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4화 〉33화. 탐욕의 말로 (34/95)



〈 34화 〉33화. 탐욕의 말로

33화. 탐욕의 말로

“뭐! 바포메트가 죽어? 칼스, 이놈은 도대체 뭘 하고 있다는 말이냐!”

나가 여왕이 분노하며, 손잡이를 내리친다. 전령의 보고에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여왕의 계획은 단순했다. 칼스를 도와주는 척하며, 마덴 항구에 눌러 앉아버릴 계획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예지자라는 게 끼어들었다. 나가족의 저주를 끊어낼 자라며, 주술사가 연신 주의를 주었다.

“이봐, 주술사, 그 구슬로 예지자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 했느냐?”
“예, 여왕님, 일정 시간마다 확인할  있습니다.”
“가장 큰 위험은 예지자의 처단이고, 그 다음이 마덴 항의 접수라는 건데….”

여왕이 한참을 골똘히 생각한다.

“주술사! 지금 예지자는 어디에 있느냐?”
“지금 확인된 위치는 마덴 항구입니다.”
“당장, 칼스에게 군대를 일으켜 나가를 항구로 들여보내라고 해야겠군! 그리고, 주술사 너도 같이 간다. 아무래도, 네놈과 같이 움직이면서 예지자를 내가 직접 찾아 죽여야겠다!”
“여왕님, 그러면 저는!”
“뭐? 네, 목숨이 깎여 나간다고? 나가족이 멸망하느냐 마느냐 하는데, 혼자 살고 싶은 것이냐!”

주술사가 입을 다물고 고개를 푹 숙였다.

여왕은 칼스에게 수정 통신구를 연결해, 다짜고짜 성질을 부렸다.

“칼스! 네놈이 일을 엉망으로 하는 바람에 나가족이 위험에 빠졌다. 추후, 이 빚을 받아 낼 것이다! 나가족은 당장 출병해서 인간들을 쓸어버릴 것이니! 계약에 따라 물품을 지급하고, 항구를 열어라! 당장!”

자기  말만 하고 뚝! 끊어버렸다. 그리고, 나가들에게 전쟁 준비를 하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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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인 통보에 칼스 공작은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이 망할, 뱀 새끼가 진짜! 아주 지가 내 상관이라는 거야 뭐야?”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자신의 야망을 위해 우선 참기로 했다. 심호흡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나가족과의 거래 조건 물품인 체온 유지용 아티팩트와 이번 전쟁에 사용할 무기를 확인해보니 이상이 없었다.

“수량은 충분하군!”

그리고, 자신의 편에  귀족들에게 거병을 알렸다. 재빠르게 마덴 항구를 점거하고 군선에 장비와 아티팩트를 실어 나가족으로 보냈다.

칼스 공작은 자신만만했다.

“여름이면 어떻고, 겨울이면 어떠한가? 난  왕국의 주인인 것을! 크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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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들 모두 이왕 시작한 거, 보탄 왕자를 돕자고 했다. 칼스 공작에게 당한 것도 있으니 갚아 줄 겸 해서 말이다.

필립과 수도로 돌아와, 이전에 머물던 숙소로향했다. 그리고, 현재 상황을 정리했다.

“나가족과 칼스 공작이 연결되어 있어서, 무언가 거래가 오고  상황이면요. 칼스 공작의 상황이 아니라, 나가족의 상황에 의해 이번 반란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커요.”
“칼스 공작이 암살자들까지 보내서 우리를 죽이려 한 것도 결국은, 나가족 조사 건이었잖아?”
“딱, 봐도 나가족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인 거지. 부러워라!”

타몬트가 농담을 섞어 말하자, 루나가 진지하게 물어온다.

“타몬트 오빠! 그렇고 그런 사이는 뭐고, 부럽다는 건 뭔가요?”
“어…. 그건 말이야.”
“루나 누나, 그건 타몬트 형아의 사생활이야! 물어보면 안 돼!”
“크흠, 우리 구리가 아주 똑똑해!”
“애들한테 좋은  가르친다. 진짜!”

라펠라가 타몬트에게 잔소리 폭격을 하든지 말든지, 발터는 루시안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네오돈이 바포메트가 죽어서, 나가족에 비상이 걸렸을 거라고 했잖아?”
“저주의 매개인 네오돈의 피가 누군가의 손에 들어갔다는  알게 되었다는 거네.”

타몬트가 라펠라의 잔소리를 피해 대화에 끼어든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들으면, 나가족으로서는 종족의 위기인 셈인가요?”
“루나 말이 맞을 거야. 나가족은 그간 저주의 재생력으로 번영을 누리며 살아왔는데, 갑자기  저주를 없앨  있는 자가 나타난 거지.”
“네오돈의 말에 의하면, 그게 구리와 너일 거 같고.”

루시안이 구리를 무릎위에 앉혔다. 의아해 하는 구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나가와 엮인 칼스 공작은  비밀을 알아내지 못하게 하려고, 갖은 수를  썼지만 실패했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나가족이 칼스 공작을 닦달해 이 사태에 이르렀다!”

타몬트가 상황을 정리했다.

“필립 경! 왕자님께도 사실을 알려드리세요. 저는 연금술사답게 제 나름의 준비를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루시안 님!”

필립이 자리에서 일어나 보탄에게 향했다. 루시안은 할말이 남아 일행들을 둘러보았다.

“저기, 제가 여러분께 부탁드릴 게 하나 있어요.”
“뭐? 나가  마리 잡아다 달라고? 해주 포션 쓰기 전에?”
“네!”

루시안이 멋쩍게 웃어 보인다.

“네가 말하는  뻔하지. 갑자기 진지하게 나오면 어색하다고! 그렇지 않습니까? 누님!”
“난 네가정상으로 행동할 때가 가장 어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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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빠르게 전개되었다. 공작은 나가족을 항구로 들여보냈고, 공작 편에 선 귀족들은 대부분 수도 주변에 방어진을 치고, 일부 귀족은 항구로 병력 지원을 했다. 왕실의 방계들도 이들과 함께했다.

보탄은 병력을 이끌고, 반란군의주 거점인 마덴 항구를 향해 출병했다. 필립은 별동대를 꾸려, 비밀통로를 통해 내부로 들어가기로 했다. 여기에 루시안의 일행이 합류했다.

“저희는 별동대로움직입니다. 저와 50인이 다입니다. 루시안님 일행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별동대는 비밀통로를 따라, 일전에탈출했던 건물의 지하로 나왔다.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서, 내부에서 성문을 열어 왕자 전하 군대의 길을 열고 한편으로는 적의 내부를 흔들어야 합니다.”

루시안의 일행 그리고 필립과 일부 인원이 내부를 뒤흔들고, 나머지는 성문을 점거하고 열기로 계획을 잡았다. 이는 적이, 마덴 항을 거점으로 응전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세워진 전략이었다.

“우선, 적의 동태를 살펴보러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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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족 여왕은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주술사에게 예지자의 위치를 물었다. 이때가, 보탄 군이 출병하기 직전이었기에 구슬은 수도를 가리켰다.

“예지자의 위치는 수도입니다.”
“칼스! 나가족이 선두에서 진격할 것이니, 네놈들은 바로 뒤를 따라라!”

여왕은 칼스에 통보한 후 나가족을 전부 수도로 전진시켰다. 나가족 군대가 빠르게 성문을 빠져나갔다. 여왕의 계획은 수도로 빠르게 진격해 예지자를 잡아 죽이고, 마덴 항구로 복귀하는 것이었다.

칼스는 분통이 일었다.

“이런 전술도 전략도 모르는 뱀 대가리 년 같으니라고! 제기랄! 참모는 전 병력에 이르라! 우리는 나가족의 뒤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뒤따른다. 때를 봐서 나가족의 뒤통수를노린다!”
“예! 공작 전하!”

공작은 나가족이 수도를 점령하는 순간, 나가족의 뒤통수를  모두 잡아먹을 계획을 세웠다.

“이 나라의 국왕은 바로 나다! 큭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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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이 마덴을 버리고 출병했습니다. 작전을 전면수정해, 다시 세워야 할  같습니다.”

필립이 칼스 군의 상황을 알려왔다. 루시안은 필립에게 우려가 되는 점을 말했다.

“보탄 왕자 전하가 위험하시지 않겠습니까?”
“저도, 그게 걱정입니다.”
“필립 경! 저와 일행이 뒤에서 적들을 교란할 테니, 필립 경께선 별동대를 이끌고 왕자님께 돌아가시는 게 어떻습니까?”

필립이 생각해도, 지금 상황에서 가장 나은 방법이었다.

필립은 고개를 끄덕이며, 별동대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들은 바로 비밀통로를 통해 보탄  진영으로 향했다.

“저희는 저희끼리 자유롭게 날뛰는 거로 하죠!”
“날뛰는 건 내 전문이지!”

타몬트가 대검을 땅에 콱 찍으며 호탕하게 웃는다. 다른 일행들도 무기를 고쳐 들고 각오를 다졌다.

병력 대다수가 빠져나간 마덴 항은 적막했다. 광장에는 나가에게 제물로 바쳐진 사람들의 핏자국이 아직도 선명했다. 칼스 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목숨을 건진 사람들이 살아남았음에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칼스 공작, 진짜로 미친 거 아니야? 나가를 끌어들이고, 사람들을 제물로 바쳐?”

타몬트가 분노를 터트린다.

“루시안, 저기 보급대야! 병력도 얼마 안 되어 보이는데?”

발터의 말대로, 마덴 항의 식량을 한데 그러모아 수레에 싣고 있는 병력이 보인다. 주민들의 집을 뒤져가며, 식량이란 식량은 죄다 긁어모으고 있었다. 반항하는 주민들을 때리고, 짓밟고 찔러댄다.

“저들을 전부 처리하고, 식량은 되돌려 주어야겠습니다.”

모두의 눈이 분노로 이글거린다.

보급대를 간단히 정리해버린 일행은, 주민 대표에게 식량의 분배를 맡겼다.

“그럼 저희는, 칼스 공작의 후미를 교란하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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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 공작님! 후방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보급대는 전멸했고, 예비 병력이 계속 습격받고 있습니다!”
“뭐! 후방? 대체, 후방에 누가 있단 말인가?”
“목격자가 남아 있지를 않아, 파악할  없습니다.”

그때, 다른 전령이 급히 달려온다..

“공작 전하! 급보입니다. 나가족과 보탄 왕자 군대가 충돌하였는데, 나가족이 맥없이 대패를 당하고 후퇴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작이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뭐!  강대한 나가가? 그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재생의 저주를 가진 나가가 그렇게 밀려나다니, 네가 잘못 본 게 아니냐!”
“그것이 괴상한 포션으로 폭발을 일으키고, 검에 무언가를 발랐다고 합니다. 듣자 하니 나가에게 효과가 좋은 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게 어디서 튀어나왔다는 말이냐! 내가 나가에게 들인 게 얼만데!”

망연자실해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난 국왕이  거란 말이다! 내가 여기서 무너진다고? 안돼, 그럴 순 없지. 그럴 순 없어!”

손톱을 짓씹으며, 횡설수설하던 공작은 이내 결정을 내렸다.

“모든 병력은 마덴 항구로 돌아간다. 최대한 빠르게 후퇴하라고 해라!”
“예! 공작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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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탄 왕자님! 대승을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필립 경! 선두에서 싸우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해주 포션과 비산폭발형 포션이 워낙에 효과가 좋아 피곤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필립이 호탕하게 웃는다.

“맞습니다. 해주 포션에 나가가 그렇게 나가떨어질 줄 저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왕국의 설움을 씻어내리는 듯해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요.”

옆에 있던, 부관이 말을 받는다. 그리고, 필립이 조심스럽다는 듯 이야기를 꺼낸다.

“이번의 공적으로 왕자님의 입지도 크게 오르지 않겠습니까?”
“형님은 공작 편에 선 귀족들을 처단하러 가셨으니, 저보단 공을 확실히 인정받으시겠지요. 저는 그저 시간 벌이나 하라하고 보내진 거 필립 경도 알지 않습니까? 버리는 패라는 거. 제가 여기에서 잘한들 크게 인정은  받을 겁니다.”

보탄의 표정이 씁쓸해 보인다.

“왕자님! 그들이 그런 생각으로 왕자님께 이 군대를 맡기었으나, 결국 이리 대승을 거두시지 않았습니까? 압도적인 공적을 들고 가면 그들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무도 반박할 수 없는 전공이라.”

보탄의 머릿속엔 나가 여왕의 머리나, 칼스의 수급이 떠올랐다.

“불가능할 것 같진 않습니다. 이참에 저를 드러내 보이겠습니다.”

각오를 다진 보탄이 자신 있다는 듯이 웃어 보인다. 막사 안의 모두가 보탄을 응원하듯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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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떻게, 나가족이 이런 대패를 당한단 말이냐!”
“여왕 폐하, 재생의 저주가 풀린 것입니다.”
“이런 젠장할! 그래, 예지자! 예지자는 어디에 있느냐?”
“예지자는 뒤에 있습니다. 저희와 계속 방향이 어긋나고 있습니다.”
“도대체, 뭐가 이렇게 되는 게 없단 말이냐!”

여왕이 화가나서 주변의 물건을 잡아 던진다.

“혹, 나가족의 미래도 보이느냐?”

분노한 여왕의 물음에, 늙은 주술사가 멈칫거리며 간신히 대답한다.

“저, 그것이, 나가족의 절망만 보입니다.”
“뭐라? 이놈이 감히!”

여왕이 주술사를 걷어차 버리고는, 멱살을 잡아 뺨을 후려갈긴다.

“뭐라? 나가족의 절망? 오냐, 네놈의 절망을 보여 주마!”

여왕은 부하를 시켜, 주술사를 전장에 던져 버리라고 명했다.

“망할 놈들! 도대체가 마음에 드는 놈들이 없어!”

주변의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부수고, 던지며 화풀이를 해댔다. 그때, 전령이 들어온다.

“여왕 폐하! 후방에 있는 칼스 군이 후퇴하고 있습니다!”
“뭐라? 이놈들이 나가 족을 배신하고, 자신들의 살 궁리를 하는구나! 우리 나가족이 대패했다고 버리는 것이야!”

여왕이 완전히 꼭지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모든 나가 족에 일러라! 우리는 머리를 돌려 칼스 놈들의 뒤를 물어뜯는다! 녀석을 물어뜯고 뒤에 있는 예지자도 물어뜯는다. 그리고, 마덴을 가진다.”
“예! 여왕폐하!”
“나가 족은 이렇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여왕의 눈이 핏줄이 터져 벌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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