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1화 〉70화. 고대도시 아포리오(2) (71/95)



〈 71화 〉70화. 고대도시 아포리오(2)

우선 공기가 통했다. 정말 신선하고 맑은 공기가 느껴졌다. 올라선 곳은 거대한 예배당 같은 느낌이 들었다. 높은 천장과  수 없는 광원이 비치는 넓은 장소였다.

왕성의 대전 같은 그런 장소였다. 왕이 서 있을 위치, 즉 가장 뒤쪽에 하얀 대리석으로 깎은듯한 석상 하나가 있었다. 가운데는 넓은 공간이 있었다. 그 좌우로 신하들이  있듯이 좌우로 네 개씩 하얀 대리석 석상이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중앙, 외교관이나 전령 등이 오면 왕께 부복하고 보고를 올리던 그곳에 무릎을 꿇고 있는 까만 석상이 있었다. 그 석상의 좌우로 한 쌍의 석상이 창을 들어 목을 노리고 있었다.

흰색의 석상들은 헤일로와 날개를 지니고 있었는데, 가장 뒤쪽의 석상은  쌍의 거대한 날개를, 이마의 정중앙엔 커다란 푸른색 보석이 끼워져있었다. 거대한 창을 들고 있었다.

그 옆의  석상과 가까운 좌우  개의 석상은 적당한  쌍의 날개를 달고, 허리춤엔 쌍검을 차고 있었다. 나머지 다른 석상은 볼품없는 한 쌍의 날개를 달고 있었고, 무기는창이나 검이었다.

까만 석상은 날개가 없었고, 헤일로도 무기도 없었다. 다만, 그의 앞에  쌍의 날개가 포개어져 놓여있을 뿐이었다.

“진짜, 생동감 있지 않냐? 살아  쉬는듯한 대단한 걸작이야!”

 넓은 공간을 석상들만의 위압감으로 꽉 채워 넣은 곳이었다. 타몬트가 감탄할 만했다.

“루시안 형! 저기 저거! 형 수첩에서 본 거랑 비슷해요!”

구리가 뒤쪽에 위엄있게 서 있는 천사 석상을 이마를 가리켰다. 아까 둘러본 그 푸른색 보석이었다. 수첩을 펴보니, 고대의 눈이라는 부품이라 되어있었다.

“오빠, 저길 올라가야 하는 건가요?”
“루시안, 작살을 이용해볼까? 저기 뒤쪽에 화살을 받아서 쇠사슬이나 밧줄을 당기는 거지. 그걸 이쪽 고정하면 타고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냥, 석상을 부숴버리면 되잖아? 아깝긴 하지만.”
“정말, 형다운 선택이네요.”
“일단 주변을 둘러보죠. 저길 올라갈 길이 있는지, 저걸 내릴 방법 있는지 찾아봐요. 다해보고 안되면 부숴버리는 거로 할게요.”

주변을 돌아보니, 다른 통로 자체가 없었다. 그냥, 사방이 막힌 공간이었다. 비밀 통로가 있을 법한 곳을 뒤져보지만, 없었다. 그런 곳이.

석상들에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았다. 표정이 정말 세밀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무릎 꿇은 자의 체념이 너무나도 사실적이었다.

“형! 이쪽에 석판이 있어요!”

구리가 일행을 불렀다. 구리가 가리킨 곳은 천장이었다. 천장 한쪽에 글이 새겨져 있었다.

“저기에다 어떻게 새겼다냐”
“구리야, 읽을  있겠어?”

구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글을 읽어내렸다.

“아포리오의 왕자는 왕궁의 법도를 어기고, 날개의 의무를 저버렸다. 그의 날개를 잘라 영원히 아포리오에서 추방한다. 추방자 라칸의 죄를 기록하며, 이 석상을 남긴다.”
“뭐? 라칸?”
“뭐야 이거, 왜 이렇게  얽혀있는 거야? 일전에 라칸이 인간족의 수호자라고 했지? 그럼, 추방자에서 수호자가 된 거네?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라칸 하니까 라펠라 누나가 생각나네요. 잘 지내는지 걱정되네요.”
“야!  누님은 나보다 강한 사람이야. 걱정할 거 없어!”
“석상의 비밀은 알았고, 저걸 어떻게 회수하느냐가 문제인데.”

일행은  뒤져보기로 했다. 타몬트는 벽에 새겨진 부조 조각들을 살펴보다가, 네 쌍의 날개를 펼치고 날아올라 적을 무찌르는 조각에 의문을 가졌다.

“다  쌍인데 이건 왜 네 쌍일까?”

손으로 만져보는데, 날개 한 쌍만 남기고 조각이  들어간다. 불길한 기운이 엄습해온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조각상이 움직여요!”

타몬트가 식은땀을 삐질 흘렸다. 그때 루나도 무언가를 눌렀다. 그녀는  쌍의 날개를 펼치고, 아군을 보호하는 조각상이었다.

“으악! 검은 조각상도 움직여!”

검은 조각상은 일어나, 앞에 놓인 검은 날개를 다시 등에 매달고, 땅바닥을 주먹으로 내리쳐 방패와 한 손 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하얀 석상들은 각자, 무기를 들고 검은 석상과 루시안 일행을 향해 공격해왔다.

“누가 하얀 석상 깨운 거야!”

발터가 소리를 쳤다. 타몬트는 그게 직감적으로 자신임을 알았지만. 입을 다물었다.

검은 석상은 세 쌍의 날개를 가진 하얀 석상과 맞붙었다. 둘이 맞붙으며 생기는 기파가 주변을 울렸다. 수면에 파문이 생긴다.

구리는 날개  쌍의 적들을 향해 달려나갔고, 발터와 루나는 루시안은 두 쌍 날개의 적들을 향해 나아갔다.

“결국, 부술 거면, 그냥 공격해 부술걸 그랬나 봐!”
“그랬다면, 아마, 검은 석상의 도움은 없었을 것 같아요.”
“그랬으려나?”
“아까 형이 누른 조각과 루나가 누른 조각을 봤는데.”
“그걸 본 거야? 봤구나……. 그랬구나.”
“큼, 아무튼 형껀 적을 무찌르는 조각이고, 루나는 아군을 지키는 조각이었어요.”
“그러니까, 저 흰색은 어찌 되었건 간에 공격할 놈들이었다는 거고, 까만 놈은 지킬 놈인데 그건 요청을 해야 도와준다.?”
“그런 거죠.”
“그러니까, 요청하고, 재빠르게  거대 석상의 머리를 쳐버렸다면 아마 다른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거죠.”
“미안! 이런 건, 루시안이 해야 하는 건데 젠장!”
“형답지 않게  주눅이 들어 계세요. 그냥 싸우면 그만이죠”

저쪽을 보니, 구리가  팔을 거대화해 싸우고 있었다. 한 쌍 날개 천사를 발로 누르고, 날개를 뜯어내 버린다. 그리고는 버둥거리는 녀석의 다리를 잡아, 달려드는 다른 천사에게 몽둥이 휘두르듯이 후려친다.

“루시안 다음으로 무서운  구리라니까!”

타몬트가 대검으로 날아오는 쌍칼을 막아 세웠다. 두 쌍의 날개의 천사들은 총 4개, 각자 하나씩 맡으면 되었다. 구리는 혼자서 6개의 석상을 상대 중이었다. 두 개는 이미 골로 보낸 상태지만 말이다.

구리는 강력한 육체능력으로 물대포로 견제를 하고, 물방울을 날려대면서 적들을 상대해나갔다. 물대포에 맞아, 살짝 시야를 놓친 사이에 구리의 몸통박치기가 작렬한다. 그리고 그대로 목을 휘감아 그대로 메쳐버렸다. 그리고는 목을 발로 쾅 밟아 부숴버린다.

일전에, 타니엘이 넘긴 환수의 구슬 작은 거 두 개를 온전히 흡수한 후라 그런지 힘이 넘쳐난다. 남은 세 개의 석상들이 공중에서 창을 들고 그대로 내리꽂힌다. 구리가 다리에 힘을 주고 점프해, 그대로 석상의 등 뒤를 찍어 내린다.

땅에 처박혀 산산이 부서지는 한 개의 석상 먼지 속에서 파편들이 날아가 정확히 두 개의 석상을 공중에서 박살 내버린다.

“형들을 도우러 가볼까! 읏쌰!”

타몬트는 완갑을 이용해 힘을 증가시키기고, 오러를 일으켜 그대로 쌍칼을 짓눌러버렸다. 힘차기가 너무 난다. 쌍칼을 칼등이 그대로 석상의 목을 눌러온다. 갑자기 압박이 풀린다. 그러다가 더  압박이 짓쳐 들고, 그대로 칼들에 목 부분이 박살이 나버린다. 타몬트가 대검을 재빠르게 내리친 것이었다.

발터는 단검을 던져, 석상을 묶어두고는, 통짜 테라나이트 화살을 꺼냈다. 크기도 크기지만 무게도 매우 묵직했다. 그걸 시위에 걸어 그대로 쏘아낸다. 화살에 맞은 적이 상체가 가루가 되어 바스러져 버린다.

루나는 흙 속을 소환해 다리를 붙잡아 허공에 들어 그대로 내리찍었다. 한 다섯 번 반복해버리니 그대로 박살이 나버렸다.

루시안은 총에 오러를 잔뜩 불어넣어 그대로, 달려가 석상을 후려쳐버렸다. 거대화되고 무거워진 권총 자체로도 둔기가 되어있었다. 충격에 뒤로 한참을 굴러간다. 그 적을 향해, 폭발탄을 갈겨버렸다. 매캐한 폭음이 터지고, 박살이 난 조각상이 드러났다.

“석상들은 별거 아닌  같은데?”
“문젠,  녀석인 것 같네요.”

흑백의 대결이 한창이었다. 검은 석상은 방패로 창을 빗겨내면서, 검을 찔러 들어갔다. 싸우는 방법을 보니 라펠라가 생각났다.

“가자! 검둥이 도와서 흰둥이 처리하고 빨리 나가자!”
“석상이 들으면, 형을 공격할 것 같은 작명이네요.”
“야, 재들이 귀가 어딨냐?”

하얀 석상과 검은 석상이 싸움을 멈추고 여길 쳐다본다. 타몬트가 딴청을 피우자. 다시 싸움을 시작한다.

“여긴, 타몬트 형한테 맡기자.”
“찬성이에요”
“타몬트 형 힘내요!”
“너희들 너무한 거 아니냐!”

둘은 막상막하였다. 저 균형추만 무너지면, 급격히 몰린다는 이야기다. 죽상이 된 타몬트가 달려든다. 검둥이와 흰둥이는 싸우느라 정신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신경 쓸 가치가 없다 여겼는지, 타몬트에 딱히 관심을 주지 않았다.

덕분에 여유롭게, 흰둥이의 뒤로 돌아가, 발뒤꿈치를 대검으로 내리칠 수 있었다. 흰둥이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가, 타몬트를 노려본다. 거대한 날개를 펼쳐서  깃털을 쏘아낸다. 검둥이가 아닌 타몬트를 노리고 말이다.

루나가 타몬트에게 쉴드를 시전하고, 발터가 단검을 던져, 흰둥이를 속박한다. 검둥이가 칼로 찔러 들어가자, 흰둥이가 창을 들어서 막아 낸다.

상체를 휘감는 나무뿌리를 거칠게 뜯어낸다. 루시안이 거기에 점착 포션을 던져댔다. 상체도 하체도 단단히 고정되어버린다.

구리가 공기 방울을 뱉어내, 연신 던져 대었다.맞은 자리가 금이 가고 가루가 흘러내린다. 루나도 흰둥이의 뒤에 흙손을 소환해, 깍지를 쥐고 그대로 내리쳤다. 흰둥이가 휘청한다. 뒤통수에 충격이 엄청난지 머리를 흔든다.

그때. 흰둥이의  뒤로 검둥이의 칼이 날아들어 왼쪽의 날개 세 쌍을 그대로 그어 내렸다. 날개 석 장이 땅에 떨어져 내렸다. 루시안은 점착폭발포션을 던지면서, 폭발탄을 재장전했다.

묶인 채로 폭발에 휘말려 여기저기 부서져 내린다. 몰매엔 장사가 없듯이 공격이 한 점에 집중되니 반항도 하지 못하고 말 그대로 작살이 나버렸다. 날개는  뜯겨 나가고 양팔은 부서져 내렸다. 타몬트가 다리를 베고 지나가고, 루시안이 다리에 탄을 갈겨 넣은 탓에 다리도 박살 나 땅에서 바둥거렸다.

검둥이가 칼을 들어 그대로 흰둥이의 목을 잘라버린다. 구리가 주먹으로 머리를 박살 내버리고는 부품을 뽑아냈다.

“루시안 형! 여기요!”
“고마워!”

검둥이는 목표를 달성하자, 다시 원위치로 가서 날개를 떼고, 무기랑방패를 다시 묻고, 무릎을 꿇은 채로 굳어버렸다.

“독특하네요. 진짜.”
“진짜로, 석상이 되어버렸어!”

타몬트가 석상의 눈앞에 손을 왔다 갔다 해 보인다.

“오빠, 다시 눌러 드릴까요?”
“아니, 괜찮아!”

다급히, 석상에서 물러선다.

“이젠 여길 나가야 하는데, 밖에 상황이 어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네요.”
“나가보면 알겠지!”
“그건, 그러네요.”

다시, 원래 들어왔던 통로로 향했다. 방안을 더 뒤져봐도 다른 장치나, 통로는 없었기 때문이다.

물속으로 들어와 이동하다 보니, 들어온 입구가 보였다. 밖으로 나가보니, 그 아귀가 보이질 않았다.

“아무도 없는데?”
“그럼, 빨리 나가요!”

일행이 바로, 뒷길을 통해 나가려는 그때, 한쪽 벽이 박살 나면서 검은 장발에,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나타났다.

“호호, 드디어 기어 나왔군!”

그녀의 등에는 망치머리 물고기들이 떠 있었다. 그 물고기들은  여자의 등의 촉수의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 촉수에 휘감겨있는 교단의 인물이 보였다. 일전에 파논에서도 보았던, 그 변태녀였다.

“어! 그때 그 변태 아줌마다!”
“.......”

잠시, 정적이 흘렀다.

“저기…. 뒤에 그 뒤에 묶여있는 사람과는 저희는 적입니다. 저흰 이만 지나 가봐도 되겠습니까?.”
“누구 마음대로? 인간이란 멸족시켜버려야 할 벌레보다 못한 것들이야.”
“네오돈님 말씀대로, 적대감이  심하시네요.”
“어머, 네오돈 오빨 알아?”
“여전히, 잠드신 레비아탄님을 지키고 계시더군요.”
“그랬어? 어머, 이러면 내가 공격하기가 그런데.”

고민을 하던 그녀에게 타몬트가 고자질을 했다. 촉수에 묶인 여자가 얼마나 나쁜가를 설파했다.

“그 뒤에 묶여있는 아줌마가 아기아스를 풀어놓겠다고 설치는 놈들입니다. 그, 아줌마 가져가시고, 저희는 놔주시면 좋겠습니다!”
“뭐? 아기아스를 풀어줘? 이년이? 이제 보니 이거, XXX이었네?”

촉수를 휘둘러 뒤에 매단 아줌마(?)를 땅에다가 연거푸 패대기친다.

“그래, 이런 아이는 그냥 먹어버리기엔 아깝지!”

그녀가 입에서 기분 나쁠 정도로 칙칙한 검은 구슬을 뱉어낸다. 그걸 아줌마(?)의입에 넣어 버린다.

구슬이 들어가고 얼마 있자, 몸이 이리저리 기괴하게 뒤틀리며, 비명을 질러 대다가 얌전해진다. 그리고는 피투성이 몰골에 초점이 없어진 흐리멍텅한 표정으로 부복 한다.

“넌, 여기에서  청소를 한다!”
“예, 주인님.”
“그리고, 너희들! 금을 먹는 자도 있는걸 봐선, 손님으로 접대를 해야  것 같네! 따라와!”

그녀가 휘적휘적 걸음을 옮긴다. 일행들도 그 뒤를 따른다. 열심히 주변을 청소하는 3사도 벨라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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