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0화 〉69화. (70/83)



〈 70화 〉69화.

르나르국, 교역도시 서창(西倉).

서창은 아르카디아 대륙 동쪽 끝자락에 있는 르나르국의 해상도시다.

동토와 연결된 땅이어서 교역 중심지이고, 5개의 섬이 펜타곤처럼 연결되어 있었다.

일반 어류를 주로 거래하는 동명과 다르게 북해에서 잡아온 대형 고래와 오징어, 참치, 바다 도마뱀과 악어  덩치가 큰 해산물도 거래하는  땅에 몇 없는 대규모 수산물 시장이라고 볼  있다.

해산물의 소비가 유난히 많은 르나르국에서는 서창을 제2의 식량창고라 칭하며 금지옥엽 관리했다.

서창이 무너지면 해산물을 먹고 사는 백성 태반이 굶주려야 하는 까닭이다.

그래서 관광객의 숫자에 비해서 경비도 삼엄한 편이었다.

“저곳이 서창이로군요! 항상 먼발치에서 구경만 했지, 이렇게 서역 땅을 밟고 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웨일 마운틴 중턱, 아라타가 조그맣게 보이는 서창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륙을 처음 밟아본 아라타는 들뜨는 기분을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했다.

살면서  번도 동토를 떠난 적이 없어서였다.

[놀러 온 거 아니니까. 너무 좋아하진 마.]

“에이. 이 정도는 괜찮지 않습니까. 그러지 말고 형님께서도 조금은 기분을 내시지요.”

[내가 지금 여행 기분 낼 상황이냐?]

“형님! 고행도 생각하기에 따라서 추억이 될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짧은 삶, 힘들수록 즐겨야 행복한 법입니다.  카르페티엠이라는 말처럼 말입니다!”

[카르페디엠이야. 너 내 기억 읽은  아직 잊지 않았구나.]

“다른 세상의 기억을 어찌 쉽게 잊겠습니까? 흥미로운 정보는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형님의 첫사랑도요.”

[이놈 보게. 너 열반했다고 자꾸 기어오른다? 이제 나보다 강하다 그거냐?]

“하하. 죄송합니다. 그런 의미는 아니었는데, 소승의 태도가 나빠 형님께서 곡해하셨군요. 아! 그리고 소승은 강하지 않습니다. 망자에게만 강하지, 생자에게는 여전히 약합니다.”

[그래?]

“예, 고로 생자와 망자 모두에게 강한형님이 저보다 훨씬 더 강하십니다. 그러니 노여움을 거둬주십시오. 형님.”

[말은 잘해요. 됐고, 그보다  사람 기억을 읽을  있게  거지?]

“예. 열반에 오르면서 심안을 얻었는지 속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손만 대면 그 사람의 생각은 물론, 인생까지 꿰뚫어   있습니다.”

아라타는 어깨를 펴고서 자랑했다.

[누구의 기억이라도 다 읽을 수 있는 거야?]

“지금 성공한 사람은 강명 법사님과 형님뿐입니다. 기예천님의 생각도 읽으려 했지만, 너무 밝아 읽을 수 없었던 것으로 봐선 신이 아닌 존재라면 그 누구의 기억이라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

[음…. 살아있는 거짓말 탐지기가 됐단 말이구나. 정말 유용한 능력인데? 혹시 지구로 돌아가면 널 채용해야겠다.]

“형님의 세상 말입니까? 헛! 서, 설마, 절 데려가 주실 생각이십니까!?”

[너 하는 거 봐서 가능하면 그렇게 해주마. 여유가 되면 피시방도 데려가 주고.]

“오오! 피시방! 소승 지구까지 평생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형님!”

피시방에 대해서도 아는지 아라타가 무척 기뻐하며 소리쳤다.

[그건 그렇고,  기억을 읽었다면…,  계획도 알고 있는 거겠지?]

“아…. 혹시 네빌이라는 자의 복수 말입니까?”

웃으며 답하던 아라타가 뒷목을 긁으며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아라타가 내 기억을 모두 읽었다면 앞으로 내가 네빌의 복수를 위해 움직일 것이란 사실도 알고 있을 것이다.

네빌의 복수는 르나르국을 포함해 엘리아나와 불사자의 힘을 탐낸 일곱 왕의 목을 베는 것.

절대 순탄치 않은 길이기 때문에 함께 하려면 그만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

“그, 그것이….”

[마음은 읽을 수 없지만, 네가 날 따라온 이유는 정도는 나도 안다. 내가 무의미한 살생을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겠지?  수미산에서 힘을 마구 휘두를까 봐. 막으려고.]

“아, 알고 계셨습니까? 하하…. 소승의 생각을 꿰뚫어 보시다니. 역시 형님이십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제가 형님을 따라온 이유는 아닙니다. 믿으시지 못하실 수도 있지만, 전 형님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하여 형님을 지키고 싶어서 온 것입니다.”

[존경이라고? 내가 사람을 죽여도 그럴 수 있냐?]

“비록 살생은 불자(佛子)에게 있어서 용인되지 않는 중죄지만, 그것이 형님 같은 필요악에 의한 일이라면 소승은 형님의 선택을 지지할 것입니다. 슬프지만 인간의 모습을 한 짐승 또한 속세에 많이 있다는 걸, 동토에서 배웠으니까요.”

[내가 많은 사람을 죽이게 되더라도?]

“소승은 이미 형님의 기억을 읽었습니다. 지구에서의 기억뿐만 아니라, 처음 아르카디아 대륙에 불려 왔을  어린 소년, 소녀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시던 기억까지 모두 봤습니다! 그렇기에 단언할 수 있습니다. 형님께서는 그런 짓을 하실 분이 아니라고! 설령 누군가를 해쳐도 선량한 사람이 희생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대단한 믿음이로구나.]

아라타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도리어 내가 민망할 지경이다.

“아우가 형님을 믿는 건 당연한 순리 아니겠습니까? 하물며, 형님처럼 올곧은 사람이라면 소승이 아닌 다른 누구라도 믿고 따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새끼. 립서비스 보게. 아주 아부가입에 뱄구나.]

이 정도 아부라면 승려 같은 것이 아니라 한 나라의 재상이 됐어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그래. 나에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으니 됐다. 단, 앞으로  생각과 기억은 함부로 읽지 마라. 의도치 않게 속마음을 읽히는 건 유쾌하지 않으니까.]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대로 바로 르나르국까지 가실 생각이십니까?”

[아니, 당분간은 쉬어야겠다. 이곳까지 오느라 힘을 너무 낭비했어.]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몸에 흐르는 마력이 처음 이블 나이트가 되었을 때보다 훨씬 많이 떨어져 있었다.

당연했다.

데스나이트와 리치까지 소환하고 7개의 산과 바다를 가르는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이후에도 아라타를 상대하느라 많은 마력을 사용한데다가 수미산에서 이곳 서창까지 아라타를 데리고텔레포트를 하는 등 장거리 이동까지 했으니….

마력이 남아날 리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에라도본성으로 쳐들어가 휩쓸어 버리고 싶지만…, 역시 한 나라를 상대로 그건 너무 무모하니까.]

현재 르나르국에 남은 칠각보전의 수는 넷.

이블 나이트가 되었어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숫자다.

또한, 로나스 왕이 아너스 왕국의 로서 왕처럼 사검 같은 존재를 만들지 않았다는 보장도 없다.

혹시라도 그가 새로운 영웅을 만들었거나 영입해 숨겨두었다면 나는 네빌의 실수를 반복하는 꼴이 된다.

그럴 수는 없으니 먼저 르나르국이 보유한 군대와 병력의 규모에 대해서 정보를 모으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신중하게 움직여야 해.]

“알겠습니다. 헌데, 마력을 모두 회복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완전히 회복하려면 아마 일주일은 쉬어야 할 것 같다.]

“일주일…, 생각보다 길군요.”

[너 때문이야. 너. 인마. 내가 얼마나 많은 힘을 썼는지는 너라면  것 아니야? 특히, 너한테  마력은 장난이 아니야. 갑자기 열반 같은 걸 해버려선.]

“하하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소승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

[웃기는!]

“그러면 형님이 힘을 회복하는 일주일 동안 서창에서 정보도 모을  휴식을 취하는  어떻겠습니까? 먹거리도 먹고, 볼거리도 보고 속세를 탐구하는 것입니다! 재밌지 않겠습니까?!”

아라타는 놀이동산에 온 어린아이처럼 눈을 빛내며 말했다.

순수하기 짝이 없는 눈망울에 나는 아라타가 열반에 올랐다 하더라도 아직은 애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도 그렇고 한창 놀기 좋아하는 청소년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여행 온 것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기분을 내고 싶진 않아.]

“그러지 마시고, 같이 마을에 가서 노시지요! 귀여운 여성이 있다면 소승이 책임지고 합석시키겠습니다!”

열반에 올랐어도 색욕은 사라지지 않는 모양이다.

무슨 깨달음이 이런지 참.

[그딴 거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일단 물어보마. 아라타 너 이놈. 그 근거 없는 자신감은 뭐냐? 너 진짜 그 민머리로 여자들을 꼬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후후! 모르시는 말씀입니다! 소승 이래 봬도 금수왕의 아내까지 홀린 동토 최고의 훈남입니다! 저만 믿으시면 됩니다!”

[미친놈. 자신감 보게. 여긴 동토랑달리 빡빡이는 그냥 빡빡이일 뿐이다. 새끼. 기억을 읽었으면서도 현실을 모르네.]

“형님. 형님. 형님. 형님. 소승은 헤어스타일만으로 여성들을 기쁘게 하지 않습니다. 잘생기고 귀여운 이 얼굴! 튼튼하게 다져진 몸!  하나 재치 있는 입담! 이 삼박자를 고루 갖춰서 인기가 있는 것입니다. 한 번 지켜보시지요.  동생이 얼마나 잘나가는 인싸인지!]

[…새끼. 이젠 말투도 우리나라 사람 같네. 그렇게 놀고 싶으냐?]

“모처럼의 여행이지 않습니까? 소승도 서역이 어떤 곳인지 구경해 보고 싶습니다.”

[그러면 다녀와.]

“예?”

[다녀오라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형님께서는 안 가시는 겁니까?”

[여기 사람들도 망자들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 동토인들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배척받는 건 매한가지지. 그러니 난 네가 내려가서 방을 잡을 동안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으마. 충분히 놀다가 방을 잡으면 다시 연락하도록 해. 그리로 이동할 테니까.]

“그렇습니까? 형님의 뜻이 정 그러시다면, 알겠습니다! 헌데, 연락은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제가 다시 이곳으로 올까요?”

나는 까마귀를 소환해 아라타의 어깨 위에 앉혔다.

[이 까마귀로 해라. 까마귀의 눈과귀를 통해서 보고 들을  있으니까. 미아 되지 않게 데리고 다녀.그리고 이것도 받아라.]

나는 네빌의 아공간을 열었다.

그리고 네빌이 본드래곤의 심장과 함께 모아둔 보물 중 금화 10개를 꺼내 아라타에게 주었다.

하멜 성의 보물창고에 있던 금은보화, 일부였다.

네빌의 아공간에는 신기한 효과가 깃든 마법 물품부터 각종 보석에 이르기까지 비싼 물건이 잔뜩 있었다.

아쉬운 점은 정체를 숨길 가면, 모자, 옷 같은 게 없다는  정도였다.

“이건?”

[노잣돈이다. 가서 내가 입을 옷이랑 가면 그리고 삿갓을 구하고 여관을 잡아라. 그러면 내가 그 방으로 이동해서 옷을 갈아입도록 하마. 남는 돈은 음식을사서 먹든, 클럽에 쓰든 알아서하고.]

“오오! 용돈을 주신 것입니까! 감사합니다! 아껴 쓰도록 하겠습니다!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돈을 받은 아라타는 까마귀와 함께 산을 내려갔다.

풀쩍풀쩍 뛰며 내려가는 아라타.

아무래도 거금을 받은 것에 기뻐하는 모양이었다.

[물욕도 그대로인  같네. 무슨 열반이 저래? 알고 보면 열반인지 뭔지 되게 쉬운 경지인 거 아니야?]

본능에 솔직한 아라타를 보니 열반에 오른 것이 신기할 정도다.

[아무래도 좋겠지. 지금은 쉬도록 하자.]

나는 까마귀의 시야를 재생한  잠을 청했다.

잠이라고 해도 그냥 나무에 기대앉는  전부다.

귀를 막을 수도 없어서 주위에서 소리가 다 들린다.

눈은 손으로 가리면 감을 수 있지만, 눈을 감았을 때의 편안함이 아니라 어두운 곳에서 눈을 뜬 느낌이라 개운치 않다.

사실상 잠을 자는 것이 불가능한지라, 뜬눈으로 가만히 있을 뿐이다.

남이 보기에 큰 의미가 없는 행동 같을 테지만, 내겐 나름의 의미가 있다.

소면욕은 몸의 피로가 아니라 정신의 피로에도 감응하기 때문이다.

육체의 피로는 못 느끼지만, 정신적인 피로는 항시 느끼고 있다.

잠을 자고 싶다거나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욕구는 이따금 생겼다.

그래서 하멜 성에 있을 때는 정신적 피로가 극에 달하면 소음이 적은 지하나 굴속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곤 했다.

네빌의기억에 따르면 망자들이 주로 음침하고 습한 곳에서 발견되는 이유 또한 해소되지 않는 수면욕 탓에 조용한 곳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살아 있는 생명체를 향한 공격성과 분노도 어쩌면 그들로 인한 소음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리라.

[나중에 인간이 되면 잠부터 자야겠다.]

한숨을 쉬며 바닥을 보았다.

바람 부는 소리와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들린다.

해가 조금씩 넘어가면서 그림자의 방향이 바뀌고 저녁이찾아올 즈음.

소리가 들렸다.

“걸어라! 계속 걸어!”

[응?]

“오늘 내에 도착하지 못하면 밥은 없을줄 알아라!”

요란한 목소리, 나는 소리가 울린 방향을 보았다.

나무들의 아래, 크게 난 오르막길을 따라서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나귀가 끄는 마차를 호위하며 걷는 무장한 사내들과 물건을 잔뜩 실은 마차들이었다..

각 마차의 끝에는 굴비처럼 손이 묶인 남자와 여자들이 질질 끌려가고 있었는데, 그 수가 상당히 많았다.

[노예인가.]

마차에 끌려 끌려가는 사람들과 그들에게 채찍을 휘두르는 사람들을 보며 그렇게 확신했다.

노예상과 노예들이다.

낡은 천 옷 한 장에 피골이상접한 꼴을 보면 확실했다.

[노예라….]

이쪽 세계엔 노예가존재한다.

네빌의 기억에 따르면 노예는 3종류로 나뉜다.

범죄를 저지른 범죄노예.

거액의 빚을 진 빚노예.

나라 혹은 마을이 망해서 팔린, 신분 없는 전쟁노예.

빚노예는 짊어진 빚만  갚으면 풀려날 희망이라도 있지만, 범죄자노예와 신분이 말소된 전쟁노예는 풀려날 가능성 없다.

자자손손 평생을 노역을 감당하며 살아야 한다.

노예주가 풀어주거나, 그들의 삶이 다할 때까지.

[정 없는 세상 같으니.]

“빨리 걸어라! 빨리 걸어!”

“끄악!”

나는 채찍에 맞아 비명을 지르는 사람을 보았다.

몸이 마른 남자였는데 더는 걸을  없었는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몸 곳곳에 멍이 든 것도 그렇고 다른 노예들은 두고 그만 집요하게 괴롭히는 것으로 보아 끌려오기 전에 반항이라도 하다가 잔뜩 얻어맞은 모양이었다.

[쯧….]

밧줄에 묶인 채 질질 끌려가는 그의 모습에 기분이 나빠졌다.

게다가 그 사이에 낀 여자와아직 어린아이들을 보자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역시 보고 있기 힘들다.

아직 나는 지구의 가치관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기에 사람이 사람을 노예처럼 부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하지 않는 노예상인들의 행태가 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노예들의 수는 대충 600명, 호위는 100명 정도인가. 제압하라면 못할 것도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되나?]

고민하며 나는 까메라와 함께 있을 아라타를 찾았다.

[아라타 녀석은  하고 있지?]

노예상인들의 규모를 확인한  아라타를 찾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오오! 맛있어! 맛있습니다! 더 주십시오! 더!”

화면 속 아라타는 해산물을 플렉스하며 맛밥 중이었다.

엄청난 양의 해산물을 잔뜩 주문하고 열심히 먹고 있는 것이걸신이라도 들린 것 같았다.

본래가 육식하는 땡중이었던 지라 생선을 먹는 것이 낯설진 않았지만, 잔반 하나 남기지 않고 해산물을 비워대는 것을 보면 밤이 깊어질 때까지는 여관을 잡지 않을 것 같았다.

[…조언이라도 구하려고 했더니. 처먹느라 바쁘구나. 어쩔 없지.그냥 이대로 나서는 수밖에. 소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언데드들을 소환했다.

데스나이트 한 마리와 일반 스켈레톤 다수를 대동한 채 마차의 앞을 막았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노예상인들을 교육할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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