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피해피 고문재단-180화 (180/209)

< 경비 업무 일지 : 세일럼 마피아 게임(6) >

호국은 또래와 어울리기보단, 어린아이나 노인을 훨씬 더 많이 돌봤다.

심심찮게 봉사활동을 다닌 것도 있고, 무엇보다 가상 현실에 익숙치 않아 현실에 머무르고 있는 그들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것 같아 말벗이 되어주려고 노력도 했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는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노인들은 종종 반쯤 체념한 표정을 짓곤 하는데, 그건 굳이 자신의 감정을 감출 필요가 없어서 그러는 것이다.

반대로 아이들은 때묻지 않은 새하얀 도화지처럼 순진무구한 표정이나 행동을 보여줄 때가 많았다.  요즘 애새끼들은 건방지다는 말이 많다지만, 아이들의 기본적인 순수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점을 토대로 호국은 자신의 뒤를 졸졸 따라오는 미고의 표정을 이따금 살폈지만, 그녀에게서 특별한 감정의 변화를 읽어낼 수는 없었다.

자신의 눈썰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자부하지만, 미고의 표정은 정말로 무(無) 자체였던 것이다.

흐림없는 검은 눈동자는 똑바로 정면을 바라보는 듯 하지만, 정작 그 눈으로 주의깊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호국은 딱히 심리상담사나 프로파일러가 아니지만, 자신의 눈썰미로도 고작 어린아이의 표정 하나 읽어내지 못한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느꼈다.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지기 직전인 응급환자를 눈앞에 둔 의사가 이런 느낌일까. 호국은 애꿎은 당근을 으적으적 씹었다.

미고와 함께 마을 광장으로 간 호국은 때마침 5일째 낮의 처형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처형대에는 이미 누군가가 밧줄에 목에 걸려 있었다.

"이 도둑놈! 지난 4일간 야금야금 남의 물건들을 훔쳐댔겠다!!"

"그래! 너때문에 우리 집은 당장 식량이 동났다고!!"

"심지어 주인 없는 마차도 사라졌어! 그것도 저 놈이 훔친 거 아냐?!"

"잠깐, 다른 직업의 소유물을 훔쳐서 사용하려면 그 사람은 반드시 도굴꾼이어야만 해!"

"무슨 소리! 도둑이라면 훔친 물건들 중 일부는 사용할 수 없지만, 훔치는 것 자체는 문제 없어!!"

아무래도 도둑으로 지목당한 남자가 오늘의 첫 희생양인 듯, 그는 주변 사람들의 욕설과 비난을 한몸에 받으며 처형을 기다렸다.

용케 5일째 낮까지 살아남은 처형자가 그의 발판을 떨어뜨리기 전, 마지막 변론 기회를 주었다.

어차피 그가 중립 직업인 좀도둑으로 밝혀진 이상 처형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그가 훔친 물건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는 토해내고 죽으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좀도둑도 억울한 건 마찬가지였는지, 그는 목에 걸린 밧줄 때문에 잔뜩 붉어진 얼굴로 소리쳤다.

"그러니까 내가 안 훔쳤다고 이 새끼들아! 첫째 날에 탐정의 탐문용 돋보기를 훔쳤고, 둘째 날에 대장장이의 망치를 훔친 건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3일째부터는 아무것도 훔치지 못 했어! 밤에 뭔가를 훔치려고 해도 훔칠 게 없었다고!!"

"거짓말 치지마라! 네가 다 훔쳤으니까 마을 주민 대부분이 빈털털이가 된 것 아니냐!!"

"그래! 아무도 모르게 밤에만 남의 물건을 훔칠 수 있는 건 너랑 도굴꾼 뿐이야! 만약 지금 훔친 물건들을 어디에 숨겼는지 자백하면 특별히 처형은 넘어가주겠어! 어때?!"

"빌어먹을 놈들! 차라리 날 죽여! 죽여서 내 절도 수첩을 확인해봐! 그러면 너희들도 알게 되겠지!!"

좀도둑이 끝내 훔친 물건들의 행방을 밝히길 거부하자 세일럼 빌리지의 거주민들은 하는 수 없이 처형 투표를 진행했다.

결국 최후의 변론에서도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지 못한 그는 백주대낮부터 교수형을 당했고, 그의 시체 아래로 좀도둑 전용 절도 목록이 쓰인 수첩이 떨어졌다.

처형을 담당한 처형자가 그의 수첩을 직접 확인하고는, 살짝 놀란 얼굴로 거주민들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훔친 물건은 2개 뿐인데?"

"뭐라고?!"

"그럼 대체 누가 우리 물건들을 죄다 훔쳤단 말이야?"

"애초에 지금 이 상황이 말이 되긴 하는 건가? 나는 이번 게임에서 반드시 이겨야...빌어먹을!"

"버그다. 버그가 발생한 게 틀림없어. 관리자...아니, 그 빌어먹을 새끼는 대체 뭘 하는 거야?!"

좀도둑이 죽음으로 무죄를 입증한 뒤에야 거주민들이 우왕좌왕하며 애먼 곳에 분풀이를 해대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빤히 바라보고 있던 호국은 히죽 미소지었다.

본래라면 5일째가 되기 전에 38명이 아닌, 최소 50명은 죽어야 정상이다. 그걸 호국이 누군가의 무기를 훔치거나, 이동수단이나 방어수단을 가로채면서 수치가 어긋난 상황이었다.

주변에 널린 게 시체였지만, 그 시체들마저 호국이 싹 털었기 때문에 아마 같은 중립 직업인 도굴꾼은 손가락만 쪽쪽 빨고 있을 것이다.

시민 측이나 마피아 측으로 직업 전환을 하려면 직업 전용 장비를 회수해야 하는데, 그건 모두 호국이 회수해서 마차 안에 처박아두었다.

'마피아 게임은 밤이 될 때마다 반드시 누군가가 죽고, 누군가는 운 때문에 활약 한 번 해보지 못 하는 경우가 많아. 그런 건 진짜 게임이 아니지.'

자고로 마피아 게임이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고발해서, 처형대에 올린 다음 물타기 선동으로 상대 진영의 전력을 깎아먹는 게 묘미인 게임이다.

마피아의 총질이나 살인마의 칼질은 게임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인 건 맞지만, 처형을 하지 않고도 확정킬이라는 건 조금 그랬다. 쉽게 말하자면 재미가 반감되는 것이다.

호국은 여기서 슬슬 광기를 추가하기로 했다. 그래야만 다들 더 싸우고, 어느 편에 서야 할지 확신을 줄테니까.

"그럼 차라리 지금 생존한 사람들의 집을 모두 뒤져보면 되는 것 아닌가요? 아직 낮이니까 시간은 충분하잖아요. 다같이 몰려다니면서 조사해보자고요."

"그게 좋겠네! 만약 어떤 놈이 버그로 이딴 짓거리를 저지르고 있다면...가장 먼저 그 놈부터 처형시켜야 해!"

"옳소!"

"각 조를 짜서, 자신의 집을 타인이 조사하게 합시다!"

사람들이 너나할 것 없이 우르르 들고 일어나자, 주위에서 얼쩡거리던 NPC 바둑이도 왈왈! 하고 짖어댔다.

어른들이 우르르 들고 일어나는 모습이 아이 입장에선 적잖이 무서웠는지, 미고가 호국의 바잣가랑이를 붙들고 등 뒤에 들러붙었다.

세일럼 전체에 서서히 유행병처럼 광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39명이나 되는 희생자를 냈음에도, 거주민들은 아직 마녀 사냥의 재물이 부족하다는 태도로 마을을 샅샅이 뒤졌다.

그 과정에서 호국이 슬쩍 동네바보의 전용 가죽주머니에서 몰래 꺼낸 총이나 장비들을 조사대상의 집 주변에 숨겨두고,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유도해서 그걸 찾게끔 했다.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시민이든 마피아든, 혹은 다른 세력이든, 일단 그 자의 거처에서 훔친 물건이 발견되면 의심 받을 게 뻔하니까 그렇게 했던 것 뿐이다.

그래야 더 재미있게 돌아가니까.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커진 의심은 더이상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 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같은 세력조차도.

"너 이새끼...널 믿었는데!"

"내 말좀 들어봐. 내가 이걸 정말로 훔쳤다면 왜 이런 곳에 내버려뒀겠어?!"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하는 거야?! 너 사실 마피아지!!"

"개소리 집어쳐! 뭣하면 서로 직공(직업 공개) 할까?! 쫄리면 뒈지시든가!!"

"까! 까 이 새끼야!!"

특수한 정보 교환 방식으로 서로가 같은 세력이란 걸 알고 있었음에도, 믿을 수 없는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자 세력이란 개념 자체가 붕괴되기 시작했다.

시민이 시민을 의심하고, 마피아가 마피아를 고발한다. 중립 직업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고 있으며, 살인마나 사이비 교단도 그 난장판에 끼어들어 서로를 헐뜯었다.

이 게임은 일등공신이 가장 많은 점수를 먹는 게임이라, 특정 세력이 승리해도 세력 내에서 공헌도의 차이에 따라 점수 차도 클 수밖에 없었다.

즉 같은 팀이라 믿고 있었던 중요 직업군이 사실은 공헌도를 독차지 하기 위해 팀을 배신했다, 이런 식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거기까지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호국은 이 난장판이 꽤 마음에 들었다.

'이제야 게임에서 사람 냄새가 나네.'

멀티 플레이 게임이라 아주 격렬하고 지독한 고인물들의 플레이를 기대했었는데, 막상 밤만 되면 살인 스킬이 난무하고, 낮이 되면 특정 직업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따분한 처형만 반복되었다.

재미있는 멀티 플레이를 간절히 원했던 호국 입장에서 그런 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은 재미가 없어도 너무 없었던 것이다.

집단에 소속된 인간들은 정말 사소한 이유만으로도 감정이 상하거나, 서로를 의심하는 경우가 있다.

딱 좋은 예가 바로 군대인데, 동기나 후임이 작업을 제대로 못 하거나 태도가 조금만 안 좋아도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거기서 도둑질이라도 발생하거나, 누군가의 잘못으로 모든 부대원이 연대책임이라도 지면 집단 광기가 터지게 된다.

이미 군대에서 질리도록 겪어봤기 때문에 호국은 이 세일럼 빌리지의 거주민들 역시 손쉽게 광기의 길로 이끌 수 있었다.

"진짜 한 번 해보자는 거야?!"

"못 할 건 뭐야? 따지고보면 너 좀 수상했어!"

"이 새끼가 진짜...좋다. 직공한다!!"

-판사가 자신의 직업을 밝혔습니다.

-지금부터 판사는 하루에 3회씩 즉결 처형을 내릴 수 있으며, 또한 처형 투표의 결과를 1회 뒤집을 수 있습니다.

-판사의 투표 권한은 사라집니다.

"내가 그렇게 의심되면 너부터 뒈져봐, 이 새끼야."

"자, 잠깐!"

-판사가 즉결 처형을 실시했습니다. (남은 횟수 2회)

기를 쓰고 판사를 의심했던 남자가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난 밧줄에 의해 목이 메달리며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같은 편을 왜 죽이는 거야 미친 새끼가!"

"뭐야? 너도 뒈지고 싶어?!"

"죽일 수 있으면 죽여봐라! 나도 직공한다!!"

-마을 촌장이 자신의 직업을 밝혔습니다.

-마을 촌장은 '마을의 관리자' 스킬로 낮에 처형 당하지 않습니다.

-마을 촌장은 하루 3회 한정으로 투표권을 5표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순간에 등판해 마피아와 살인마, 사이비 교단의 모가지를 차례차례 썰어야 하는 두 중요 직업이 서로 대립했다.

호국은 멀찍이 떨어진 장소에서 훔친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옥수수에 버터를 발라서 굽기 시작했다. 자고로 불구경과 싸움구경은 팝콘을 뜯으면서 해야 제맛인 법.

나무 그릇으로 후라이팬을 덮었지만, 뻥뻥 터지는 소리가 날때마다 미고가 움츠러들었다.

"자자, 일단 진정들합시다. 지금 중요직업 두 분이 이러시면 게임이......"

"넌 뭐야 이 새끼야!"

"투표 안 할거면 빠져있어!"

싸움을 말리려다 소박만 맞고 쫓겨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들과는 또 다른 이유로 싸우는 자들이 있었다.

"이건 내 무기야!"

"내 무기라니까? 너 내 직업 모르냐? 난 저격수라고!"

"저격수가 왜 리볼버를 쓰는데 미친놈아! 이건 리볼버니까 당연히 무법자인 내가 써야지!!"

"저격수 무기가 리볼버인 것도 모르냐?! 저격은 그냥 스킬이라고!!"

여러 집에서 증거품으로 발견된 무기나 전문 직업 장비들을 서로 가지겠답시고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아주 바람직했다.

한 번 다투기 시작한 인간들은 주체할 수 없는 광기를 가감없이 보여주었다.

어른들이 저러는 모습은 세상 이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 교육에 딱이었다. 호국도 저런 교육을 좀 더 일찍 받았다면 김호구 소리 들으며 크진 않았으려만.

호국은 옆에서 물끄러미 팝콘의 디자인을 살피고 있는 미고에게 속삭이듯이 조언했다.

"저런 걸 잘 봐둬야 너도 훌륭한 어른이 될 수 있어. 이 세상은 일단 목소리 큰 놈이 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야."

"...비논리적이예요."

"하지만 효율적이지. 교통사고 당하면 피해자가 뒷목부터 잡는 것도 그런 이유야. 목소리는 크게, 태도는 당당하게, 눈빛은 강렬하게. 이게 인생을 편하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삼박자라고."

호국은 그런 개막장 인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즐기는 남자를 한 명 알고 있었다.

행보관이라는 직급만 아니었다면 벌써 주먹을 몇번이나 날렸을지 모르는 괴팍한 노인네의 면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 게임은 생각을 많이 해야 해요. 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해서,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는 게임이예요."

"생각만 하면 재미없어. 몸으로 실천을 해봐야 진짜 꿀잼이지."

팝콘을 입에 털어넣은 호국은 생각만 하다가 허송세월하느니, 개막장이라도 뭐든 해보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애초에 호국 본인도 깊게 생각하지 않고 23년을 살아왔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을 했다고 해서 인생이 확 바뀌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생각하는 것이 너무 귀찮았다.

인간도 동물. 동물이라면 야생. 야생이라면 본능과 광기에 따라 움직여야 정상!

호국은 서로를 고발하고, 아군이라도 망설임없이 처형대에 올리기 시작한 거주민들을 바라보며 또 하나, 인생의 진리를 깨우쳤다.

-5일째 밤이 되었습니다. 모든 생존자들은 '활동'을 시작해주십시오.

그리고 5일째 밤이 도래했을 때, 본격적으로 고삐가 풀린 생존자들이 각자의 스킬이나 무기를 활용해 닥치는대로 살인을 저질렀다.

-시민 측 보안관이 살해당했습니다.

-시민 측 시민이 살해당했습니다.

-시민 측 판사가 살해당했습니다.

-마피아 측 행동대장이 살해당했습니다.

-마피아 측 첩보원이 간수에게 감금 당했습니다.

-사이비 광신도 교주가 살해당했습니다.

라이트 게이머들은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마피아 게임은 놀랍게도 팀킬이 되는 게임이다.

보호 스킬만 지닌 직업은 해당되지 않지만, 자동 반격 스킬이나 세력을 가리지 않고 죽이는 스킬을 지닌 직업군은 무차별 학살이 가능한 것이다.

가령 의사가 퇴역군인의 집에 방문했다가 경계하던 퇴역군인에게 사살당한다거나, 시민 측 테러리스트가 시민과 함께 폭사한다거나, 간수가 시민 측 직업군을 감금하고 살해한다던가.

이런 직업군들의 특성상 마피아 게임은 조금만 방향성이 어긋나도 트롤링 천국이 된다. 바로 지금처럼.

"이게 바로 하이 눈(High Noon)이다 이 새끼야!

탕! 탕! 탕!

낮에 리볼버를 두고 내가 주인이니, 네가 주인이니 싸우고 있던 자들 중 한 명이 자신과 다투던 동료를 리볼버로 영혼까지 털어버렸다.

그런가 하면 사이비 교단의 신도가 되었던 중립직업 마녀가 사이비 광신도 교주를 독약으로 암살하기도 했다.

특히 가관인 것은 시민 측 전문 직업을 죽이는 시민 측 전문 직업의 트롤링이었다. 아주 작정을 했는지 중직(중요 직업)인 보안관과 판사가 차례대로 저승행 편도 티켓을 받아버렸다.

중세의 또 다른 암흑기라 불렸던 실제 마녀 사냥과 별반 다를 것 없는 혼돈의 5일째 밤이 6일째 낮으로 바뀔 무렵, 호국은 미고와 함께 난장판이 된 마을 한복판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5일째 밤 총 사망자 수: 55명.

5일째 낮까지 총 40명, 그리고 하룻밤만에 55명. 총 95명의 거주민이 사망하면서 전체 생존자 중 약 4분의 1이 사라진 셈이다.

하지만 인간은 한 번 광기에 휩쓸리면 더이상 멈추지 않는다. 마치 폭주기관차가 된 것 처럼 앞뒤 안재고 일단 달려들고 본다.

"처형이다!"

"저 새끼야! 저 새끼가 어제 판사를 죽였어!"

"일단 달아!"

그리고 6일째 낮에는 처형자가 쉴 틈도 없이 성난 군중들에게 휩쓸려 자그마치 50명을 더 달아버렸다.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 이런 건...게임이 아니야."

옆에서 중얼거리는 미고의 혼잣말에 호국은 박수를 치며 말했다.

"이게 바로 게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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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 업무 일지 : 세일럼 마피아 게임(6)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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