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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먼치킨이 되었다-6화 (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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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마 제국(2)

대장급 중에서도 최고만 들어갈 수 있는 범죄 집단 헨드릭스.

그는 그런 최고의 세력에서 군대를 통치하는 군주였다.

라이칸은 헨드릭스의 군주이면서도 늑대 인간 종족의 왕이기도 했다.

“공주님, 빠져나가야 합니다.”

한편. 인간에게 적대감을 느끼는 종족들에게 둘러싸인 아델라.

백묘는 공주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온몸으로 막고 있었다. 그런데도 욕과 괴성이 공주에게 난무하며 제국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시위하는 종족들이 보였다.

“현재 왕가의 입지가 이럽니다. 뭐 느끼시는 거 없습니까?”

그 모습에 라이칸은 공주를 도발하는 듯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그런데 그때 공주를 향해 바위를 던지는 오크.

왕가의 집안사람들은 지하 던전에서 나가라며 분풀이하듯 소리친다.

불행 중 다행으로 라이칸이 바위를 산산조각 낸 채 공주를 지켰다.

그리고 손짓 한 번으로 오크의 심장을 뚫어 버리며 그를 죽여 버렸다.

“다들!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마세요.”

“라이칸!”

한편. 또다시 살인을 저지른 라이칸을 보고 소리치는 아델라 공주.

그러나 라이칸은 덤덤히 공주를 마주했다.

“공주님. 착한 척 그만하세요. 이 사람들이 왜 당신들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는지 아직도 모릅니까? 신분이나 순수 혈통의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우리를 개같이 대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왕국과 달리 평등하게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평등이 아니라 무법이겠지.”

적대감을 표현하는 많은 종족 사이에서 지지 않고 라이칸에게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는 아델라.

라이칸은 그런 공주의 신념을 꺾어 버리고 싶었다.

“공주님의 신념이 끝까지 유지되길 빕니다.”

그 말을 끝으로 라이칸은 본능을 꺼내 들었다. 덩치는 두 배 이상 커졌고, 손과 발이 짐승의 모습으로 바뀌며 늑대 인간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의 눈동자엔 어둠만이 담겼다.

“오늘 하스마 제국이 멸하는 날입니다. 공주님. 신념을 잃지 마시지요.”

라이칸의 말이 끝나자마자 제국에 적대감을 품은 반군들이 그를 따라 하스마 제국으로 향했다.

아델라 공주는 하스마 제국에 바로 연락을 취하려 했지만, 그녀의 연락망은 라이칸의 기세에 눌린 듯 작동이 되지 않았다.

아델라가 무력하게 제국으로 향하는 반군 무리를 바라보던 순간.

피융- 하고 라이칸 앞으로 떨어진 작은 구명 수송선.

그리고 그 수송선에서 나오는 세 사람.

제나와 크라운.

“아니. 그래서 레드우드는 위험하지 않다 말했잖습니까?”

그리고 마왕으로 다시 깨어난 나 브라고이다.

공황장애가 완치되지 않는 병이라 한들 방금 8성 괴수에게 잡아먹혀 진짜 죽을 뻔했기에 평정심을 잃고 두 사람에게 짜증 섞인 어투로 투덜거렸다.

제나와 크라운은 내 말에 대꾸하지 못했다.

그나마 괴수의 입 속으로 들어가기 직전 제나가 수송선을 분해해 구명 수송선으로 바꿔 괴수를 피해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여기 밀입국자 세 명 즉살하겠습니다.”

그러나 괴수를 피해 도망가자마자 우린 지하던전의 수호자들에게 포위됐다.

더구나 어찌 된 일인지 수송선 밖으로 나오자마자 다양한 종족들이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우릴 노려봤다. 그리고 그들을 이끄는 듯한 한 사람.

[범죄 집단 헨드릭스 8군주 라이칸 대장(大將)]

난 그의 머리 위 칭호를 본 순간 차라니 괴수 입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느꼈다.

라이칸의 손짓 한 방에 제나가 피를 뿜으며 날아갔다.

“제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 광경에 눈이 뒤집힌 크라운.

그러나 그의 손엔 반쯤 부서진 칼날만이 쥐어져 있었다. 크라운은 그 칼날로 라이칸의 주변조차도 찌르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옥타비아누스!”

내 한마디에 천지가 뒤틀리며 주변에 있던 모든 종족이 중력을 이기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그사이 난 부상을 입은 크라운과 제나를 한 손으로 추슬렀다.

그런데 내 스킬이 통하지 않는 듯 라이칸이 내 앞을 막아섰다.

“어딜 그리 급하게 가십니까?”

분명 그린우드 교도장 플리처도 내 스킬에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했는데.

소문으로만 들었지만, 범죄 집단 헨드릭스의 군주들은 대장급을 능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직 멘탈도 마왕의 힘도 100% 숙련하지 못한 나에게 그는 너무 두려운 존재였다.

“하스마 제국 군사들입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이 바라보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백마를 탄 군사들이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들 위로 뜬 칭호들을 보니 하스마 제국 군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스마 제국.

내가 게임할 당시 하스마 제국 왕가 사람들은 고레벨의 몬스터 사냥을 취미로 가질 정도로 전투를 즐겼다. 권력과 전투력 둘 다 가진 완성형 왕가 사람들이라는 건데.

그런 제국 군사들이 반군을 제압하니 이 얼마나 든든한가.

나는 제나와 크라운을 부축해 재빨리 하스마 제국 군사들의 뒤로 몸을 숨겼다.

“아델라!”

그리고 낯익은 얼굴의 남성이 말에서 내려와 반군 뒤를 따라오던 여인에게 다가갔다.

“네가 어찌 이곳에 온 것이냐!”

그는 하스마 제국의 황제인 아수라와 많이 닮은 얼굴을 지니고 있었다.

난 황제와 닮은 그의 얼굴과 칭호를 보고 아수라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의 두 손엔 금빛 건틀릿 장갑이 홀로 빛을 내고 있었다.

그는 공주를 안전한 곳으로 옮긴 후. 제국으로 향하는 반군들을 가로막았다.

전투력으로 이름을 떨치는 군대라 그런지 반군들 또한 당당히 제국으로 향하던 아까와 달리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반군엔 홀로 하스마 제국과 맞서 싸울 수 있는 한 사람.

라이칸이 있다.

“끄아악!”

3초? 아니, 2초인가?

순식간에 하스마 제국 군사들의 심장을 꿰뚫는 라이칸.

제국 군사들은 그 자리에서 엎드린 채 쓰러졌고, 사방이 수많은 부상자의 피로 물들어 갔다.

“이건 반군과 우리들의 전쟁이다.”

군사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하스마 제국의 왕자인 아수라 2세가 라이칸과 마주했다.

무지막지한 그의 기세에도 밀리지 않은 채.

“헨드릭스가 간섭한다면 우리 동맹 세력인 제국 라노키아가 가만두지 않을 테야!”

아수라 2세가 라이칸의 기백에 지지 않고 외치자.

라이칸이 이빨을 드러낸 채 그를 노려봤다.

그러나 세력 간의 다툼은 아무리 군주라 한들 피하는 것이 좋기에 라이칸은 잠깐 한 걸음 물러난 채 후퇴하는 군사들 사이 아른거리는 공주를 바라보았다.

“끝까지 공주님의 신념이 지켜지는지 보겠습니다.”

모든 하스마 제국 군사가 후퇴한 후.

라이칸이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그러자 레드우드 땅이 울렸다.

하스마 제국이 핏빛 물결로 뒤덮일 것이라는 예언과 함께.

* * *

“마왕님, 괜찮습니까?”

눈이 떠졌다. 언제 또 쓰러졌는지 모르겠지만,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부상당한 하스마 제국 군사들이 치료받고 있는 병실인 듯했다.

다행히 제나와 크라운은 하스마 제국 힐러들에게 먼저 치료를 받은 듯 완쾌된 상태였다. 그리고 그들은 오히려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복개차를 준비했습니다.”

제나와 크라운 그리고 나는 하스마 제국 군사들의 전투복을 입고 있었다.

아마 크라운이나 제나가 이곳에 잠입하기 위해 위장시킨 것 같은데.

나는 제나가 준비한 복개차를 마시며 또다시 심신을 달랬다.

그러나 머릿속에 라이칸과 마주한 그때가 자꾸 떠올라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언제 또다시 기절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함께 찾아왔다. 난 그 불안감에 하스마 제국 병실에 오래 누워 있었다.

* * *

“아무리 공주라 한들. 당신 때문에 하스마 제국이 위험에 처할 뻔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한편 왕실에선 공주가 독단적으로 하스마 제국 밖으로 나간 것에 대해 청문하고 있었다.

아무리 공주라 한들 그로 인해 목숨을 잃은 군사들이 몇십 명이다.

“아델라 공주는 경비대 감시 아래 2년간 독방 생활할 것을 명한다. 하물며 앞으로 공주는 왕성 밖으로 나가는 것도 금한다.”

그래서 하스마 제국 황제 아수라는 자신의 딸을 독방에 보내는 거로 왕실의 위엄을 지켰다.

“그리고 공주의 직속 하수인 두 명. 백묘와 강율은 사형에 처할 것을 명한다.”

그리고 황제는 공주의 하수인 백묘와 강율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

아델라 공주가 황제 앞에 무릎을 꿇고 하수인은 아무 잘못도 없다며 죄송하다고 두 손을 싹싹 빌었지만.

그럼에도 황제의 마음은 굳어진 듯 군사들에게 명령해 공주를 독방에 가두었다.

‘왕가 사람들은 순수 혈통의 인간이 아닌 존재의 목숨을 그저 개미보다 못하게 봅니다.’

‘공주님의 신념이 끝까지 지켜지는지 지켜보겠습니다.’

독방에 갇힌 아델라는 라이칸의 말을 떠올렸다. 잘못은 자신이 했는데. 왕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하수인이 대신 큰 벌을 받는다. 가당치도 않은 법이다.

그들은 자신을 그 누구보다 아껴 준 하수인. 아니, 동료들이었기에 아델라는 포기하지 않고, 방 안 환풍구를 확인하고 경비대 몰래 그 작은 통로를 비집고 올라섰다.

* * *

“너희들, 처음 보는 얼굴인데?”

하스마 제국 의사들이 군사들을 치료하던 중. 나와 동료들을 보곤 의문을 가졌다.

나와 제나의 전투복은 문제가 없었지만 하필이면 크라운이 입은 전투복이 하스마 제국 군단장의 것이었기에 금방 들통나 버렸다.

“반군이다!”

의사들은 위장한 우리를 반군이라 오해하고 비상벨을 눌렀다.

공황 증세가 아직 남아 있는데도 할 수 없이 도망쳐야 하는 상황이 찾아왔다.

‘숨 막혀······.’

공황 증세가 멈추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힘껏 도망친 탓일까. 과호흡이 왔다.

할 수 없이 크라운은 부서진 칼날로 하스마 제국 군사들을 위협하며 자리를 지켰고, 제나는 날 부축했다.

“이봐, 마왕이라면서 왜 그러는 거야?”

크라운은 날 원망하며 하스마 제국 군사들을 상대했다.

“마왕님, 정신 차리십시오.”

더구나 제나 또한 날 종용하니 쿵쿵 요동치는 심장이 쉽게 진정될 리 없었다.

좀만 더 이곳에서 군사들과 대치하면 또다시 쓰러질 것 같은 기분.

난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였고, 그 때문에 이성도 잃었다.

“블럭!”

마치 깊은 심해 속에 가라앉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난 이성을 잃은 채 벽을 향해 스킬 이름을 외쳤다.

벽에 구멍이 나자 난 바로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허억, 허억······.”

그나마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조금 진정되는 마음.

그러나 내 스킬에 병실 벽과 더불어 중력 에너지가 지나간 자리인 성벽까지 무너졌다.

‘정도가 없는 건가? 마왕의 힘은······.’

나를 따라 밖으로 빠져나온 크라운과 제나는 엄지를 치켜들며 날 칭찬했지만, 성벽을 부순 죄책감에 또다시 공황이 찾아올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닥다닥다닥다닥―

지진이라도 난 듯 땅이 울렸다.

구멍 뚫린 성벽 사이로 밖을 바라보니 수천, 아니, 수만 명의 늑대 인간이 하스마 제국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광경이 내 눈에 비쳤다. 범죄 집단 헨드릭스 8군주 라이칸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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