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피해피 고문재단-145화 (145/209)

< 경비 업무 일지 : 진실의 파편(4) >

"...보였다."

베넥트는 길게 참았던 숨을 간신히 토해냈다.

고서적의 첫장을 펼친 순간부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그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찰나의 억겁이라는 모순된 시간 속에서, 그는 거대한 물길 속에 몸을 맡긴 통나무처럼 흘러갔던 것을 기억해냈다.

광활한 대지, 그보다도 더욱 광활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암흑천지, 그리고 모든 것이 시작되고 끝을 맞이할 때 까지 꿋꿋이 자리를 지켜야 했던 자기 자신.

누군가는 그것이 진리인가? 하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그는 그것을 진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한없이 비현실적인 진실이었을 뿐. 그것을 온전하게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도 자신의 영혼이 깎여나가는 듯한 감내가 필요했다.

'그러나 내가 보았던 것은 결코 거짓이 아니다.'

거짓은 부정할 수 있는 근거가 있기에 비로소 거짓으로 판명되는 것.

허나 베넥트는 자신이 본 것을 부정할 수 있는 근거도, 반박할 수 있을 만한 지식도 없었다. 그렇다면 무지몽매한 자들에겐 모든 사실이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것인가? 그렇게 스스로 자문하면서도 베넥트는 쉽사리 생각을 바꾸지 못 했다.

이것은 단순히 자신이 무지몽매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을 무조건적인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진실을 무심코 진실이라고 믿어버리는 믿음, 맹신,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신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것이 된다. 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특히 베넥트는 모든 것의 끝에서 보았던 것을 결코 잊지 않았다. 다른 건 모두 잊더라도 그것은 평생에 걸쳐 절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기억이었다.

아주 먼 곳에서, 어쩌면 아주 가까운 곳에서, 어쩌면 아주 인자하시고, 어쩌면 아주 포악하신, 어쩌면 어머니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아버지일 수도 있는 존재.

자신 같은 것과는 비교도, 아니. 그런 단어를 감히 꺼내는 것 조차 한없이 죄스러운 존재에게서 '관심'이란 것을 받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 막 베넥트의 몸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베넥트는 무심결에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붉은 표지의 고서적을 쥔 손끝에서 조금씩이지만 전혀 색다른 감각이 느껴지고 있었다.

'변하고 있다.'

이 쓸모없는 고깃덩어리 같은 몸이, 좀 더 효율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죽음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멀어지기 위해 끊임없이 신체 장기를 갈아끼우고, 종국에는 몸의 태반을 사이보그화해야만 영생의 편린을 맛볼 수 있는 것이 나약한 인간의 몸뚱아리다.

그런데 지금 진실의 일부를 받아들인 것 만으로도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 누군가는 평생 가지지 못할 변화, 누군가는 피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강렬하게 원하는 힘, 자신에겐 바라마지 않았던 기회!

"흐흐...흐흐흐......!"

목에서 갈라진 웃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베넥트는 이토록 뜨거운 흥분을 맛본 적이 없었다.

처음 진실의 파편을 손에 넣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전신을 내달리는 압도적인 성취감이 그를 들뜨게 했으니까.

"내 모습이 보이는가, 거짓된 자들의 개여."

"인간적으로 남의 직업으로 차별하지는 말자."

"흐흐, '인간적' 이라는 말이 벌써부터 어색하게 들릴 줄이야. 그런가, 너같은 미천하고 어리석은 존재에겐 이 위대한 힘이 느껴지지 않는 건가? 나라는 존재를 통해 태동하고 있는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베넥트는 눈을 빛내며 진실의 파편을 품 속에 갈무리 했다.

한 번 변화를 시작한 베넥트의 손은 점차 인간의 외형과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굳은 살이 박혔던 손가락이나 깨진 손톱 같은 것은 완전히 사라지고, 마치 새싹이 발아하듯 새롭게 돋아난 것은 짙은 검붉은색의 촉수였다.

자신의 육체가 검은 진물이 뚝뚝 흘러내리는 흉측한 몰골로 변하고 있음에도 그는 괘념치 않는 다는 얼굴로 눈 앞의 버러지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어떤 축복을 받았는지, 어떤 변화를 맛보았는지도 모르는 무지렁이가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목숨을 위협했던 적이라니. 절로 한숨이 나올 만큼 맥빠지는 광경이었다.

지금이라면 저런 것쯤, 촉수 한 가닥을 튕기는 것 만으로도 육편을 만들어줄 수 있다. 어디 그것 뿐인가? 조금 더 시간을 들인다면 감히 인간의 머리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온갖 지옥을 맛보여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지.'

진실의 파편도 손에 넣었다. 인간의 몸으로 거대한 진실의 일부를 엿봤다.

하지만 자신의 몸이 받아들이고 있는 변화도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닌지라 안전한 장소와 시간이 필요했다.

'우선 이곳을 빠져나간 뒤, 성녀와 접촉한다. 그리고 내가 진리교단의 실권을 장악하겠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그녀와 손을 잡을 생각이었지만, 지금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베넥트는 자신이야말로 진리를 추구하는 집단의 수장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베넥트는 레일건을 겨누고 있는 고철덩어리에게 심드렁한 어조로 명령을 내렸다.

"안드로이드. 자폭을 명령한다. 최대 출력으로 이 구역을 완전히 박살내버려라."

-최고 권한의 명령을 접수했습니다. 자폭을 위해 예열 단계에 돌입합니다.

안드로이드는 즉시 레일건을 거두고 자신에게 탑재된 사제 폭탄과 고성능 배터리를 스스로 조립하기 시작했다. 그래봤자 핵폭탄에 비할 바는 못 되겠지만, 구역 하나를 날려버릴 위력은 충분했다.

"그래서, 방해되는 고철덩어리도 침묵했는데 날 쏘지 않는 건가?"

"...어딜 쏴야하지?"

"......"

베넥트는 멍한 얼굴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개미부대라면 벌써 자신을 향해 탄창 하나를 쏟아붓고도 남았을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어딜 쏴야 하는지 모르겠다니?

'이렇게 멍청한 놈도 실력만 있으면 개미부대가 될 수 있는 건가? TF 놈들도 갈 데 까지 갔군.'

베넥트는 천천히 꾸물거리는 자신의 팔을 들어올렸다. 이미 전신의 90% 가량이 검붉은 색의 촉수로 뒤덮였다. 남아있는 인간의 흔적이라고 해봐야 머리가 전부였다.

물론 그마저도 촉수가 조금씩 외관을 뒤덮었기에, 곧 완전무결해질 터였다.

아닌 게 아니라 베넥트는 이미 전신의 모든 감각이 너무나도 선명하고 날카로워진 덕분에, 1초마다 신세계를 맛보고 있었으니까. 매 순간이 진화와 변화의 연속이었다.

"어딜 쏴야 할지 모르겠다면...우선 네 머리통이라도 쏴보는 게 어떠냐?!"

촤르르르륵! 긴 채찍처럼 쏘아져 나간 촉수 다발이 상대의 안면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이 기세로 단숨에 얼굴을 꿰뚫어 커다란 바람 구멍을 내줄 작정이었다.

그러면 조금 전에 겁도 없이 나불거렸던 주둥이에 대한 벌이 될 것 같았다.

'음?!'

피하기는커녕 반응조차 하지 못 하고 깔끔하게 안면이 꿰뚫릴 거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상대는 고개를 살짝 비틀어 공격을 피해내고 단검을 그어 올려 촉수의 일부를 베어냈다.

'빨랐다. 내 공격은 틀림없이 인간의 동체 시력으로는 좇을 수도 없을 만큼 빨랐다! 그런데 그걸 피한 것도 모자라 반격까지 가했다고?!'

총알 수준으로 빨랐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도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설마 인간이라는 작고 좁은 틀을 깨고 조금 더 위대한 존재로 거듭난 자신이, 기껏해야 TF에서 기르는 개새끼 상대로 공격을 실패할 것이라곤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으니까.

"아, 더럽게 끈적거리네."

자신이 엄청난 짓을 저질렀다는 자각이 있기나 한 건지, 상대는 멍청한 소리나 내뱉으며 검은 진물이 잔뜩 묻은 단검의 칼날을 탈탈 털어댔다.

당황스러워 하는 기색이라도 보였다면 단순히 우연이겠거니 했으련만, 너무나도 태연자약한 모습에 베넥트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혈관이 튀어나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만...그래봤자 2개의 눈으로 좇을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겠지.'

촤아아악! 순식간에 베넥트의 양 팔에서 폭발적으로 터져나온 여러 갈래의 촉수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상대를 노렸다.

촉수의 속도도, 방향도, 굵기도 제각각. 이래서야 전투용 안드로이드를 데려다놔도 완벽하게 계산할 수 없을 만큼 공격 궤도가 뒤죽박죽이었다.

이건 무조건 죽는다. 촉수 하나만 틀어박혀도 평범한 인간은 수 초를 견디지 못 하고 녹아 없어질테니, 전신에 바늘처럼 촉수가 꽂히게 될 상대는 찰나의 순간도 버티지 못 할 것이 분명했다.

이번에야말로, 하고 비릿한 조소를 흘린 베넥트는 자신의 기준으로 거북이처럼 느리게 흘러가는 세계에서 상대를 지켜보았다.

그래, 이것은 마치 향기로운 차를 음미하며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 상류층의 여유와도 같았다.

자신이 '느리게' 보고 있던 세계에서 상대방의 다리가 미친듯이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순간 그 여유도 산산조각 나버렸지만.

"헛! 차! 핫! 흣! 하!!"

갑자기 괴상한 기합성을 내지른다 싶더니, 상대는 발에 불이 나도록 열심히 스텝을 밟으며 무차별적인 촉수 공격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냈다.

무의미하게 허공을 가르고, 지면을 두들긴 촉수들이 회수되었을 때, 베넥트는 저도 모르게 현실 도피를 하고 말았다.

"마, 말도 안 된다!"

자신의 힘이 고작 이정도일리 없다고, 그러니 저 놈이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어린 애나 할 법한 발상으로 울부짖는 그의 모습은 추함의 극을 달렸다.

"난 돼."

"이 놈!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다시 한 번 촉수를 내뻗으려던 베넥트는 문득 자신이 심리적으로 놀아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만약 그렇다면, 눈 앞의 상대는 자신이 멍청한 척 하면서 사실은 베넥트를 오랫동안 붙들어 두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히 그럴 듯 했다.

'그래, 아직 나는 완벽하지 않다. 필시 적응이 덜 된 몸으로 강한 힘을 휘두른 탓에 공격 궤도가 엇나간 것일테지. 그렇다면 더더욱 놈의 잔꾀에 놀아나선 안 된다!'

지금 이러는 사이에도 작전 제한 시간은 줄어들고 있었다.

하마터면 상대의 심리전에 홀라당 넘어갈 뻔 했으니, 베넥트는 다 된 밥을 TF에게 넘겨줄 뻔 했다는 사실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기회고 나발이고 이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다.

'실력은 있는 것 같지만 결국 인간의 한계가 있는 법이지. 날 따라올 순 없을 거다!'

쾅! 쾅! 주변을 향해 촉수를 마구 휘둘러 돌 파편과 대량의 먼지를 발생시킨 베넥트는 즉시 움직였다.

이미 예열이 거의 끝난 안드로이드는 앞으로 몇 분 안에 폭발할 것이고, 상대 또한 이곳에서 허우적대다가 함께 폭사할 것이다. 애초에 자신이 신경쓸 필요도 없는 버러지였다.

'내가 이곳을 빠져나가고, 이 힘을 완벽하게 제어해서 다시 돌아오는 날, 너희를 기다리는 것은 종말 뿐이다!'

단숨에 비밀 문 앞까지 도달한 베넥트는 아예 입구까지 봉하고자 촉수를 재차 휘둘렀다. 하지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문 앞에서 튀어나온 기괴한 개 형태의 안드로이드가 한 발 앞서 아가리를 벌렸다.

단순한 개라면 아가리를 벌린 순간 날카로운 이빨이 눈에 들어왔겠으나, 베넥트의 예민한 시야 속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혓바닥 대신 자리잡고 있는 커다란 총구였다.

콰앙!

총구가 불을 뿜고 무수한 산탄이 그를 향해 날아들어 전신을 두들겼다. 총구를 확인한 순간에 촉수를 겹겹이 두르지 않았다면 아직 인간의 흔적으로 남아있는 두개골이 통째로 날아갔을 법한 위력이었다.

"인마! 넌 그것도 제대로 못 맞추냐? 벌로 오늘은 네가 화장실 청소 당번이다?!"

'미친! 그걸 따라왔다고?!'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베넥트는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촉수 다발을 휘둘렀다. 초근거리라면 이토록 매서운 공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그러나 촉수다발을 파고드는 감각은 인간의 뼈와 살점을 박살내는 통쾌함이 아닌, 날카로운 무언가에 의해 신경이 뭉텅이로 잘려나가는 끔찍한 감각이었다.

"크하아아악?!"

"쓰읍! 또 끈적거려!"

먼지의 커튼을 헤치고 나온 청년은 더이상 단검을 못 쓰겠다 싶었는지 휙 내던지곤, 허리춤에서 접이식 진압봉을 뽑아들었다.

파츳! 파츳! 손잡이에 달린 버튼을 누를 때마다 푸른 전류가 튀어오르는 것이 척 봐도 위험해보이는 흉기였다. 안 그래도 전신의 감각이 예민해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베넥트에게 전기 찜질은 쥐약이었다.

사실 그런 것보다도, 코앞에서 산탄을 쏜 기괴한 안드로이드가 철컥, 하고 재장전을 알리는 소음을 낸 것이 더 큰 문제이긴 했다.

측면에선 전류가 튀는 진압봉을 든 괴물이, 코앞에선 다시 한 번 산탄을 쏘려는 안드로이드가 베넥트의 정신을 빠른 속도로 갉아먹어갔다.

'이,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어떻게 도달한 경지인데!!'

인간이라는 틀을 깨부수고 나오지 않으면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위치. 여기서 허무하게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건 참을 수 없는 치욕이었다. 성공을 목전에 두고 실패하는 것 만큼이나 더 실망스럽고 굴욕적인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것이 방아쇠가 되었다.

"난 여기서 죽을 수 없단 말이다!!"

손상당한 모든 촉수를 긁어모아 날카로운 송곳 형태로 변환, 이윽고 성게처럼 전방위로 송곳 형태의 촉수를 쏘아보냈다. 흡사 폭발시켰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강렬한 해방감이 엿보였다.

모든 것이 정지된 것 같은 정적 속에서 베넥트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꿰뚫었다!'

살점과 기계를 동시에 꿰뚫는 감각이 예민한 신경을 타고 흘러들어왔다. 결과는 더 말할 것도 없는 즉사!

죽음을 앞둔 인간은 발악하고, 실패를 앞둔 인간은 분노한다. 그렇기에 죽음과 실패를 모두 앞두고 있었던 베넥트는 단숨에 몇 단계나 되는 과정을 뛰어넘었다. 그렇기에 역전할 수 있었다.

처절한 발버둥을 본 행운의 여신이 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오우야."

"......!"

베넥트는 웃는 얼굴 그대로 눈동자를 굴려 옆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양팔을 'X'자로 교차해 급소가 다치는 것을 막아낸 청년이 사납게 타오르는 눈동자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사지가 송곳에 꿰뚫리고, 복부의 내장에 송곳이 틀어박힌 인간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어, 어떻게......?"

"빨간약만 바르면 나을 상처인데 뭘."

"그게 무슨......"

그게 무슨 개소리냐고 따지려던 베넥트는 갑자기 정면에서 치고들어온 꼬리에 악관절이 고정되었다.

분명히 꿰뚫었다고 생각했던 개 형태의 안드로이드가 전갈처럼 꼬리를 내뻗어서 베넥트의 악관절을 움켜쥔 것이다.

"좋아, 그대로 잡고 있어, 해피. 콩밥 먹여줘야 하니까."

"어그으으윽? 그그그그그?!"

청년이 꿰뚫린 팔을 움직여 꺼낸 것은 일반적인 세열 수류탄이었다. 안에 콩알 같은 파편이 한가득 들어있는 그것.

"자, 콩밥 들어갑니다."

"그, 그안 두어어어......!"

베넥트의 바람과는 관계없이, 안전핀이 뽑히고, 청년의 손을 떠난 세열 수류탄이 그의 입 안에 쏙 들어갔다.

-----------

< 경비 업무 일지 : 진실의 파편(4) > 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