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일상으로 돌아갔다
도민석은 곧바로 내보냈다.
한번 인식되기 시작하면 인식저해같은건 쓸모가 없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아까 그 녀석한테는 내가 아주 잘 보였다는 소리다.
검은 티셔츠 하나, 은장식 자물쇠달린 개목걸이 하나, 남성용 트렁크팬티 하나 걸쳐입은 미친년의 모습이.
미치겠다. 어떻게 퇴원하자마자 바로 다른 사람한테 들키는거야.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하는거지.
"어떡해, 아빠는 대체 왜 지금 들어오는거야, 거기다 왜 하필 내 이름까지 부른거고!"
나는 그대로 발을 동동 구르면서 세찬이한테도 작은 목소리로 항의했다.
"너는 내보낸다면서, 쟤를 집 안에 들이면 어떡해!"
"내 상태 보고선, 직접 정리해준다는데 거절하는게 좀 그렇잖아."
녀석은 제 깁스한 왼손을 턱끝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미치겠네, 녀석이 대체 날 뭐라고 생각하겠어?
저 커다란 남자랑 한방에서 이딴 변태적인 코스튬을 입고 있는데!
나는 뒷통수를 마구 긁어대면서 그으윽, 하는 소리를 냈다.
머리가 너무 복잡해.
겨우 이딴일로 친했던 친구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상황이 싫다.
나는 녀석에게 사정 설명도 똑바로 못할거라는 사실도 싫고.
잠시 후, 아빠가 내게 말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라."
"……내가 원하는대로……?"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원하는 대로 하라니?
"네가 흡혈귀로 변했고, 그런 모습으로 바뀌었다지만, 나는 네게 일부러 인연을 끊기를 강요할 생각은 없다."
"……정말이야?"
친구들이랑 헤어지지 않아도 되는거야?
나는 막연히, 다른 친구들이랑은 이제 마음대로 만날 수 없을거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야, 이렇게 변해버렸는걸. 당연한 일이잖아. 심지어, 나는 흡혈귀고.
"내가 말했잖아. 네가 이 세계로 들어오지 않기로 한 이상, 나는 네게 '인간적'으로 살도록 지원을 해줄 생각이니까."
그렇게 말하며 아빠는 검은색의 케이스를 턱 하고 테이블에 올렸다.
가로세로 20cm정도로, 꽤나 컸다.
"네가 쓸만한 도구들이야. 이게 있다면, 어느정도는 인간들 사이에서도 안심이겠지. 중요한건 아빠가 설명해줄게."
"아하. 알겠어요."
아빠는 케이스를 열어 목걸이를 꺼냈다.
가느다란 은색의 세밀한 사슬에 새끼손가락 마디 정도 되는 크기의 로켓(Locket)이 달려있다.
은색의 로켓목걸이. 로켓을 열자 그 안에는 세밀한 조각과함께, 모래알크기의 다이아몬드가 별자리처럼 배치되어있었다.
"그게 인식저해봉인구다. 가주급에 맞춰서 특별제작한거지."
"돈은 괜찮아…?"
"신경쓰지마. 흡혈귀 몇마리 더 잡으면 돼."
무슨 잡초 뽑는 것처럼 얘기하고있는데, 그게 그렇게 간단한건가.
나는 조심스럽게 목걸이를 걸었다.
은색 장식달린 개목걸이와 은색 로켓목걸이가 목에 동시에 걸렸다.
그러자, 열린 검은케이스 윗면에 달린 거울에 내 모습이 비쳤다.
드디어! 이제서야! 나는 내얼굴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길게뻗은 은발은 내가 아무리 거칠게 박박 비볐음에도 불구하고 뻗치지 않고 차분히 가라앉아서 윤기를 과시하고 있었고, 머리숱을 보니 탈모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똘망똘망한 커다란 눈동자는 붉은색으로 빛나고있었는데, 새침한듯 귀엽게 올라간 눈꼬리, 붙인듯이 긴 속눈썹이 원래라면 눈에 잘 띄지 않는 하얀색임에도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한다.
작고 오똑한 코는 그 자체로 얼굴의 중심을 지키며 존재했고, 붉은 분홍빛의 작고 폭신한 입술은, 뭘 바르지 않았는데도 흰색의 피부와 대비해 생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으으음…"
나는 살짝씩 표정, 각도등을 바꿔가며 이게 진짜 내 얼굴이 맞나 확인하고 있었다.
내가 표정을 지을때마다 얼굴 근육을 움직이는 거울속 미소녀는 어떻게봐도 내 표정을 어설프게 따라하는 귀여운 꼬마숙녀였다.
종합하면, 귀여운 소악마 느낌의 미소녀라고할까.
사실 소악마따위가 아니라 인류 최악의 흡혈귀였지만.
"이게…나…?"
"얼씨구. 지랄을 한다."
세찬은 못볼걸 봤다는듯이 헛구역질을 했다.
그치만 나는 인터넷에서도 못본 초절정 외모를 뜯어보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사실은 이게 나라는 생각보다, 무슨 게임 아바타를 보는 기분에 더 가깝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몇시간이고 붙잡고 싸매서 완성한 완벽에 가까운 취향의 캐릭터를 가지고 /웃음, /슬픔, /인사 따위의 상호작용을 보면서 흐뭇해하는. 그런 느낌이다.
볼을 늘려도 보고, 뭉개도 보고, 왼쪽, 오른쪽 모습을 재차 확인한 다음에 반으로 갈라 귀 뒤로 넘긴 앞머리도 몇가닥 살짝 정리하고나서, 마침내 나는 경악했다.
"나, 설마 지금 이런 꼴로 도민석한테 보여졌어?!"
"……중요한거야?"
"그새끼, 이런 꼴이라면 난 딸감으로 사용될게 분명한데! 미친, 시발, 시발!"
의심이 아니라 확신이다!
그새끼, 밖에선 일반인인 척 하지만, 나한텐 이상한 애니메이션 얘기 한다고!
그러고보니, 예전에 성전환을 주제로 한 만화같은걸 공유당한적도 있었다!
내 정절을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한없이 불안해졌다.
아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나중에 기억을 지울 수 있으니까, 진정해라."
"……진짜야?"
"물론. 조금 복잡하지만서도."
오히려 무조건 지운다는 기세였다.
나는 그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 아빠를 바라보자 태연히 설명을 이어주셨다.
"인식저해봉인은 단계별로 설정할 수 있다. 로켓에 다이아몬드가 보이지? 만진 다이아몬드 위치에 따라서 봉인정도를 조절할 수있지."
"오, 조절도 돼?"
"가장 아래에 있는 다이아를 만지면 거의 봉인을 안한 수준이되고, 제일 높은 위치의 다이아를 만지면 최고단계의 봉인술이 적용될거야. 거긴 웬만해선 건드리지 말고."
아빠의 설명에 추가적으로 궁금한 부분이 있어서, 손을 살짝 들고 묻는다.
"최고단계의 봉인술? 그러면 어떻게 돼는데?"
"완전히 너를 노출시키는거지. 평소에 사용하면 위험할 수도 있어. 지금 너는 무의식적으로 인식저해와 인지방해를 하고있는데, 그 덕분에 정신보호가 허술한 사람이라도 네게 멀쩡 할 수 있었지만. 그 술식을 완전히 봉인하면, 왠만한 정신보호로는 너의 모습을 본것만으로도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들거야."
뭐, 뭐야 그 코즈믹 호러스러운 능력…
내 모습을 보기만해도 미쳐버릴 수 있다고?
무슨 크툴루신화에 나올것 같잖아.
"그런 위험한 기능이 왜 달려있는거야… 이거 맨위에 것만 떼면 안돼나?"
"원래는 이렇게 쓰는 도구가 아니고, 흡혈귀들 능력 봉인하는 용도로 쓰는걸 급하게 화력만 조절한거라 어쩔수없다. 뭐, 밑에서 2칸짜리 봉인까지만 해도 아마 모습 보이는데는 충분하니까, 되도록 그 너머는 건들지 말아라."
"응."
"그리고 봉인을 해제한다고해서 이미 인식된 니가 안보이게 되는건 아니니까 그건 유의하도록해. 그래도 카메라같은데 찍히지 않을 수는 있겠다만."
"응 알겠어."
이거 어쩌면 생각보다 편리할지도 모른다.
내가 조절 못할때는 그냥 성가신 능력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변한걸보니 나 꽤나 예쁘잖아.
밖을 생각없이 돌아다니면 눈길을 끌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그런데 이 능력이 있으면 나혼자 외출할때 시선을 끌지않고 맘껏 돌아다닐 수 있는데다가, 몰래카메라 같은 성범죄에도 절대 노출되지 않는다는거 아냐?
나는 원래 남자였던 만큼, 여자들이 어떻게 그런걸 대처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으니까 엄청난 어드밴티지네!
도민석 말고도 나쁜 취미를 가진 사람은 세상에 많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제 물리력저해는 그 자물쇠 목걸이말고, 이 팔찌로 대체할거야."
목걸이 케이스에는 목걸이 말고도 많은 장신구가 들어있었다.
그 중에 팔찌를 꺼내든 아빠가 내 손목에 팔찌를 끼웠다.
팔찌는 내 속목엔 약간 헐렁한 C형태로 되어있었는데, 아빠는 팔찌를 세게 우그러트려서 내 손목에 맞게 만들었다.
좀 무식한 방법인데 이제 왠만해선 흘러내리지 않을것같다.
그래도 남들 보기에 개목걸이마냥 쪽팔리진 않을테니 마음에 들었다.
"효과는 그 목걸이보단 조금 떨어지지만, 일상생활엔 지장이 없을거야."
"알겠어. 그럼 이 귀걸이는 뭐야?"
통신용의 귀걸이보다 더 화려하고, 두꺼운 십자가에 화려한 장식과 조그만 빨간색 보석이 십자가의 교차점에 박혀있다.
꽤나 장식적으로 아름다운 모양새다.
"그건 위치확인, 긴급호출, 물리방호, 마력결계가 적용된 특수요인보호용 1급도구. '아이기스'라고 한다. 왠만해선 떼지마라."
"아이기스…?"
이건 무슨 도구에 이름까지 붙어있네.
기능도 뭔가 이것저것 붙어있고.
앞선 목걸이나 팔찌는 일단 능력봉인용도여서 그런지 장식도 최소한에다 디자인자체도 좀 수수한 느낌이었는데, 이 귀걸이란 녀석은 자기혼자 엄청 호화롭게 생기긴 했다.
와, 자세히보니까 보석 반대편엔 예수처럼 보이는 사람이 못박혀있는 모습으로 장식되어있다. 묘사가 엄청 세밀하다.
"쉽게말해 어린이용 호루라기, 아니 방범부저라고 하는편이 낫겠네."
"뭐 임마?"
그 말에 나는 인상을 구겼다.
대충 그런 느낌이 들기는 했는데 직접 듣고싶지는 않았어.
역시 세찬은 쓸데없는 말을 참 잘한다.
"아들아, 아직 세상엔 흡혈귀도 있고 사냥꾼도 있어. 그러니 네 안전을 위해서라도 이건 필요할거다."
"알겠어. 일단 받을게."
그러면 귀는 어디서 뚫을까 고민하려던 찰나, 세찬이 이미 내 귓볼을 붙잡고 못을 박아넣은 뒤였다.
존나빨라! 이자식, 평소에는 힘을 숨겼나보다.
이게 힘숨찐인가 뭔가하는 그건가?
"크아아악!"
"어때, 이건 기절할만큼 아프지도 않잖아."
"시발! 존나 아퍼! 개따가워! 이거 은이지?"
"물론이지."
나는 요 일주일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내가 고통을 크게 느끼는게 아니라, 은이 나에게 주는 고통을 증폭시키는거였다는 사실을.
어디서 부딪힌 찰과상이나 칼에 베인 상처들은 분명 참을만 했는데, 은으로 다친 상처는 잘 낫지도 않고 아프긴 더럽게 아팠다.
통각이 5배정도 강해진 느낌이랄까?
그러니까 다리에 못박힐때마다 혼절을 했지.
나는 손으로 귓볼을 붙잡고 지혈했다.
피는 금방 멎었지만 따가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세찬은 그런 내 귀에 '아이기스'를 끼웠다.
"한동안 빼지마. 구멍 아물어."
"이거 원래 이렇게 무식하게 바로 꽂나?"
"뭐. 인간도 아닌데 염증이나 감염같은거 신경써주리?"
"너한테는 섬세함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질 않는구나."
나는 내 손을 적신 내 피를 보다가 아까운 느낌이 들어서 손가락을 빨아먹었다.
달다.
"씨, 진짜 피가 맛있네. 정말로 나 흡혈귀인가보다."
"그럼 선지국 좋아지겠네."
"그건 좀…"
흡혈귀가 선짓국 먹는건 본적이 없는데요.
뭐, 먹어볼 생각이긴 한데.
"아들아, 뭐 당연한 말이지만, 다른사람 피는 빨면 안된다. 흡혈귀인것도 들키지 말고."
"응, 뭐 그건 진짜 당연한거네."
그렇게 말하며 아빠는 이제 돈벌러 가야한다며 몸을 일으켰다.
나는 안녕히 다녀오시라 인사를 보낸뒤 귀걸이를 좀 만지작거렸다.
생각보다 무거운데.
아빠가 가져온 케이스에는 아직 뭔가 잡스러운 악세서리가 많았지만, 저런거 다 주렁주렁 달고다니기엔 정신사납기도 하고, 각 도구가 무슨 역할인지 기억도 못할거같아서 대충 나중에 필요할때 꺼내서 쓰자고 말했다.
아마 당장은 이정도면 될거다.
"아. 밥시간 한참 지났네. 뭐 먹을거 없냐?"
"기다려봐, 죽 만들어줄게."
나는 자취경력 3년차는 나를 프로 생존요리 전문가로 만들었지만, 세찬은 재료를 음식물로써 기능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다.
세찬은 요리를 '더럽게' 못한다.
라면정도는 끓이지만, 그걸 요리라고 부를 수 있냐고 말하면… 아니지?
아무튼 그래서 내가 귀찮을때가 아니면 음식담당은 보통 내가 했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자연스럽게 주방으로 향했으나…
"와, 쩔어. 이제 눈높이가 맞네?"
집이 원래 좀 낮아서 고개를 푹 숙여서 힘들게 요리했는데, 키를 15센티정도 잘라내니까 목이 편하다.
"음, 축하해."
"왜케 빡치지."
키 작아졌다고 놀리는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
아니, 놀리는거 같은게 아니라 놀리는게 맞을거다.
아무튼 나는 밥솥을 열어봤으나, 밥이 다 쉰것 같다.
일주일을 자욱한 피향기와 함께 숙성시켰으니, 안 쉬었더래도 아마 세찬은 못 먹었을 것같다.
물론 지금의 나는 잘 먹을 자신이 있지만.
흡혈을 하지 않기로 한 이상, 피 말고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심리적 거부감 때문인지 약품테스트를 하면서 맞은 흡혈충동억제제덕분인지 식사대신 피를 마시고싶다는 생각도 잘 안들고.
나는 쌀을 씻고 물을 평소보다 조금 더 넣어서 압력솥에 담았다.
"김치는 씹을 수 있냐?"
"아니. 턱이 아직."
"그럼 대충 야채죽으로 만든다."
나는 집에있던 당근, 양파, 마늘 한쪽을 꺼내 썰기 시작했다.
오, 눈높이가 바뀌니까 확실히 편하다.
키 작은 장점이 이런 의외의 곳에서?
아무래도 부엌이 여자 키에 맞춰져서 불편했던건가봐.
그런데 마늘 냄새가 좀 이상한데. 상했나?
마치 대변같은 냄새가 난다. 우욱…
겉으로 봐선 별로 상한것 같지는 않은데…
마늘은 상하면 겉이 끈적끈적해진다.
그런데 이 마늘은 아주 쌩쌩한 흰색.
그러니까 매우 건강함을 뽐내고있었다.
나는 의아함을 느끼며 세찬에게 말했다.
"야 이리와서 마늘 냄새좀 맡아봐. 완전 똥냄새나는데 이거? 넣지말까?"
"흠, 그냥 마늘냄새잖아."
"뭐? 아무렇지않아?"
아무래도 내 코가 이상해진 모양이다.
흡혈귀는 마늘을 싫어한다더니, 그래서 그런건가?
이런걸 요리에 넣었다간 만들던 내가 돌아버릴것같았다.
"으,웁…!"
토나와…!
제기랄, 왜 하필 나는 한국인일까.
마늘소비량 전세계 1위에 빛나는 나라에서 마늘없는 요리를 만들기란 쉽지 않을텐데.
"이, 이런 문제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
한국, 이곳은 흡혈귀의 천적이 아닐까.
그러니까, 문화레벨로 흡혈귀를 조져버리고 있는거잖아.
아니, 피를 빠는 다른 흡혈귀는 상관이 없으려나.
나만 조져지고있다.
"아, 이제 갈릭스테이크, 갈릭치킨, 마늘빵 다 못먹어? 시발."
처음부터 몰랐으면 모를까, 그 맛과 향은 뇌가 기억하는데, 다시는 그 미각적 자극을 느낄 수 없게 된 사실이 새삼 서러워졌다.
딴건 몰라도 마늘간장치킨은 포기하기가 힘든데…….
"이런거 해결해주는 도구는 없냐."
"있겠냐? 어디에 쓰려고 만들어, 그걸."
그것도 그래.
원래 마늘 안먹는다는 흡혈귀 억지로 맥일려고 친절히 도구까지 만들어 줄 리도 없지.
아무튼 존나 우울해진다.
나는 마늘의 형태를 한 똥을 죽에 넣느냐 마느냐로 고민하다가, 나도 먹을 음식이니 그냥 마늘을 화장실 변기통에 넣고 흘려보낸다음 손을 3분정도 씻어냈다.
쓸데없이 향이 강하다.
결국 마늘없이 당근, 양파정도만 잘게 잘라서 묽은 밥에 집어넣고 들기름과 소금을 적당히 친다음 좀 더 끓였다.
"처먹어."
"잘먹을게."
녀석이 드디어 나한테 감사도 표할줄 알게 되었다! 이럴수가.
그래도 몸 바뀐 뒤로 거진 일주일넘게 동고동락하며 지랄한게 효과가 있는건지, 녀석이 나에게 대하는 태도는 처음보단 훨씬 유순해졌다.
처음엔 말그대로 죽이려고 했지.
가끔 나를 괴롭히는것처럼 하는 장난(?)도 지금 내 몸이 받아들이기엔 장난인 셈이다.
내가 인간이 아닌걸 아니까 힘조절을 안하는거지.
반대로 나는 세게 쥐면 말그대로 터질까 무서워서 이새끼한테 신체적으로 장난을 칠수가 없고.
뭐야이거. 왜 내가 더 센데 당해야 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