 순간부터, 부족에게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충분히 예상했겠지.
마녀의 최후란 그런 것이다.
“내가 동족들을 끌어들였어. 나쁜 건 나였지. 책임질게. 이제 이 세상에 살아남은 섬의 부족은 나뿐이야.”
“···.”
“어서 죽여. 모두의 곁으로 보내 줘. 그러면 목숨이 끊어지기 직전에 당신을 저주해줄 테니까.”
허세다.
그녀에게 그런 힘이 남아있진 않다.
수명까지 줄여가며 필사적으로 중합체를 조종했을 테니까.
하지만 주술적인 의미가 아니라면, 그것은 이미 이뤄졌다.
나는 이 순간까지도 라비나를 동정하고 있었으니.
“라비나. 내 기억을 읽었으니 너도 잘 알테지. 내 고향이 전쟁으로 보금자리를 잃은 방랑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곳이라는 걸.”
“알지. 그래서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야?”
“오래 전에,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두 살 때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후, 뭐야? 갑자기 무슨 소릴 하려고?”
“어린 내가 어머니의 기억이 없었던 게 안타까웠던 모양인지, 어느 날 잔뜩 술에 취해 말을 꺼내더군.”
“쓸데없는 소리야. 그만 놀리고 어서 죽이기나 해.”
“어머니는 다정한 사람이었다고 하셨다. 마치 사람의 감정을 꿰뚫어보고 보듬어 주는 것만 같이···.”
“뭐?”
“그리고 너희와 같이 갈색머리칼과 비취 같은 녹색 눈동자를 가졌다고 했지.”
“뭐야, 이제 와서···.”
“내 어머니의 이름은 라투니였다.”
라비나는 실없이 웃었다.
그것은 원망하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안심한 듯이 보이기도 하는 얼굴이었다.
그녀는 내 말을 이해하고 있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라비나가 죽는다고 해도, 섬의 핏줄은 결코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너는, 정말 잔인한 사람이야. 지금 그런 말을 해버리면 난 너를···.”
“저주하지 않을 텐가?”
“먼 친척에게 어떻게 그런 심한 짓을 해?”
“미안하다.”
“사과하지 마. 대신 약속해.”
“뭘 말이지?”
“죽지 마. 이제 네 목숨은 너만의 것이 아니니까.”
“···.”
“멋대로 죽어버리면, 그땐 아무리 그래도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 우리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왼손으로 화승총을 들어올렸다.
“괜찮아, 이젠···.”
머리를 겨냥한다.
그리고 총구를 밀착시킨다.
최대한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도록, 나는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타아아앙!
부족을 대표하던 마녀 라비나는, 그것을 마지막으로 차디찬 바닥에 쓰러졌다.
이마에 구멍이 난 채였지만, 그녀의 얼굴은 평온해보였다.
그 표정에 증오의 흔적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야아, 후배.”
이어서 힘겨운 목소리가 어깨 너머로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한쪽 다리를 절면서도 꿋꿋이 걸어 나오는 로이드가 보였다.
“무사했나?”
“그야 당연하지! 이 천하의 로이님이 고작 그걸로 죽을 거 같냐?”
사지가 성한 곳이 없는 주제에, 용케도 허세를 부리는군.
“야, 뭐가 웃겨? 왜 날 보더니 쪼게냐? 그 꼬라지로 애써 의연한 척 하지 마라! 나만 참을성 없어 보이잖아!”
“살아있으니 된 거지.”
“쳇, 생사를 넘나드는 싸움을 했으면 좀 불평이라도 해라! 하다못해 으스대기라도 하라고! 하여간 빌어먹게 무뚝뚝 자식··· 내가 솔직하게 말해주지. 넌 대단한 놈이다. 이식을 받은 지 얼마나 됐다고 그··· 그림자까지 써먹다니. 아니, 이거 내가 형님이라고 불러야 할 판인데···.”
“불러줄 텐가?”
“닥쳐! 머잖아 따라잡아 줄 테니 기다리고나 있으라고. 그땐 네 입에서 저절로 존경의 대사가 나오게 만들어 주지.”
여전히 시끄러운 놈이다.
하지만 이것도 로이드 나름대로 격려해주는 것 일까?
라비나의 목숨을 빼앗은 나를 걱정해서?
녀석이 그 정도로 생각이 깊다고 생각할 순 없지만···.
최소한 로이드의 수다에 긴장이 풀리는 효과는 있었다.
나는 뒤늦게 몰려오는 피로에 무릎을 꿇었다.
로이드 녀석도 겨우 내 앞까지 다가와 바닥에 주저앉았다.
우리는 한 동안 위만 올려다보았다.
“야, 후배··· 우리가 해냈어.”
“그래.”
“어떻게든 복수를 했다고.”
정신이 지치면 정안의 효과도 떨어지는가?
어느새 하늘은 평소에 바라보던 군청색으로 돌아가 있었다.
덕분에 절경을 보았다.
하늘에 달이 떠 있다.
그 주위로 수놓아진 별 무리가 있었다.
“이겼어.”
로이드는 그것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우리가 이겼다고요, 누님.”
어둑한 밤, 우리는 승리의 애환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