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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의 소소한 꿀팁방송-183화 (183/191)

183화. < ep40. 마몬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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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와 마몬의 신형이 순간 사라졌다. 그건 빠르게 움직인 것을 비유한 말이 아니었다. 실제로 마몬과 강서의 몸이 그 자리에서 사라진 것이다.

두 존재가 다시 나타난 곳은 차원의 틈새.

콰아앙-!

두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자마자 강서의 무게실린 주먹이 마몬에게 꽂혔다. 일전에 가했던 그 어떤 공격과도 다른 수준의 것이었다.

마몬은 가까스로 힘을 끌어 올려 강서의 공격을 막았다.

한 번의 공격과 한 번의 방어였지만 주변의 대기가 찌르르- 울렸다. 그것이 바로 차원의 틈새로 이동한 이유였다.

격외(格外)의 힘을 사용하다 보니 그것을 허용하는 차원의 틈새로 이동하게 된 것.

“처음부터 전력이라니. 화끈해졌군.”

마몬이 중얼거렸지만, 강서는 그에 응하지 않고 이후의 공격을 계속했다.

마몬과 강서의 공방은 그 이후에도 몇 차례 지속되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공격과 방어가 너무 일방적이었다.

몇 합이 이루어지는 동안 모두 공격하는 쪽은 강서였고 방어하는 쪽은 마몬이었다. 마몬은 틈이 보이더라도 강서에게 먼저 공격해 들어가지 않았다.

'...'

그리고 그 이유는 간단했다. 마몬이 강서를 두려워하기 때문이었다.

감정적인 것은 아니고 강서가 징크스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몬뿐만이 아니었다.

마몬을 포함한 창조의 일곱 신 모두는 강서를 두려워하고 있었는데, 강서가 영원의 권능을 소멸시키는 징크스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무소불위의 일곱 악신들이 유일하게 강서를 두려워하는 이유였다.

*

태초로부터 영원의 권능을 부여받은 창조의 일곱 신.

그들은 한 개체에 각자 두 개의 신격을 가지고 있었다. 선의 신격과 악의 신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던 것.

사실 처음에는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절제와 탐욕의 구분이 없고 교만과 겸손의 구분이 없었던 때였으니까.

딱히 한 개체에 두 개의 신격을 가지고 있다기 보다는 모든 것을 가진 하나의 개체로서 존재한다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겨난 것은 일곱의 신들이 자신의 창조물들을 지어내기 시작했을 때 부터였다.

차원의 한 교점에 자리를 틀고 앉아 창조신들이 피조물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선신과 악신은 서로의 경계를 원하기 시작했다.

탐욕의 신은 피조물이 탐하기를 원했고, 절제의 신은 피조물이 그것을 절제하기를 원했다. 한 개체 안에서도 두 가지 마음이 존재했던 것.

서로가 가진 신격이 양 극단에 존재했기 때문에 그건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꼭 언제라고 할 수는 없어도 언젠가는 발생했을 필연적인 대립.

그리고 그 대립이 심화되기 시작한 것은 실제로 선과 악 두 개의 신격이 갈라선 후부터였다.

선신들은 자신이 만들어낸 피조물들을 보며 그들에게 악한 신격의 입김이 닿지 않기를 바랐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뜻이 맞아 하나의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악신을 없애야 한다.’

하지만 너무도 명확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그들이 영원의 권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영원의 권능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악신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론적으로 그들의 힘만으로 악신을 없애는 것은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온 대책.

‘영원의 권능을 해결할 수 있는 존재를 만들자.’

그렇게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시스템’이었다. 일곱의 선 신격은 자신들의 신격을 녹여 시스템이라는 체계를 형성했다.

선신들의 신격이 담겨 만들어진 시스템의 능력은 ‘창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존재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그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는 것이 시스템 고유의 능력.

시스템은 차원 각지를 돌아다니며 가능성을 가진 존재를 찾아내기 시작했고, 엄선하여 윤회의 저주를 내렸다.

저주라는 말이 붙어있는 만큼 윤회의 저주를 모두 감당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윤회의 저주를 받은 많은 이들 중에 대부분은 윤회를 버텨내지 못한채 영혼이 소멸되었고, 윤회의 저주 안에서 성장을 할 수 있는 인물은 극소수였다.

그 극소수의 몇 명 중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일곱 악신의 복제에 수백, 수천 번을 도전하며 징크스를 찾아낸 유일한 인물이 바로 강서였고 말이다.

그렇기에 강서는 윤회의 저주가 끝난 뒤에도 한 가지 과제를 더 받았다. 금제가 풀리기 전에는 기억이 묶여있어 알지 못했지만.

‘일곱 악신을 처치하라.’

그것이 강서가 마지막으로 받은 수행 과제였다.

윤회의 저주를 모두 버텨낸 강서에게 시스템이 마지막 지령을 내렸던 것이다.

그 문장을 보자마자 강서는 시스템의 존재이유, 악신과의 이해관계를 완전히 깨달았지만, 그때 강서는 그 지령을 수행하지 않았다.

윤회의 저주가 풀린 상태에서 내려오는 지령을 수행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그렇게 수많은 생을 겪으며 강서가 느낀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하지만 결국 강서는 마몬을 마주하고 있었다.

콰앙-!

이어지던 공방 속에서 처음으로 마몬이 공격을 해왔다. 오른손에 가득담은 흰색의 에너지와 왼손에 가득담은 검은색 에너지.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응축시킨 그 덩어리들을 동시에 강서를 향해 쏘아온 것.

그건 가히 끔찍하다고 표현할만한 에너지의 총량이었다. 한 손에 담긴 에너지만 하더라도 지구 정도의 행성은 가볍게 반동가리를 낼 수 있을 만한 에너지.

창조의 신이 하는 공격이라고 이야기하게 손색이 없는 공격이었다.

하지만 강서의 표정은 무심했고, 정말 별거 아니라는 듯 한손에서 동일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어 그 공격을 막아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마몬의 눈이 번뜩였다. 그리고 마몬의 입가에 미소가 조금 자리 잡았다.

그건 누가 보더라도 단번에 알아챌 수 있는 ‘탐욕스러운’ 표정이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군. 이강서.”

조금의 두려움과 속내를 알 수 없는 칠흑같은 눈빛만을 하고 있던 마몬이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날것으로 내비추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이.

“가지고 싶다. 가지고 싶다. 너무도.”

마몬은 강서를 탐하고 있었다. 강서가 가진 힘을.

탐내고 있었다.

추할 정도로 노골적으로 드러난 마몬의 탐심이 강서의 피부를 찔러대었다.

그리고 그런 마몬을, 강서는 무심히 바라보았다.

***

“크헉...”

배경이 바뀌었다. 마몬과 강서는 차원의 틈새에서 다시 시내산의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강서의 모습은 사라졌을 때와 동일한 모습이었지만 마몬의 모습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마몬의 신격을 느낄 수 있었던 유형의 아우라가 거의 사그라들어 있었다. 더 이상 신격의 무늬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

심지어 마몬은 여느 인간 같이 피 비스무리한 것을 입에서 뿜었고 몸 여기저기가 찌그러져 더 이상 움직일 기력조차 없어 보였다.

그리고 그런 마몬을 내려다보는 강서의 눈에는 여전히 아무런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

연민도, 아쉬움도, 성취감도, 무엇도 말이다.

마몬은 강서를 올려다보았다. 마몬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표정으로 강서에게 말했다.

“크큭... 아무리 생각해도,,, 불공평 하단 말이야. 쿨럭- 우리랑은 비교도 안 되게 낮은 격으로 태어나서...”

말도 안 된다라는 말을 반복해서 중얼거리는 마몬.

사실 마몬의 말이 맞았다.

강서가 마몬에 비해 특별히 우위에 서있는 것은 바로 그의 영원의 권능을 소멸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그 이외의 조건은 동일했다.

오히려 타고난 격을 비교해 보면 창조신과 피조물로 도저히 비교될 수 없는 간극이 존재했다.

그렇기에 무력이나 다른 능력과 같은 것은 충분히 마몬이 더 강해야 하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결과는 너무 일방적인 강서의 승리였다.

영원의 권능을 소멸시키는 방법을 아는 것과 관계없이 이미 강서가 우위에 서있었던 것이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마몬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강서가 마몬을 내려다보며 한마디를 던졌다.

“너무 많은 존재가 이유없이 죽었습니다.”

마몬을 포함한 일곱 악신은 자신들의 신격을 퍼트리고 욕구를 채우기 위해 다양한 일을 저질렀다.

폭력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이유없는 전쟁을 퍼트리기도 하고.

절망을 원할 때에는 이유없는 자연재해를 일으키기도 했으며, 사람들의 마음에 나태를 불어넣어 기근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생겨나고 없어진 세계는 셀 수 없이 많았고 그 대부분은 강서가 윤회의 저주를 통해 경험한 세계들이었다.

강서는 그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내가 ....만든 존재들이다. 내가 없었으면 애초에 생명조차 얻지 못했겠지.”

“...그렇군요.”

마몬의 태도에 강서는 더 할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공간을 열었다.

***

-와 어떻게 그 장면만 안보이냐. 솔직히 너무한 거 아님.

-이거 ㄹㅇ

-???: (2주후) 마몬공략 비공개 영상 지금 공개됩니다!

ㄴ이게 ㄹㅇㅋㅋㅋㅋㅋ

ㄴ이거면 인정이지 ㅋㅋㅋㅋ 어른들의 사정

ㄴ팔만큼 처 팔았는데 이걸 따로 판다고?

강서가 마몬을 처리하는 장면은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았다. 강서가 아공간을 여는 순간 그곳에서 나온 엄청난 에너지가 하린이 들고 있던 촬영장비를 망가트렸기 때문이었다.

[판다, 마몬을 처치하는 데 성공?실패?]

[누구도 알 수 없는 끝의 ‘끝’]

때문한 화면이 꺼지고 30분 동안은 강서와 하린의 안위를 걱정하는 기사들과 댓글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오래 흐르지 않아, 사람들은 강서가 마몬을 처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세계의 조각: 탐욕>이 파괴되었습니다.]

하프라인 안쪽에 있던 모든 헌터들에게 그러한 메시지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강서가 아공간을 열기 전까지의 장면과 세계의 조각이 파괴되었다는 그 메시지를 본다면 어린아이라도 마몬이 강서의 손에 처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리라.

하지만 사람들은 거기서 긴장을 풀지 않았다.

앞서 레이놀드 셩이 발표했던 고대문헌의 분석에 따르면 강서가 마몬의 조각을 처치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끝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렇다는 것은 그 이후에 더 남은 것이 있었고 그것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당연히 남은 여섯의 창조 신이었다.

마몬이 처치되었다는 희소식에 기뻐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남은 여섯 창조신과의 전쟁이 아직 남아있었고 그 이후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랐기에 세계는 아직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촬영장비가 망가졌기에 실시간으로 그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열심히 싸우고 있다는 믿음 하에 하프라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응원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한 발자국 떨어져 응원만 하면 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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