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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의 소소한 꿀팁방송-119화 (119/191)

119화. < ep27. 아단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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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가 <서부 폴리스>원로회의에서 ‘마우레니아 사냥’을 언급한 이후. 공략단은 폴리스로 들어오게 되었다.

본래 공진호가 의도했던 바와는 전혀 다르게 감시책으로 들어온 것이었지만, 어찌되었든 생각보다 편하게 빠르게 폴리스로 들어오게 된 것.

물론 편한 것은 공진호를 제외한 나머지 공략단원을 일컫는 것이었다.

강서의 뒷수습을 하기 위해 골머리를 싸매던 공진호는 곧장 원로회가 있는 첨탑으로 향했고, 나머지 공략단에게는 ‘서부 폴리스를 벗어나지 말고, 함부로 분쟁 일으키지 말라’라는 말만을 남겼다.

공진호가 갈진혁에게 통솔을 맡기고 나머지 공략단원들은 폴리스로 진입하게 되었다.

그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략단원들에게도 이곳 ‘마법대륙 아단’은 별세계(別世界)였던 것.

이미 1차 공략을 거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폴리스 바깥의 몬스터숲이었다.

사람이 거주하는 폴리스를 겪어본 적은 없었다. 하린이 고개를 돌리며 신기하다는 듯 표정을 짓는 것도 같은 맥락의 이야 때문이었다.

“이런 공간이 숨어 있었을 줄이야.”

-나도 가보고 싶다.

-초등학생 6학년 수준의 마법을 익히면 가능할 듯;;

-ㅋㅋㅋㅋㅋㅋ응 그게 에이급이야~

진입한 폴리스 내부의 모습은 한눈에 보기에는 특별하지 않았다. 지구의 중세를 떠올리게 하는 고전 양식의 건축물들과 도시 가운데 위치하는 듯한 시끌벅적한 시장.

그리고 거리를 뛰어다니는 아이들.

그건 현대 영화에서도 지루할 정도로 자주 배경이 되는 중세의 일반적인 도시였다.

하지만 폴리스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일견(一見) 보기에 중세도시를 떠올렸다는 말이지 그것과 완전히 같다는 것이 아니었다.

-와. 마법도시는 마법도시구나

-공중시장 수준 ;;

-애들도 날아다니네.

거리에 있는 모든 건물에 기본적으로 2개 이상의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고, 도시 중앙에 위치하는 듯한 시장은 공중(空中) 그러니까 하늘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저마다 자신만의 특색있는 양탄자를 타고 물건을 실은 뒤, 허공을 오가며 거래를 하고 있었다.

이따금씩 아래에서 쑥-하고 올라오는 인물들은 양탄자의 주인과 짤막한 대화를 나누며 거래를 하였다.

“특이하네요. 시장이라면 당연히 뭔가 먹거리를 사고팔아야 할 텐데...”

촬영장비를 들고 영상을 찍는 소설희가 묻는 듯한 투로 중얼거렸다.

소설희의 말대로였다. 실제로 사람들이 사고파는 것 중 먹거리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사고파는 것들은 하나같이 ‘책’이었다.

책을 가지고 물물교환을 하기도 했고, 책과 함께 뭔가 지폐로 통용되는 듯한 종이쪼가리를 주고받고 있었다.

소설희의 말에 강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서부 폴리스의 특징이 ‘지식’이기 때문입니다. 이곳 서부 폴리스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지식의 양’ 그 자체죠. 때문에 지식을 상징하는 책들을 모두 저렇게 사고파는 겁니다.”

“지식이요?”

"네, 마법적 지식을 포함한 모든 서적 중 그 인물이 평생 읽은 책이 몇 권이냐에 따라, <서부폴리스>에서의 명예가 달라지죠.”

실제로, 5년에 한 번씩 뽑는 원로를 제외한다면 서부 폴리스에 딱히 ‘지위’같은 것이 존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강서의 말처럼,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부분이 바로 지식의 양이었다. 더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일수록, 더 훌륭한 사람이라 생각했고, 주변에서 존경을 받게 되었다.

-웹소설도 가능?

-본인 무직 백수. 웹소설 10년 째, 어제부로 장서량 2만권 돌파. 원로 가능한 부분?

ㄴㅋㅋㅋㅋㅋㅋ여포 ㅆ가능한 부분ㅋㅋㅋ

ㄴ???: 아ㅋㅋ

-나름 다큐멘터린데 댓글 수준ㅋㅋ 판다충들이 다 망치자너

강서는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무언가를 찾는 듯한 강서의 고갯짓에, 하린이 물어왔다.

“아저씨, 뭐 찾아요?”

"음..."

강서는 하린의 질문에 즉답하지 않고 고개를 조금 더 돌려보았다.

강서의 시선이 건물들을 훑는 것을 보고, 하린은 강서가 찾는 것이 어떤 건물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둘러보던 강서는 이내 무언가를 찾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찾았네요. 도서관.”

***

폴리스로 들어온 공략단원들이 인도받은 곳은 폴리스 중앙지역 근처에 위치한 접객 전용 숙소였다.

강서로부터 ‘마우레니아 사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서부폴리스였지만 의외로 공략단에 대한 처우는 나쁘지 않았다.

그것이 ‘마우레니아 사냥’을 꺼리는 <원로회>의 의견을 감추기 위함인지, 아니면 차원문을 넘어오며 부여된 ‘신전의 가호’가 기본적인 호감과 신뢰를 제공한 것 때문인지, 그 원인을 알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강서의 관심은 이미 그곳에 있지 않았다. 서부 폴리스의 사람들이 마우레니아 사냥에 관심이 있든 없든, 사실 강서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었기 때문.

다른 공략단원들이 숙소의 마법적 기능을 이것저것 탐구해 보는 동안 강서는 숙소를 확인한 뒤 박하린과 함께 자리를 나섰다.

물론 소설희도 여전히 촬영장비를 든 채 강서의 모습을 생중계하고 있었다.

“안에서 이야기가 잘 안된 건가요?”

숙소를 나오며 하린이 물었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었기 때문.

폴리스의 문이 열리고 공진호 대신 강서가 공략단을 대표해서 폴리스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온 뒤 공략단은 폴리스로 진입하게 되었고, 숙소도 받았다.

하린은 그 사이에 적대감 같은 것은 느끼지 못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강서의 이야기가 잘 되었다고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공략단장 표정이...’

하지만 비교적 두 사람의 얼굴을 가까이서 봤던 하린은 공진호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았다.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운 거리는 아닌지라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했지만, 그건 분명 <절망>에 가까운 표정이었다. 그 직후에 공진호가 바로 사라지기도 했고.

때문에 하린은 지금 상황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어떤지 짐작이 되지 않았던 것.

“음...아니요. 이야기는 잘 되었습니다.”

강서는 하린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물론 지금당장 공진호 입장에서는 아마 강서를 한 대 패주고 싶을 것이 분명했다.

그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마우레니아 사냥’을 공식적으로 이야기해버린 상황에서, 마음을 다시 돌이키려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테니까.

하지만 강서는 다르게 생각했다. 강서의 목적은 공진호처럼 <수행과제 클리어>가 아니었기 때문.

물론 도와줄 의향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지구의 흔적도 찾고, 수행과제도 클리어 하려면...’

하지만 하린의 목적인 ‘지구의 흔적’찾기. 그리고 ‘영역 가디언 제압’이라는 ‘마법대륙 아단’의 제 1지령.

두 가지를 모두 클리어 하기 위해서는 강서가 생각한 것이 최적의 방법이었다.

무엇보다, 강서도 나름의 볼 일(?)이 있었기 때문에 당장 중요한 것은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이 강서가 생각하기에 가장 시간을 벌기에 좋은 구도였다.

여전히 어딘가 꼬인 듯한 느낌에 갸웃한 하린이었지만, 직접 이야기를 하고 온 본인이 아니라고 하는데 더 물어뭐하겠는가.

"음...그럼 지금은 아까 그 말씀하신 ‘도서관’을 찾아가는 건가요?”

하린은 두 번째로 궁금했던 것을 강서에게 물었다.

“네, 정확히 말하면 도서관장님을 찾아가는 거긴 한데...”

“도서관장이요?"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이곳 <서부 폴리스>는 지식의 양으로 명예를 얻게 됩니다. 그래서 폴리스의 의사를 결정하는 ‘원로회의’도 보통은 가장 많은 책을 독파했다고 하는 인물 20명이 도맡아 하게 되죠.”

“지금 찾아가려는 도서관장님은 원로회의에 속해있지 않으면서도 이곳 ‘서부 폴리스’에서 가장 많은 책을 독파한 인물입니다. 가장 많은 책을 쓰기도 했고, 동시에 가장 많은 책을 소유하고 있죠.”

강서는 그렇게 말하면서 발걸음을 계속했다.

강서가 말한 ‘도서관’은 그리 먼 곳에 위치하지 않았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위치했지만, 거리와는 별개로 다른 특이점이 있었다.

"음?"

강서가 허름한 집 한 채 앞에 섰다. 그 모습을 보며 소설희가 의문성을 내었다.

강서가 설명한 ‘도서관’과 ‘도서관장’의 스케일을 생각했을 때, 소설희가 상상한 것과 눈앞의 것은 너무나도 먼 거리감이 있었기 때문.

강서의 말이 맞다면 <도서관>은 분명 ‘가장 많은 책’들이 담겨있어야 하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에는...

실시간 중계를 보고있는 시청자들도 같은 반응이었다.

“제 방도 이것 보다 큰 것 같은데...”

“아저씨 이걸 아까 그렇게 둘러보고 찾은 거에요?”

강서가 멈춰선 집은 주변에서 보았을 때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허름하고 작은 집이었다.

아니, 집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의 크기였다.

허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할 듯한 1m 50cm가량의 작은 문과 그에 알맞게 지어져 있는 집의 외관은 소박하다 못해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였다.

게다가 주변의 건물 모두 그 집보다 거대했기에, 하린으로서는 강서가 아까 이 건물을 어떻게 찾았는지 궁금할 정도.

그 정도로 작은 집이었다.

“이게 그 도서관이라고요?”

“네. 안쪽은 조금 다를 겁니다.”

공략단에게 제공된 숙소를 보고 온 하린과 설희였기에 그 안에 마법적 처리가 되어 있을 것은 당연히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까 숙소가 최고수준 확장마법이라 했는데, 원래 공간의 10배 수준이었잖아요. 이건 10배가 되더라도...”

반박하는 하린의 말에 강서는 어깨를 한번 으쓱였다.

그리고 나서는 직접 한 번 보라는 듯 손을 들어 문을 두들겼다.

똑똑-

강서의 노크소리가 울리고 5초정도 기다렸지만 문 너머에서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

똑똑-

다시 한 번 문을 두들긴 강서.

하지만 이번에도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없는 거 아니에요?”

도서관장이 도서관을 떠날리는 없었다.

'흠...'

고민하던 강서는 잠시 하늘을 쳐다보았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하늘이었지만, 강서는 마치 무언가 있는 듯 허공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잠시 뒤 아공간을 활성화 시켰다.

[아공간이 활성화 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어딘가 익숙한 물건을 꺼내들었다.

[‘바다를 꿰뚫는 가시창’이 이제야 자신을 꺼낸다며 당신을 나무랍니다.]

그리고는 도서관으로 짐작되는 허름한 집을 향해 <신창:불그>를 겨누었다.

"음?"

하린은 처음 보는 불그였지만, 신기(神器)가 괜히 신기(神器)이겠는가.

첫눈에 보기에도 그건 심상치 않은 물건이었다.

심지어 강서가 들고 있는 불그는 ‘청수(靑水)’에 흩어져 있던 신격의 조각을 다 흡수한 터라 크라켄을 사냥하던 때 보다 더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바다를 꿰뚫는 가시창’이 지금 어디를 겨냥하는 거냐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습니다.]

강서의 팔에 힘이 들어가고 불그가 뒤쪽으로 한껏 당겨진 그때.

벌컥-

“야, 이 미친놈아!!!”

150cm 남짓의 흰 수염 노인이 문을 열고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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