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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투왕-21화 (21/43)

〈 21화 〉 5장. 형문채 (3)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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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형문채(荊門寨) (3)

백강휘는 해령이라는 이름의 소년을 보았다.

'해령. 해령이라.'

염화신룡(炎火新龍)이란 별호를 떠올리자 가슴 속의 답답함이 조금 풀리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정말 이 아이가 염화신룡인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

'염화신룡의 이름까지는 잘 모르니까.'

염화신룡.

전생 전, 혈교와의 전쟁 중 혜성처럼 등장한 신진고수.

'마공을 익힌 주제에 의협심이 넘쳐나던 멍청한 녀석.'

밝혀진 것은 거의 없었다.

녀석의 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백강휘보다 어렸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출신도, 어디서 무공을 익혔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것은 염화신룡이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진 그런 존재였기 때문이 아니라, 별호로 더 많이 불렸기 때문이었다.

'어찌 보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것이 맞나?'

한창 혈교와의 전쟁 중, 무림을 뒤흔드는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염화신룡의 무공이 사라진 천마신교의 마공이란 것이 밝혀진 것이다.

그 때문에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 출신이 아닌 염화신룡을 시기하던 자들이 그를 몰아갔고, 결국 그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의협심 가득한 무인이었는데, 마공을 익혔다는 사실 때문에 무림공적으로 몰려갔지.'

그 당시 백강휘는 큰 충격을 받았고, 그 일로 인하여 의협이란 말을 믿지 않게 되었다.

'그런 중요한 사람을 잊고 있었다니.'

눈뜨자마자 쫓기고 있었고, 무공을 배우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살아야 할지 계획하다 보니 완전히 잊고 있었다.

게다가 그와 만날 일이 없을 거로 생각했기에 더욱 잊고 있었다.

'이 녀석이 정말 염화신룡인가?'

몇 년 전, 이곳의 채주는 하나의 표국을 습격해서 표물을 얻었다. 그리고 정말 우연히도 그 안에 염화마공이 있었다.

-이 무공을 익히면 나도 본산에서 한 자리 차지할 수 있으리라.

채주는 염화마공이 대단한 무공이란 것을 한눈에 알아봤고, 어떻게든 익히려 했지만 결국 익히지 못했다.

그리고 몇 년 후, 이것을 녹림의 총채주에게 진상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하필이면 무당과 관이 협력하여 형문채를 공격했다.

의창의 관에서 형문채의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무당파에 도움을 요청하였던 것이다.

당연히 형문채는 사라지게 되었고, 잡혀있던 사람들은 모두 풀려나게 되었다. 물론 해령도 포함하여.

풀려난 해령은 이후 이곳에 와서 무공의 비급을 얻게 된다.

우연히 채주가 보물을 숨기는 곳을 알아냈기에, 무당파와 관이 물러날 때까지 기다린 후 다시 찾아온 것이다.

이것이 백강휘가 모르는 해령의 이야기였다.

"너, 갈 곳이 없다고 했느냐?"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는 백강휘의 질문에 해령이 맹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나와 같이 가자."

"저, 정말입니까?"

백강휘의 말에 해령의 표정이 대번에 밝아졌다.

"하지만 네게 무공을 전수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해령은 풀이 죽은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대신 네가 고수가 될 수는 있게 해주겠다."

"알겠습니다."

해령은 아쉽지만, 애써 속내는 감추며 밝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괜찮겠습니까?"

"그냥 몸종이라고 생각해. 왕평이 오기 전까지."

"알겠습니다."

우일향은 더는 반대하지 않았다. 사실 그로서도 백강휘의 새로운 몸종이 생기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말이 호위무사이지, 실상은 백강휘의 몸종과 다름없는 우일향이었기에 해령의 존재가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가자. 우선 호북상회의 회주와 만나봐야겠어."

"예."

"그 전에 이 녀석 씻기고, 옷도 사 입혀."

"알겠습니다."

백강휘와 우일향은 의창에서 필요한 것들을 사들인 후, 곧바로 무한을 향해 움직였다.

씻고 옷을 갈아입은 해령은 빼어난 미남으로 자랄 것이 분명한 외모를 자랑했다.

다만 눈이 찢어져서 조금 사나워 보이는 인상이었다.

"잘 따라오는군."

"예. 독기가 있습니다."

비록 그들이 경공을 펼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의창에서 무한까지 걸어가고 있었다.

보통의 어린아이라면 힘들다고 투덜대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해령은 군소리 없이 그들을 잘 쫓아오고 있었다.

"그래도 피곤하긴 할 것입니다."

"그렇겠지."

노숙을 하게 되면 해령은 맛도 없는 말린 음식들을 어떻게든 욱여넣고 그대로 잠에 빠졌다.

우일향은 그 정도로 지쳤음에도 다음날이면 아무 일 없다는 듯 잘 따라오는 해령이 대견하게 느껴졌다.

"바로 회주를 만나러 가시겠습니까?"

"그래야지."

백강휘와 우일향은 무한에 도착하자마자 객잔의 침상에서 뻗어버린 해령을 뒤로하고 호북상회로 움직였다.

"어서 오시오."

그리고 회주와 만나기 위해 기다렸던 이전과 달리, 그들은 곧바로 이정웅을 만날 수 있었다.

"형문파에 대한 것은 들으셨겠죠?"

"물론이오."

이미 백강휘가 형문파를 처리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정말 둘이서 산채 하나를 처리했을 줄이야.'

물론 직접 본 것은 아니고, 그의 수하가 이미 엉망이 된 산채의 모습을 보고 그에게 보고했을 뿐이다.

그렇기에 이정웅은 백강휘 혼자서 산채를 처리한 것이 아니라 우일향과 함께 처리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거기서 얻은 전리품은?"

"그것은 제 전리품이죠. 제가 처리했으니까요."

두 사람이 대단한 것은 맞지만, 상인이기 때문인지 형문채에서 얻었을 전리품에 욕심이 갔다.

하지만 이어지는 백강휘의 대답에 이정웅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별로 대단한 것은 없었습니다."

"정말이오?"

이정웅은 녹림십팔채의 서열 오 위인 형문파에 대단한 재물이 없었다는 말을 쉽게 믿을 수 없었지만, 백강휘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납치되었던 이들이 돌아오면서 꽤 많은 재물을 가지고 왔다던데.'

이정웅은 백강휘가 재물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당파의 고고한 도사 같군. 아니면 소림사의 승려라던가.'

혼자 그렇게 착각한 이정웅은 백강휘를 좀 더 알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를 품을 그릇은 안 돼.'

이 정도로 강한 고수라면 호북상회에서 담을 수 없다.

'괜찮은 손녀가 없나 찾아봐야겠어.'

그는 여러 자식을 두었고, 또한 많은 손자와 손녀들이 있었다.

"이제 백씨세가와의 거래는 재개되는 겁니까?"

백강휘와 어울릴만한 손녀가 없나 고민에 빠진 이정웅의 귀로 백강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협께서 이곳으로 오고 있을 때 이미 재개되었다오."

"소협은 무슨. 그냥 이전처럼 불러주시지요."

백강휘는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소협이란 말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

"그럼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좀 더 머물지 않고?"

가겠다는 백강휘의 말에 이정웅이 아쉽다는 얼굴로 그를 보았다.

"괜찮습니다."

"아쉽게 되었소."

거절하는 백강휘를 보며 이정웅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를 이곳에서 며칠 머물게 하면서 그의 손녀와 자연스럽게 만나게 할 생각이었기에 더욱더 아쉽게 느껴졌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멀리 나가지 않겠소."

이정웅은 여전히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혼담을 넣어봐야 하나?'

작은 상단 하나에 애먹는 백씨세가였기에 분명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이미 백강휘가 나가버린 문을 보는 이정웅의 눈이 타오르고 있었다.

"잠시 하오문에 가자."

"알겠습니다."

호북상회의 장원을 나온 백강휘는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무한루로 가서 화란을 만났다.

"오랜만에 뵙네요. 형문채에 대한 일은 들었습니다."

여전히 면사로 눈 아래를 가린 화란은 사근사근한 말투로 백강휘를 맞이했다.

"단신으로 형문채를 처리하신 것을 보니 역시 제 눈은 틀리지 않았군요."

정보 조직인 하오문인 만큼 우일향과 함께 처리했다고 생각한 이정웅과 달리 백강휘가 단신으로 싸웠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쩐 일로 오신 건가요?"

"부탁이 좀 있어서."

백강휘는 형문채에서 얻은 비급들을 꺼내서 탁자에 올려놓았다.

"형문채에서 얻은 비급인가 보군요."

"이것들을 팔고, 좀 쓸만한 비급을 얻고 싶소."

"하지만 겨우 이 정도로 대단한 무공은 얻을 수 없어요."

염화마공이 있었다면 말이 달랐겠지만, 그것은 해령에게 익히게 할 것이기에 빠져있었다.

그렇기에 남아있는 비급들은 그리 뛰어나지 않은, 어찌 보면 이류에서 일류가 한계인 그저 그런 무공들뿐이었다.

"이거면 되겠소?"

"이건······."

"야명주."

절강을 떠나기 전에 우일향에게 주었던 야명주였다.

평생의 봉급이라며 하나 주었던 것인데, 우일향이 그것을 가지고 있었기에 다시 받은 것이다.

'나중에 다시 주신다고 하셨지만, 아쉽군.'

백강휘가 숨겨놓았던 야명주 중 하나를 다시 가져가라고 했지만, 그래도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기에 우일향은 아쉬운 눈으로 백강휘가 꺼낸 야명주를 보았다.

"이거 하나면 꽤 괜찮은 무공들을 구할 수 있을 텐데."

"물론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비급들은 구하기 힘들지만요."

"그런 것은 원하지도 않소."

대문파의 비급은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했기에 구하기도 어려웠지만, 그 문파의 표적이 되기 쉬웠다.

"괜찮은 비급으로 여러 개를 구해드리면 되나요?"

"아니. 최상급으로 몇 개."

하지만 최상급 무공이라고 무조건 대문파의 무공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대문파의 무공은 여러 세대를 거쳐오며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했지만, 중원은 넓고 무공은 많았다.

"멸문한 구파일방이나 세가의 비급도 괜찮고, 과거 유명했던 자들의 비급도 괜찮소."

무당이나 소림, 화산, 개방 등 계속해서 구파일방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문파도 있었지만, 구파에서 밀리거나 멸문해버린 문파도 있었다.

"하나는 무조건 검술로. 그리고 마공이나 사공은 안 되오."

"생각보다 더 까다롭네요. 아마 많아도 세 개, 어쩌면 하나도 못 구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상관없소."

아무리 야명주가 비싼 것이라고 하더라도, 백강휘가 원하는 무공서들은 정말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한 것들이었다.

어쩌면 야명주 하나로 단 하나의 비급도 못 구할 수도 있었다.

"나중에 우일향이 야명주를 더 가져올 거요. 그걸로도 더 구할 수 있으면 그래도 되오."

"얼마나 많은 거죠?"

더 가져올 거란 말에 화란이 놀란 눈으로 물었지만, 백강휘는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알겠어요. 최대한 빨리 구해볼게요."

"부탁하오."

단순히 백강휘도 몇 개가 있는지 모르는 것이었지만, 화란은 백강휘가 대답하기 싫다고 생각하며 화제를 돌렸다.

"가시려고요?"

"이제 세가로 돌아가야지."

백강휘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화란이 아쉬운 눈으로 그를 보았다.

"어쨌든 이번 정보는 꽤 유용했소. 이것은 잊지 않도록 하지."

"그럼 앞으로 저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주시는 건가요?"

"하오문이 아니라 그대와."

"후후. 고마워요."

그렇게 백강휘가 무한루를 떠났음에도 화란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됐어.'

하오문이 아니라 화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백강휘의 말을 곱씹는 화란의 눈에는 묘한 열기가 감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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