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화 〉15화. (16/83)



〈 16화 〉15화.

사연 많은 아가씨는 내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있었다.


“누가 도와주세요!!”


그녀의  친구들은 프로레슬러보다 더 큰 덩치에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몬스터 다이어 울프였다.

늑대와 똑같은외모에 사나운 것이 특징인 몬스터였다.

한 번 목표로  먹이는 절대 놓치지 않으며 무리 사냥을 하는 짐승형 몬스터라고 내가 읽은 소설에서는 설명했다.

[정말손이 많이 가는아가씨네.]

가만 두었다간 금방 따라잡혀 먹힐 기세였기에 나는 암흑 오라를 사용했다.


대상의 심신을 극도로 약화시키는 암흑 오라는 스켈레톤처럼 이미 죽은 이들에게는 통하지 않았지만, 살아 있는 생명체라면 겁에질려 도망치고 만다.

 의도대로 늑대들이 경기를 일으키더니 아가씨를 더 쫓지 않고 사방으로 흩어지며 꽁지가 빠지게 도망쳤다. 그러나 딱 한 마리 달아나지 않는 늑대가 있었다.


왼쪽 눈에 흉터가 있는 애꾸눈 늑대였다.


놈은 겁도 먹지 않고 여전히 아가씨를 쫓고 있었다.

아무래도 정신력이 강해서 암흑 오라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저놈만 안 통하네. 암흑오라가 안 통하는 상대도 있구나.]

나는호기심이 발동한 네빌의 말투를 따라 하고, 얼른늑대에게 쫓기는 아가씨의 앞에 섰다. 그리고 그녀의 목을 노리고 달려드는 늑대의 주둥이를 잡아챘다.


[괜찮아?]

“히익!! 데, 데, 데스나이트!!”

아니, 이년이?


[아까 봤잖아! 아가씨 무슨 금붕어야!?]


“아. 죄, 죄송해요. 다른 분이신 줄 알고….”


나는 변명하는 아가씨를 두고 늑대를 보았다.

주둥이를 잡힌 놈은 놓아 달리는 듯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앞발로 팔을 긁고, 뒷발로 이미 사라진  낭심을 때렸다.


위치가 위치인지라나도 모르게 골반이 움찔했으나, 놓아주진 않았다.

[이 녀석 형에게 그런 기술은 통하지 않는단다. 얌전히 있으렴.]


나는 손아귀에 힘을 더했다.

“낑. 낑.”

아무리 공격해도 내가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자 계속해서 으르렁거리던 늑대도 지쳤는지 앓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놈은 하나 남은 눈으로 날 올려다보았다.


구슬픈 눈망울이었다.

[…아가씨. 이거 구워 먹을래?]

“!?”


“!?”

내 말을 이해했는지 늑대, 아가씨도 깜짝 놀랐다.


앞발로  팔을 필사적으로 공격하는 늑대와 맹렬히 고개를 가로젓는 아가씨의 모습에 나는 두 가지 사실을 느꼈다.


첫째는 이제 슬슬그녀의 이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어차피 이 모습도 네빌이 보고 있을 것이 불 보듯 훤하니 그놈이 심술을 부리기 전에 얼른 이 아가씨를 사람들이 있는 마을까지 에스코트를 해주고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가씨. 이름이 뭐야? 이름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은데.]


“네? 아, 제,  이름은…. 아너스 왕국 제2공작 일로드 프라이드의  일리나 프라이드입니다. 편하게 일리나라고 불러주세요.”


[그래. 일리나. 아너스 왕국이랬지? 여긴 이런 들짐승이 많아서 아가씨 혼자선 위험하거든? 그러니까. 내가 가까운 인간 마을까지 안내해 줄게. 대충 여기서 30분 정도 가면 사람아 아직 살아 있는 인간 마을 있으니까. 거기서 다시 아너스 왕국으로 돌아가도록 해.]


“아, 안돼요!”

거부하는 일리나.


기껏 에스코트까지 해주겠다는데,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아버지와 제가 가문이 반역자가 되어서 돌아갈 곳이 없어요.”


역으로 묻자 그녀는 꼼지락거리더니 슬픈 얼굴을 하고서 말했다.

[반역?]


“네.”

반역이라는 말에 돌아갈 곳 따위 없다던 네빌의 말이 떠올랐다.

자연히 그 내막이 궁금해졌다.

[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길래 반역자가 된 건데?]

“왕의 수청을 거부했어요.”


슬픔에 젖은 일리나는 자신의 가문이 받은 반역죄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다.


반역의 첫 시작은 일리나를 본 로서 왕이 그녀를 첩으로 들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세상은 일반적으로 상대의 나이가 많더라도, 높은 계급을 가진 귀족의 첩으로 들어가는 것은 귀족 사회에서 출셋길로 여겨졌다.


하물며 로서는 일국의 왕.


첩이라도 그의 아내가 되기 위해 줄을 선 귀족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왕과 사돈을 맺는 것은 가문의 입지를 높이고 실권을 쥘 좋은 기회이기에 일리나와 로서 왕의 혼담에 관한 이야기가 나돌 때 많은 사람이 프라이드 공작 가문이 왕의 제안을 받아들이리라 생각했다.


예상과 달리 일리나의 아버지 일로드 공작은 단칼에 왕의 제안을 거부했다.


그 이유는 한 가지였다.


그가 딸 일리나를 무척 아끼기 때문이었다.

로서 왕의 나이는 쉰이 넘었지만, 이미 다섯의 아내를 맞이한 경험이 있었다. 게다가 타고난 색마에아내를 아내가 아닌 노예처럼 대했다.

출세를 위해 팔려온 창부라며 업신여긴 것은 물론, 쾌락을 위해 구타를 하고 채찍질을 하며 아내들을 학대했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대우도 해주지 않았다.


그녀들은 로서 왕에게 장난감 그 이상의 대우조차 받지 못했고, 결국엔 노리개로써 죽임을 당했다.

일리나의 아버지는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차마 애지중지 키운 딸을 로서 왕에게 시집 보낼 수 없었다.

그래서 로서 왕의 제안을 거부했고, 분노한 왕은 프라이드 일가를 반역자로 몰겠다며 협박했다.

우연히 이 모든 사실을 들은 일리나는 가문과 가족을 위해 자신이 로서 왕과 결혼하겠다고 했지만, 일로드 공작은 딸의 희생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역으로 자신을 반역자로 몬다던 로서 왕에게 불사자의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불사자의 비밀? 그건 뭐야?]

“저도 자세한 것까지는 몰라요. 아너스 왕국과 다른 여섯 왕국이 일반인들에게 숨긴 비밀이라는 것 외에는….”


[그래서 협박은 좀 먹혔어?]

“아뇨.”

다시 이어진 내 물음에 일리나는 고개를가로저으며 답했다.

처음 일로드 공작의 협박은 먹히는 듯했다.

불사자의 비밀을폭로하겠다는 그의 협박에 로서 왕이 드물게도 저자세로 나오며 혼담의 이야기를 없었던 것으로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리나가 일로드의 보호를 받아 프라이드가로 돌아간 직후.

왕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프라이드 가문의 사람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느닷없이 프라이드 가문이 로서 왕의 암살과 왕위 탈취를 도모한 반역죄를 묻겠다고 공표했다.


불사자의 비밀을 폭로 당할 것을 우려한 왕이 역으로 일로드를 제거하기 위해서 빠르게 조처한 것이다.

[뒤통수를 쳤군.]


“네.”

슬픈 이야기지만, 소설 속 이야기 같아 조금 흥미진진했다.

[그래서? 그다음은?]


“혼담을 거절하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대규모 숙청이 시작되었어요.”

일리나가 계속 설명했다.


반역은커녕 제대로 된 전투 기반조차 마련하지 않았던 프라이드 일가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고, 충신들과 하인들 모두 억울한 반역죄를 뒤집어쓴 채 노예로 끌려가거나 그 자리에서 즉결처형을 당했다. 그렇게 대부분의 식솔이 죽거나 끌려가고, 일로드와 일리나까지 잡히려는 순간.

일검이 나타나 그들을 구해줬다.

일검은 아너스 왕국 건국 당시 왕국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 영웅이었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왕국기사와 병사를 상대하면서도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홀로 왕국기사들 전원을 상대할  있을 정도로 강한 것은 아니었다.

병사들은 몰라도 왕국 기사들은 모두 검기를 다룰 수 있는 실력자들인데다가 쳐들어온 것은 기사들뿐 아니라 사제와 마법사들도 대거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영웅이라도제대로  지원이 없이 군에 필적하는 병력을 홀로 상대할 수는 없는 법.


그가 할 있는 것이라곤 고작해야 시간을 벌고 도망치는 것이 전부였다.


그가 멀리서 날아오는 화살과 마법 공격을 막는 사이 일리나와 일로드는 일검과 그들 가문에 충성을 맹세한 기사, 병사들의 보호를 받아 도망쳤다. 그러나 왕국기사들의 추격은 끈질겼고, 거듭된 추격에 결국 일리나의 아버지 일로드가 화살에 맞아 사망하고 말았다.


끈질긴 추격에 일리나는 어쩔 수 없이 하멜 숲을 거쳐 하멜 성으로 도망칠 것을 제안했다.


하멜 숲은 위험해서 추적이 쉽지 않은데다가 흑마법사 네빌이 점거한 하멜 성이라면 왕국기사들이 설령 쫓아오더라도 추격을 뿌리칠  있을 것이라 여긴 것이다.

달리 방법이 없었기에 기사들은 승낙했고,일검을 비호를 받으며 일리나는하멜 성으로 향했다.

하멜 숲으로 향하자 그녀의 예상대로 왕국기사들의 추격은 멈췄다. 하지만 이번엔 하멜 숲에 은신처를 마련하고 있던 몬스터와 괴이의 나타가 그들을 공격했고, 지금처럼 모두 죽고 그녀만 살아남은 상황에 이르렀다.


“다  탓이에요. 제가 그런 결정만 내리지 않았더라면….”

[너무 자책하지는 마. 어쩔 수 없었잖아.]

자신을 책망하는 일리나의 모습에 나는 남은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눈물로 모자라 콧물까지 훌쩍이며 슬퍼하는 일리나.


나는 그녀가 진정할 때까지 어깨를 토닥여주고 그녀가 조금 진정이 되었을 때,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일검 그놈은 왜 너를 구해준 거야? 왕국의 영웅이라면서? 그러면 왕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

“그건….”


[뭐야? 혹시 한 나라의 영웅과 귀족 아가씨의 내연관계 같은 숨겨진 이야기라도 있는 거야? 왕을 두고 영웅과 삼각관계?]

살짝 기대하며 묻자 일리나가 코를 먹더니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일검님이  선조님이어서 그런  같아요.”

[…엥? 선조님?]

의문이었다.

내가 본 일검은 엄청나게 젊었는데, 선조라니?

이해하지 못하고 반문하자 일리나는 아너스 왕국의 영웅에 대한 것과 일검을 선조라 부르는 이유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아까 네빌에게서 들은 이야기들이었다.

아너스 왕국의 경우 마법과 공학을 이용한 육체개조를 이용해서 영웅을 배출한다.

즉, 당대를 호령한 영웅의 육체를 썩히지 않고 영구보존을 하는 것이다.

마력이 담긴 심장과 신체를 컨트롤하는 뇌는 대체할  없지만, 마법을 걸어 마력으로 생존할 수 있는 불사의 주술을 건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왕의 명령만을 받들도록 정신개조를 받는데, 그 개조를 받은 영웅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마력이 떨어지지 않는 한 절대 죽지 않는 불사신으로써 영원히  수 있게 된다.

체내의 마력이 바닥날 때마다 자연의 마력을 조금씩 흡수해 자체회복까지 가능하니 말 그대로 불사신이 되는 것이다. 다만,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기억을 상실에 걸렸지만, 너희 가문의 조상이다?]

“네.”

단검은 바로 기억상실이다.


정신개조를받는 과정에서 엄청난 고통을 받기 때문에 정신이 죽고 만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정신이 죽으면 기억도 사라지고 만다.


더불어 욕구와 감정은 물론 인간이 인간으로서 있을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마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즉, 왕의 조종을 받아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된다는 것이다.


엄청난 힘을 지닌 자가발전 사이보그 로봇 같은 것이 된 셈이다.

[어쩐지, 아무리 패도 튼튼하게 잘 일어나더라니. 터미네이터 같은 거였군. 그놈이 널 구해준 건 같은 가문의 아이라서 구해준 거고?]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렇게 추측하고 있어요.”

일리나가 힘없이 답했다.

확신이 없는 목소리였다.

[그럼, 기억이 돌아온 건가?]

“그건 잘 모르겠어요. 다만, 아버지께 들은 바로는 일검님이 우리 가문을 지켜야 한다는 명령을 받으신 것 같다고 하셨어요. 아버지 역시 추측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그 명령이 로서 왕을 향한 충성보다  차원 더 높은 원칙으로 작용하고 있어서 저랑 아버지를 지켜준 것 같아요.”

[음…. 로서 왕의 명령이 제2원칙, 가문을 지키라는 명령이 제1원칙 같은 건가?]

“네. 300년 전 첫 영웅을 만들 때는 지금처럼 왕이 모든 것을 관장하는 것이 아니라 영웅의 가문도 개조에 참가했었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조금 불안정하신 걸지도 몰라요.”

[아무튼, 요약하면 일검이 왕의 명령을 거부하고 네 명령을 듣게 되었다는 의미지?]


“명령은 아니고, 선의로 우리 가문을 도와주시는 것 같아요.”


[음. 그렇구나.]


일리나의 말에 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 일검이 이제 네빌의 손에 들어갔으니, 어떤 꼴을 겪을지 모르는 것이다.


어쩌면, 이제 로서 왕이 아니라 네빌의 명령을 듣고 그녀를 죽이려 들 수도 있다.

[이제 어떻게 하고 싶어?]

“저도 모르겠어요.”

일리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막막하다는  말했다.


성장 배경이 어떤지는 몰라도 영웅의 후손 집안이라면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유복하게 자랐을 것이다.

아무리 봐도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 대한 면역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내버려 둘 수 없는 일리나의 모습에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속으로 고민했다.

그때 슬퍼하던 일리나가 하멜 성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일검님은 무사하신가요?”


[뭐, 그렇지.]

네빌이 무슨 마법을 걸고 있어서 진짜 무사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몸뚱이는 아직 멀쩡할 것이다.


“두영님이라고 하셨죠?”

[그래.]


“저도 하멜 성으로 데려가 주시면  될까요?”

[그건 안 돼.]


“왜, 왜요?”


[하멜 성엔 산 사람은 못 들어와. 네빌이 허락하지 않을 거야.]

“어, 어떻게 안 될까요?”


[힘들어. 내 입으로 말하긴 쪽팔리지만, 나도 그 녀석을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니까. 또 그놈보다 힘도 약해서  지켜줄 수 없어. 이대로 가면 아마 넌 진짜 죽을지도 몰라. 그냥 다른 곳에 가서 다 잊고 새로운 삶을 살도록 해.]

“부, 부탁해요! 청소든 빨래든 뭐든 하겠어요! 일검님 곁에만 있게 해주세요!”

일리나가 간청했다.


아무래도 마지막까지 자신을 지켜준 일검의곁에 남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하멜 성은 여러모로 위험했다.


일단, 네빌이 봐줄 리도 없고, 설사 네빌이 봐준다고 해도 하멜 성은 일리나가 생존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


망자와 달리 산 자가 살아남으려면 식량이 있어야 한다.

하멜 성에생명의 흔적이 사라진 것도 벌써 3개월이됐다.


식량도 수도도 다 썩고 망가져서 일리나가 생존할 여건이 남아 있을 턱이 없었다.


[넌 거기서 살 수 없어. 절대 살아남지 못할 거야. 그냥 가까운 마을까지 배웅해  테니까. 그곳에서 이름을 숨기고 살도록 해.]
“그럴 수가….”

단호한 내 말에 일리나는 다시 좌절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나도 이것만은 어쩔 수 없다.


이것이 그녀가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책이었다.


[시간이 없으니까. 내가 직접 데려다 줄게.]


나는 마을의 위치를 가늠하며 우는 일리나를 억지로 들쳐 멨다.


내 속도를 생각했을 때, 전속력으로 달린다면 오늘 안에 일리나를 가까운 마을에 데려다 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생각해 주실  없나요? 부탁합니다! 두영님! 제발요!”

[안 돼. 마을에 가서 이름을 숨기고 평범하게 살도록 해.]

나는 부탁하는 일리나의 말을 단호하게 거절한 후 들고 있던 늑대의주둥이를 놓고 마을 쪽으로 달려갔다.

한편, 두영과 일리나가 떠나고.

겨우 해방된 늑대는 주둥이를 몇  풀더니  사람이 떠난 방향을 보았다.

“낑. 낑.”

녀석은 숲이 아닌 숲 바깥으로 꼬리를 흔들며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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