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쇼핑 판교점의 식품 매장 관리자, 열혈 직장인인 한재인.
꿀 같은 휴무, 평화로운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중,
콰당! 쿠궁, 드르르르르르륵! 쿵쾅쿵쾅쿵쾅!
탕!
윗집에서 울리는 괴상한 소음에 참지 못하고 팔 걷고 일어나 버렸다.
애교스럽고 싹싹한 얼굴의 집 주인 남자 뒤로, 헐벗은 몸으로 나오는 남자는….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한창 피가 들끓던 시절, 뜨거운 열애 끝에 혼인신고까지 골인했다가 2년 만에 이혼한 전남편 정이현이 아닌가.
게다가 식품 매장에 신규 입점한 ‘cafe Tiam’의 대표가 바로 그라고?
“여기 네가 있으니까. 너에게로 돌아온 거라고.”
다시금 간절하게 고백하는 이현의 말에 재인은 속절없이 흔들리고 마는데….
다정했지만 무심하기도 했던 이 남자, 또 한 번 믿어도 되는 걸까?
* * *
“아니, 아니야. 내가… 몰랐을지 몰라도, 내 감정은 모두 너뿐이었어. 그리고 난…….”
재인의 어깨를 움켜쥔 이현의 두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온통 괴로움만 가득한 눈동자가 오롯이 재인을 향했다.
“난, 단 한 번도 너와 끝난 적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