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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먼치킨이 되었다-33화 (3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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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집단 흑사협

“서쳐가 있는 곳은 가이라 도시 중심 부근에 있는 대사관입니다.”

천리안으로 서쳐가 있는 곳을 확인한 오정이 말했다.

오정을 필두로 우린 가이라 도시 안으로 들어갈 계획을 세웠다.

사오정은 생각보다 리더십 있고, 강단 있는 캐릭터였다.

그런 그녀가 든든했다.

물론 내게도 든든한 동료들이 있지만, 이렇게 지도력을 갖춘 통솔력 있는 캐릭터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파수꾼님, 제 말 이해하셨습니까?”

“아··· 네.”

사오정의 계획은 이러했다.

일단 다 같이 움직이기에는 발각될 확률이 높기에 두 팀으로 찢어진다.

그리고 두 팀 모두 삼엄한 경계를 뚫고 도시 내부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크라운과 아델라가 주의를 끌어 주면, 나와 제나 그리고 사오정이 그 틈에 가이라 도시로 들어가기로 했다.

“뭐. 주의만 끌어 주면 되는 거지?”

크라운이 용검을 휘두르자 주변에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아델라 또한 돌연변이화되어 가이라 경비대들의 시선을 끌었다.

경비대는 생각대로 크라운과 아델라를 상대하는 데 집중했다. 그래서 삼엄했던 경계의 틈이 생겼다.

“저희도 갑시다.”

크라운과 아델라를 공격하는 경비대들.

난 동료들을 믿고 사오정의 뒤를 따라 가이라 도시 내부로 뛰어 들어갔다.

그들은 내 뒤를 맡길 수 있는 든든한 동료였으니깐.

* * *

가이라 도시 내부는 황폐한 외부 환경보다는 나았다.

분수대도 있었고, 무더위를 막아 주는 그늘막도 이곳저곳 배치되어 있었다.

마치 휴양지가 연상되는 모습이다.

나도 모르게 감탄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쉿!”

그러던 중. 사오정이 눈치를 주었다.

도시 외벽뿐만 아니라 안에도 경비대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일단 변장부터 하시죠.”

제나가 가이라 도시 캐릭터의 복장을 보고는 그 스타일의 옷들을 소환시켰다.

“대사관 방향은 어디입니까?”

“동쪽으로 가면 됩니다.”

변장을 마친 후. 우린 재빠르게 대사관 방향 쪽으로 몸을 숨기며 이동했다.

시간을 지체할수록 주의를 끌어 준 크라운과 아델라가 위험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들이 강한 동료라도, 이곳은 옐로우우드의 중심 도시.

이곳 어딘가에 흑사협의 군주가 있을지도 모른다.

“엎드리세요!”

그리고 설마 하는 예측은 언제나 맞아떨어졌다.

소동을 일으키는 크라운과 아델라를 제압하기 위해 경비대들이 외벽으로 이동하던 중.

경비대들 사이 눈에 띄는 칭호를 가진 남성과 마주했기 때문이다.

[천하제일 검(天下第一 劍) 암살 집단 흑사협 2군주 버서커]

헨드릭스의 라이칸부터 흑사협의 웬디고, 소사이어티 집행자들까지.

지금까지 군주들을 많이 마주쳤는데 흑사협 2군주 버서커는 그들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외모와 달리 피비린내 같은 역겨운 냄새가 그의 주변에서 진동하고 있었다.

“크라운과 아델라가 너무 위험합니다!”

그래서 난 오정의 팔을 잡고 걸음을 멈췄다.

저 괴물로부터 크라운과 아델라를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아오는 말은 차가웠다.

“미쳤습니까? 다시 돌아가는 건 동료들에게도 죄짓는 행동입니다.”

오정은 항상 반박하지 못하도록 논리정연하게 대답했다.

그녀의 말대로 지금 돌아가서 그들을 지키는 것은 의미가 없는 행동이다.

크라운과 아델라가 주의를 끈 이유는 서쳐가 있는 대사관에 몰래 잠입할 수 있게 해 주려던 것이기에.

아직 서쳐를 만나지도 못했는데 다시 돌아가는 것은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은 행동이었다.

그러나 상대는 버서커.

천하제일 검객이라고 부르는 사나이다.

“마왕님, 제가 먼저 크라운과 아델라에게 가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겠습니다.”

그때 제나가 솔선수범 가려운 곳을 긁어 주었다.

이젠 내 성향을 파악한 제나.

작전도 중요하지만, 내겐 동료가 더 중요했기에 제나가 그런 얘기를 꺼낸 것이다.

덕분에 난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무조건 도망쳐! 싸우지 말고.”

난 제나에게 한 번 더 싸우지 말고 도망치라는 것을 강조한 뒤 그녀를 믿고 다시 사오정과 함께 대사관으로 이동했다.

제나가 아무리 철없는 아이처럼 행동한다 한들 내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던 조력자.

알에서 태어난 아기 새가 눈을 뜨고 가장 먼저 본 어미 새에게 의지하는 것처럼. 나 또한 제나에게 가장 의지하고 있었다.

“대화 끝났으면 신속히 이동합시다. 한시가 급합니다.”

그래서 난 제나를 믿고 다시 걸음을 뗐다.

* * *

드디어 대사관에 도착했다.

시끄러운 성벽과 달리 조용한 공간.

오정은 뭔가 이상함을 느낀 듯 뒷걸음질 쳤다.

“더워서 그런가?”

대사관에 주차된 자동차의 엔진을 만져 보니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시동을 걸었던 것처럼 뜨거운 상태였다.

가이라 도시 내부는 그늘막이 군데군데 많이 놓여 있어 생각보다 시원한데.

엔진이 뜨거우니 오정은 뭔가 이상함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뭔가 소름 끼치도록 고요한 대사관.

떠들썩한 길거리와 달리 대사관 주변은 다른 세계에 온 것처럼 조용했다.

“피하십시오!”

그때 사오정의 외침이 들렸다.

대사관 사이사이 은신했던 닌자들이 나를 공격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사오정의 외침을 듣자마자 반응했기에 그들이 던진 표창을 피할 수 있었다.

“하늘 섬 관계자분이 이곳엔 어쩐 일입니까?”

닌자들 뒤로 대사관에서 나타난 중년 남성.

버서커와 같은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그의 칭호를 보자 저절로 오금이 저렸다.

[암살 집단 흑사협의 대군주 세이시로]

* * *

그 시각. 도시 외벽에선.

크라운과 아델라가 경비대들의 공격을 방어하고 있었다.

그러나 옐로우우드의 경비대들은 생각보다 막강했다.

그리고 숨 쉴 틈 없이 계속 증가하는 병력.

“살생하지 않으면 우리가 죽겠는데?”

“살생은 안 됩니다. 저자들도 죄 없는 백성들일 뿐입니다.”

더구나 아델라가 살생을 막으니 그저 방어하는 수밖에는 없었다.

“도망치십시오. 마왕님 명령입니다.”

그러던 그때. 제나가 황급히 도시 밖으로 나와 경비대를 살상하고 크라운과 아델라 곁으로 향했다.

“역시 악마는 악마야.”

아무 죄책감 없이 살상하는 제나의 모습에 크라운은 헛웃음을 지었다.

어차피 이렇게 될 거 방어만 하고 있던 자기 자신의 모습에 허탈했는지 말이다.

“제나 님!”

한편. 아델라는 제나에게 상처 입은 경비대를 치유했다.

“쟤는 진짜 피곤하게 산다.”

자기들을 공격했던 적인데도 무고한 백성이라며 싸고도는 모습을 보니 기가 찼다.

제나는 아델라에게 화살과 총알을 쏘는 경비대들의 공격을 막아 냈다.

“어이, 너희 동료들 치료하고 있는 거 안 보여? 휴전하자고, 휴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마왕님 특별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엥? 뭔데? 또.”

“지금 바로 이곳에서 대피하라 하셨습니다.”

크라운은 마왕의 명령을 대신해서 말하는 제나를 보고는 의문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대사관은 도착한 거야? 서쳐는?”

“그건 모르겠지만, 이곳에서 당장 도망치시라 합니다.”

“아직 도착 안 했으면 우리가 시선을 끌어 주는 게 맞지.”

그러나 크라운은 제나의 말을 듣지 않았다.

몸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경비대의 시선을 끌어 주는 게 훨씬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꺄악!”

경비대들을 치유하던 아델라를 향해 날카로운 일격이 날아왔다.

간신히 크라운이 용검으로 막아 냈지만, 경비대들과 차원이 다른 일격.

그 때문에 크라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암살 집단 흑사협의 군주가 쫓고 있습니다. 얼른 마왕님 명령대로 도망쳐야 합니다.”

“그런 말이면 진작에 하지 그랬어.”

그러나 이미 늦었다.

크라운 앞에 나타난 붉은빛 칼날.

“여기서 도망가기는 글렀다.”

크라운이 자세를 고쳤다. 그리고 마른침을 삼켰다.

크라운 동공에 비친 한 사람.

천하제일 검. 버서커를 봤기 때문이다.

“소문은 익히 들었는데. 생각보다 더 두렵네.”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공포에 떨지 않던 크라운이 버서커와 마주할 때는 달랐다.

목소리부터 떨리는 크라운.

그때 또다시 핏빛 칼날이 크라운을 덮쳤다.

“도망쳐! 상대는 한 명이 아니야!”

루기아 세계 속 최고의 무기 중 하나인 적성의 정신.

붉은색을 뜻하는 적성의 정신이란 무기엔 다른 아홉 자루 검과 같이 무기의 주인이 있었다.

금색을 뜻하는 금성의 주인이 제천대성 손오공인 것처럼 적성의 주인도 검을 사용하는 버서커가 아닌 다른 존재인데.

적성의 주인은 천하제일 검이란 버서커와 어울리는 존재였다.

“버서커, 잘 지냈나?”

자신보다 더 큰 언월도 검과 같이 적토마를 탄 붉은빛 장수.

[10성 괴수 여포(呂布)]/

* * *

“당신에게 볼일이 있어서 찾아온 게 아닙니다.”

세이시로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난 힘든데 사오정은 그가 두렵지도 않은지 본론부터 얘기했다.

“삼장법사 님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삼장법사?”

“네. 그래서 서쳐 님의 힘이 필요합니다.”

“서쳐가 사람 찾는 거에 대해선 최고 인물이긴 하지.”

생각보다 세이시로의 음성은 나긋나긋했다.

암살 집단의 대군주라 조금의 틈이라도 보이면 공격이라도 당할까 초긴장 상태인데.

그런 긴장을 왜 했을까 생각할 만큼 세이시로는 하품이나 하며 나른한 행동을 취했다.

지금 그의 모습은 최고의 세력 중 하나인 흑사협의 대군주라기보단 그저 떠돌이 사무라이 같았다.

“도시 외곽에서 소란이 있다던데. 당신들 소행인가?”

그럼에도 방심하면 안 될 인물이기에 난 그를 경계했다.

사오정 또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그의 물음에 대한 대답을 꺼냈다.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사오정은 거짓을 고하는 것보단 진실로 회유하는 모습을 선택했다.

다행히 세이시로는 그런 사오정을 나쁘게만 보지 않았다.

“뭐. 웬디고 사건 때문에 경계가 삼엄하긴 하지.”

“······.”

그의 입에서 나온 웬디고의 이름.

난 괜히 양심이 찔려 시선을 피했다.

사오정도 안절부절못하는 내 모습을 인지했는지 세이시로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가 나를 뒤로 숨겼다.

“실례를 무릅쓰고 부탁합니다. 삼장법사 님을 찾게 도와주시죠.”

그리고 대군주 세이시로 앞에서 당당하게 요청했다.

서쳐의 힘을 잠시 빌려 달라고.

“긴급 속보입니다!! 최고 권위 황제 아기루 6세가 오늘 암살된 채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때 가이라 도시 전역 곳곳에 놓여 있던 확성기에서 귀가 찢어질 만큼 커다란 재난 속보가 울려 댔다.

루기아 세계 그 자체인 순수 혈통의 황제 아기루 6세가 암살되었다는 뉴스와 함께 말이다.

“아기루 6세라면······?!”

확성기에서 울려 대는 암살 사건은 생각보다 파장이 큰 사건이었다.

루기아 세계 그 자체인 황제가 죽었다.

그 황제 뒤엔 세계 정부와 제국 라노키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그를 암살한 것이다.

그리고 황제를 죽인 암살자는 우리와 가까이 있었다.

“세이시로 님, 칼집에 있는 피······. 혹시?!”

암살이란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세력.

암살 집단 흑사협.

그리고 그 세력의 대군주.

바로 우리 앞에 있는 세이시로가 유력한 용의자로 보이는데.

그때 그의 칼집에서 묻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핏자국이 발견됐다.

“날 의심하는가?”

세이시로가 낮은 음성으로 사오정에게 물었다.

“그저 모든 상황을 배제하지 않고 보는 것뿐입니다.”

“당돌하군. 하늘 섬 요괴들은 대륙에서 일어난 사건에 그리 관심 없는 줄 알았는데.”

세이시로가 칼집에 묻은 핏자국을 옷소매로 닦았다.

그리고 칼을 잡는 세이시로.

그의 검은 루기아 세계에서 가장 강한 무기 중 하나인 황성의 정신.

노란색을 대표하는 10성 무기였다.

그가 칼을 잡자 주위에 모래바람이 우리 주변으로 휘몰아쳤다.

“암살자가 당신이라고 증명하시는 겁니까?”

사오정 또한 삼지창을 잡고 그를 경계했다.

그러나 아무리 사오정이라 한들 상대는 흑사협의 대군주.

난 단잉의 반지를 손으로 보호한 채 사오정과 같이 세이시로를 경계하려 자세를 갖추었다.

“현재 집행자들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그런데 아기루 황제를 암살하시다니. 정녕 이 땅에서 또다시 2차 세계대전이라도 벌이시려는 겁니까?”

“이젠 의심이 아니라 확신하는 눈빛이군.”

세이시로가 칼을 빼 휘둘렀다.

그러자 하늘 위로 황성의 주인이 나타났다.

고대 이집트 태양의 신이 말이다!

[10성 괴수 라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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