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실 파티에서 처음 본, 미친 듯이 잘생긴 황태자가 갑자기 나를 아는 척 한다.
“어디서 갑자기 동양인처럼 생긴 여자가 루비체 가문에 입양됐다기에 혹시나 했어. 근데 그게 너일 줄이야. 내가 미친 게 아니었어. 난 미치지 않았던 거였어.”
그리곤 그렇게 말하며, 펑펑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닌가. 게다가 알고 보니 이 남자. 한국에서의 내 직장상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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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미치광이라고 표현되는 황태자, 그러니까 내 ‘전’ 직장상사는 틈만 나면 나를 황궁으로 불러댔다.
“한국 얘기를 해 줘.”
“5년 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그냥 해 줘. 나한텐 20년도 더 된 얘기니까.”
시간 차이가 그렇게나 난다고? 조금 놀라서 그의 얼굴을 쳐다봤다가
또 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얘는 왜 자꾸 울어.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미치도록.”
그리고는 내 손바닥에 얼굴을 묻고 오열을 해서 나를 더 난감하게 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식사를 하던 중이었고 눈앞에는 황후와 황제가 밥 먹다 체한 얼굴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