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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화 〉1부 (47/110)



〈 47화 〉1부

위장용으로 사냥을 나온 팀에서 떨어져나온지 만으로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나는 모든 잠입 미션을 마무리하고 약속 장소에서 팀원들과 합류하는데 성공했다.
예정보다 훨씬 더 빠른 복귀라서 다들 무슨 일이 있었냐며 걱정을 하는 기색이다.
보고를 위해 한수호의 안내로 지휘차량 안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사이즈가  큰 일이라서 빨리 보고하려고 나왔죠. 아, 사진 인화 바로 돼요?”

“얘는 언젯적 사람이야, 인화라니. 그거 디지털 카메란데. 이리  봐.”

강경호 팀장이 카메라를 받아들고 장갑차 안에 붙어있는 컴퓨터에 잭으로 연결한다.
날 따라서 들어온 박우진이 고개를 삐죽 내밀고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몇 명이 더 따라서 들어오려고 하다가 박우진에게 막혀서 투덜거리며 나가는게 보인다.
모니터에  사진 목록들 중 최근에 있는 것부터 클릭해 띄웠다.


“앞에서부터 스무장 정도만 보시면 돼요. 그 뒤로는 죄다 무슨 서류같은건데, 제가 알아볼수가 없어서 그냥 손에 잡히는대로 무작정 찍어온거거든요.”

“그래, 그룹 연구소에 보내서 알아서 지지고 볶으라고 하지 뭐. 그나저나 놈들이 분지 안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었던거야? 뭔가 분위기가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 같은데.”


“아, 맞다. 아직 말씀 안 드렸구나. 저 놈들이 은신능력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있더라구요. 가만있자, 이거다.  사진이 분지 전경이거든요? 가운데 있는 저게 지휘통제소 겸 연구소 겸 지하감옥, 뭐 그런 역할을 하는 건물이고, 동쪽이랑 북쪽으로 길이 나 있잖아요. 동쪽 절벽에 굴을 파고 있길래 뭔가 해서 들어가봤더니 광산에서 마석을 캐고 있더라구요.”

“마석? 괴수 잡으면 가끔 들어있는 그 마석?”


“네, 그렇다니까요. 우리가 사냥해서 모으던 자잘한 조각들은 댈 것도 못 돼요. 그냥 사람 몸뚱이만한 광석들을 캐서 실어오는데, 제가 다 허무해지더라구요.  챙겨왔어요.”

 말에 박우진이 배낭을 열고 안에 든 어린애 머리통만한 마석을 낑낑대며 꺼냈다.
다들 그 크기를 보고 어이가 없어 허탈하게 웃음을 터뜨린다.
저만한 크기의 마석을 얻으려면 목숨걸고 거대괴수 레이드를 몇 번이나 해야할지 모르는데, 그나마 저것도 가방에 들어갈 적당한 크기여서 골랐을뿐 훨씬 큰 마석이 널려있었지.
박우진이 재처리된 붉은 마석을 꺼내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이건 뭐냐? 마석은 마석인데, 색깔도 그렇고 느낌도 그렇고 뭔가 다른데.”

“아, 지금 그거 말씀드리려고 했어요. 가만있자, 비교적 앞쪽일텐데... 이거다. 이 사진을 보시면 오크들을 잡아놓고 피를 뽑더라구요? 아무 오크나 되는건 아니고 이런 무늬의 문신을  오크들 피만 뽑는걸 보니 또 무슨 조건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아무튼 그 피로 마석을 어떻게 가공하면 이런 색깔을 띠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이건 사진은  찍었는데, 이 재처리된 마석들은 특수한 연료로 쓰이는  같아요. 방어막이 멀쩡히 재생된 오크 한 놈을 묶어놓고 레이저 총 같은걸 쏘는데, 글쎄 방어막이 상쇄가 되더라니까요? 이능력자가 공격이능을 쏜 것도 아니고 그냥 연구원이 방아쇠를 당겼는데 말입니다.”

모두들 이 기이한 증언에 놀라서 내 이야기에 빠져들어 들으며 심각하게 고개를 주억거린다.
그러다가 사진을  장 더 지나쳤는데, 서류를 찍은 사진을 보고 박우진이 픽 웃었다.


“혈석. 여기 혈석이라고 쓰여있네. 지호야, 일본어 못 하는건 그렇다 치는데 이 정도 간단한 한자도  알아보는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냐?  혈자 몰라  혈자?”

“아... 재처리된 마석을 혈석이라고 부르나보죠? 그럴듯하네요, 재처리 공정을 생각하면.”


“그러니까 그 놈들이 분지 안에 있는 광산에서 마석을 캐고 오크들을 잡아다 피를 뽑아서 혈석이라는걸 만들고 있다는거지? 그 혈석으론 토착 생물의 방어막을 상쇄할 수 있는, 공격이능이나 다름없는 효과를 보이는 무기를 만들 수 있고. 네 말대로 이거 보통 일이 아니네.”

내가 목격한 바로는 오크 한 마리의 방어막을 완전히 날리는데 서너발이나 쐈으니까 아직 화력이 크게 신경쓸 정도는 아니지만 기술의 발전속도라는게 예측이 힘들지 않던가.
효율성이 개선되면 나중에는 이능력자들보다 훨씬 더 강하고 효과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런걸 독점한다면 사냥과 탐험 등의 이계산업에서 압도적으로 치고 나갈 수 있겠지.
각성한 이능력자가 아니라 일반인도 충분한 훈련만 거치면 헌터 일을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동원 가능한 인력풀에서 아예 범접할 수 없는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뭐, 이렇게 초창기에 들켜버린 이상 그렇게 될 일은 없겠지만.

“맞다, 팀장님. 혹시 우리 회사가 미국 쪽에는 영향력이나  그런거 없어요?”


“미국? 갑자기 왜?”

“정탐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미국 첩보원을 만났어요. 성은 말 안 해줬는데 피터라고, 중앙정보국에서 나왔다고 하던데요.  들어가려다가 절 만난 것 같던데, 이미 볼  다 보고 왔다고 설득해서 입구 근처까지 같이 나왔어요. 여기 전화번호랑 좌표요. 기다리고 있겠다던데. 그 아저씨 속한  전체가 CIA의 위장 팀이래요.”

“그걸  이제 말해? 음, 일단 만나봐야겠다. 수호야, 나가서 캠프 걷고 이동준비 하라고 해.”


“팀장님, 본사에 보고하고 사장님 지침을 얻어서 결정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그게 정석이긴 한데,  팀의 팀장들에게도 현장 재량권은 있으니까. 일단 만나서 정보교환하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서 보고를 하더라도 해야지. 미국 정부까지 얽힌 일이면 이거 작은  아니다. 그 놈들이 어떤 놈들인데, 아무것도 모르고서 팀 하나를 통째로 파견했을리는 없잖냐. 심지어 중간에 만난 지호한테 자기네 정보를 미주알고주알 털어놓기까지 하고. 다 계산이 있으니까 그러는거야. 안 그래? 후우, 이거 일이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커지는구만.”

처음에는 좀 경계하는가 싶더니 이내 죽마고우라도 만난 양 자랑스럽게 떠들어대던 피터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무리 봐도 그냥 별 생각없이 떠들어댄 것 같던데.
지휘차량을 포함해  대의 장갑차에 시동을 걸자 쿠르릉하는 엔진소리가 우렁차게 들린다.
차 밖으로 나가보니 천막을 걷고 피워놓은 모닥불을 끄며 캠프를 정리하느라 부산했다.
아, 따뜻한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한참을 기다려야겠네.
오는동안 먹다가 남겨놓은 에너지바와 과일주스를 마저 먹으면서 속으로 그렇게 투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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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가 알려준 좌표는 기지에서 한참 떨어진 외진 곳이었는데, 막상 와보니 야트막한 언덕을 등지고 옆으로는 작은 냇물까지 끼고 있어서 장기간 주둔하기가 좋은 지형이었다.
보아하니 작정하고 눌러앉아서 거점을 만들고 분지 안으로 사람을 들여보낼 셈이었나본데.
잘 보이지 않도록 위장막도 치고 바리케이드도 마련해서 완전히 기지 하나를 꾸려놨다.
협곡 방어전  원정을 나와서 만들었다기엔 모양새가 너무 충실했는데, 아마 저들은 여기 처음 왔을때부터 사냥은 뒷전이고 이거 만드는데만 열중했나보지?


“연락은 미리 받았습니다. 오닉스 3팀이죠? 장갑차는 이쪽으로 대세요.”

“고민을 오래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금세 결정하셨나보군요. 환영합니다. 블랙실드 1팀장입니다. 조지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커피 한 잔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차라도?”


그리고 그들은 무슨 꿍꿍이인지 몰라도 과도할 정도로 친절한 태도로 우리를 맞았다.
안내를 받아 위장막을 친 주차장에 장갑차를 대고 가장 큰 막사 안으로 들어가니 식당이었다.
저녁식사를 마친지 얼마 안 되었는지 빈 트레이와 접시가 한쪽에 쌓여있었는데, 분지를 탐사하느라 제대로  식사를 못  내가 군침을 삼키니 피터가 킥 웃으며 식사를 권했다.
아직 식전인 우리 팀원들도 사양하지 않고 배식줄에 합류한다.
갑자기 십수명이나 되는 인원이 합류해서 준비한 저녁이 부족하겠다 싶었는지 안쪽에서 재료를 더 꺼내 끓는 물에 데운다고 소란이다.
메뉴는 닭고기 스튜와 햄버거였는데 레토르트 제품같았지만 맛은 괜찮았다.
좀 느끼하고 짠 감은 있었지만 이만하면 훌륭하지 뭐.

식사가 끝난 후 커피를 마시면서 본격적인 회담이 시작되었다.
물론 피차 소속 단체를 대표하는 결정권이 있는건 아니니까 여기서 바로 결론이 나진 않겠지.
놀랍게도 피터뿐만 아니라 조지를 위시해 블랙실드 1팀원들 대부분이 한국어를  줄 알았다.
협상할 것은 내가 가져온 정보의 가치였다.
저들은 분지 안에서 일본 정부가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지 무척 궁금해 했는데, 피터를 위시해 훈련받은 신체강화 능력자들을 안으로 잠입시킨다고 해서 정보를 가져오는데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서 내가 가져온 정보와 증거들을 탐냈다.
듣기로는 일본계 미국인 헌터를 동원해 슬쩍 섞여드는 방안도 시도해봤지만 보안이 너무 철저해서 분지는커녕 협곡기지의 북문도 뚫지 못하고 돌아왔단다.
그래서 신체강화 각성자 중 가장 뛰어난 피터에게 강행돌파를 주문했다는 것이다.
조지와 강경호 팀장이 대화하는걸 들으면서 뒤쪽에 앉아있던 피터에게 다가가 감탄하며 추어올리니 그는 뻐기는 듯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면서 호응했다.

“가장 뛰어나다고요?”

“그럼, 물론이죠. 제 강화비율이 자그마치 350퍼센트라구요.”

“와, 그건 거의 슈퍼맨 수준인데. 저 안 만났으면 성공할수도 있었겠는데요?”

“저야 자신있었지만 힘 세고 빠른 것과 은밀히 침투하는건 또 별개의 문제니까요. 괜히 위험을 감수하기보단 미스터 최를 믿고 거래하는게 더 낫다고 판단했죠.”

작은 목소리로 잡담하는 우리를 조지가 흘깃 바라보았지만 별 말을 하지 않고 두었다.
강경호 팀장은 핵심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노련하게 협상을 이어나갔다.
미국이 보유한 다섯  게이트와 연결된 외계 거점의 인근에서 오닉스 헌터즈 소속 헌터들이 갖가지 편의를 제공받는 것까지는 타협이 되었는데, 세금 혜택에 관해서는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우리 권한이 아니라서 어쩔 수 없다고 단호하게 끊더라.
대충 가격협상이 마무리되니  팀장은 내게 눈짓해서 브리핑을 하도록 시켰다.
오는동안 그는 내게 가이드라인을 정해주었는데, 혈석과 신무기에 대해서는 일단 숨기고 오크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과 마석광산에 대한 내용만 알리라고 했다.
달리는  안에서 관련 사진들을 골라서 다른 저장매체로 옮기느라 고생을 좀 했지.


“맙소사. 마석 광산이라구요? 마석이라는 단어와 광산이라는 단어가 같이 쓰일 수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 해봤는데.”

“그보다 전 생체실험이 충격적이군요. 일본 정부가 사디스트적 만족을 위해 괜히 괴롭히는것도 아닐테고 뭔가 근거가 있을텐데, 대체 무슨 가능성을 봤길래 저런 짓을 벌이는건지... 쯧쯧쯧, 아무튼 아시아 나라들은 문화부터가 권위적이라서 그런가, 국익을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선을 넘는 경향이 있단 말이지요.”

“에이, 그걸 누구한테 배웠겠어요? 다 유럽 애들한테 배운건데. 말이야 바른 말이지, 파시즘이나 나치즘이 어디 아시아에서 나온 사상이랍디까?”

브리핑을 듣던 피터가 일본 정부의 행태를 두고 비아냥거리니 강 팀장이 즉시 대꾸한다.
 녀석이, 일본 욕하는건 좋은데 거기서 아시아가 왜 나와, 아시아가.
솔직히 아주 없는 말은 아니라는게 더 짜증난다.
근거가 있든 없든 말이야, 지금 정보 가져온 우리가 한국 팀인데 면전에서 그런 소리를 하면 누가 곱게 듣겠냐고.
강 팀장의 반박에 조지가 피터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푹 밀어친다.
피터는 그제야 제 실수를 자각했는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연신 고개를 조아려 사과했다.
 아저씨,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눈치없고 둔한게 맞는 것 같다.
설마 압도적인 신체강화능력 하나만 믿고 뽑은건가.
뭐, 일제나 중공이 했던 짓이 악명만 좀 덜할뿐 유럽에서 있었던 일과 크게 다를 바가 없으니 명쾌한 반박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어쨌든 요지는 잘 전해진 것 같다.
국익을 위해 인간성을 희생하는게 어디 한두 나라나 문화권만의 문제였던가.
당장 역사상 가장 자비로운 패권제국이라는 평가를 받는 미국만 해도 CIA가 냉전기에 무슨 짓거리를 하고 다녔는지 다 폭로되어 책으로도 나오던데.
아, 그러고보니 얘들이 바로 그 CIA 요원들이지 참.
게이트가 열린 이후 외계행성은 모든 국제적 이권과 이슈를 흡수하다시피 한 첨예한 대립지대가 되었으니 우리가 몰랐을뿐 수면 아래에서 또 어떤 일들이 있었을지 모를 일이다.
우리 오닉스 3팀이 얽힌 중국과 일본의 일은 어쩌면 그  작은 편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크흠. 뭐, 일본이 제 버릇  버린건 사실이죠. 이 사진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제가 아주 근접한 거리에서 찍었는데, 휴우, 정말이지 끔찍하더라구요. 차라리 죽이면 죽였지 이건 좀...”


“사진증거들이 아주 상세하고 충실하군요.  어떤 첩보원도 최지호 씨의 작전수행능력에 비하면 손색이 있을겁니다. 아주 인상적이에요.”

“에이, 저야 그저 각성한 이능력이 이능력이다보니 그런거죠. 그쪽으론 아무런 훈련도 받지 않은 민간인인데 여러분들에 비할 바가 되겠습니까. 설명 계속하겠습니다. 중앙의 연구소 건물을 중심으로 남쪽이 분지의 입구, 동쪽 절벽에는 마석광산, 그리고 북쪽 절벽에는 오크들의 근거지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괴수군락을 소탕한다며 동원된 일본 헌터들의 대부분이 이 근거지를 공략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고블린이 땅을 파고 숨어산다면 오크들은 바위를 파내고 동굴에서 사는  같더군요. 서쪽은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어서 가보지 않았습니다. 길도 나있지 않고 오가는 사람도 없는걸 보면 탐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구요.”

강 팀장이 숨기라고 지시한 정보들을 제외한 내용을 모두 발표하니 조지는 자기네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심각한 표정으로 상의를 시작했다.
전자기기는 쓸 수 있더라도 인터넷이나 통신회선이 게이트 바깥까지 연결되지 않는데다 통신위성이 없어 무선통신도 닿는 거리가 짧아 본국과 실시간으로 연락할 여건은 안  것이다.
사안의 중대함을 감안하면 사람을 보내서 보고하고 지침을 받을 확률이 높겠지만, 강경호 팀장이 그랬듯 현지 지휘관의 판단 하에 뭔가 결단을 내릴지도 모른다.
나는 조금씩 가슴이 두근거리는걸 느끼며 옆에 있는 윤기정에게 속삭였다.

“혹시  아저씨들과 합동작전을 벌이게  수도 있을까요?”

“뭐?”


“아니, 왜... 연합 공격대를 결성해서 분지 안으로 들어가 깽판을 놓는다던가...”

“자식이, 영화찍냐? 그래서  얻을게 없잖아. 아마 저 정보를 바탕으로 미국하고 한국이 일본의 약점을 잡아서 이권을 뜯어내는 식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왜, 연구성과를 공유받는다거나 마석광산에서 나온 마석들을  값에 구매한다거나...”


“형이 말하는 그게 더 영화같은데요. 그리고 제가 들어가보니까 보안은 철저한데 방비는 은근히 허술해요. 무장한 병력도 얼마 없고. 습격하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은데.”


“인마, 너 자세가 좀 바뀐 것 같다? 스릴에 중독이라도 됐냐?  말 새겨들어. 우리가 하는 일이 굉장히 위험한 일이에요. 몸 사릴줄 알아야 오래 간다고. 응?”

윤기정의 타박을 듣고나니 내가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임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역시 여벌의 목숨이 생기니까 간이 부은건가.
스릴에 중독되었다는 이야기도 아주 틀린 것 같지는 않아서 말없이 수긍하고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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