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7화 〉76화. 집으로! 보더니 (77/95)



〈 77화 〉76화. 집으로!


그새, 정이 든 듯 1호와 2호 구리가 서로를 마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말릴 새도 없이 둘이서 달려나간다.  다 팔을 거대화해서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는다.

“어우야. 한쪽은 좀 영 좋지 못한 곳을 맞은 것 같은데?”
타몬트는 아예, 관객모드다.

둘이서 손을 맞잡아 팔을 로프처럼 만들어, 달려오는 잔나비의 목을 걸어버린다. 달려오던 힘 그대로 잔나비는 몸이 붕 떠서 그대로 패대기쳐졌다. 그리고 그 잔나비의 몸에 양쪽에서 발을 내리찍었다. 잔나비가 땅에 푹 들어가 박혀버렸다.

한쪽이 물방울을 던져주면, 그걸 쳐서 날려서 적을 맞추었다. 하나가 손으로 받쳐주면 그걸 밟고 올라서서 점프 킥을 날려버렸다. 등을 쳐서 밀어내면, 가슴에 드롭킥을 먹여버렸다.

동시에 주먹을 휘둘러 가슴과 얼굴에 주먹이 틀어박히기도 하고, 한 명이 팔을 잡고 돌리자 그대로 공중에서 360도를 돌면서 발차기를 했다.

“쟤들 신났는데? 호흡이 기가 막히네!”
“끼어들 틈이 없네요.”
“그러고 보니, 루시안 오빠, 구리 팔에 천이 없는데요?”

루나에 말에 놀라서, 두 구리의 팔을 보니, 묶어둔 천이 사라졌다. 이젠 구별을 할 방법이 없다.

“하. 이걸 어쩐다.”

저쪽은 거지는 정리가 되어갔다. 구리 둘이서 처리를 해버렸다. 잔나비를 잡고, 자이언트스윙을 해서  밑으로 던져버린다. 드롭킥으로 날려버리고. 갑자기, 벌어진 프로레슬링 판. 보는 모두가 황당할 뿐이다.

잔나비의 처리를 하고는의기양양하게 돌아온다. 둘 다 다친 데는 보이질 않았다.

“다녀왔습니다!”

똑같은 목소리, 똑같은 말.

“누가 1호였는지 기억나?”
“아뇨!”
“몰라요!”
“루시안, 빨리 그 거울인가 뭔갈 찾자!”

길은 어렵지 않았다. 가장 멀쩡한 건물은 하나였으니까. 잔나비들이 뛰쳐나왔던 그 건물. 살짝 무너지긴 했지만, 내부로 들어가 보니, 완벽한 거처였다.

“겉만 무너졌지, 안은 멀쩡하네.”
“으윽, 원숭이 똥에, 털에 먹다 뱉은 음식에…….”

루나가 보다 못했는지, 마법으로 죄다 처리해버렸다. 루나가 마나를 낭비한 덕에 한층 깨끗해졌다.

지하실도 없고, 그냥 휑했다. 아무것도 없었다. 다음 방으로 가는 통로가 반쯤 무너져 있었다. 발터가 테라나이트 화살을 꺼냈다. 무겁고  화살을 시위에 걸어 오러를 불어넣었다.

테라나이트 화살이 한가득 오러를 머금고, 윙윙거린다. 화살이 통로를 향해 날아간다. 통로를 말끔히 꿰뚫어버리고, 무너진 잔해를 박살 내버리고는 다음 방의 벽을 뚫고 나가버렸다.

“야, 위력 조절하랬지! 다음 방에 중요한  있으면 어쩌려고 그래.”
“하하, 미안!”

발터가 손을 뻗으니, 날아갔던 화살이 다시 돌아왔다.

내부는 다행스럽게도 멀쩡했다. 문제는 여기도 빈방이라는 거였다. 이번엔 좌우의 통로가 있었다.

“어느 쪽일까?”

그때, 구리 둘이서 동시에 왼쪽을 골랐다. 일행도 왼쪽을 골랐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통로가 어디론가 움직였다. 그리고, 다시 통로의 끝 문을 열자, 이젠 문이 4개다. 좌,우, 위,아래.

“이거 놀리는 거 맞지?”

 구리는 자신만만하게 아래로 가는 문을 골랐다.

“이제 보니, 진짜 구리는 어딘가 잡혀 있고, 가짜만 있는 거 아니겠지?”
“소름 돋게 그런 소리 좀 하지 말아요.”
“내가 아직도 타몬트로 보이니?”
“형, 릴리스 압수, 술 금지!”
“야! 너무 해!”

문을 열고 들어가니, 또 통로가 움직인다. 이번엔 중앙으로 떨어졌다. 문이 6개다. 위,아래,좌,우,앞,뒤.

“하! 가라 투구리몬!”
“형, 좀! 이상한 개그 치지 말라고요!”

구리의 선택은 앞이었다. 구리의 선택에 일행의 운명을 맡겼다. 이건 당최 알 수가 없다. 다음은, 위, 그다음은 아래, 위아래아래좌우로 움직였다.

“어지럽다. 여긴 어디냐! 나는 누구인가?”

 구리가, 이번엔 아래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거대한 동굴의 입구가 나타났다.

“오오, 성공인가? 하지만, 저 문을 열긴 꺼려지는걸!”
“여기까지 왔으니, 열어봐야죠. 뭐.”

별다른 잠금장치나, 문 특유의 삐걱댐은 들리지 않았다. 부드럽게 열렸다. 안으로 들어가니, 중앙에 성인 주먹  개 크기의 크리스탈 수정체가 있었다. 매우 투명하니 예뻤다.

수첩을 펴서 확인해보니, 드워프가 요청했던 고대의 수정체다. 그런데, 두 구리  하나가 수정체에 가까이 가길 꺼렸다. 해맑게 와서 수정첼 구경하는 구리와는 다르게, 멀찍이 서서, 입구에서 잔뜩 경계했다.

“설마?”

타몬트가 눈짓하자, 발터가 멀리 떨어진 구리를 붙잡았다.

“놔요! 놔줘요!”

울먹이면서 놔달라고 떼를 쓴다. 슬쩍 수정체 가까이 가니, 형체가 살짝 일그러진다. 정체가 발각되었다.

“구리야, 네가 진짜구나!”
“형! 재 괴롭히지 말아요. 착한 애예요.”
“그래도, 네 모습을 따라 하고 우릴 속였는데?”
“괜찮아요! 재밌었어요.”
“에휴. 속도 좋다 진짜.”

루시안이 수정체를 거둬,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그제야, 가짜 구리의 모습이 안정화된다. 아까는 수정체와 가까이 갈수록 노이즈가  듯 흔들렸었다.

그놈은 지친 듯 잠이 들어있었다. 이젠 구리의 모습을 버리고, 작은 하얀 여우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이게, 이 녀석의 본모습인가?”

루시안이 품에서 루비 광석을 꺼내더니, 연성진을 이용해 밋밋한 링을 하나 만들었다. 흰여우 녀석의 앞발에 끼웠다. 링은 녀석의 몸집에 맞게 조절되는 변형되는 단순한 아티펙트였다.

“확인용이니까 뭐,”

안을 더 뒤져보니, 부서진 골렘 같은 것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그 안에서 마지막 부품이던, 수정패널까지 구할  있었다.

“재료는 모두 모았습니다.”
“오, 그럼 이제 돌아가는 건가?”
“그렇죠. 돌아가야죠.”
“만달리안으로 바로  거야?”
“예, 가는 길에 라펠라 누나와 합류할 수 있으면, 합류해보려고요.”
“언니 못 본 지 정말 오래됐네요.”
“라펠라 누나! 보러 가는 거예요?”
“어! 돌아가자 어서!”

가기 전에 아쉬우니까. 골렘 잔해를 뒤져 쓸만한 것들을 잘 긁어모았다. 유적치곤 별것 없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아왔고, 죽어 나갔는데, 허무하게도 아무것도 없네?”
“그러게요.”
“정말 별거 없는 곳이네! 쩝. 뭐라도 있나 싶었더니.”

발터와 타몬트는 쓸만한 게 없자, 실망한 눈치였다.

“문젠, 여기서 어떻게 나가느냐죠. 주변을 둘러보면, 문이 없어요.”
“어! 진짜, 그러네요?”

그러고 보니, 문이 아예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어디를 봐도 문이 없다. 다들, 어디 숨겨진 통로가 없나 하고 방안을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발터가 수정체가 있던 받침대가 밀린 흔적을 발견했다.

“여기, 이걸 움직인 흔적이 있어!”

발터 혼자서는 움직이지 않아, 타몬트와 구리 루시안까지 붙어서 밀었다. 그러자, 무언가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굉음이 들린다. 그들이 있던 방이 위아래 좌우로 흔들린다.

마침, 받침대 아래로 한사람이 지나갈 만한 통로와 계단이 보인다. 손을 잡아주며, 한 명씩 안으로 들어갔다. 그 하얀 여우는 여전히, 잠든 상태로 루시안의 품에 들어가 있었다. 이 난리에도 깨어나지 않고 자는 중이었다.

모든 일행이 안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계단이 없어지고, 경사로로 변해버렸다. 미끄럼틀을 타듯, 미끄러져 어디인가로 한없이 내려갔다.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으아아악!”
“내가 다시, 루시안을 따라오면 사람이 아니다!”

먼저 들어갔던 타몬트가 바닥에 널브려져 떨어져 내리고 그 위로 발터가 타몬트의 등위로 떨어져 내렸다.

“으악!”

타몬트의 비명과 함께, 발터의 비명이 이어졌다. 발터의 등위로 루나가 엉덩방아를 찧은 것이다. 그리고 루나의 품으로 구리가 안겼다.

“거기서 뭐 해요?”

루시안은 떨어져 내릴 때, 공중에서 몸을 틀어 여유롭고 멋지게 착지했다.

“야, 좀 비키지? 언제까지 나를 깔고 앉을 건데!”
“하하하”

루나가 내려가고 발터가 내려가자, 그제야 허리를 붙잡으며 엉거주춤 일어선다.

“아이고, 허리야!”

그들의 눈앞엔 기괴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일전에 미스텔지아에서 봤던 것 같은 그 광경이다. 수많은 수정패널이 밖을 비추고 있었다.

그때, 조종실에 붉은빛이 번쩍거렸다.

[경고! 경고!  조종실에 침입자 발생! 침입자 발생! 적으로 간주! 제거! 제거!]

오른쪽에 문이 생기더니, 아까 보았던 골렘 잔해들과 똑같이 생긴 것들이 육각으로 깎은 나무 몽둥이를 들고 달려든다.

“아까, 내가 별거 없다고 했었지! 취소다 별거 있으니까 저리 좀 꺼져!”

타몬트가 대검을 들고 앞으로 달려나가 크게 베어버린다. 이 좁은 곳에서 대검이라니. 일행들은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위험 수준 최대! 최대! 격리 프로토콜 시행! 멸살로 단계업그레이드!]

“쟤는 또 뭐라는 거야!”
“큰일 난 것 같네요.”

그들의 바닥이 뻥 뚫렸다.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엉덩이를 만지면서 일어난다.

“진짜, 골병들겠다. 아이구야!”
“골병들기 전에 앞에 있는 걸 처리해야 할 거 같네요.”

앞에는 커다란 골렘들이 붉은 눈을 빛내며, 거대 무기를 들고 달려들고 있었다.

루시안은 점착폭발포션을 던지며, 폭발탄을 장전해쏘아댔다. 폭발과 함께 골렘이 부서져 내린다.

구리가 주먹으로 골렘을 그대로 날려버린다. 타몬트도 대검으로 적을 갈라버린다. 짙푸른 오러가 대검을 타고 타오르고 있었다.

루나의 워터젯캐논이 골렘의 몸을 파고 들어가 구멍을 내버린다. 발터는 테라나이트 화살을 걸어 골렘을 벽에다가 걸어버렸다.

[위험 수준 측정 불가. 격리 프로토콜 실패, 처리 최종 프로토콜 기간트 출격!]

혹시나,  바닥이 열릴까 해서 유심히 경계하는데, 위에서 거대한 골렘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일전에, 드워프 마을에서 길을 막던 녀석보다 더 크다. 거기에 부하들까지 잔뜩 데리고 있다.

“하, 고달픈 인생이다!”

타몬트가 오러를 최대로 개방시켰다. 마스터에 들어가면, 자신의 오러를 자신이 떠올린 상에 투영이 가능해진다. 거대한 대검을 든 수호자가 타몬트의 등 뒤에 나타난다. 거대한 수호자가 대검을 들어 땅을 찍어 내린다. 좌우로 거대한 파동이 일어나며 부하 골렘들이 휩쓸려 굴러다닌다.

기간트가 거대한 쌍도끼를 들어 찍어내라면서 수호자와 맞붙기 시작한다. 맹렬히 부딪히는 오러의 파동에 피부가 저릿할 지경이다.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기간트의 반 정도 되는 골렘들이 속속나타나 합류하고 있었다.

그때, 루시안의 품에서 흰 여우가 튀어나왔다. 그리고는 눈에서 황금빛이 나더니, 기간트의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황금빛 눈의 기간트와 붉은 눈의 기간트가 양쪽으로 대치하고 사이에 타몬트의 거대 수호자가 대치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설마, 저거 우릴 공격하진 않겠지?”

그때, 구리가 황금빛 눈의 기간트이므로 훌쩍 뛰어올랐다. 녀석도 올라오라는 듯이 손을 받쳐준다.

“아군이네요. 적은 아닙니다. 자, 우리도 시작해볼까요?”

루시안이 다시 포션을 던지고, 탄환을 갈겨대기 시작했다. 발터도 화살을 쏘아내고, 루나도 마법을 쏘아댔다.
황금 기간트는 붉은 기간트를 공격했다. 타몬트와 합을 맞춰가며 거세게 밀어붙였다. 구리의영향 덕인지 합이 너무 잘 맞았다.

폭음이 터져나가면서 골렘들이 하나하나 부셔져 나간다. 오러의화살이 핵을 뚫고 지나가자, 힘을 잃고  자리에 널브러진다.

얼추 주변이 정리되어가자. 루시안이 점착폭발 포션을 들어, 붉은 기간트의 오금과 뒤꿈치에 포션을 던져 맞추었다.그리고 발 바로 뒤에 점착 포션을 던졌다.

오금에 폭발이 일어나면서, 살짝 뒤로 주저앉는다, 그 상태에서 발뒤꿈치가 박살 나 뒤뚱거렸다. 기간트가 뒤로 살짝 물러서면서 균형을 잡으려다가 점착 포션에 발이 묶여버렸다.

그틈을 노려, 황금 기간트가 쌍도끼를 들어 던진다. 붉은 기간트가 급히, 팔을 휘둘러 날아오는 쌍도끼를쳐낸다.  틈으로 황금 기간트가 달려들어 몸통박치기를 했다. 그 충격으로 완전히 뒤로 벌러덩 넘어져 버린다.

붉은 기간트의 가슴을 밟고 그대로 점프해, 녀석의 뒤로 돌아가 그대로  팔을 뒤로 꺾어 잡고 발을 등에 대면서 잡아당긴다. 녀석의 몸이 활처럼 뒤로 휜다. 그 틈으로 타몬트가 거대한 대검을 들어 올리면서. 그대로 검을 내려 베어낸다.

붉은 기간트가 그대로 둘로 갈라져 내린다.

[위험 수준 측정 포기. 기간트 실패, 모든 대응 프로토콜 폐기, 자폭 시스템 가동]

사방이 붉은빛으로 점멸된다. 주변에 모든 복도가 통로가 문이 전부 모조리 폐쇄된다.


[자폭! 자폭! 자폭! 너도 자폭! 나도 자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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