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1부
요정의 숲에서 예기치 않은 사태로 발생한 추가업무를 마치고 복귀한 2팀은 지구에서 사흘의 휴식 및 재정비를 마치고 다시 원정길에 나서게 될 예정이었다.
팀장은 물론이고 팀원들도 이번 복귀를 단지 중간휴가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즉, 내가 그들과 한 약속을 지키려면 사흘 안에 바쁘게 병원들을 돌아야 한다는 뜻이다.
사정을 아는 윤기정이 실실 웃으며 쓸데없이 심혈을 기울여 짜준 스케줄에 의하면 서울의 병원을 세 곳이나 돌아야 하는데, 하루에 한군데 꼴이다.
뭐, 병문안이라고 해봐야 가서 인사하고 스킬만 써주고 나오면 그만이긴 하지만.
얼굴만 텄을뿐 별로 친하지도 않은 직장동료, 심지어 같은 부서도 아닌 다른 팀, 나아가 본인조차 아닌 가족이나 지인들이니 오래 죽치고 앉아있는게 더 겸연쩍은 일이다.
“별 생각없이 남발한 공수표를 진짜로 지불해달라고 들고 와버렸으니 원.”
투덜거리면서 스마트폰 앱을 조작해 콜택시를 한 대 불렀다.
그러고보니 슬슬 면허도 따고 차도 그럴듯한걸로 한 대 사야 하는데 시간이 안 비네.
헌터들이 일등신랑감인 것에는 의료계나 법조계 뺨치는 수입도 수입이지만 집을 자주 비우고 아내에게 간섭하기 힘들다는 이유도 있다는 블랙유머를 전에 한번 본 적이 있다.
내가 유독 입사하자마자 여기저기 바쁘게 다니게 된 편이긴 한데, 목숨걸고 싸워 돈은 많이 받는데 쓸 시간이 넉넉지 않으니 많은 헌터들이 술과 도박에 빠지는 것도 이해는 간다.
신일 의료원에 내려서 요금이 얼마 나왔는지 보지도 않고 카드를 내밀어 계산했다.
문자를 받은 2팀의 헌터 한 명이 입구에 나와있다가 날 발견하고 반색한다.
“최지호 헌터! 여깁니다. 하하하, 휴가 즐기시는 중에 미안하게 됐습니다.”
“아뇨, 저번에 약속한건데요 뭘. 어차피 집에서 뒹굴고 있었어요.”
“팀장님이랑 다른 사람들은 안에 있습니다. 아직 식사 안 하셨으면 문병 끝나고 간단히 요기라도 하실래요? 구내식당은 별로지만 요 아래에 괜찮은 국밥집 많은데.”
오닉스 헌터즈의 직원들은 가족이 아프면 대부분 신일 의료원을 찾는데, 병원의 명성도 명성이거니와 사내복지의 일환으로 제공되는 할인혜택이 제법 알찼기 때문이다.
2팀 아저씨들이 부탁한 치료의 절반 이상이 여기 몰려있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진짜로 입원해있는 케이스는 그 중 둘 뿐이지만.
종양 적출수술을 앞두고 있다는 2팀장의 조카는 그렇다치고 내일 방문하기로 한 한의원에서 침 맞고 요양차 입원해 있다는 공격조원의 장인은 사실 정말 가야 하는건지도 좀 애매하더라.
직장 동료니까 웬만하면 경중을 따지지 않고 부탁하는대로 전부 다 들어주기로 마음을 먹긴 먹었는데, 앞으로는 자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 우리 치료사님 오셨구만. 자자, 어서 들어와. 면회가능 시간이 앞으로 삼십분 정도밖에 안 남았어. 우리 지현이 잘 좀 부탁하네. 응?”
“으하핫, 뭡니까 팀장님. 남들이 들으면 딸 시집보내는줄 알겠네.”
“아 우리 최 헌터 정도면 조카사위로 얼마든지 환영이지.”
아직 얼굴도 모르는 여자를 멋대로 엮어대면서 마구 친한 척을 해대니 살짝 거부감이 든다.
뭐, 저 아저씨들 딴에는 그냥 친근감의 표현이겠지.
난 겨우 한차례 사냥에 합류한거니까 딱히 전우애가 생길 사이도 아닌데, 놀랍도록 거리감없이 구는걸 보면 2팀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교성이 과도할 정도로 넘치는 친구들인가보다.
어색하게 웃으면서 병실로 따라들어갔다.
“아, 최지호 씨? 안녕하세요. 큰아버지한테 말씀 많이 들었어요. 김지현입니다.”
“아, 예. 병중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2팀장의 조카는 수술을 앞두고 있는 암환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밝은 모습이었는데, 초기라서 수술 성공률이 높다는 말이 사실이었나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환자 본인은 차치하더라도 주변 사람들 표정이 저렇게 편안할 수가 없거든.
설마 친척 어른이 난데없이 데려온 헌터의 치유이능만 믿고 있을리도 없고.
그나저나 그 아저씨가 뭘 믿고 조카사위로 합격이니 어쩌니 했는지 대충은 알겠네.
병약하다고 꼭 미녀란 법은 없겠지만 적어도 2팀장의 조카딸 김지현은 상당한 미녀였다.
“어? 어어? 와, 방금 이능 쓰신거죠? 이런 느낌은 처음이에요.”
그렇다고 내가 허튼 수작을 부리면서 뭘 어떻게 해보려는 마음이 들었다는건 아니고.
개인적으로 난 첫 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처음 본 사람과 갑자기 사귀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아마 가장 먼저 매혹 이능을 의심하겠지.
첫 인사가 끝나고 다짜고짜 이능을 사용하니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
“바로 수술을 취소하진 마세요. 각성한지 얼마 안 되는 이능이라서 저도 아는게 많지 않거든요. 암에도 효과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으니까 재검사를 받아보셔야 합니다.”
“어? 뭐야, 벌써 가게? 과일 깎아놓은거 있는데 좀 들고 가지.”
“괜찮습니다. 이만 가볼게요. 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모쪼록 빨리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면회시간이 삼십여분밖에 안 남았다고 했지만 내겐 오히려 너무 긴 시간이었다.
치료는 몇 초면 끝나는데, 대체 뭘 하면서 남은 시간을 다 채우고 앉아있겠어.
들어와서 몇 마디나 나눴다고 바로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나가는 나를 2팀장이 약간 당황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입맛을 다시면서 따라나와서 감사를 표했다.
아쉬워하는 얼굴을 보니 조카딸과 엮어보겠다는 소리가 농담이 아니었던 것 같다.
저렇게 예쁘장하고 젊은 여자라면 남자친구가 있어도 진작에 있을텐데, 본인하고는 이야기가 되긴 된건지 궁금해졌지만 자칫 관심을 표하는걸로 보일까봐 묻지 못했다.
그 빠른 통과에 날 안내한 2팀원들이 헛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음, 지나치게 사무적인 태도로 보였을까?
기왕 해주는거 어쩔 수 없이 해준다는 인상을 주는 것보다는 기꺼이 해줘야 하는데 말이지.
“어, 이거 좀 미안해지는데. 최지호 씨, 저희가 괜한 부담을 드린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에이, 부담은요. 다른데 가서 함부로 말하지만 마세요.”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우리 애들이 입 하나는 무거운 애들이에요. 말이 새더라도 다른데서 새지, 2팀 사람들 입에서 새는 일은 절대 없을겁니다.”
너무 자신있는 목소리로 장담하니까 되려 의심스러운데.
뭐, 다들 노련한 헌터들인데 할 말 못 할 말 가려서 하는 재주쯤은 당연히 있겠지.
그때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다른 헌터가 뭔가 켕기는 표정으로 어물어물하다가 재빨리 앞서서 달려나가 엘리베이터를 잡고 기다리며 이쪽을 바라보았다.
그 묘한 타이밍의 과도한 친절에 눈을 끔뻑거리다가 설마하는 심정으로 바라보니 추궁하는듯한 눈빛을 이기지 못한 삼십대의 젊은 2팀원은 슬며시 시선을 회피한다.
“그,그게... 술자리에서 긴장이 풀리는 바람에 그만.”
“지구로 복귀한지 얼마나 됐다고, 그 사이에요?”
“너 이 새끼, 내가 언제 사고 칠 줄 알았다. 특히 복귀날에 조심하라고 했지?”
방금 우리 애들 입 무겁다며 가슴을 탕탕 친 고참이 어처구니가 없어 입을 벌리고 한숨을 푹 쉬다가 도끼눈을 뜨고 입 가벼운 후배를 노려본다.
보아하니 막 복귀한 안도감과 해방감에 친구들과 술을 푸다가 입을 놀린 모양이다.
어쩌면 내가 이들을 과대평가했는지도 모른다.
이거 분위기를 보니 오래지 않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게 생겼는걸?
그냥 오닉스 3팀 신입 중에 실력 좋은 힐러가 있다더라 정도로 주목받지 않을 수도 있지만.
후배를 한바탕 사납게 닦아세운 선배는 내 눈치를 보면서 슬그머니 부탁한다.
“저, 최지호 씨, 이 놈이 큰 실수를 한건 맞는데... 위에다 따로 보고는 안 하고 넘어갈순 없겠습니까? 내가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도록 단단히 일러둘테니까.”
“하아. 뭐, 그럽시다.”
딱히 내가 그를 이해하고 용서해준건 아니지만, 뭐라고 더 말하기도 귀찮았다.
기왕 벌어진 일인데 추궁하고 몰아세워서 징계처분하겠다는 보장을 받아내봐야 한번 내뱉은 말이 없던걸로 되는 것도 아니고, 괜히 2팀하고 사이만 껄끄러워지겠지.
잘잘못이야 명백하지만 아무래도 3팀인 난 외부인에 가깝지 않겠는가.
외부인 때문에 자기네 팀원이 불이익을 받는다면 합리를 떠나서 감정이 상하는게 당연하다.
그나저나 이 아저씨들, 첫 인상은 좋았는데 갈수록 실망뿐이네.
2팀장과 호형호제하는 윤기정에겐 좀 미안하게 됐지만 적당한 선에서 잘라내야겠다.
살갑고 깍듯하게 대하는건 좋은데 별로 믿을만한 것 같지는 않아.
문득 스스로도 놀랄만큼의 짜증이 치민다.
난 마음이 좀 불편한걸 참고 가벼운 약속도 다 지켰는데 입단속 하나도 제대로 못 하나.
신일 의료원의 입원병동을 한바퀴 돌면서 2팀원들의 가족 혹은 지인들을 문병하고 한번씩 천사의 손길을 써주는동안 분위기는 살짝 어색했고 나는 말을 아꼈다.
입을 함부로 놀렸던게 들통난 헌터는 선배의 눈초리와 암묵적인 지시 때문인지 급한 일이 생겼다며 자리를 비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가슴에서 불쾌한 마음이 다 가시지 않은건 아마 애초에 단순한 보안문제가 원인은 아니었기 때문이리라.
“이제 한 분 남은거죠? 박진형 씨 아버님이었나요?”
“예, 맞습니다. 허리 디스크로 수술을 받은지 얼마 안 되었는데 무리하게 가구를 옮기시다가 그만 수술부위가 다시 터져서... 아예 걷지를 못하시더라구요.”
구구절절 사연을 늘어놓는 효자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솔직히 별로 공감이 안 된다.
그건 내가 유달리 공감능력이 결여되어서가 아니라 주변 환경 때문이었다.
본인이야 미치도록 괴로울지도 모르지만 디스크 터진다고 사람이 죽진 않잖아.
아까 2팀장의 조카를 치료하기 위해 들렀던 암환자 병동을 오가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던 칙칙한 절망의 냄새에 비하면 허리디스크 정도는 전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크흠. 진형아, 네가 최지호 씨 잘 모시고 다녀와라. 최 헌터,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주십시오.”
막 아내의 당뇨를 해결한 고참 헌터가 내게 명함을 한 장 건네고 작별을 고한다.
그 아주머니, 입원한 병실에까지 도넛상자가 쌓여있는게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완치된 당뇨도 머지않아 다시 재발할 것 같더라.
공교롭게도 마지막 남은 환자 가족은 마침 입을 함부로 놀렸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잠깐, 아버지가 척추를 다쳐서 입원해있는데 원정에서 복귀하자마자 친구들과 술이나 펐다고?
음, 방금 효자라고 생각했던 것 취소다.
“어서 가죠. 오후에는 약속이 있어서요.”
“아, 네. 이쪽입니다. 음, 시간만 있으면 뭔가 대접해드리고 싶었는데, 바쁘시다니 아쉽네요.”
“받은걸로 치죠. 어서 갑시다. 빨리 마무리하고 나가고 싶네요.”
“예. 저희 아버지 병실은 10층에 있는데, 엘리베이터는 이쪽입니다. 가시죠.”
이때쯤 해서는 나도 가슴 한 구석에 얹힌 이 껄끄러움의 정체를 대강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큰 병원에 처음 와본 것도 아니고 아픈 사람 한두번 본 것도 아니지만, 내가 마음만 먹으면 웬만한건 죄다 치료해줄 수 있다는 전제가 깔리니 묘한 부담이 생기는 것이다.
천사의 단지를 구매하기 전이었다면 별 생각없이 보고 넘겼을텐데 말이지.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더니.
한숨을 푹 내쉰 나는 이 불합리한 책임감을 외면하기로 결정하고 걸음을 재촉했다.
병동 사이를 잇는 구름다리로 향한 복도 코너를 막 도는데 자판기 옆 모퉁이에 쭈그려앉은 장년의 남성이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는게 보였다.
꼬마아이 하나가 우물쭈물하다가 다가가 말을 건다.
“아빠. 울어?”
“끄흡. 흑. 어? 아냐. 눈에 뭐가 들어가서 그래.”
“엄마 죽는거야? 의사선생님하고 말하는거 들었어.”
“뭐? 내가 밖에서 책 읽으면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잖아. 누가 어른들 말씀 엿들으래.”
복도에서 쭈그려앉아 오열하다가 대여섯살정도 먹은 꼬맹이에게 화를 내는 장년의 남자.
서너마디 오간 대화만으로도 사정을 짐작하긴 어렵지 않다.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저런 사연이 드문것도 아니니까.
아, 정말, 병원 괜히 왔네.
예전같으면 참 안 됐다며 혀 한번 쯧 차고 그냥 넘어갔을 일이 이렇게 마음에 걸리냐.
얼른 허리 다쳤다는 그 아저씨 치료해주고 돌아가야겠다.
여긴 눈에 밟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기적의 치유능력이 마냥 축복인줄만 알았더니 또 그게 아닌가보다.
차라리 천사의 손길 사용에 제한사항이 더 많았으면 좋았겠네.
쿨타임 3분이 아니라 한 사흘, 아니 삼주라도 충분하고, 소모값도 예컨대 내 수명이라거나 그랬으면 아무런 거리낌없이 당당하게 봉인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야.
---------
-신일 의료원에서 일어난 기적에 대해 병원 측은 자세한 원인을 규명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능력 관리부 권봉상 차관은 내일 오후 다섯시에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갖고 조사결과를 보고할 예정입니다. 한편 종교계에서는...
저질렀다.
처음에는 그 부부만 도와주고 끝내려고 했는데, 세상에나, 지나가면서 들어보니 죽을 병 걸린 환자들치고 눈물이 날 정도로 안타까운 사연이 없는 사람이 없더라.
딱 이 사람까지만, 하고 속으로 되뇌이기를 몇 번쯤.
결국 나는 에테르 폼을 활성화한채로 반나절 가까이 신일 의료원을 돌면서 생명이 위태로울 병을 지닌 환자들 대부분을 고쳐내고야 말았던 것이다.
결국 친구들과의 저녁 약속에도 늦었지.
당장은 회사와 정부 사이, 그리고 정부 부처들간에도 정보공유가 늦어 혼란 속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더라도 내가 한 일이라는걸 밝혀내는데 며칠이면 충분할 것이다.
삑, 티비를 끄고 리모컨을 소파 한 구석에다 던진 후 휴우, 한숨을 내쉬었다.
늘어지게 자다 일어나서 어머니가 해놓고 나가신 집밥을 먹는게 좋긴 한데, 그래도 빨리 다시 게이트를 넘어 외계 행성으로 원정을 나가고 싶은 심정이다.
때마침 부웅, 휴대폰이 진동한다.
핸드폰 번호는 아니고, 서울 지역번호인걸 보니 저 뉴스를 보고 회사에서 전화를 한건가.
“여보세요?”
-지호야, 어제 잘 들어갔냐? 나 현순데.
“강현수? 근데 번호가 왜 이러냐. 집 전화로 했나봐?”
-핸드폰을 잃어버렸으니 그렇지. 혹시 어제 네가 내 외투 입고 갔냐? 옷이 바뀐 것 같아. 철수랑 영진이한테는 먼저 전화해봤는데 걔네는 아니라더라. 확인 좀 해줘.
“어? 잠깐만. 가만있자, 내가 어디다 벗어놨더라... 아, 맞네. 내꺼 아니네 이거.”
마침 어두운 색의 점퍼에다 주머니 위치와 지퍼 형태도 비슷해서 헷갈린 것 같다.
술집에서 얼근하게 취해서 나올 때 대충 꿰어입고 나왔는데 그 때 바뀌었나보네.
점퍼의 주머니 단추를 열고 손을 넣어보니 큼직한 스마트폰 하나가 잡힌다.
“있네. 찾았어, 네 폰. 너 어디냐? 집으로 갖다주면 되나?”
-오, 그래줄래? 그럼 부탁 좀 하자.
저 녀석 집이 어디였더라.
아버지가 대기업인 유제이 생활건강의 임원이라서 꽤 잘 살았던걸로 기억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