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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2)
“통치자의 지팡이를 이곳에서 사용하면 악마 군단이 부활할 거야.”
난 동료들을 한데 모아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다른 세력들처럼 우리도 세력을 만들고 확장해 세계 정부와 견줄 수 있을 만큼 힘을 모으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그리고 신분 제도가 있는 제국 라노키아와 세계 정부 또는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사상을 가진 범죄 집단 헨드릭스, 암살 집단 흑사협을 멸망시키는 것이 두 번째 목표이자 최종 목표.
“나머지 세력인 집행자 소사이어티는 어떤 사상에 치우쳐져 있어?”
“내가 알기론 거긴 중도야. 잘하면 우리와 사상이 맞을 수도.”
그런 큰 세력을 이기려면 더 강한 힘과 동료들이 필요했다.
“그럼 내 말에 다 동의하는 거지?”
그러나 지금 가장 급한 건 우리의 뜻이 맞는지 확인하는 거였다.
난 현생으로 돌아가기 전 난세인 이 세상을 바로잡으리라 다짐했고, 동료들도 내 계획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제나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는 듯 고개를 갸우뚱한다.
“전 마왕님과 세상을 구하는 것이 아닌 세상을 멸망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세상을 구하는 것이 멸망시키는 거야. 구하기 위해선 다른 세력들과 세계 정부를 모조리 해치워야 하니.”
“···알겠습니다.”
다행히 제나도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드디어 난 마법진이 새겨진 제단 중앙으로 이동해 통치자의 지팡이를 꽂았다.
그러자 제단 주변으로 악마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신전에 울려 퍼졌다.
* * *
한편. 브라고 일행과 같이 지옥으로 떨어진 백화점엔.
그들도 눈치채지 못했던 한 사람이 있었다.
“지진이야, 뭐야?”
그는 앞서 길거리에서 노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폭력을 행사한 세계 정부 소속 토레이 소령이었다.
“뭐야, 이거······.”
지하 1층에서 볼일을 보던 토레이 소령은 갑작스러운 진동에 놀라 허겁지겁 뒤처리를 끝내고 백화점 밖으로 나왔다. 그런 그의 눈엔 블랙우드가 아닌 지옥의 광경이 펼쳐졌다.
“꿈인가?”
볼을 쥐어 당겼지만, 생생한 아픔이 느껴졌다.
꿈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그의 뒤로 인기척이 들려왔다.
퍽!
다행히 인기척을 느끼고 백화점으로 다시 피신한 토레이 소령.
몰래 바깥을 확인하니 망령들을 이끌고 어디론가 향하는 낯선 자의 그림자가 보인다.
망령 군단들이 향하는 방향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거대한 돔 형태의 신전이 자그맣게 보였다.
* * *
“내가 군주라고?”
난 다른 세력들처럼 동료들에게 군주의 자리를 지정하고 있었다.
1군주는 제나, 2군주는 크라운, 3군주는 아델라.
그저 내가 게임 세계로 떨어져 마주한 사람들의 순서로 군주의 자리를 지정했다.
그런데 크라운이 의외로 군주의 자리가 부담스럽다며 거절하였다.
“저도 군주 자리는 괜찮아요.”
크라운이 거절하니 아델라도 괜찮다며 군주 자리를 거절했다.
“아니, 다른 세력들처럼 군주들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지정한 거야. 그냥 형식상의 자리이니 부담스럽게 느끼지 않아도 돼.”
드디어 종족 최강이라 부르는 악마 군단을 손에 얻었지만, 나에겐 아직 그들이 전부였기에 그들에게 한 번 더 군주 자리를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
“전 원래 마왕님의 시녀였습니다. 그리고 군주는 강한 사람이 갖는 자리입니다. 저희보다 적합한 인물을 찾으시지요.”
그러나 제나까지 군주 자리를 거절했다.
그래서 난 그냥 우리 세력에 군주는 없이 모두가 평등하다고 공표했다.
“그나저나 저들 위험하지 않은 거 맞아?”
한편. 회의장 너머에서 우릴 바라보는 악마 군단.
그래픽과 달리 실제 악마 군단은 눈을 마주치기도 무서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어찌 됐든 그들은 우리의 수하이니 난 겁먹지 않고 그들을 불러 세웠다.
“마왕님을 오랜만에 뵙니다.”
가까이서 보니 악마 군단은 더 무섭게 생겼다.
현생에선 겁쟁이라 공포 게임을 하지도 못한 나에겐 그들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앞으로 그들을 통치해야 한다니.
“제나도 악마 아닌가? 제나랑 완전 다르게 생겼네.”
같은 악마계인 제나는 인간의 형태에 가까운데 새롭게 부활한 악마 군단은 적응하지 못할 무서운 모습으로 우릴 맞이했다.
“누군가 이곳을 향해 날아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 신전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곳에?!’
지옥은 길잡이인 제나가 없으면 올 수 없는데.
지옥에 우리 말고 또 누군가 있다니.
펑!
그러던 중 사슬로 보이는 무기가 날 향해 공격해 왔다.
크라운이 용검으로 막아 냈지만, 그 사슬이 용검을 휘감은 채 산산조각 내 버렸다.
그 올스턴 장군의 양날 도끼도 막아 낸 내구성 높은 용검을 단번에 말이다.
“제기랄!”
더구나 사슬은 제단의 기둥을 부숴 무너뜨렸다.
“제단은 안 돼!”
오늘 공들여 소환한 제단인데 바로 한쪽 옥상이 무너져 내리자 분노에 찬 제나가 먼저 바깥을 확인하였다.
나 또한 뒤이어 바깥을 확인했다.
말도 안 되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망령 술사 파우스트]
지옥에서 브라고와 싸우다 죽은 대장급 장군들이 망령이 된 채 우리를 공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위로 루돌프 썰매를 탄 산타처럼, 망령으로 변한 유니콘을 탄 망령 술사.
파우스트가 있었다.
“신전을 막아라!”
파우스트는 게임 내 1위였던 유저의 닉네임.
그리고 그가 주술로 부활시킨 망령들 또한 한때 랭커였던 대장급 장군들.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종족 최강이라 불리는 악마 군단도 쩔쩔맸다.
“망령들이 더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제단 주변에 뒹굴고 있던 유골들 위로 영혼이 나타나 망령으로 변하더니 우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 숫자가 어마무시했다.
“끝이 안 보입니다.”
하필 오늘 세력을 일으켰는데. 정체도 모르는 낯선 자에게 당하고만 있다니.
아델라와 크라운도 합세해 망령들을 막아 냈지만, 역부족이었다.
망령들이라 해도 그들은 대장급 장군.
“망령 술사를 공격해!”
그러나 그들이 랭커라고 해도 죽은 자들이다.
그래서 난 명령하였다.
망령이 아닌 그들을 통솔하는 망령 술사를 공격하라고.
그때 띠링! 하는 알림음과 함께 서브 퀘스트가 열렸다.
[서브 퀘스트]
파우스트를 해치우세요.
*서브 퀘스트 보상 : 현생으로 돌아갑니다.
“······?!”
나는 몹시 혼란스러웠다.
메인 퀘스트가 아닌 서브 퀘스트에서 현생으로 돌아가는 보상이라니.
그럼 끝이 나는 거 아닌가?
“망령 술사를 노려라!”
그러나 난 아직 현생으로 돌아가기엔 이르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 지옥 같은 게임 세상 속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지만, 이곳엔 동료도 있고, 그들과 함께 한 약속도 있기에.
“잠깐! 공격하지 마!”
나는 망령 술사를 노리는 악마 군단을 막아 세웠다.
“마왕님, 무슨 일입니까?”
악마 군단은 내 명령에 공격을 멈췄다.
그들도 제나처럼 내 명령엔 꼼짝 못 했다.
“무슨 일이야, 브라고?”
크라운과 아델라 또한 망령이 된 대장급 장군들을 막아 세우기 바쁜데 갑작스레 공격을 금하자 이해 못 하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그때 파우스트가 그 틈을 타 악마 군단의 무기들을 순식간에 파괴했다.
[무기 사슬 분쇄기(9성)]
어느 무기든 산산조각 내는 초귀급 무기.
파우스트의 사슬은 왕족의 무기인 하스마 건틀릿에 버금가는 초귀급 무기였고, 그 위력은 대단했다.
내구성 높은 크라운의 용검은 물론이고, 악마 군단의 무기까지 순식간에 파괴했으니 말이다.
“마왕님, 공격하지 않으면 저희가 당합니다!”
더구나 파우스트는 지옥에 있는 괴수들 또한 망령으로 깨웠다.
대장급 장군과 고레벨 괴수들이 합세하여 우리를 공격하니 아무리 종족 최강인 악마 군단이라 해도 그들을 상대하긴 역부족.
우리가 살려면 무조건 그들을 조종하는 파우스트를 노려야 했다.
그러나 파우스트를 죽이면 난 그대로 현생으로 돌아간다.
“크윽.”
한편. 고민하던 와중에 8성 고레벨 괴수 마이티 베어가 신전 안에 들어와 두 주먹을 모아 나를 향해 내려쳤다.
다행히 그의 일격을 가까스로 피했지만, 그는 곰 종족 중에서 가장 강한 마이티 베어.
그가 신전에 들어오니 내부는 바로 쑥대밭이 되었다.
“마왕님! 신전을 지키려면 공격해야 합니다.”
마이티 베어를 선두로 우리가 아무 공격 태세를 갖추지 않자. 다른 망령들 또한 신전 내부까지 침범했다.
악마 군단 또한 피해가 막심한 상태.
이젠 결단을 내려야 할 순간이다.
그때 내 머릿속에 좋은 방법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파우스트의 무기인 사슬 분쇄기를 보니, 아틀란티스에 있을 당시 마력을 봉인시키던 KF 사슬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제나, KF 사슬 하나 소환시켜 줘.”
[KF 사슬]
KF 사슬에 묶인 상태에선 마력을 사용하지 못한다.
제나는 내 명령에 바로 KF 사슬을 소환시켰다.
“옥타비아누스!”
난 일단 신전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망령들을 주술로 묶어 냈다.
그러곤 제나가 소환한 사슬을 가지고 파우스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파우스트를 제압해라. 그, 죽이진 말고······.”
다시 공격을 명령하자 악마 군단은 파우스트를 향해 돌진했다.
그러나 파우스트는 나 이전에 부동의 1위를 지켰던 랭커.
그렇기 때문에 악마 군단이 파우스트를 죽이지 않은 채 제압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명령이었다.
“브라고 님, 한계입니다.”
망령들 또한 아무리 해치워도 파우스트를 죽이지 못한다면 다시 살아난다.
“옥타비아누스!”
그나마 지옥에서 죽은 망령들은 4대 세력의 군주들과 달리 내 스킬에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한 채 제압당했다.
그래서 불안한 것이다.
아무리 파우스트가 부동의 1위였던 랭커라도.
4대 세력의 군주보단 약해 보였기 때문에 내 스킬에 바로 목숨을 잃으면 어떡하나 싶어 머뭇거렸다.
“블럭!”
그래서 자이언트 블럭보단 약한 중력 에너지파를 파우스트 향해 쐈다.
파우스트가 현재 적인데도 불구하고 죽지만 말아 달라고 기도한 채.
정말이지 너무나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쿨럭.”
중력 에너지파는 유니콘을 타고 있던 파우스트에게 정통으로 꽂혔다.
그의 상태를 확인하니 다행히 파우스트는 치명타만 입은 듯 보인다.
난 그 틈을 노려 그에게 점프한 후 KF 사슬로 묶었다.
“죽어라!”
그런데 너무 그를 얕봤던 것일까?
파우스트의 사슬 분쇄기가 내 몸을 휘감았다.
곧이어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난 파우스트 일격에 당했다.
그 충격으로 내 공황 증세를 막아 내던 단잉의 반지도 산산조각이 났다.
“마왕님!”
제나의 외침만이 들렸다.
제기랄. 흑사협의 군주 웬디고를 물리쳤기 때문에 자만심이 너무 올라갔었나?
그냥 파우스트를 죽이고 현생으로 돌아갈걸.
난 후회만 남긴 채 정신을 잃었다.
* *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다행히 마왕의 몸은 사슬 분쇄기로 부서질 정도로 약하지 않았다.
“괜찮습니까?”
악마가 내게 물었다.
눈을 뜨자마자 악마의 행색을 한 자가 그런 말을 꺼내니 지옥에 온 듯싶었다.
‘아, 여기 지옥이지.’
* * *
정신을 차린 후. 일단 난 인명 피해가 있는지 확인하였다.
제나도 무사하고 아델라도 무사했다.
크라운 또한 용검이 파우스트의 사슬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서 슬픔에 잠긴 상태지만 무사한 것 같았다.
“마왕님의 강력한 마력으로 신전을 지켜 냈지만, 자칫하다간 목숨을 잃으실 뻔했습니다.”
그때 제나가 내게 다가와 물었다.
왜 파우스트를 죽이지 말라고 명령했냐고.
“그자에게 확인할 것이 있었거든.”
“그것이 이유입니까?”
“내겐. 아주 중요한 문제였어.”
“······.”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제나는 자꾸 결단을 확실하게 내리지 못하는 내 모습에 회의감을 느낀 듯 보였다.
몇천 년 동안 모셨던 무자비한 마왕이.
겁쟁이가 되었으니.
“미안해.”
“마왕은 누구에게 사과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
“제가 알던 마왕님으로 돌아와 주십시오.”
그래서 제나는 내게 부탁했다.
예전 모습으로 돌아와 달라고.
* * *
“파우스트는 악마의 감옥인 지옥의 우물에 가둬 놓았습니다.”
난 악마의 안내에 따라 파우스트가 있는 지옥의 우물로 향했다.
“······.”
“무슨 일 있습니까?”
그러던 중. 악마가 내게 물었다.
아마도 고민이 많은 듯한 내 표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제나가 내게 쓴소리를 한 후.
그녀는 신전 문을 박차고 나갔다.
아델라가 따라간 상태라 조금 안심이 되었지만, 제나가 나를 향해 지은 표정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아무리 위기 속에 놓였어도 표정 하나 일그러진 적 없던 아이였기에 더 불안했다.
크라운 또한 나에게 찾아와 모든 생명체를 위하는 아델라 병에 걸렸냐며 왜 우릴 죽어라 공격하는 파우스트를 보호했냐고 따졌었다.
그러곤 마왕이 착한 것도 이해하지 못하겠는데 왜 동료보다 적을 더 생각했냐며 내게 물었다.
그러나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 비밀을 말해도 그들은 믿지도 않을 테니 말이다.
“이곳입니다.”
그때 생각에 잠겼던 내게 악마의 손길이 다가왔다.
파우스트가 갇힌 지옥의 우물에 도착하였기 때문이었다.
“제 손을 잡으시지요.”
지옥의 우물은 예멘 동부 지역에 위치한 미스터리한 동굴 내부를 본떠서 만든 감옥이다.
지옥의 우물은 마치 싱크홀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바닥에 있는 큰 구멍 안이 마치 우물과도 같은 모습이라 지옥의 우물이란 이름이 생긴 것이다.
난 악마와 손을 잡고 천천히 그곳으로 내려왔다.
일단 퀴퀴한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그리고 구멍 안쪽엔 오랜 시간 물이 떨어지면서 생긴 흔적들로 가득했고, 회색과 초록색 암석과 진흙도 확인됐다.
“파우스트는 어디 있어?”
“저곳입니다.”
난 악마의 안내에 따라 파우스트가 있는 장소로 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이동하면 할수록 유일하게 빛이 새어 나오는 구멍에서 벗어나니 어둠이 내 눈앞을 가렸다.
단잉의 반지가 있지만, 점점 동굴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산소가 부족한 듯 숨이 거칠어졌다.
그래서 난 악마에게 물었다.
빚을 내는 무언가가 있냐고.
“너무 어두운데?”
“잠시만요.”
팅―
내 말에 악마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도깨비불 같은 무언가가 동굴을 밝혔다.
“이제 괜찮으십니까?”
“응. 고마워.”
그렇게 또 몇십 분을 걷고 또 걸었다.
게임했을 때 본 지옥의 우물은 이렇게도 넓은 형태가 아니었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출구로 다시 향하기 아득할 정도로 길고 길었다.
“도착했습니다.”
그러던 중. 악마가 걸음을 멈추고 내게 말했다.
파우스트가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며 말이다.
난 조심스럽게 그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봤다.
그곳엔 누에고치와도 같은 형태의 작은 감옥에 갇힌 파우스트가 보였다.
“브라고!”
파우스트 또한 날 확인한 듯 감옥의 벽을 주먹으로 내려치며 소리쳤다.
날 반드시 죽일 거라며 살기 가득한 눈빛을 한 채 말이다.
그런 파우스트를 보니 괜히 살려 뒀나 싶었다.
“이봐, 진정 좀 하지.”
그러나 어찌하냐. 그를 죽이면 난 바로 현생으로 가기에 일단 난 그를 진정시켰다.
물론 쉽게 진정될 리 없었다.
그래서 난 길을 안내하던 악마에게 자리를 잠깐 비켜 달라고 부탁한 뒤.
파우스트와 단둘만의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