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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투왕-25화 (25/43)

〈 25화 〉 6장. 보물과 혈교 (4) (수정)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6장. 보물과 혈교 (4)

단순히 삼백여 년 전의 여고수의 무공만 잠들어있을 것이란 백강휘의 생각과 달리 이곳에는 많은 보물들이 잠들어 있었다.

'병기는 물론이고 비급까지.'

게다가 영약으로 보이는 것들까지 있으니 백강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으음."

검에 홀딱 빠져있다가 그제야 비급을 발견한 남궁혁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백 동생. 이곳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

"모릅니다. 전 그저 여기 뛰어난 여고수의 무공이 잠들어있다고 들어서 온 것뿐입니다."

"여고수?"

남궁혁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백강휘를 보았다.

그가 보기에 백강휘는 이미 뛰어난 고수였으며, 익히고 있는 무공이 있었다.

"굳이 자네에게 무공이 더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

한 가지 무공을 대성하기도 쉽지 않은데, 다른 무공까지 욕심을 내는 것인가 싶어 실망스러워졌다.

"제가 익힐 것은 아닙니다. 여동생에게 줄 생각이었으니까요."

"여동생?"

그러고 보니 백씨세가의 가주에게는 여식이 있다고 들었다.

아마 시골에서 데려온 첩의 아이라고 했던가.

'비슷한 입장이라서 꽤 아끼는 모양이군.'

백씨세가의 일공자인 백강휘가 서자라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다. 그리고 그 이유로 대공자라 불리지 못하고 소가주도 되지 못했다는 사실도.

'멍청한 일이지.'

남궁혁은 백강휘가 백씨세가의 가주가 된다면 오대세가를 충분히 위협할 세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알고 있나? 여기에는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실전된 무공이 있네."

"흐음."

"정파만이 아니라 사파의 무공도 있단 말일세."

남궁혁은 무수히 많은 비급들 중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제왕검형(帝王劍形). 남궁세가의 무공이지."

"······."

백강휘는 아무말도 없이 남궁혁이 집어들은 비급을 쳐다보았다.

그가 아는 남궁세가의 검술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창궁무애검법(蒼穹無涯劍法)이었다.

"창궁무애검법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무공인데, 소실되었다네. 그런데 이곳에 있군."

남궁혁은 다시 의심 가득한 눈으로 백강휘를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백강휘가 이 일을 알고 있었다면 남궁혁을 이곳에 데려왔을 리가 없다.

'게다가 그 역시 놀란 표정이었어.'

어쩌면 백강휘는 정말 여동생에게 줄 비급을 구하려다가 이곳에 온 것일 수도 있었다.

"남궁세가의 무공만이 아닐세. 그러니 여기는······."

남궁혁은 다른 비급을 집어 들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마 귀영신투(鬼影神偸)가 훔친 것들을 숨겨놓았던 곳 같네."

"귀영신투······."

귀영신투(鬼影神偸).

백오십 년 전, 무림을 혼란에 빠트렸던 전설의 도둑.

그가 훔치지 못하는 물건은 없었으며, 오죽하면 황궁도 제집처럼 들락날락했다고 알려져 있었다.

'만약 그런 자였다면 이 많은 양의 보물도 이해가 돼.'

정, 사를 불문하고 모여있는 비급들과 영약들. 그리고 절세라고 하더라도 과장이 없는 병기들.

다만 여기에 천마신교의 무공은 없었다.

"자네가 찾았으니 이곳의 주인이겠지만, 이 비급들을 나에게 맡겨도 되겠는가?"

"어쩌려고 하십니까?"

"아무래도 주인에게 돌려주고 싶어서 말이야."

백강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깝지 않다면 거짓말이었지만, 이것으로 남궁혁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괜히 구파일방과 얽히는 것은 사양이야.'

만약 그들의 실전된 무공을 백서희가 익히면, 그들이 백서희에게 어떤 짓을 할 지 알 수 없었다.

"어차피 제가 노린 것은 이것이었으니까요."

백강휘는 비급 한 권을 집어 들고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읽기 시작했다.

"으음."

"생각보다 별로인가?"

"솔직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당시 뛰어난 여고수의 비급이라고 해서 기대했지만, 너무 공격적인 무공이었다.

"초식이 대부분 공격에 치중된 검술이군요."

"그건 좋지 않군."

어떻게든 상대를 죽이겠다는 의지만이 담겨있는 검술.

아마 이 여고수의 몸에는 엄청난 양의 흉터가 있었으리라.

'저렇게 빠르게 비급을 모두 읽고 단번에 그 진의를 깨달았다는 것인가.'

남궁혁은 흥미가 가득 담긴 눈으로 백강휘를 보았다.

"아무래도 이건 못 주겠군요."

"비록 태산파 같은 곳의 무공도 있지만, 이건 정의맹에서 보관해야 할 것 같네."

과거 구파에 속했거나 그에 준하는 문파였지만, 이제는 멸문해버린 곳들의 무공도 있었다.

하지만 남궁혁은 이 비급들을 정의맹에서 보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개인이 악용할 수도 있었으며 혈교라는 놈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물론 내 아우가 악용할 리는 없지만.'

백강휘가 이 비급들을 악용할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았지만, 혈교의 표적이 될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되었다.

"흐음. 결국 제가 얻은 것은 없군요."

"크흠!"

남궁혁은 붉어진 얼굴로 헛기침을 했다.

물론 백강휘가 없었더라도 그는 결국 이곳을 찾아냈을 것이지만, 그 덕분에 쉽게 찾은 것도 사실이었다.

"자네 동생의 나이는 어떻게 되는가?"

"열둘입니다. 곧 열셋이 되겠군요."

"익힌 무공은 없고?"

"예."

남궁혁은 안타깝다는 표정이 되었다. 열둘, 이제 열셋이란 나이는 무공을 익히기에 늦은 나이였으니까.

"제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생각보다 재능이 있습니다. 단번에 세가의 검에서 결점을 찾아냈으니까요."

"호오?"

"다만 사범들에게 무시를 당한 것인지, 백씨세가의 무공에는 흥미를 갖지 못하더군요."

남궁혁의 동생도 가히 천재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재능이었기에 백강휘의 말에 흥미를 느꼈다.

"역시 구파일방의 무공은 쉽게 따라가지 못하나 봅니다."

"어디 생각하던 곳이 있었나?"

역시라는 백강휘의 말에 남궁혁이 눈을 반짝였다.

"조화가 으뜸이라는 무당을 생각했지요."

"남궁세가도 괜찮다만?"

"하지만 직계만 익힐 수 있는 무공이 있지 않습니까?"

사천당가가 특히 더 심해 유명할 뿐, 다른 세가들도 못지않게 폐쇄적인 곳들이었다.

"무당은 분명 뛰어나지만, 여제자를 받지 않는다네."

"속가제자란 것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세가와 다를 바가 없네만?"

속가제자라면 여인이라도 무당의 제자가 될 수 있지만, 검의 진수를 배우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속가제자라고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요."

"그렇긴 하지."

그 재능과 문파에 대한 충성심이 뛰어나다면 백강휘의 말처럼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무당과 접점이 없으니 이 비급을 구하러 온 것이죠."

"동생을 많이 아끼나 보군."

아무리 무당파라도 속가제자로 들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저 돈이 조금 필요한 것뿐이지만, 백씨세가가 지불하기 힘든 금액도 아니었다.

하지만 백강휘가 그 방법을 택하지 않은 것은 동생의 스승이 어떤 사람이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리라.

"후우."

남궁혁은 한숨을 내쉬고는 생각에 잠겼다.

"내 직접 자네의 동생을 보지 않았으니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

"무엇입니까?"

"그건 곧 알게 될 걸세. 하지만 아무것도 없이 무당의 제자가 되기는 힘들지."

백강휘의 눈에 이채가 어린 것을 본 남궁혁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마치 어린아이 같군.'

물론 약관도 되지 않은 나이니 어린 것이 맞았다.

하지만 그의 무위 때문인지 그가 어리다는 것을 잊고는 했다.

"아이에게 내공심법을 가르쳐주고 단련을 시키게. 그럼 이 우형이 알아서 하겠네."

단련이란 무공을 가르치라는 것이 아니라, 무공을 익힐 수 있는 몸으로 만들라는 것이었다.

"마공이나 사공만 아니라면 상관없다네. 무당의 무공은 포용력이 무척이나 뛰어나니 괜찮을 걸세."

내공을 쌓은 상태에서 다른 내공심법을 익히려고 하면 내력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너무 뛰어난 내공심법보다는 기본적인 것이 좋겠지."

저잣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재심법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 효능이 좋다고는 할 수 없는, 말 그대로 삼류 내공심법이었다.

"내공을 모으기는 쉽지 않지만 분명 정순한 내공이지."

그 정도로 정순한 내공이면 너무나 쉽게 무당의 무공으로 승화될 수 있으리라.

"그 약속, 거짓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하하. 알겠네."

백강휘는 곧바로 영약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서 상당한 양의 영약들을 챙겼다.

"그걸 다 가져가려는 건가?"

"아무래도 딸린 녀석들이 많으니까요."

비록 삼재심법이라지만 이 정도의 영약과 백강휘의 도움이 있다면 많은 양의 내력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놈들에게도 좀 주고.'

우일향이나 해령, 그리고 다시 돌아올 왕평도 생각났다.

그렇기에 백강휘는 넉넉한 양의 영약을 챙겼다.

"남궁 소협은 안 챙기십니까?"

"······."

백강휘의 질문에 남궁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

"······."

그리고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백강휘가 한숨을 내쉬었다.

"···형님은 안 챙기십니까?"

"하나 정도면 될 걸세."

이미 백강휘나 남궁혁에게 내공의 양은 큰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백강휘 덕분인지 남궁혁 역시 동생이 생각났기에 슬쩍 하나를 챙겼다.

"이건 정의맹에 주기가 좀 그렇군. 분명 크게 분쟁이 일어날 테니."

주인이 정해져 있는 비급과 달리 영약은 주인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것들을 차지하기 위해 시끄러워질 것이다.

"그러니 이것들은 폐기하는 것이 좋겠군."

어찌 보면 전혀 욕심이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남궁혁의 손에는 한 자루의 검이 꼭 쥐어져 있었다.

비급이나 영약에는 전혀 욕심을 보이지 않는 그였지만, 저 검은 무조건 갖고 싶은 모양이었다.

'갖고 있는 검도 충분히 좋을 텐데.'

남궁세가의 소가주인만큼 남궁혁이 지니고 있는 검 역시 명검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차피 다 가지고 가기도 힘드니.'

그 역시도 다른 사람들에게 줄 검을 갖고 갈까 싶었지만, 고개를 저었다.

"음. 이것 어떤가?"

"······."

남궁혁이 가리킨 것은 검은색의 장포였다.

"천잠사."

"그렇지. 자네는 권갑이 따로 없으니 이것이어도 괜찮지 않나?"

천잠이라는 누에에게서 얻을 수 있는 천잠사(天蠶絲)는 어지간한 검에도 뚫리지 않을 정도였다.

'확실히 이 장포라면······.'

권갑이 없더라도 훌륭한 방어수단이 될 것이 분명했기에 백강휘는 거절하지 않고 그 장포를 입었다.

"잘 어울리는군."

"고맙습니다."

"보물이 주인을 찾아간 것뿐이지."

남궁혁이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백강휘는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었다.

'이 천잠보의(天蠶寶衣)는 분명 청해쪽에서 나오는 보물이었어.'

도검(刀劍)에 상하지 않고, 수화(水火) 속에서도 지켜준다는 전설상의 보의.

이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엄청난 피바람이 불었었다.

백강휘 역시 이 보의의 주인을 질투했기에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비급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보물들도 모여있다니.'

백강휘는 날카로운 눈으로 주위를 살펴보았다.

"아, 이제 나가도 되지 않겠나?"

남궁혁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백강휘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러죠."

"흠. 그럼 이번엔 이 우형이 먼저 앞장서겠네."

남궁혁은 들어왔던 곳을 통해 다시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백강휘 역시 그 뒤를 따라서 밖으로 기어나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건······.'

계속 머릿속을 지배하는 생각 때문인지 밖으로 나가는 백강휘의 굳은 얼굴은 전혀 풀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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