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18 암순응. (3)
나는 다급하게 문을 열어 제꼈고, 음흉하게 웃고 있는 엘리스가 문 앞에 서있었다.
‘응…?’
“안자고 뭐하고 있었습니까?”
“…예?”
문 너머로 느껴지던 다급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열려진 문으로 고요하고 적막이 흐르는 복도에 차분하게 서있는 모습이 보이자, 진이 다 빠졌다.
‘속아버렸군….’
“것참… 한밤 중에 이러깁니까?”
“왜요? 어차피 안자고 있었잖아요?”
“…그것보다, 안자고 있었다는 것은 어떻게 안 겁니까?”
“조용한 복도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당연히 알게되는게 아닐까요?”
아까 의식의 흐름으로 나열하던 말들을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내버린 모양이다.
“아, 크흠…. 엘리스는 왕궁 내부를 점검 중이었습니까?”
나는 화제를 바꾸고 싶었다.
“후훗… 네, 그렇습니다.”
그런 나의 의도를 파악했는지,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평소의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하하… 그렇군요, 그런데 늦은 밤중까지 돌아디는 것은 힘들지 않아요?”
“힘들다뇨?”
“그야… 엘리스는 밤늦게까지 점검하고,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를 준비하고, 그 외에도 잡다한 일들을 다 하고 있잖아요?”
내가 말을 마치자 그녀의 표정이 오묘해졌다.
“어머나…. 의외로 저를 눈여겨 보고 있는 것 같군요.”
아니다, 단순히 정보 수집을 위한 관찰을 했을 뿐이다.
“아하하… 아닙니다…. 다들 알고 있는 것인데요 뭘.”
사실이다.
그녀의 수고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다른 메이드들 보다는 나이가 적은 편이지만, 나름 다른 사람들에게서 깊은 존경을 받고 있는 듯했다.
그녀의 노력에 대한 결과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하는 일이다.
사람이 인정 받는 것은 나이에 상관 없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
나는 다급하게 문을 열어 제꼈고, 음흉하게 웃고 있는 엘리스가 문 앞에 서있었다.
‘응…?’
“안자고 뭐하고 있었습니까?”
“…예?”
문 너머로 느껴지던 다급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열려진 문으로 고요하고 적막이 흐르는 복도에 차분하게 서있는 모습이 보이자, 진이 다 빠졌다.
‘속아버렸군….’
“것참… 한밤 중에 이러깁니까?”
“왜요? 어차피 안자고 있었잖아요?”
“…그것보다, 안자고 있었다는 것은 어떻게 안 겁니까?”
“조용한 복도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당연히 알게되는게 아닐까요?”
아까 의식의 흐름으로 나열하던 말들을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내버린 모양이다.
“아, 크흠…. 엘리스는 왕궁 내부를 점검 중이었습니까?”
나는 화제를 바꾸고 싶었다.
“후훗… 네, 그렇습니다.”
그런 나의 의도를 파악했는지,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평소의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하하… 그렇군요, 그런데 늦은 밤중까지 돌아디는 것은 힘들지 않아요?”
“힘들다뇨?”
“그야… 엘리스는 밤늦게까지 점검하고,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를 준비하고, 그 외에도 잡다한 일들을 다 하고 있잖아요?”
내가 말을 마치자 그녀의 표정이 오묘해졌다.
“어머나…. 의외로 저를 눈여겨 보고 있는 것 같군요.”
아니다, 단순히 정보 수집을 위한 관찰을 했을 뿐이다.
“아하하… 아닙니다…. 다들 알고 있는 것인데요 뭘.”
사실이다.
그녀의 수고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다른 메이드들 보다는 나이가 적은 편이지만, 나름 다른 사람들에게서 깊은 존경을 받고 있는 듯했다.
그녀의 노력에 대한 결과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하는 일이다.
사람이 인정 받는 것은 나이에 상관 없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나이가 어리든 많든 상대를 존중해야 함은 변함없이 좋은 원칙이다.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습니다.”
“그래요?”
“이렇게 당신을 놀림으로써, 스트레스는 날아 가거든요.”
“…그렇…습니까?”
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것참….’
“그래요…. 그걸로 된다면 마음껏 그렇게 하세요….”
“후훗…. 그렇다면 기꺼이….”
랜턴에 의해서 어둠속에 비춰지는 그녀의 미소는 왠지 음흉한 느낌을 자아냈다.
'부디, 별일 없기를 바란다.'
사실, 이렇게 하는 것이 그녀에게 하는 일종의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내 나름대로의 감사함을 나타내고 성의를 보이는 방식이다.
보답으로써 물질이 아닌, 정신적인 것으로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까 쿵쾅거리는 소리는 아무래도 지나친 것 같아요…. 다들 자고 있을 법한데, 그런 장난은 삼가시는게….”
나는 살짝 속삭이듯이 조용히 말했다.
“네?”
그러자 그녀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
“…엘리스가 낸 소리 아니에요?”
“…저는 노크만 했을 뿐인데요…?”
순간 소름이 돋았다.
그럼 방금 들려왔던 큰 진동의 정체는 무엇인가?
나는 조심히 발걸음을 옮겨 방 밖의 어두운 복도를 둘러보았다.
이상하게도 나의 감은 안좋은 쪽으로 날카롭다.
그래서 내가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비관적이 되기도 했던게 원인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나오지 말고 제 방에 있어요.”
“...”
나의 말에 엘리스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문 밖으로 고개를 빼서 복도를 둘러보고는 다시 내 방으로 시선을 옮겨, 나의 가죽가방을 뒤적거렸다.
부스럭- 부스럭-
“…?”
엘리스가 내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했던 것인지, 옆으로 와서 쭈그려 앉았다.
‘…’
성숙한 여성의 향이 확 풍긴다.
그러니까, 별 이상한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자신을 잘 가꾸는 그런 향이 난다는 것이다.
자기관리나 뭐 그런거….
엘리스는 목욕을 하고 나온지 얼마 안된 듯 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의식을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코는 그런 민감한 부분에 예리하게 반응하여, 뇌에 신호를 보낸다.
…조심해야겠다.
고작 향가지고 이리 동요하니 말이다.
나는 애써 마음의 소리를 무시하며, 가방 깊숙하게 손을 뻗었다.
덜그럭-
‘여깄다.’
나는 간소하지만 무게가 나가는 나의 자랑스러운 건틀렛을 꺼내 들었다.
“이건…?”
엘리스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나에게 물었다.
“아, 호신용 입니다.”
불필요하게 정보가 세어나가는 것은 싫었기 때문에 그렇게만 말했다.
“아, 그렇군요.”
그녀는 다시 평소의 침착한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감정의 변화가 별로 없는 사람이네. 동요해도 그게 얼굴에 잘 안나타나고….’
나는 그녀에게 절대로 밖으로 나오지 말것을 당부하며, 대신 점검을 하기 위해서 왕궁을 돌아주겠다고 말했다.
그녀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자, 나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적어도 죽지는 않을 거니까 괜찮아요.”
나는 보란듯이 건틀렛을 흔들어 보였다.
“…그렇습니까?”
“그리고, 왕궁에 필요한 사람은 제가 아니라 엘리스라고 생각해요.”
“그게 무슨….”
“그럼…!”
엘리스가 무언가 더 말할 것 같아서 황급히 방을 나왔다.
나는 소리가 들린 곳의 방향을 추측해가며 걸어갔다.
발자국 소리를 최대한 나지않게 하려고 노력하면서 말이다.
나는 절대로 나의 빈틈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상대는 마녀일 수도, 아니면 괴물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간에, 나에 대한 소리를, 그러니까….
나에 대한 정보를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다.
점위를 차지하는 것은 나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어두운 복도 속으로 걸어갔다.
* * *
아까의 ‘쿵쿵!’ 하는 소리는 아주 크지는 않았다.
얼핏 듣기로는,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문제는 내가 판단을 내린게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어중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멀리서 일어나는 것이라면, 일이 커지기 전에 빨리 가야 할지도 모른다.
반대로, 가까운 곳이라면 멀리 헤매이는 바람에 중요한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흠….”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나는 소리가 나는 방향을 자주 헷갈려 한다.
그 이유는 어쩌면 이것일지도 모르겠다.
소리는 반사되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는다면, 소브가 그릇을 땅땅 거릴 때 소리가 그런 방식으로 나에게 도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소한 경험은 나에게 도움이 된다.
소리는 실체가 없으니까, 사방으로 반사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보통 내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이미 반사가 된 소리가 나에게 들어와서 듣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의 내가 반사된 쪽을 바라보던게 떠오른다.
하지만 소리가 난 곳의 원인은 다른 곳에 위치했었다.
‘그럼…. 정반대쪽이라는 말인가?’
그렇다면 서둘러 방향을 틀어야 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일단은 이것밖에 없어서 실행으로 옮겼다.
* * *
콰아아앙….
비행장으로 향하는 나선 계단 위쪽에서 부터 큰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설마…?’
엘리스의 말에 의하면 선생들은 한밤중에 밖으로 나갔다는 말이 된다.
순찰이라고 한 것을 보면, 학생들 몰래 꾸준히 그렇게 해왔다는 것이 된다.
‘이변이 생긴 것 일까?’
나는 주저함 없이 건틀릿을 양쪽 손에 끼워 넣었다.
하필, 외골격을 손을 보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 '정말 타이밍이 좋지 않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간소화 하려고 노력한 것이지만, 여전히 거추장스러워서 더 개량의 개량을 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 이유를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최소의 것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효율적인 것은 질색이다.
또 그 이유에 대한 정보를 덧붙이자면, 단순히 귀찮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반은 농담이 섞여있는 말이다.
…농담인가?
아무튼, 나의 방식은 간소화 하려다가 간과하는 것이 생겨버려,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이 많다.
나는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으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더욱더 생각할 뿐이다.
하지만, 훗날.
미래의 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게 된다.
하루 빨리 이 좋지 않은 습관을 고치지 못한 나를 향한, 사정없이 찍어내리고 쑤시는 그런 결과가 말이다.
* * *
조심스럽게 마지막 계단을 딛고 올라서자, 칠흑 같은 어둠이 나를 반겼다.
‘왜 하필 달이 밝지도 않은 거냐….’
나는 하루 종일 일이 잘 안풀린 것에 불평하며, 밖을 향해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 실패인가….’
잘못 짚었나 싶어서 황급히 머리를 굴리려는 찰나, 거대한 물체 두개가 내 눈 앞에 어른거렸다.
“키에에에엑ㅡ!”
“…!”
그 괴물들은 바닥을 부수고 있었다.
선생님들이 부재중인 틈을 타서 왕궁에 침입하려는 걸까.
…괴물은 제거해야만 한다.
나를 방해하는 방해물이기 때문이다.
쿵! 쿵!
“두, 둘… 할수 있을까…?”
나는 등 뒤에 메고 있는 기계를 만지작거렸다.
그 순간 커다란 괴물들이 등 뒤에 있는 천 처럼 보이는 것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퍼덕- 퍼덕-
‘…날았다…?’
그 중 하나가 바닥으로 부터 살짝 떴다.
저 커다란 몸집을 한 그것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놀라웠다.
예전의 그것과 닮은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은빛으로 빛나는 부츠를 신은 발을 까딱거렸다.
혹시 몰라서 미완성인 녀석을 끼고 왔다.
갑작스런 상황이지만, 제발 내 뜻대로 되기를 바랐다.
후웅- 후웅- 후웅-
그것의 움직임에 따라 바람이 인다.
두마리의 괴물들이 위치한 곳에서 살짝 떨어진 쪽에는 하나가 더 있었다.
그것은 아까의 그것과 살짝 더 높게 하늘을 날고 있다.
나는 어둠에 익숙해진 나의 눈을 그 괴물에게 고정시켰다.
그 괴물의 등 위에 무언가 있었다.
‘괴물 셋…. 그리고 무언가….’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괜찮아…. 할 수 있을 거야…!’
나의 장비를 갈고 닦았다.
그래서 자신있다.
어둡긴 하지만, 나의 정신은 밝다.
전혀 졸리지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주저함 없이 기계를 작동시켰다.
피시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등 뒤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왔다.
“좋았어…! 간다!”
나는 뛰쳐나가 바닥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하나에게 돌진했다.
‘나의 신작품…! 너만 믿는다…!’
나는 몇번이나 속으로 되뇌이면서, 부츠가 제대로 작동되기를 빌고 빌었다.
쉬이이익—!
부웅—
증기 소리와 함께 내 몸이 공중에 붕 떴다.
잠깐이지만, 날았다.
응축된 반발력은 먼 거리를 단시간에 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좋아…!”
기분이 최고조로 올라간다.
기계가, 내가 만들어낸 무언가가 성공했다.
나의 의도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만큼 내 마음속은 희열로 가득해져 간다.
괴물 하나가 주춤거리는 사이에 왼쪽 주먹을 뻗어 그대로 내리쳤다.
쾅ㅡ!
그 괴물은 휘청거리며 힘없이 주저 앉았다.
기쁨도 잠시, 괴물을 내리쳤던 팔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젠장… 뭐 이리 단단해?’
나는 잠시 동안 날았던 나의 몸을 다시 땅으로 내려 앉게 했다.
그리고 다음을 위해 몸을 틀었다.
나는 눈에 보이는 그것을 향해 달려갔다.
높은 곳에서의 착지로 인한 얼얼해진 발바닥의 감각을 애써 무시하면서 달렸다.
‘이건 좀 더 보완해야 되겠구만….’
바닥을 박차고 나가는 반발력에서 나오는 충격.
그 오점을 지우기 위해서, 그리고 나의 발바닥을 보호하기 위해서 보완할 만한 것이 있을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하나 더….’
욱신거리는 발바닥을 잠시 쉬게 하고 싶어서, 이번에는 부츠를 사용하지 않았다.
하늘로 점점 올라가려는 것인지, 더 힘차게 등에 달린 것을 퍼덕이기 시작한다.
지체하면 안된다.
상공으로 올라가면, 내가 불리해 진다.
예전에 읽었던 조류에 관련된 책에서는, 믿을 수 없는 속도로 급하강하여 먹이를 잡아먹는 새가 있다고 알려준다.
저 육중한 몸으로 빠르게 떨어지면, 나는 어찌할 방도도 없이 깔아뭉개지고 말 것이다.
심호흡을 하고, 한번 더 도약한다.
그리고 가슴 부위처럼 보이는 곳을 가격했다.
쾅ㅡ!
역시, 위력이 대단하다.
기계의 폭발력이란, 사나이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것 같다.
나에게 한 방 먹은 그것은 곧 힘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꾸웅—!
혹여나 '다시 일어나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에 머리 부분을 봐주지 않고 다시 가격했다.
뻑—! 하는 살벌한 소리와 함께 그 괴물의 거친 숨소리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끼…끼에엑….”
처음에 기습을 했던 괴물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지만, 그 때 보았던 회복력을 얕보아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멀다.
고로, 그 괴물과의 나 사이의 거리를 부츠로 단숨에 좁혔다.
발의 통증이 잦아들었기 때문에 주저함은 없었다.
부웅—
아직 정밀한 작동이 안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일부러 몸통 쪽으로 체중을 실었다.
뭐든지 안정적이게,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해나가야 한다는 것도 나의 신조이다.
퍽!
나의 주먹에 의해 힘없이 축 늘어지는 괴물의 머리 부분을 한번 더 가격했다.
무자비 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살기 위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필요불가결한 행동이다.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내린 결심과 계획들은 내가 책임을 지고 이어나간다는 책임감을 동반한다.
결과물을 달게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후….”
두마리는 생명 활동을 정지하였다.
들썩이던 가슴께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도 잠시, 등 뒤에서 바로 소름끼치는 그 마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대단하구나?”
‘그것’이다.
분열의 마녀.
아직 살아있던 것이다.
재빨리 몸을 돌려 재정비했다.
화상이 심했는지, 칠흑같은 어둠에도 그 사람의 상처는 눈에 띄었다.
‘위험해… 거리가…!’
피할 새도 없이 날아오는 마지막의 괴물의 아가리가 나의 시야를 가득채웠다.
‘피해야…!’
피하려고 발을 움직이려는데, 무엇인가 나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손.
차갑디 차가운 손.
‘분열의… 마녀…!’
“젠장!”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