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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설원입니다-145화 (145/224)

00145 밤은 지나갑니까? =========================

고속도로를 내려와 국도의 구불구불한 길에 내려서, 어딘가로 향하자 어딘가가 나온다. 추모공원은 인적이 드문 곳에 있었고, 잘 정돈되어 있다.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공원 전체에 흐르고 있었다. 이곳은 마치 세상과 단절된 것처럼, 자신만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몇 동의 건물이 있고, 산책로가 꾸며져 있다. 부지가 꽤 넓다. 시골이라 그런지 추위가 더 심해서 나는 옷깃을 여민다. 어딘가에서 바람에 종소리가 딸랑딸랑 하고 울린다. 나는 본관 건물로 걸어간다.

나는 검은 정장을 입고 있는 카운터 직원을 보며 인사한다. 단정하게 묶은 머리와 너무 밝지도, 그렇다고 해서 너무 어둡지도 않은 그 묘한 미소가 어쩐지 낯설다. 추모공원에 어울리는 표정이라는 게 무엇인지 한 눈에 보여주는 것 같은 미소다.

그 낯선 웃음에, 나는 어설픈 웃음을 짓는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아버지를 찾아주세요라고 말해야 하나? 하지만 그 말은 도저히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여기…. 음. 고인 분이 안치된 곳을 찾으러 왔어요.”

“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나는 마치, 이 말을 아주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것처럼 천천히 입을 연다.

“최우혁…. 이에요.”

친부의 이름은 최우혁이다. 나는 평생 설씨로 살아왔다. 당연하게도 내 친부는 이름이 다르다. 그래서 낯설다. 내 이름은 지어주고 나를 버렸을까 생각해 본 적도 많다. 하지만 그런 건 모른다.

부모님과 이 주제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이야기해본 것은 어제가 처음이었다. 그런 것을 묻는 것은 서로에게 괴로운 일이기 때문에, 나는 지금껏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낳자마자 버려졌는지. 어느 정도 데리고 키우다가 버렸는지도 모른다. 직원 한 명의 안내를 받는다. 본관 건물을 나서서 추모관 건물 중 하나로 들어간다. 놓여있는 꽃바구니들에는 편지가 꽂혀있다.

그러고 보니, 이런 곳에 오면서 꽃 한 송이 안 사왔다. 그래야만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송이 사 올 수도 있었을 텐데 생각을 못 했다. 직원은 내게 위치를 안내한 뒤 고개를 꾸벅 숙이고 돌아간다.

사각형의 자그마한 공간 안에, 유골함 두 개가 나란히 있다. 최우혁, 내 친부는 57년생이다. 올해 돌아가셨고, 아직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어머니의 이름은 장현숙, 60년생이다. 십 년 전에 돌아가셨다. 시간이 꽤 많이 지났구나. 십 년이라…. 십 년 전의 나는 중학생이었다. 착한 아이를 기를 쓰고 연기하던 나날이었다.

유골함 주변에는 작은 액자가 배치되어 있다.

가족사진인 것 같다. 성인 여자와 남자, 초등학생 정도 되었을까 싶은 남자아이와 엄마 손을 잡고 있는 작은 여자아이가 있다. 그 여자아이는 내가 아닐 것이다. 나는 아마 이 집의 막내였겠지. 거기 있는 어느 사진에도 나로 추정되는 모습은 없다.

하긴, 내 모습이 있을리가 없다. 내 부모가 뭘 하는 사람이었는지 이 사진만 보고는 알 수가 없다.

단지, 그리 부유하지 않았던 것만큼은 확실히 보인다. 사진 속 사람들은 한껏 차려입고 있지만, 그 차려입은 모습에서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아버지의 얼굴에서, 어머니의 얼굴에서 내 얼굴의 흔적을 찾아보려다 그만둔다. 지금의 내 얼굴은 과거의 나와 단 한 조각도 닮지 않았다. 눈코입귀가 있다는 걸 제외하면 근본부터 다르다. 지금의 나는 세상의 그 어느 누구도 닮지 않았다.

이상하다.

하나도 슬프지 않다.

타인의 죽음에도 사람은 슬퍼하는데, 나는 아무 감상도 느끼지 못한다. 친부와 친모의 죽음을 담아놓았다고 보기에 유골함은 너무 작다. 그저 평범한 정물화를 보는 것처럼 아무런 감상도 일지 않는다. 나는 이 공간이 죽음과 추모를 애써 흉내낸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마치 어딘가로 붕 떠버린 것처럼 실감이 안 난다. 그저 남의 사진을 보는 것처럼 아무런 감상이 일지 않는다. 이제는 너무 늦어버렸는지도 몰라.

친부모를 그리워하기에 나는 너무 커버렸고,

그들의 외모에서 동질감을 찾기에 지금의 나는 너무나 독자적이다.

나는 개별적이고, 그 개별성에 근원은 없다. 나는 누구도 닮지 않았으며, 그 누구와도 유전적 형질이 같지 않다. 내게 아직 이 사람들의 유전자가 남아있나?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세상 모두와 생물학적으로 남이다. 단순히 외모만으로 따져보면 그렇다.

그런 주제에 나는 친부와 친모의 얼굴에서 내 흔적을 찾으려 한다. 당연하게도 찾을 수 없다. 나는 이제 내 과거의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지만, 그게 나라는 확신이 없다.

이렇게 변한 직후에도 나는 남자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노력하지도 않았다. 지금이 만족스러웠던 게 아니다. 나는 단지 체념했을 뿐이다. 이것은 바이러스 발작으로 인한 정신 작용과는 관련이 없을 것이다. 나는 그저, 쉽게 체념하는 사람이었다. 여자가 되어버리는 순간 그런 생각을 했다.

아, 다시 돌아갈 수는 없구나. 그렇다면 포기하자. 젖어버리듯 적응해가자.

나는 변화에 쉽게 적응하고, 포기하고, 도망치는 사람이었다.

많은 것들을 체념하고, 도망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내 인생은 체념과 도망과 회피의 나날이었다.

가족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욕심을 버렸다. 직접 문제에 부딪혀서 나를 사랑해 달라고 외치지 않았다. 그저 양보하고, 착한 아이를 흉내냈을 뿐이다.

친부모가 나를 찾으리라는 기대를 진작에 버렸다. 그들을 찾아내 나를 왜 버렸냐고 따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서준영을 경찰에 넘기지 않고, 그저 관계를 끊어버렸다. 그 놈의 그릇된 인성을 뜯어고치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지도 않았다.

설훈의 잘못된 행동과 정면으로 맞부딪히지 않고, 그저 집을 떠나버렸다. 설훈의 잘못을 지적하고 그 자리에서 끝맺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서로 너무 오랜 시간 동안 괴로워했다.

박헌영의 고백을 거절한 주제에 계속 친구로 남기를 원했다. 박헌영은 계속 나를 만나며 괴로워했을 것이다.

이선준의 괴로움을 보면서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결국 그 문제가 곪아터진 뒤에야 나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우리의 관계를 최악의 방식으로 비틀어 버렸다. 그리고 도망쳤다.

단지 겁났을 뿐이다.

그런 일들을 마주해야만 한다는 걸 알면서도, 은연중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체념 속에서 살았다. 그리고 부딪혔을 때에는 결국 도망치는 결정밖에 내리지 않았다.

소중한 것은 있었지만,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내 모든 결정과 도망은 항상 한 박자 느렸다. 결정해야 할 때 보류했고, 받아줘야 할 때 받아주지 못했으며, 도망쳐야 할 때 움직이지 못했다. 어설픈 선택으로 나는 결국 이런 모습이 되어 버렸다. 나는 나를 긍정할 수 없는 사람이다.

나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한 탓이다. 그 누구도 상처입히고 싶지 않았던 탓이다. 이렇게 변한 뒤 몇 차례의 일을 겪으면서, 나는 주변 사람들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무너뜨린 것은 결국 내 의존적인 행동이었다.

홀로 완전한 사람은 없다지만, 나는 어느 정도 그래야만 했다. 나는 이렇게 변한 주제에 주변 사람들과 꼭 붙어있으려 했다. 세상이 두려운 탓에 주변 사람들을 지켜달라는 명분 하에 휘둘러왔다. 나는 나다. 나는 나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홀로 살아내기가 너무 힘겹다 생각해왔다.

이렇게 되어서 이렇게 살았던 건지. 원래 이렇기에 이렇게 살았던 건지 잘 모르겠다.

친부와 친모의 유골함 앞에서, 나는 나에 대해서 가만히 생각해본다.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떤 연속성을 가지고 있을까? 전혀 다른 사람인가? 하지만 여전히 같은 사람인가?

내 사진이 어디 남아있던가. 나는 핸드폰으로 내 옛날 사진을 뒤진다. 사진을 찍는 취미는 없다. 나는 셀카도 찍지 않아서, 지금 내 모습도 사진으로 남겨놓지 않았다. 나는 과거를 추억하지 않았다.

이선준과 찍은 사진 정도가 내 외모를 남겨놓은 몇 안 되는 사진이다.

하물며 과거 사진은 더욱 없다.

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신입생 때의 MT사진을 찾아본다. 단체사진의 한 귀퉁이에 내 사진이 찍혀있다. 사진을 다운받고, 확대해서 내 얼굴을 본다.

햇살에 눈을 살짝 찌푸린 채로, 귀찮다는 표정이 찍혀 있다. 이 사진에는 박헌영과 이선준의 모습도 있다.

나는 이렇게 생겼구나. 아니, 이렇게 생겼던 적이 있구나. 키는 평균보다 조금 크고, 뚱뚱하지도 마르지도 않은 적당한 체형이다. 세상에 불만이 있는 것 같은 표정이다. 단체사진 말고 다른 사진들을 본다. MT의 술자리 사진들 속에서 내 사진을 찾아낸다.

심각한 얼굴로 동기와 말하고 있다.

문학이니 뭐니 그런 소리를 해대고 있었을 것이라 짐작한다. 저게 무슨 맥락에서 찍힌 사진인지도 잘 모른다.

나 꽤 잘생겼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이제는 내 얼굴이 아니다. 그저 낯선 모습일 뿐이다. 나를 나로 만드는 게 대체 무엇인지 이제는 확신이 없다.

나는 나지만, 왜 내가 나인지는 알 수 없다.

그저, 나였던 것의 흔적을 보며 멍하니 쳐다보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술을 마시며 문학 얘기를 하고, 소설을 쓰고, 자기파괴적인 작문으로 많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던 나다.

남자인 나, 매사에 심각한 나, 문학에 대해 항상 고민하던 나, 애정결핍인 나, 불완전한 나,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괴로워하던 나, 생각처럼 살지 못해 힘들어하던 나, 그래도, 그래도….

혼자인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던 나.

남자인 나는 독자적이었다. 개별적인 게 아니라 독자적이었다. 관계가 중요하다 여겼지만 그것에 집착하지는 않았다.

여자가 된 나.

세상이 무서워졌다. 무언가 깨져버리는 것을 연거푸 두 번이나 겪고 나서 나는 관계에 집착하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나지만, 두 가지가 달라져 버렸다.

여자가 되었다. 혼자인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성별에 속성은 없다.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이라는 건 원래 없다. 단지 나라는 개인에게 주어진 변화 자체가 중요했을 뿐이다. 그 변화에 대응하는 나의 방식이 문제였다. 나는 겁을 집어먹었고, 두려워했다.

세상이 나를 공격한다는 피해의식에 빠져 살았다.

나는 실제로 공격받았다. 실제로 나를 적대시하는 몇몇 여자들과 남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랬던 건 아니었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나는 세상이란 원래 그렇다고 여겼다.

혹시나가 역시나로 바뀌는 순간들을 겪어가며, 그것이 세상이라며 현실을 재단하고 판단했다. 멋대로 껍질 안으로 숨어들어버렸다. 그리고 사람들을 내 껍질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묶어놓고 있었다.

나는 내가 혼자서 완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게 모든 문제의 원인이었다. 내 생각은 여전하다. 하지만, 조금 다르다.

혼자서 완전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함께라고 해서 완전한 건 아니다.

완전이라는 것은 결국 누구도 닿을 수 없는 영역이다. 하나의 명제는 알면서, 다른 명제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결여된 부분, 결여될 부분들을 우려해서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지금 나는 당해 마땅할 일을 당하는 건 아니다. 다만, 내가 조금만 더 현명했더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나는 의지할 대상을 찾고자 했다.

이선준이 나를 괴롭히는 절망 속에서도, 나는 이선준 이외에 다른 사람은 만날 수 없다고 계속 생각했다. 그래서 이선준의 화해 요구에 나는 완전히 용서하지도 못했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유일한 구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누군가를 의지하려 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구렁텅이에 빠져버렸다. 나는 내 안의 결여된 부분을 타인의 사랑과 애정으로 채우려 했다. 그 결여 또한 나 자신이라고 인정하고 안고 가야 했다.

나를 나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누군가를 의지하지 않아도, 나는 나로 살 수 있다. 나는 스스로 관계의 불균형을 초래했다. 의지하려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나를 사랑했다. 내가 그들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도록 만들었다.

일단 홀로 완전해야 한다. 만남과 관계는 그 다음이다.

아이를 의지하며 살아가려는 생각도 결국 못된 생각이다. 그런 건 결국 좋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복잡하고, 혼란하고, 절망적이던 마음이 어느 정도 개이는 것 같은 기분이다. 나는 조용히 배를 쓰다듬는다.

눈앞에 나를 낳은 사람들의 흔적이 있다. 그들이 낳은 내가 여기 있다. 내가 낳을 아이가 내 뱃속에 있다.

연결되어 있지만,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삼대다. 만난 적도 대화를 나눈 적도 없지만 이들은 나를 낳았다. 아직 대화를 나누지도, 만나지도 못했지만 내 뱃속에 내가 곧 만나게 될 아이가 있다.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가 조금 자라면 다시 한 번 오자. 나는 그 유골함을 보며, 마음 속으로 인사를 한다.

나는 당신들을 용서하지 않았어요.

용서할 생각도 없어요.

하지만 화내지는 않을게요.

삶이라는 건 원래 그런 모양이고

불행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당신들은 제가끔의 불행을 살다가 죽었을 테니까.

당신들이 충분히 불행했는지 어떤지 나는 몰라요.

내 생각 같은 건 하지 않고, 그냥 평범하게 행복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누구나 그런 것처럼.

죽어서까지 더 불행해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내가 아무리 외쳐도 당신들은 듣지 못할 테니까.

그래도, 한 마디는 하고 싶어요.

천국과 지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 없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만약에 있다면….

지옥에서 행복하세요.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저주에요.

“안녕히…. 계세요.”

당신들을 엄마 아빠라고 부르지는 않겠어요. 사실, 고맙다고 해야 할지도 몰라.

내 부모님은, 나에게 차고 넘칠 정도로 고마운 사람들이니까. 당신들이 나를 버려준 탓에 그 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르니까.

나는 추모관을 나온다. 이 붕 떠있는 것 같은 추모공원의 공기는 차갑다. 지금껏 전혀 다른 어떤 공간에 있었던 것처럼, 안과 밖의 분위기가 다르다. 하지만, 나는 조금이지만 어떤 것을 정리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차로 돌아가는 길에, 직원이 내게 황급하게 달려온다.

“손님!”

다급해 하는 모습이 급한 일이라도 있는 것 같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안될까요?”

“왜요?”

“아…. 고인 분 가족이 손님을 꼭 뵙고 싶다고 하셔서요. 지금 오고 계시다고 하는데….”

직원들에게 부탁을 해놓았던 모양이다. 누군가 고인을 찾으면 꼭 좀 연락을 해놓아 달라는 식이나, 뭐 그런 거였을 것이다. 나는 길게 고민하지 않고 고개를 젓는다.

“아뇨, 만나고 싶지 않아요.“

또 무슨 길고 긴 이야기들이 있을지 모른다. 아들로 버렸던 아이가 여자가 되어서 돌아왔다는 것과, 친형제라는 존재를 마주해야 한다는 건 부담스럽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내가 또 의지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될까 두렵다.

“나중에, 제가 준비가 되면 먼저 연락을 드리겠다고 전해주세요. 미안해요.”

직원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지만, 나는 주차장으로 가서 차에 탄다. 그들의 잘못이 없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은 지금이 아니다. 나는 차를 몰고 추모공원을 빠져나온다. 백미러로 직원이 나를 망연하게 쳐다보고 있다. 언젠가 첫만남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건 지금이 아니다.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려면 일단, 나 자신에 대해 떳떳해질 필요가 있다.

============================ 작품 후기 ============================

자꾸 이상한 추측 하면서 카오스에 빠져가길래 한 편 더 올림

아무리 전개가 막장이라도 먼 생각을 하는거야 증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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