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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 〉5화. 연금술 공방 본격 가동! (6/95)



〈 6화 〉5화. 연금술 공방 본격 가동!

5화. 연금술 공방 본격 가동!

복슬복슬 토끼의 정수리 털은 연금보조제로 조금씩 쓰이는데, 구하기도 쉬웠던데다가 대체할 연금보조제가 많아 가격이 매우 저렴했다. 그냥, 흔한 재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지만, 루시안에게는 남다른 재료였다.

“이게 발모에 좋은 건 나만 알고 있지.”

누군가는 알아낼지도 모르지만, 조합비를 알고 있는  루시안뿐이다. 발터의 입단속도 단단히 해두었다. 거기에, 정수리 털 채취법을 알려줘서 털 한 뭉치당 얼마간의 돈으로 계약까지 맺었다. 부수입이 생긴 발터는 두 팔 벌려 반겼다.

#
‘보글보글’ 연금플라스크에 붉은빛의 액체가 끓어오르고 있다.

“숲 딸기즙으로 맛을 내고, 헬란초로 지혈성분을 넣고···.”

약초도감과 전생의 지식으로 개량을 시작한 지도 3주째다. 전생에 알던 레시피는 고가라 저가로 낮출 필요성이 있었다. 죄다 고위 등급의 몬스터 피가 들어가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간 만들어둔 시험작들을 들고 지하실로 내려갔다.

“오늘도 시작해볼까?”
“케륵케르륵?”
“취이익취익! 풀어라! 인간! 취익!”

지하실 한쪽에 단단히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실험대에 묶인 녹색의 두 괴물이 격한 반응을 한다. 용병단에 의뢰해 생포해온 오크와 고블린이었다.

“안녕~?”

포션과 작은 칼을 꺼내 테이블에 올려둔다.  모습을 본 두 몬스터가 격렬히 몸을 떤다. ‘스으윽’ 고블린의 가슴에 칼이 그어진다.

“케르르륵!”

날뛰는 고블린을 무시하며 포션을 살짝 붓는다.

“강화제 비율하고 약초 비율은 맞은  같고, 몇 가지가더 들어가야 하려나?”

하급과 중급 상급 최상급으로 나뉘는 포션의 기준은 무엇일까? 답은 회복력의 차이이다. 피가 멎고 살갗이 아무는 속도, 흉터가 남느냐 얼마나 큰 상처까지 회복할 수 있는가, 부작용이 있는가? 등등 차이가 무척이나 크다.

최상급 포션은 절단된 사지의 모든 조직의 복구가 가능할 정도였다. 신관이 힘을 쓴다면 막대한 신성력이 들어가게 된다, 사실 둘은 같은 신성력이다. 최상급 포션엔 신성력이 듬뿍 담긴 성수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격도 아주 비싸다. 후유증이 없는 유일한 포션이었다.

절단된 사지에 상급을 쓴다면? 사지는 접합이 되나 신경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혈관 괴사가 일어나 붙인 사지를 다시 잘라내는 일도 생길  있다. 다만 중상에 달하는 상처는 깨끗이 회복되기 때문에  있다 하는사람들은 상급을 선호한다. 포션의 부작용도 거의 없는 편이다.

중급부턴 절단된 사지에는 효과가 없다. 중상 이하 상처에만 적용 가능한데. 회복력은 상급보단 낮고, 흉터가 살짝 남는다. 포션 중독증이 생긴다. 포션을 여러 병 마시면 포션의 효과가 점차 떨어지는 증상으로 하루에 중급은 4병 까지다. 상급은 6병 이상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급은 찰과상부터 가벼운 상처에 주로 사용된다. 가벼운 상처일수록 치유속도가 빠르고 흉터가 남는다. 가장 싸고 보편적이라 돈 없는 자들이 많이 사용한다. 하루 2병까지가 제한적이며, 2병 이상 사용 시 신체에 독소가 쌓일 수 있다.

하급 이하 폐급의 실패작들이 종종 최하급이라 빈민가를 중심으로 돌아다닌다고는 한다. 종종 뛰어난 실패작들이 있어 운에 맡기는 경우라고 한다.

“회복속도와 흉터, 그리고 잔존 체내 독소, 허용량을 보면 일반적 하급보다 위고 중급보단 아래네!”

오크와 고블린을 대상으로 한 여러 번의 반복실험 끝에 드디어 개량보급 포션을 완성했다.

“가격은 70 실버로 해도 문제는 없을 것 같아. 대량생산하는 데다가 저렴한 약초를 배합한 거니까!”

오크와 고블린이 묶인 방 옆에는 마나로 장난을 치는 임프가 묶여있는 방이 있었다. 일부러 마나 탈진을 일으켜 마나 회복제를 실험 중인 장소였다.

“마나 회복제는 마나를 얼마나 불어넣어 주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이 정도면 일반 하급보단 나은 물품이 되겠어!”

며칠 후, 에피엔 연금술 공방에 새로운 푯말이 내걸렸다.

[에피엔 공방 신제품 출시, 하급 치유 포션 70실버 /하급 마나 회복제 90실버]
[선착 10분 포션 한 병씩 무료 증정/ 불량 제품 환불 보장]

“발모제 명가 말고, 포션 명가로 이름 좀 날려보자!”

발모제가 잘나가니까 루시안이 탈모라서 발모제가 뛰어난 거라는 둥, 실제 발모제 개발자는 따로 있고 루시안은 대행판매라는 등 말이 떠돌았다.

이제 18살인 루시안이 만들었다기엔 너무 효능이 좋았다. 돈 냄새를 맡은 상인들이 찾아와 발모제를 대량 납품받길 워하거나 협박을 해왔다.

루시안은 다 거절했다. 협박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굳이, 대량 납품한다고 시간을 갈아 넣기도 싫었고, 레시피를 알려주기도 싫었다.

“전생에서 저걸로 내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안해! 사고 싶으면 직접 와라!”

매대에 포션을 진열한다. 그간 공들인 보급형 포션의 진열과 함께, 기능성 포션들도 판매를 했다. 일반폭발 포션, 비산형폭발 포션, 밝은 빛을 내는 섬광 포션, 거미줄을 주성분으로 한 점착 포션에 해독제도 팔았다.

“신 제품을 파는 모양인데?”
“저렴하네? 성능은 확실한 건가?”
“오! 선착 10명 포션 무료라는데?”
“일단 써보면 알겠지.”

그렇게  명이 공짜로 포션을 받아간것을 시작으로 순식간에 10명의 무료 증정이 끝났다.

“보급 포션은 안 팔리고 해독제나 기능성 포션들만 나가네! 쩝!”

성능을 보고  간다는 것보단, 그냥 포션이 궁금하거나 재밌어 보여서  가는 것 같았다.

“에휴! 차차 나아지겠지.”

그때 공방 문이 열렸다.

“어서 오세요. 에피엔 공방입니다.”

반사적으로 인사를 한 루시안에게,

“오냐! 발터 님 오셨다.”

발터가 찾아왔다.

“왔냐?”

“가게가 휑하니 좋네?”
“놀리러 온 거면 돌아가라!”

발터는 아랑곳하지 않고 매대를 둘러본다.

“우와! 신기한 거 많다.  개만 선물로 주면 안 되냐?”
“에휴….”

루시안은 포션  개를 챙겨 발터에게 주었다.

“가지고 나가!”
“역시, 내가 친구를 잘 뒀다니까?”
“밥이나 사라! 포션 값으로.”
“그 정도야 뭐!”

#

발레리안 북쪽 새로 발견된 유적지.

“야! 거기 검은돌 고블린이잖아! 조심하라고!”

검은돌 고블린은 피부가 까매서 유적지의 어둠 속에서 모험가를 습격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유적지의 돌들이 까맣기도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아악!”
“야! 조심하라고 했잖아? 많이 다쳤어?”

다리에 길게  칼자국이 보인다. 피가 몽글몽글 솟아오른다.

“이대로 움직이는 건 불가능해. 상처가 깊어!”
“저 녀석, 뒤로 빼고 조금씩 퇴각해!”

한참이 지나 야영지 근처까지 퇴각한 일행은 각자의 상처를 살폈다.

“쟤가 가장 크게 다쳤어!”
“포션은?”
“기존에 쓰던  다 썼지!”
“기존에 쓰던 거? 그럼, 다른 게 있다는 거야?”
“오다가 무료 증정이라고 받은  있긴 해!“
“야! 일단 치료하고 봐야지! 지금 그런 걸 따질 때냐!”

거칠게 포션을 빼앗아, 다친 일행의 상처에 포션을 부었다.

“크으윽!”

상처에서 거품이 크게 일어난다.

“야! 거품이 왜 이리 심해?”
“몰라! 나도 증정으로 받은 포션이라고 했잖아!”

크게 일어났던 거품은 금세 사라졌다. 상처는 얕은 흉터만 남기고 깨끗하게 아물어있었다.

“이거, 효과가 괜찮은데?”
“야! 괜찮냐?”
“어? 통증이 사라졌어!”
“포션 어디서 받은 거라고 했지?”

#

“전방에 스네이크 워리어 무리가 달려옵니다.”
“뭐라도 쏴서 저지해! 방패도 깨져서 싸우기 힘들다고!”
“화살도 다 써버렸는데, 어쩌라는거야!”
“돌이라도 던져, 임마!”

뒤에 있던ㅡ 궁수가 비산형폭발포션을 꺼냈다. 상점에서 재밌어 보이길래 산 거였다.

“에잇, 모르겠다.”

궁수 손을 떠난 포션이 몬스터 무리 중앙에 떨어지자 거대한 폭발이 터진다. 일행이 깜짝 놀라 고개를 숙인다. 아까 소리친 대장의 머리 옆으로 쇳조각이 스쳐 지나간다.

“야이씨! 도대체, 뭘 던진 거야?”
“오다가 산 장난감이다. 왜! 돌이라도 던지라며?”
“아오. 진짜!”
“저기, 대장 앞에 몬스터가 다 쓰러졌는데요?”

폭발의 연기가 가시자 불에 그을리고, 쇳조각이 박힌 스네이크워리어가 보인다. 꿈틀대는 걸 보니 죽지는 않았나 보다.

“야! 이 포션 대박인데? 다들, 빨리 마무리해라! 오늘은 술이나 마시러 가자!”
“대장이 사는 겁니까?”
“그래! 내가 살 테니까 빨리 마무리나 해!”
“아, 대장. 그러고 보니 이 포션 판 사람이 던질 때 몸 잘 숨기고 던지라 했는데, 내가 깜빡했네?”
“야! 내가, 소리쳤다고 나까지 죽이려고했냐?”
“미안 미안, 그래도 덕분에 위험에서 벗어났잖아? 다음에도 이 포션 사서 오자! 이거 효과 좋잖아?”
“그건 그러네. 거기가 어디라고?”

#

점차 입소문이 퍼지면서 공방은 방문객이 늘어갔다.

“여기, 치유 포션 다 떨어졌어요?”
“네, 방금 다 나갔네요.”
“더 없는 거예요?”
“오늘 판매분은 다 나갔습니다.”
“어젠 이 시간에도 남아있더니만. 에휴!”

어느 순간부터 매대에 물건을 진열하기 무섭게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늦게 온 사람들은 물건을 사지 못해 아쉬워했다. 하지만 루시안은 물량을 늘리지 않았다.

“일에 매몰되긴 싫어!”

늘 한정된 수량을 판매하는 거로 가닥을 잡았고, 공방을 열 때 수량을 공지하고 다 팔리면 문을 닫았다. 그러다 보니, 귀해진 포션은 더 많은 사람을 불러모았다.

“루시안, 부자 되겠다.”
“그러니까, 공방에 사람이 많아서 들어가지도 못한다니까?”

마리엔이 아쉽다는  공방을 째려보았다.

“마리엔, 루시안이 다치고 나서 갑자기  나가잖아? 나도 머리를 한번 다쳐볼까?”
“아마, 넌 평생 침 흘리고 살걸?  주면 막 좋아하고.”

마리엔의 직설에 발터가 타격을 받고는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다.

“거기 둘! 한가하게 노닥거릴 시간 있으면, 위층에 방 정리나 도와주렴!”

어느새 나타난, 베티 아주머니가 국자를 휘두르면서 말했다.

“가죽이 잘 말랐나 모르겠네?”

발터가 딴청을 피우며 자리에서 도망쳤다. 혀를 찬 베티가 마리엔에게 물어봤다.

“요즘엔 저녁도 먹으러 안 오던데? 루시안, 많이 바쁜 거니?”
“공방이 미어터진다니까? 루시안이 점점 멀어지는  같아!”

마리엔이 시무룩해하자 베티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딸! 내일부터 공방에서 일해. 여긴 사람 고용하면 되니까!”
“엄마!”

마리엔이 베티를 꼭 껴안는다.

“네가 죽고 못 사는 루시안! 옆에 두고 일하렴. 엄마는 괜찮으니까!”
“정말? 그래도 되는 거야?“
“엄마, 마음 바뀌기 전에 어서 가봐! 루시안한테 저녁 먹으러 오라고 말하고!”

마리엔이 환히 웃는다. 베티도 따라서 환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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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폭풍이 지나가고 텅 빈 매대와 함께 오늘의 영업도끝난 시간이었다.

“야! 루시안. 나왔어!”
“어? 마리엔! 무슨 일이야?”
“나, 내일부터 여기서 일하고 싶어! 돈, 얼마 줄 거야?”
“뭐? 여관은 어쩌고?”
“엄마가 허락했어! 돈 얼마 줄 거냐니까?”
“굳이 사람 필요 없는데?”
“이씨! 내가 일한다면, 그런 줄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얼마 줄 거냐니까?”

마리엔이 버럭 소리를지른다. 일 안시켜주면 팰 듯이 노려본다. 주먹을 붕붕 휘두른다.

“주, 주, 주당 3골드 줄게!”
“나쁘지 않네. 판매하고 돈 받는 거만 하면 되는 거잖아?“

마리엔이 콧노래를 부르며 공방 정리를 돕는다. 루시안이 고개를 내저으며 속으로 툴툴거렸다.

“저녁에 엄마가  먹으러 오래.  요즘 안 온다고 섭섭해하시더라.”
“아! 좀 바빠가자고”
“칫! 바빠도 밥은 챙겨 먹어야 할 거 아니냐고!”
“알았다고 알았어! 갈 테니까 그만 화내!”

루시안은 공방 정리를 마리엔에게 맡기고, 지하실을 들러 2층으로 향했다. 베티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거대 숲뿔달팽이의 점액에 나로칸 나무의 수액하고 이거랑 저거를 섞어서 점도는 되직하게 크림 형태로 만들고.”

연금솥에 재료를 넣고 뭉근하게 끓인  원하는 점도가 나오자. 마법으로 식혀서 용기에 담는다. 마법펜으로 용기에 글자를 적어넣는다.

[에피엔 공방  보습제]

“휴! 베티 아줌마 드릴 선물은 이거면 되겠지?”
“야! 루시안! 저녁 먹으러 안가? 어? 이게 무슨 냄새야! 뭐 만들었어?”

루시안을 찾아 2층까지 올라온 마리엔이 공방에 퍼진 향긋한 냄새에 궁금해하며 물어온다.

“베티 아주머니 드릴 선물을 준비했어.”
“나는 안주고?”
“네껀나중에”
“치잇!”

마리엔이 삐진 듯이 입이 툭 튀어나왔다.

“나중에 좋은 거 만들어줄 게! 배고프다 빨리 가자!”
“약속한 거다?”
“어!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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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슬복슬 토끼 여관 안.

“루시안, 오랜만이구나? 얼굴 까먹기 전에 자주 오렴.”
“베티 아줌마, 자주 찾아오지 못해서 죄송해요! 이거는  선물이에요.”

루시안이 품에서 준비한 통을 꺼냈다.

“주무실 때 손에 바르세요. 거친 손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고, 촉촉하게 유지해줄 거예요. 피부에 도움 되는 거로 만들었어요.”

뚜껑을 열어본 베티 아줌마가 향긋한 향을 맡고는 미소를 짓는다.

“어머! 향기도  좋네. 고맙다. 루시안”
“엄마! 나도 써보면 안 돼?”
“이건, 엄마 선물이란다? 루시안한테 달라고 하렴. 호호호”
“치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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